표지

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0.02 23:00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144,053
추천수 :
2,728
글자수 :
643,161

작성
22.07.16 23:00
조회
1,242
추천
24
글자
11쪽

데뷔 무대(2).

DUMMY

66. 데뷔 무대(2).


“가능하면 피에스타와 플썸이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죽자고 달려들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의외네요. 나가용 본부장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말이죠.”


“지시는 있었습니다.”


윤이슬의 아이돌 데뷔를 알게 된 나가용 본부장이 언제나 그랬듯, 문태영 실장에게 풀썸을 방해할 방법을 찾으라 했다는 뻔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마주치지 말자? 나가용 본부장은 둘째치고, 엘리샤는 가만히 있겠습니까? 덕분에 드라마 하나 날아갔는데 말이죠.”


“죄송합니다.”


문태영 실장의 사과를 듣는 순간,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보세요.”


“독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립이란 단어에 왜 마주치지 말자 한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연예 기획사에 종사했던 사람이 독립해 자신만의 회사를 차리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가 중요하다.


자금, 인맥, 자금줄이 되어 줄 스타이거나 스타의 가능성이 보이는 아티스트.


빅 엔터, 그리고 나가용 밑에서 수년 있었으니 인맥의 줄은 몇 개 있을 것이고, 자금이야 독립을 생각할 정도로 마련되어있거나 마련할 방법이 있을 것이다.


스타.


아무래도 문태영 실장이 데리고 나가려는 스타가 피에스타인 것 같았다.


아직 스타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독립해서 세운 회사의 캐시카우로 피에스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면, 최소한 간판이 올라가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피에스타가 어느 정도 커야 하는 것은 물론, 잡음이 없어야 한다.


키우는 것과 내부의 잡음은 문태영 실장의 영역이지만, 외부의 잡음은 문태영 실장의 영역 밖이다.


즉, 외부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출동할 확률이 높은 두 그룹으로 최대한 마주치게 하지 말자는 의도였다.


“이번 활동 동안 피에스타 담당자가 바뀔 겁니다.”


“실장님 사람이군요.”


“네. 최대한 풀썸과 스케줄이 겹치지 않게 할 겁니다. 음방이야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한..”


“아뇨.”


싸워보기도 전에 꼬리를 말아버린 상대의 목을 물어버릴 정도로 나도, 풀썸도, 윤이슬도 한가하지 않다.


스스로 발판이 되어 준다는데 그냥 밟고 올라가면 된다.


그러나 음방 인사만큼은 아니었다.


풀썸 멤버들은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좋고, 피에스타 멤버들은 자존심을 상하지 않아 좋은 건 맞다.


하지만 서로의 대기실을 찾지 않는, 정확히는 후배인 풀썸이 선배인 피에스타의 대기실을 찾아가 인사하지 않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잡음을 들어야 하는 쪽은 풀썸이 된다.


“그렇군요..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습니다.”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에 더해, 나가용도 신경 써야 하니까 생각이 좁아질 수밖에.


“풀썸은 이미 모든 방송국 음방 스케줄이 잡혀 있습니다. 심지어 KBC도 있죠. 피에스타가 음방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같은 공간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서로 피하는 모습을 보여봤자 좋을 거 없죠. 후배인 우리가 먼저 찾아가겠습니다. 대신 그 시간만큼은 대기실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요?”


시간을 확인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피에스타를 적으로 생각하십니까?”


그럴 때가 있긴 했지..


“적이라.. 솔직히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우리 애들에게 상처 줬던 모든 것들을 적으로 간주했죠. 지금은 글쎄요.. 풀썸이란 이름이 공개되는 순간, 다들 왕좌로 향하는 길을 터주더군요. 빛나는 왕좌를 보고 나니..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건 확실합니다. 덤비면 죽이고, 숙이면 아량을 베푼다는 것.”


“아량이라.. 그렇군요. 저는 지금 AG 엔터의 아량을 바라야 하는 거군요..”


“나가용 본부장과 손잡고 덤비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그럼.”


고개만 살짝 숙이고 바로 뒤돌아섰기에 문태영 실장이 인사를 받아 줬는지는 모르겠다.


“적? 상대가 돼야 적이라고 생각하지..”


나가용이 그렇게 자신 있다고 했던 피에스타의 이번 앨범도 성공과는 멀어 보였다.


4곡으로 된 미니 앨범.


“타이틀곡을 누가 정한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세 번째 노래가 더 좋은데. 쯧.”


뭐.. 선택도 빅 엔터가 했으니, 책임도 빅 엔터가 지면 되겠지.


“그나저나.. 문태영의 독립이라.. 흠.. 이제 욕을 해도 개새끼란 말은 안 해야겠다.”


김민식의 충견 안충건, 정글 엔터 대표의 충견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실장, 나가용 본부장의 충견 문태영까지.


열심히 꼬리를 흔들다가 수틀리면 물어버리는 이들을 보니 ‘개새끼’란 욕을 한다는 게 개들에게 미안했다.


똑똑.


“나야.”


- 들어와요.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평상복에서 스페셜 무대용 의상으로 갈아입은 풀썸 멤버들이 눈이 들어왔다.


“오. 러블리한데?”


첫 음방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스페셜 무대였다.


한 번 더 무대에 오르는 것은 당연히 좋다.

하지만 풀썸의 곡이 ‘GO!’ 하나뿐인 상황에서 어떤 무대를 할 것이냐가 문제였다.


누군가의 곡을 선택해야 하는 것.


제비뽑기로 뽑아도 훌륭하게 소화해낼 풀썸이지만, 그것 자체가 문제였다.


예전 같았으면 외국 유명한 아티스트의 곡으로 무대를 꾸몄다.


하지만 외국곡을 선택하면 보컬 또는 댄스에 치중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반대했다.


결론은 다른 아이돌의 곡으로 스페셜한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거였다.


그럼 누구의 어떤 곡으로 할 것인가.


이 부분이 제일 큰 고민이었다.


만약 피에스타의 곡으로 한다고 치자, 과연 피에스타가 풀썸과의 비교에서 버틸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나온 이유는 이슬이의 공약 행사 때문이었다.


당시 풀썸 멤버들이 꾸미는 아이엔유의 ‘리얼 러브’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풀썸과 아이엔유를 비교하기 시작했던 것.


다연이가 오튜브를 통해 왜 그 곡을 선택했는지 설명했고, 아이엔유 멤버들도 질투하지 않고 기회가 되면 도움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잘 넘어갔다.


이런 의문들을 던지며 하나씩 지워나가다 보니 현역 아이돌은 불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메모리즈 엔터로 SOS를 치는 거였다.


그리고 메모리즈 엔터 대표가 아닌 민가영으로부터 온 연락.


‘그런 고민한다는 자체가 신기하네요. 비교당하는 게 싫으면 이 길로 들어오면 안 되지. 뭐.. AG 엔터에서 예의를 차리겠다고 하니 어쩔 수 없죠. 풀썸 애들이 워낙 넘사벽이라 비교가 아닌 욕을 들을 것 같긴 하니까. 그냥 핑크애플 곡 써요. 우리 애들은 우리 노래 나오니까 좋아하더라고요. 어차피 라이브 실력이 형편없는 애들이라 신경도 안 써요. 나는 뭐.. 좀 하잖아요? 흐흐. 아무튼, 우리 노래 중에 골라서 연락만 줘요.’


라는 민가영의 말에 선택한 핑크애플의 ‘첫사랑’.


핑크애플 곡 중에서 가장 러블리한 곡이었다.


“유정이는 유독 기분이 좋아 보인다?”


“네? 아.. 네. 좋아요.”


“유정 언니 의상 때문에 업됐어요!”


데뷔곡인 ‘GO!’의 의상도, 스페셜 무대의 의상도 몇 번이나 봐놓고 의상 때문에 기분이 좋아 보이는 이유를 알지 못해 고개를 갸웃했다.


“속바지가 속바지 같아요..”


“..응? 속바지가 속바지지 그럼.. 아! 유정아. 설마 우리가 너희에게 속바지인지 속옷인지 모를 옷을 입히겠어? 설마 정글에서 그런 옷을 입었던 거야? 네가 나온 영상에서는 못 봤는데?”


판타지걸 영상 속 유정이는 바지를 입고 있었고,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치마를 입은 멤버들도 속바지인지 속옷인지 모를 옷을 입고 있지는 않았다.


“그 방송 다음 방송에서 입을 의상이 좀 그랬어요..”


첫 음방을 완전히 망쳐버린 정글 엔터는 판타지걸 멤버들에게 짧은 치마와 흰색의 짧은 속바지를 입게 했다.


하지만 분명 이름은 ‘속바지’인데 눈에는 ‘속옷’처럼 보인다는 것.


안무 중에 휘리릭 돌면 치마가 올라가면서 속바지가 그대로 노출되는 것까지는 아슬아슬한 한계라는 생각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엉덩이 살이 노출되는 것은 아슬아슬한 한계가 아니라 선을 넘은 거였다.


의상이 그렇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노출의 의도가 있었기에 노출된 것이다.


기사에 나오기 위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위해서.

인기를 위해서.


조금 감성적으로 생각하면,


성공에 목말라.

꿈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솔직히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풀썸 멤버들에게 그런 옷을 입히고 싶지 않았을 뿐.


아무튼, 아이돌의 노출과 성 상품화에 예민한 요즘은 짧은 치마에 어울리는 속바지가 치마 바지 형태로 나온다.


당연히 무대 위에서 텀블링하고 트리플 악셀을 하더라도 전혀 노출에 문제가 없는 옷으로 준비했다.


“아.. 그때는 속바지까지 보여주지 않았구나.”


처음 제작되었던 속바지가 조금 짧다 싶어서 내가 ‘다시’를 외치며 돌려보낸 옷이 오늘 새벽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유정아 섭섭한데?”


“죄송해요.. 못 믿는 건 아닌데.. 그러니까..”


“하하하. 농담이야. 당연히 의심해야지! 의심하고 또 의심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말해. 그것이 너희 권리니까. 그리고 대표님이나 나는 절대 그런 의상 입힐 생각이 없으니까 혹시라도 내가 없을 때 그런 옷을 주면 바로 연락해.”


“첩자!”


다연이가 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첩자?”


“네! 이상한 말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첩자! 죽었어!”


“이번에는 좀 똑똑했다.”


“헐! 나를 정말 어떻게 생각하는 건가요?”


실눈을 뜨고 나를 보는 다연이의 이마에 꿀밤을 선물하고 멤버들 한 명 한 명 눈을 맞췄다.


“AG는, 특히 나는 너희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어. 적어도 너희가 시집까지 가는 거 보고 프로필에서 AG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을 지워주고 싶다. 최대한 풀썸을 위해, 멤버 한 명 한 명을 위해 생각하고 움직일 거야.”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속바지처럼 말하지 않아도 멤버들이 당연히 싫어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것이 있는 반면, 말하지 않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실수하는 때도 있다.


나는 그 실수를 줄이고 싶었다.


물론, 말한다고 다 들어 준다는 약속은 못 한다.


하지만 최대한 멤버들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싶다.


“그러니까, 아니건 꼭 아니라고 말하고, 하고 싶은 건 하고 싶다고 말하고, 하기 싫은 건 하기 싫다고 말해.”


“오! 치킨이 먹고 싶어요!”


“다연이 빼고.”


“아 왜!”


“왜?”


“요.”


“크크크 오늘 새벽부터 고생했으니까 마치면 치킨 파티? 콜?”


“코올!

””콜!““


다연이의 선창으로 다 같이 콜을 외친 풀썸의 첫 출격을 알리는 연락이 왔다.


”모여봐.“


이슬이의 말에 이슬이를 중심으로 모인 멤버들.


”저번 공약 행사할 때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내가 속으로 외쳤던 말이 있어.“


”오! 구호!“


다연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준 이슬이가 말을 이었다.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풀썸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가족, 친구, AG 엔터 식구들 등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모두를 위해. 특히 함께 무대에 오르는 풀썸을 위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요일, 시간 변경 안내입니다. 22.07.10 1,761 0 -
122 풀썸 컴백 (6). NEW 3시간 전 55 2 11쪽
121 김무명 움직이다(1). +6 22.10.01 233 11 11쪽
120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 22.09.30 283 10 13쪽
119 N극과 S극. - 자석은 붙지만, 사람은 멀어진다. +5 22.09.29 312 13 10쪽
118 ‘진짜’ 진실과 ‘자신만’ 진실인 진실(1). +6 22.09.28 340 15 11쪽
117 터져야 알게 되는 것. +6 22.09.27 382 14 12쪽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6 22.09.25 448 15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452 14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477 15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463 16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468 17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484 15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534 14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492 16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489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512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524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530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57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546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67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606 18 12쪽
10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6 22.09.03 601 20 12쪽
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613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639 18 11쪽
97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된 악연. +6 22.08.31 650 20 12쪽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3 22.08.28 717 21 12쪽
95 그래서 밝혀진 것. +6 22.08.27 709 20 12쪽
94 범죄지만, 범죄일지라도. +6 22.08.26 708 2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