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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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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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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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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하필이면 선을 우리 쪽으로 넘네?

DUMMY

70. 하필이면 선을 우리 쪽으로 넘네?


“방금 제가 뭘 본 거죠?”


스타스 엔터에서 공지했던 대로 멤버 소개 다음에 바로 곡 소개가 이어지지 않고, 리얼리티도 아니고,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도 아닌 멤버들의 숙소 생활이 유명한 외국곡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룰루랄라, 화기애애, 아기자기, 러블리, 귀요미, 알콩달콩 등등등, 같은 걸그룹 숙소의 풍경이 아니었다.


물론, 멤버들은 최 부장과 미사에게 들었던 것과 달리 화면 속에서는 서로 챙겨주며, 손도 잡고 마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문제는 멤버들의 의상이었다.


눈으로 본 것을 글이나 말로 옮기기 힘든 정도의 의상.


“내 입으로 말하기 좀 민망한데?”


“그래요.. 뭘 입던 자유죠.. 영상을 찍은 곳이 숙소니까.. 네.. 집에서는 편하게 입어야 하죠.. 그런데.. 저건! 아니죠! 저 애들은 무슨 생각일까요? 아니! 회사는 무슨 생각으로 저런 영상을 공개한 걸까요?”


“뜨려고.”


“뜨려고요?! 뜨려고 저런 짓까지 한다고요?”


“아이돌 매니저 하면서 못 들어봤어?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이름 한번 알리려고 별의별 짓 하는 회사들 많아.”


별의별 짓은 특히 라이브 방송에 많았다.


상체를 숙이면서 가슴 부분을 가리지 않는다거나, 무릎 담요를 해야 하는 의상임에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주 앉았다 일어나면서 짧은 치마를 정리한다거나, 혹은, 속옷인지 속바지인지 모를 옷을 살짝살짝 보여준다거나.


예전 라이브 방송이 없던 시절에는 설마 아이돌이 일부러 그랬겠느냐며 실수를 편집하지 않은 제작자를 욕하고, 짧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옷을 입힌 소속사를 욕했다.


하지만 지금은 ‘실수’인지 ‘의도’인지 연예인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차리는 시대라 소속사, 아이돌 할 것 없이 같이 욕먹는다.


욕먹을 것을 알면서도 그러는 이유,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이유, 라이브 방송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멤버들에게 노출을 강요하는 말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다.


아이돌이 범람하고, 비슷한 컨셉의 아이돌이 넘치는 요즘, 실력이 부족하면 이렇게라도 이름을 알려야 하니까.


그리고 솔직히 이름만 대중들에게 알려진다면 욕쯤은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기획사들이 많다.


‘매니저 혹은, 누군가의 독단적인 판단이었다.’라는 정통적인 방식으로 사과하고 나면 금방 잊힐 일이고, ‘그 사람의 강압 때문에 멤버들은 어쩔 수 없었다. 이후에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라는 말을 이어 하면서 동정론도 얻을 수 있으니까.


“너도 소녀소녀 멤버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성 상품화가 됐다고 생각하는 거야?”


표정이 상당히 굳어있는 서이나에게 물었다.


“그런 건 아닌데.. 제가 매니저가 아니었다면 저 영상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여자만 성 상품화가 되는 세상이 아니야. 2세대 보이 그룹 중에 ‘틴틴’이라는 애들이.. 아.. 애들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나이구나. 아무튼, 당시 10대 후반으로 구성된 아이돌이었지. 큭큭. 떠올리지 마. 데뷔하고 얼마 안 가서 망한 아이돌이니까.”


10대 후반의 멤버들이 보여주는 섹시 무대.


망할 수밖에 없는 컨셉이었다.


“그때는 뮤직비디오가 꽤 중요한 시대였거든? 10대 후반의 멤버들이 배우로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방송 정지 처분받았어. 쓸데없는 샤워 장면이 나온다거나, 젖은 셔츠를 입고 몸매가 그대로 노출되는 장면이 많았거든. 지금은 그 정도로 멍청한 짓을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남자 아이돌을 성 상품화도 여자 아이돌만큼 여전하지.”


여자 아이돌의 성 상품화는 사회적 문제가 되는 소재지만, 남자 아이돌의 성 상품화는 예능의 소재가 된다.


가슴 근육을 움직여 달라, 상의를 올리고 복근을 보여 달라, 허벅지가 튼실한 걸 보니 어쩌고저쩌고 등등.


“아..”


“그 생각은 못 했지?”


“네.. 솔직히.. 듣고 보니 그것도 성 상품화라고 하면 성 상품화겠네요.”


“그냥 내 생각일 뿐이야. 예민한 사람들이 이 말 들으면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네 생각이 틀렸다, 제대로 알고 말해라 등등 난리 날 걸? 근본적인 문제는 성 상품화라는 단어에 있는 건데 말이지.. 무슨 이야기 하다가 여기까지 왔냐.. 아무튼, 저건 스타스 엔터에서 생각을 완전히 잘 못 한 거야. 팀명이랑 데뷔곡이 소녀 컨셉인데 경험 있는 기획사 사람들은 무슨 의도인지 다 눈치챘을걸? 제2의 틴틴의 탄생이야.”


“몰랐을까요?”


“알았어도 이런 방법밖에는 떠오르지 않았을걸? 따로국밥이야. 소녀소녀가 아니라 소녀와 소녀와 소녀고.”


소녀소녀 멤버들은 풀썸 멤버들처럼 하나로 뭉쳐진 사이가 아니었다.


한국인 멤버와 중국인 멤버로 갈라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같은 국적 멤버들도 라이벌로 생각하며 개인의 성공에만 눈이 멀어 있었다.


“중국 돈이 들어오는 순간 대표 할아버지가 와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아티스트를 도구처럼 보게 되는 첫 시작이지. 심지어 거기는 소녀소녀 담당 매니저가 자기 커리어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더라. 특히 외국인 멤버라면 치를 떤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이 어떻게 담당이에요?”


“걸그룹 경험이 있는 매니저라서?”


“헐..”


“진짜 헐이지.”


컴퓨터를 종료하고 기지개를 켰다.


“팀장님 표정이 좀 이상한데요?”


“음.. 좀 김이 빠져서?”


나가용이 그렇게 자신 있어 하던 피에스타의 이번 앨범도 별로였고, 문태영 실장의 독립에 동참한 피에스타 멤버들은 풀썸에 백기를 들었다.


미사에게 스트레스를 주던 전 동료들이 ‘소녀소녀’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지만, 그냥 알아서 망할 것 같았다.


“찍어 누르려던 것을 그냥 발판으로만 삼으려고 했는데.. 발판으로 삼았다가는 발 딛는 순간 내려앉을 것 같아서.”


‘소녀소녀’의 확인까지 마쳤으니, 이제 안 대표에서 말했던 것처럼 진짜 풀썸의 미래만 생각하며 달려나가도 될 것 같았다.


“팀장님. 팀장님은 풀썸을 어디까지 올리고 싶어요?”


“천상계.”


“천..뭐요?”


“북한에도 우리 애들 이름 하나 하나 불리게 하고 싶어.”


이나야.. 이럴 때는 그런 표정이 아니라 깔끔하게 무시해줘야 하는 거야.. 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나를 보니.. 부담스럽게.


**


‘소녀소녀’의 그 영상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그리고 스타스 엔터에서 그런 것들을 지적한 사람들을 바보 취급하면서 더 난리가 났다.


[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만 생각했고,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점을 느끼지 못했다. ]


스타스 엔터의 공식 입장문에 적힌 저 말 속에는 ‘너희 눈에는 그런 것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렇게 보인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숨은 의미를 눈치채지 못할 네티즌들이 아니었고, 당연히 스타스 엔터를 맹비난했다.


“오호..”


“뭐가 오호야?”


“대표님께서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서류가 너무 많아. 눈 아프고 허리 아파서 잠시 운동 삼아 돌아다니고 있었어. 뭐가 오호냐고.”


“스타스에서 재밌는 방식으로 대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책상에 기대어 선 안 대표에서 스타스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설명했다.


“이름 알리는 것만 생각하면 성공했네?”


안 대표의 말처럼 ‘소녀소녀’라는 그룹의 이름을 알리는 하니만큼은 제대로 성공했다.


다방면으로 쏟아지는 욕을 모두 기획사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 버리며 가져갔다.


따지고 보면 자신과 상관없는 아이돌 멤버가 무엇을 입고, 무엇이 노출됐지 보다, 무시당했다는 것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스타스 엔터 홈페이지에는 그 영상에 대한 것보다 공지에 대한 항의 글이 더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름을 알렸으니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고, 이제 꽁꽁 싸매고 다니면서 이미지 관리하겠네. 어찌 보면 자만심에만 빠져있는 나가용보다 낫네.”


“이제 기자 몇몇 섭외해서 스타스에 유리한 기사 몇 개 내고, 음방 출연 몇 번 하고 바로 활동 접겠네요.”


“그리고 중국으로 넘어가겠지.”


“한류 스타라는 꼬리표 하나 달고 오고요?”


“한국인 아닌 나라에서 조금만 인기 있어도 다 한류 스타 꼬리표는 달아 주니까 그렇겠지.”


돌고 돌아 거기인 곳, 악순환의 연속인 곳, 서로서로 이용하는 곳이 바로 연예계가 아닐까 싶다.


자극적인 것을 내보인다. 사람들이 반응한다. 논란이 된다. 논란이 되니까 유명해진다. 연예계에 다른 이슈가 터진다. 논란이 옮겨 간다. 그리고 잊힌다.


예쁘고 잘생긴 아이돌에 열광하면서도 예쁘고 잘생겼다는 이유로 욕을 듣는다.


한쪽에서는 조금만 노출해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일부러 노출시켜 예민한 반응을 이용한다.


‘소녀소녀’의 논란이나, 네티즌과 스타스 엔터의 문제도 이슬이가 예능 한번 출연하면 그대로 묻히는 것이 요즘 연예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논란의 진정한 승자는 스타스 엔터가 아닐까 싶다.


짜증나게도..


토요일,


KBC 음악 방송 ‘플레이리스트’ 대기실에서 그때의 짜증이 현실화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1위 후보는 인사를 돌지 않는다는 플레이리스트의 룰을 깨고 선배 아티스트들에게 인사하고 돌아와 본격적인 생방송 준비에 들어간 풀썸 대기실에 소녀소녀와 스타스 엔터 직원들이 찾아왔다.


단순히 인사만 하러 온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즐기라는 마음으로 웃으면서 받아주려고 했다.


하지만 소녀소녀 멤버들이 노트와 함께 들어 온 순간부터 풀썸 멤버들에게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행동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어떤 매니저는 휴대폰까지 꺼내 풀섬에게 친한 척하는 소녀소녀를 촬영했다.


“반갑습니다. 소녀소녀의 매니저 이윤석입니다.”


“뭐 하는 거냐고 분명 물었습니다.”


“하하. 우리 애들이 데뷔 무대를 가지면서 기대도 많았고, 기대만큼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 아시지 않습니까.. 조금 힘들었던 거.”


의도했던 것을 힘들었다고 표현한 매니저의 말이 같잖았다.


“그래서요?”


나의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매니저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가 돌아왔다.


“우리 애들이 친분도 있고, 먼저 데뷔한 미사에게 응원을 받으면 힘이 날 것 같다더군요.”


지랄도 풍년이군요.


계속 말해보라면 말을 받아주지 않았다.


“미사가 반가운 건 물론이고, 또래에, 데뷔도 비슷한 풀썸을 만나니 반갑고 기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래서요?”


“.. 그래서라니..”


“하.. 휴대폰 촬영은 왜 하는 겁니까?”


“아! 어디 올리겠다는 게 아니라 데뷔인 만큼 추억으로 남기고자 한 겁니다.”


추억 같은 소리 하네.


이후 스타스 엔터의 행동은 뻔했다.


데뷔가 너무 기대됐다.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낸 미사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은근슬쩍 사진 공개.


어디 풀썸에 업히려고.


“경우아. 휴대폰 뺏어서 아니, 정중히 달라고 해서 촬영된 거 지우고. 정중히 달라고 했는데 안주면 경찰 불러. 빛나는 플레이리스트 PD 좀 불러와. 이것도 정중히. 정중히 와달라고 했는데 안 오면 오늘 생방 접자.”


이경우 매니저는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소녀소녀의 다른 매니저에게 다가갔고, 박빛나 매니저는 바로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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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김무명 움직이다(2). NEW +5 22시간 전 192 8 12쪽
122 풀썸 컴백 (6). +6 22.10.02 321 11 11쪽
121 김무명 움직이다(1). +6 22.10.01 358 12 11쪽
120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 22.09.30 363 10 13쪽
119 N극과 S극. - 자석은 붙지만, 사람은 멀어진다. +5 22.09.29 374 13 10쪽
118 ‘진짜’ 진실과 ‘자신만’ 진실인 진실(1). +6 22.09.28 393 15 11쪽
117 터져야 알게 되는 것. +6 22.09.27 430 14 12쪽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6 22.09.25 488 15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488 14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512 15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501 16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502 17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517 15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564 14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521 16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518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545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554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561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88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576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94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636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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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639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665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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