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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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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0.02 23:00
연재수 :
1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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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7.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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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그래도 한 명쯤은.

DUMMY

73. 그래도 한 명쯤은.


“아버지!”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거북이 엔터 김재신 팀장이 한국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자신의 집도 아니고, 부모님께서 계시는 본가였다.


“시끄럽다!”


“제가 없는 동안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짓? 지금 짓이라고 했어?”


“그럼! 짓이 아니고 뭡니까?!”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에게 버르장머리를 가르치는 짓이다!”


김재신 팀장의 아버지이자, 거북이 엔터 대표 김도용은 스타스 엔터에서 준비한 서류에 사인한 내용을 수행했다.


직원들과 소속 아티스트들의 반발을 예상한 대표는 스타스 엔터에서 공동 성명문을 각 방송국으로 전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이콧 사실을 회사에 알렸다.


“하.. 버르장머리를 가르쳐요? 아버지. 회사에서 손 떼세요.”


“뭐라고? 이 새끼가 보자 보자 하니까 못하는 소리가 없네!”


“한국 들어오자마자 제일 먼저 들은 소식이 뭔지 압니까? 보이콧? 아니요! 방송국에서 거북이 소속 연예인들을 출연 금지한다는 소식입니다.”


“..뭐..? 다시 말해봐..”


스타스 엔터 대표 최무진은 기획사 대표들의 서명이 담긴 서류를 각 방송국으로 전달했다.


물론, 공개적인 방식이 아닌 비공개 형식으로.


그리고 방송국들은 며칠 전 모임을 가졌던 대표들의 생각과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자신들을 옹호해주고 은근히 AG와 거리를 둘 것으로 기대했던 방송국이 서명한 회사 모두에게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려버린 것.


“아니.. 왜..”


“왜요? 진짜 몰라서 묻는 겁니까?!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담합 따위가 통할 것 같습니까? 후.. 그럼 이것도 모르고 난이나 손질하고 계셨겠군요.”


안하리와 김무명이 예상했던 대로 보이콧을 선언하며 빠져나가 버린 자리를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과 기회만 엿보고 있던 신생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차지했다.


“설마..”


“지금 설마라고 했습니까? 하.. 아직도 대형 기획사들은 운이 좋고, 돈이 많아서 된 거고, 엔터판은 중소 기획사들이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던 겁니까? 네.. 네.. 그랬으니 그딴 결정을 했던 거겠죠!”


거칠게 넥타이를 풀어헤친 김재신이 말을 이었다.


“아버지. 자그마치 6년입니다.”


김재신이 목숨처럼 생각하는 보이 그룹이 있었다.


김재신이 한 명 한 명 직접 뽑은 5인조 보이 그룹 ‘타이푼’.


타이푼은 5년간의 태풍 전야 같은 시간을 보내고, 1년 전쯤부터 겨우 조금씩 바람이 불기 시작해 지금은 일본 진출을 계획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그룹이었다.


“설마 일본 진출해서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제발 아니어야 합니다. 타이푼의 본 무대는 한국입니다. 한국. 한국 무대가 우리 애들이 돌멩이 하나, 나뭇가지 하나씩 모아 만든 집이란 말입니다.. 그런 5년간 만들었던 집을.. 아버지는 태워버린 겁니다.”


“아니.. 그게..”


“됐습니다. AG 엔터와 풀썸이 아버지 눈에는 버릇없는 것처럼 보였군요. 그동안 저는 어떻게 봐왔던 겁니까? 우리 애들에게 수고한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 욕하셨겠군요.”


어쩌면 안하리보다 먼저 AG 엔터처럼 회사를 운영하고 싶고, 김무명처럼 소속 아티스트들을 케어 하고 싶었던 사람이 김재신일지도 몰랐다.


단지, 안하리만큼 자금이 없고, 김무명만큼 무대포이지 않았으며, 거북이 엔터의 대표이자 아버지가 자신의 편이 아니었고, 거북이 엔터가 힘이 없었을 뿐.


“아이돌 하나, 솔로 둘, 아버지가 빅 엔터처럼 영역을 넓혀보자며 데리고 온 신인 배우 둘, 연습생 셋. 직원 스물. 그중에서 타이푼과 아버지께서 회사를 세울 때부터 함께했던 몇 분 말고는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계약 해지 신청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여유롭게 난에 물을 주고 닦는 동안에요.”


김도용이 회사를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닐 때만 해도, 아니, 풀썸의 보이콧만 없었더라면 억울하고 짜증 나도 그냥 참고 대표의 말을 따랐을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풀썸과 AG 엔터가 마음에 불을 지핀 상황에서 회사가 보이콧이라는 기름까지 부어버린 덕분에 행동으로 나선 것이다.


“전. 타이푼도, 우리 직원들도, 보잘것없는 우리 거북이에 남아준 분들도, 어쨌든 거북이의 식수가 된 신인 배우 둘도 지켜야겠습니다.”


“방..법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뭐가 말이냐..”


“거북이만 이러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와 술잔을 나눴던 분들의 회사도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김재신이 휴대폰 화면을 김도용에게 보여줬다.


“조용합니다. 누군가가 기사를 틀어막고 있는 거죠. 어디겠습니까?”


“AG..”


“AG밖에 없죠. 대형 기획사는 재수가 좋아서 된 거라는 생각, 신생은 밟고 봐야 한다는 생각, 우릴 때는 어쩔 수 없었고, 너희는 틀렸다는 생각. 그런 생각들이 아버지의 눈을 멀게 하고 귀가 들리지 않게 한 겁니다. 저는 AG 엔터를 찾아갈 겁니다. 꿇으라면 꿇고! 핥으라면 핥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킬 수 있으면 지킬 겁니다. 그러니 아버지는 물러나세요.”


김재신이 나가고 김도용은 다리에 힘이 빠져 의자에 쓰러지듯 앉았다.


“하..”


**


“누군가가 여기를 찾아오는 건 한참 뒤의 일을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를 만나고 바로 AG 엔터로 차를 몰았던 김재신은 대표실에 도착하고 잠시 할 말을 잃었었다.


AG 엔터 대표가 여자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젊은 여자일 거란 건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이상형에 가까운 외모에 잠시 멍해진 것도 있었다.


이런 김재신을 다시 현실로 끌어올린 것은 안하리 특유의 위엄있으면서도 여유로운 행동과 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AG 엔터밖에 없었습니다.”


“바보 같은 짓을 한 회사들의 숨통을 조인 일 말인가요?”


“부정하지는 않으시네요.. 그 문제를 해결..”


“잠시만요. 인정한다는 말이 아니라 단순히 여쭤본 겁니다. 진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렇게 생각했다면 신기해서요.”


“신기하디니..”


“그렇지 않나요? AG 엔터는 신생입니다. 풀썸도 신인 아이돌답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죠. 하지만, 신생 회사가 소속 아이돌의 인기만 믿고 방송국을 움직이고 다른 기획사의 숨통을 조인다? 현실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재신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잠시 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바빴던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니 회사는 난리가 났고, 그 난리의 원인이 아버지였으며, 제 손으로 키운 아이돌의 앞길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AG 엔터에 관해서 만큼은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그동안 보고 배웠으며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판단했다.


신생이지만 무언가 힘이 있다.

그 힘과 풀썸의 인기로 방송국을 움직이게 했다.


고작 이렇게밖에 생각하지 못한 자신이 부끄러운 김재신이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안하리의 미소에 더 창피했다.


“누군가가 올 줄 알았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네. 방송국에 아무리 로비를 해도, 대중들의 여론을 모아 보려고 해도, 언론사를 뚫어 보려고 해도 되지 않을 텐데 그럼 그 원망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여기로 와서 따질 줄 알았죠.”


“전.. 따지러 온 게 아니라.”


“뭐. 그렇다고요.”


김재신은 이제야 자신의 눈앞에 있는 AG 엔터 대표가 자신이 알고 있던 대표들과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해결이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인데, 그걸 하면 거북이는 물론, 지금 정신없을 회사들이 문을 닫아야 할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그게 무슨..”


AG 엔터가 방송국에 무언가를 한 것은 KBC 방송국 보이콧 선언 말고는 없었다.


풀썸의 인기와 풀썸 때문에 만들어진 여론에 백기를 선택한 것은 방송국이었다.


일부 기획사의 보이콧 때문에 생겼던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대형 기획사들과 기회를 잡은 몇몇 기획사들이었다.


“방송국도 탓하고 화풀이할 것이 필요하지 않았겠어요? 모든 시작이 풀썸이니까 풀썸에게? 그러자니 지금도 급속도로 늘고 있는 팬들과 속 시원하다는 반응의 여론 때문에 건드리지 못하고, 엔터들을 싸잡아 욕이라도 시원하게 하고 싶지만, 대형 엔터들이 움직여 버렸고. 결국, 불을 지른 사람보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사람을 목표로 삼은 거죠.”


거북이 엔터의 출연 정지 결정 AG 엔터의 의사는 없었다는 뜻이었다.


“제가 한 거라고는 언론사들과 작은 딜 말고는 없어요.”


스타스 엔터와 몇몇 기획사들의 만남을 보고받은 안하리는 AG 엔터에 우호적인 언론사는 물론, 쌍둥이 학폭 사건 이후 고소를 넣었던 언론사에 연락을 넣었다.


우호적인 언론사에는 풀썸의 단독 기사라는, 적대적인 언론사에는 고소 취하라는 먹이로 몇 개의 기획사를 불러주며 당분간 그 기획사 이름이 들어간 제보는 기사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


“네. 맞아요. 좋은 일이든, 사건 사고든 며칠 전 함께 술을 마셨던 기획사의 이름이 나올 일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쯤이면 그들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언론사들이 안하리가 내미는 서류에 사인한 이유는 그녀가 언급한 기획사들이 그다지 인지도가 없었던 엔터였던 이유가 컸다.


특종과 거리가 멀 것 같던 기획사의 기사를 쓰지 않으면 고소를 취하한다.


당시에는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지금은 당시 자신들의 뒤통수를 후려쳐야 할 일이었다.


“제가 그 딜을 없던 일로 하는 순간, ‘고소’당했다는 사실보다 ‘특종’에 더 관심을 두고 달려들 것 같은데요.”


김재신은 틈틈이 생각할 여유까지 준 AG 엔터 대표가 점점 두려워졌다.


“이런 것까지 생각하고 보이콧 선언 하신 겁니까?”


“설마요. 우리 김무명 팀장이 열 받아서 한 일이죠.”


차라리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이었다는 말이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김재신이었다.


“사라지기를 바라시는 겁니까?”


자신의 질문에 살짝 미소를 보이는 안하리.


김재신은 그 미소가 배부른 사자의 여유로움이라고 느껴지기에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사라져야 할 것들은 빨리 사라져야 세상에 도움이 됩니다. 사라지지 말아야 할 것들은 살아남아야 세상에 도움이 되고요.”


김재신의 팔에 소름이 돋아났다.


마치 ‘살려 줄까? 아니면 죽여 줄까?’라고 묻는 것 같았다.


“저는 사라져야 할 사람일지 몰라도! 우리 애들과 소속 아티스트들! 우리 직원들은 살아야 할 사람입니다! 거북이가 존재하지 못하면.. 그러면.. 우리 애들이나 직원들이라도 부탁합니다..”


“우리 애들이라면 타이푼을 말하는 것일 테고.. 솔로 두 명과 연습생 셋, 직원은 스무 명쯤이군요.”


거북이 엔터에 대해 알고 있는 AG 엔터 대표가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특히.. 타이푼은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데뷔했을 때와 지금이 참 다르더군요.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은하수 요양 병원 봉사활동은 멤버들의 뜻이라면서요?”


“그런 것까지..”


“실력에, 노력에, 인성. 거기에 회사가 망하게 생겼던 게 도망치지 않는 의리까지. 사라져야 할 그룹이 아니라 빛이 나아야 할 그룹이죠.”


“그..럼..”


“그런데 왜 거북이 대표님께서는 왜 그러셨을까요.”


거절을 위한 칭찬이라고 생각한 김재신의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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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풀썸 컴백 (6). +2 22.10.02 238 8 11쪽
121 김무명 움직이다(1). +6 22.10.01 315 11 11쪽
120 휴가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 22.09.30 334 10 13쪽
119 N극과 S극. - 자석은 붙지만, 사람은 멀어진다. +5 22.09.29 350 13 10쪽
118 ‘진짜’ 진실과 ‘자신만’ 진실인 진실(1). +6 22.09.28 371 15 11쪽
117 터져야 알게 되는 것. +6 22.09.27 410 14 12쪽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6 22.09.25 469 15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472 14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495 15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484 16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486 17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502 15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550 14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507 16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503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528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538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544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71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559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80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621 18 12쪽
10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6 22.09.03 616 20 12쪽
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627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654 18 11쪽
97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된 악연. +6 22.08.31 666 20 12쪽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3 22.08.28 732 21 12쪽
95 그래서 밝혀진 것. +6 22.08.27 724 20 12쪽
94 범죄지만, 범죄일지라도. +6 22.08.26 722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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