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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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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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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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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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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음에 뜬금없음을 더하면 막장.

DUMMY

78. 뜬금없음에 뜬금없음을 더하면 막장.


더 네임 엔터 최영수 실장이 풀썸과 비교하며 미사오에게 떴니, 안 떴니, 했지만, ‘퀴즈 학교’ 출연진들은 적어도 1년 이상 팀을 유지하고 있었고, 나름대로 1.5군으로 불리는 아이돌이니 당연히 팬층이 형성되어 있었다.


팬들을 지갑으로 생각하든, 소속 아이돌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 생각하고 소중하게 여기든, 기획사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굿즈라는 것을 만들어 낸다.


포토 카드부터 응원 봉, 볼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굿즈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무릎 담요였다.


나는 AG 엔터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이경우 매니저에게 연락해 미사오의 트링클을 비롯한 출연진이 속한 그룹에서 나온 굿즈 중, 무릎 담요를 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최 부장에게 각 팬클럽의 홈페이지에 방문해 출연진들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받아달라고 했던 것.


역시 팬은 팬이었다.


최 부장이 팬인척하며 올린 글에 수많은 응원 댓글을 달렸고, 이 응원의 메시지들은 무릎 담요 위에 프린트되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담요가 출연진들 손에 들어갔다.


뭐.. 그 과정에서 이경우가 자진해서 집사 역할을 맡겠다며 신나 했지만.


누군가는 놀라고, 누군가는 당황해 하고, 누군가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와중에도 김섭이 PD는 녹화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시켰다.


“세바스경우. 이제 가봐요.”


“그냥 갑니까?”


“이름만 세바스경우지, 한국인인 거 아니까 그냥 가요.”


“네..”


음.. 쓸쓸한 뒷모습이 일품인데? 확 연기를 시켜봐?


“큼.. 아무리 반장이라도.. 요즘 이런 선물 뿌리면.. 안 되는데.. 이건 안 받을 수 없네요.”


“그만 울고 이제 수업해요!”


“안 울었습니다.”


“그래요. 울었지만 안 운 선생님! 김나나 선생님! 지혁 선생님은 수업 못 할 것 같아요!”


몽글몽글해진 분위를 다시 예능으로 돌린 사람 역시 미사였다.


**


“처음 팀장님 말 들었을 때는 아무리 예능이라도 너무 뜬금없다 싶었거든요?”


잘 진행되던 녹화가 미사 때문에 내용이 산으로 간 것을 말한 거였다.


“예능이니까 가능했던 거야. 뜬금없는 것도 잘 살리면 웃음 포인트가 되고, 못 살리면 편집하면 되니까. 가끔 저런 뜬금없는 것이 대박을 치거든. 뭐.. 우리는 목적이 있었지만. 꿩도 먹고 알도 먹으면 좋잖아?”


일부러 녹화를 산으로 가게 만들고, 미사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게 했던 이유가 녹화장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정장 위에 슈퍼맨 망토처럼 담요를 두른 지혁을 시작으로, 출연진들도 무릎에 올리거나, 머리에 쓰고, 어깨에 올렸다.


“그렇지. 무릎에 올려 줘서 고맙네..”


“미사오가 무릎에 올리지 않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요?”


“도와줄 방법은 찾아봤을 거야. 정 안되면 편집실에 쳐들어가면 되고. 하지만.. 그 이상 미사오 인생에 관여하기는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거부하면 다 살릴 수 방법을 찾을 수 있는데.. 거부하지 않으면 내가 끼어들 틈이 좁거든.”


“하긴.. 미사오가 혼자는 아니니까요..”


“일단, 미사오는 다시 안돼요와 싫어요를 선택했고, 자.. 이제 넌 어떻게 할래?”


내 고개가 먼저 돌아가고 서이나의 시선도 나를 따라 최영수 실장에게 옮겨졌다.


“저 손동작은.. 담요를 치우라는 거죠?”


“표정이 장난 아닌데?”


다 썩어가는 얼굴의 최영수 실장은 미사오를 향해 계속 무언가를 치우는 듯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살살 불타오르기 시작했나 보네.”


미사가 돌발 행동하고, 팬들의 응원이 담긴 담요까지 준비한 것은 미사오를 돕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최영수의 본모습을 끄집어내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누군가를 ‘통제’하는 사람은 제 생각대로 상대가 움직이지 않으면 예민해진다.

그리고 자신도 같이 통제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만 통제하는 사람이라면 폭발하는 발화점도 상당히 낮다.


“아마 저 인간은 지금 자기가 어디에 서 있는지 잊었을 거야.”


“매니저들 표정도 좋지 않네요.,”


“PD나 작가, 스텝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익숙한 매니저들은 최영수가 카메라 옆에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을 테고, 최영수가 짬이 있는 매니저니까 아니꼬워도 별수 없었겠지.”


그런 매니저들이 조금 더 녹화에 신경 쓰고, 최영수를 불만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게 된 계기도 미사와 담요 때문이었다.


“적어도 매니저라면 최영수의 저 표정과 손짓이 무슨 뜻인지 알 거야.”


그냥 담요가 아닌 팬들의 응원이 담긴 담요였다.

진행자는 물론, 출연진 모두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담요를 일그러진 표정과 거친 손동작으로 치우라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씨X. 치우라고!”


미사의 어이없는 애드립에도 멈추지 않았던 녹화가 결국 터져버린 최영수 실장에 의해 멈춰버렸다.


“생각보다 폭발점이 더 낮았네.. 쯧쯧.”


“최 실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이성을 잃어버렸던 최영수 실장의 외침과 달리 김섭이 PD의 이유 있는 고함이었다.


“아.. 그..”


“치우긴 뭐 치우라는 거죠? 그리고 실장님은 왜 거기 계시는 겁니까?”


“아니.. 그게 말이죠..”


녹화가 중단되고 모인 시선에 당황하던 최영수 실장이 다른 기획사 직원들의 표정을 보고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하하하. 그게 말이죠.. 저 담요 때문에 의상이 죽는데.. 계속 치우라고 손짓해도.. 모르는 척하기에.. 죄송합니다.. 제가 흥분했습니다..”


김섭이 PD는 아직 최영수 실장이 노출을 의도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고, 다른 매니저들도 괜한 참견은 하지 않을 것 같으니 결국 내가 나서..


“의상이 죽기는, 지랄.”


려고 했는데, 김나나의 입에서 나온 거친 말이 내 발걸음을 잡았다.


“나나야?”


“처음부터 뭔가 찝찝하더라니.. 김 PD님. 미사오 얘 의상 안에 속바지 안 입었어요.”


“속바지는 왜.. 응? 씨X.”


김섭이 PD도 눈치챈 것 같으니 조금 더 지켜볼까..?


“진짜 가리면 의상이 죽는 애도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내려놓지 않고, 소속사도 감히 팬들의 응원이 담긴 의미 있는 담요를 치우라고 하지 않는데. 교복 치마 같은 평범한 무대 의상에 담요 좀 덮었다고 치우라고 손짓하고, 안 치웠다고 소리친다? 뻔하지 뭐.”


“아닙니다. 무슨 억지..”


“억지가 아니지 않나요? 하.. 내가 녹화에 빠져서 최 실장님 신경을 덜 썼네요..”


“아! 혁이 너는 경험자지?”

지혁.. 지혁.. 경험.. 노출.. 아! 생각났다.


꼭지돌.


지혁이 아이돌로 활동할 때 그룹 자체에 잠시 붙었던 별명이었다.


1집에서 이름을 알리고, 2집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던 그룹이 3집 활동과 동시에 낭떠러지도 떨어졌다.


얇아도 너무 얇은 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던 그룹은 격렬한 안무의 결과인 땀 때문에 속이 훤히 비치게 됐다.


지금보다 조금은 보수적이었던 시대적 상황에 탄탄한 복근이 조명받았던 것이 아닌, 멤버들의 젖꼭지 노출이 사회적 문제로 번져버렸다.


“네. 저 인간 덕분이 민망한 별명이 붙었고.. 바닥도 경험했죠, 바닥에 떨어진 우리를 밟았던 것도 저 인간이고.. 저 인간이 돈에 팔려가고 나서야 기어 올라올 수 있었어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다 너희를 위해서!”


음.. 이쯤에서 끼어들어 볼까?


“도대체 뭘 위한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너.. 넌?”


“초면에 넌 이 뭡니까 넌 이. AG 엔터 김무명입니다. 대기실 밖으로 쩌렁쩌렁 들리는 소리에 그냥 넘어갈 수 있어야지요.”


“김 팀장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김섭이 PD의 물음에 답하기 전에 일단 사과의 의미로 허리를 굽혔다 폈다.


“김 PD님. 그리고 다른 분들도 미사의 뜬금없는 애드립에 당황하셨죠?”


“지혁 씨와의 티키타카가 좋아서 그냥 넘어갔는데..”


“녹화 전에 우연히 미시오 씨의 대기실에서 흘러나온 소리를 들었습니다.”


최영수 실장이 미사오에게 노출을 강요했다는 것과 처음에는 거부하던 미사오가 풀썸과 비교당한 이후에 허락했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래서.. 녹화 전에 그런 준비를 했던 겁니까?”


“네. 쳐들어가서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는데.. 그랬다가는 미사오 씨와 트링클만 나중에 힘들어질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최영수 씨가 생각보다 기획사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있더라고. 아이고.. 신생 AG 엔터 팀장이 서로 모셔가려고 하는 실장의 멱살을 잡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하.. 진짜 별 거지 같은 것 때문에.. 후.. 김 PD님. 우리 계약대로 합시다. 계약대로.”


이런 상황에서도 바짝 엎드리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뜨는 배짱이 두둑한 최영수 실장이었다.


“계약요?”


“네. 그래요. 노출로 어그로좀 끌어 보려고 했습니다. 요즘 어디를 가도 풀썸 아닙니까? 살아남으려면 무슨 짓이든 해야죠. 안 그래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편집하면 당연히 날아..”


목소리가 점점 줄어든 김섭이 PD의 고개가 미사오를 담당했던 카메라 스텝에게 돌아갔다.


“하.. 씨X. 내가 이러려고 PD 된 게 아닌데.. 밤새 편집해도 저놈 때문에 유출됐겠네.. 그래. 그 계약이란 게 뭡니까? 뭔데 그렇게 당당하신 겁니까?”


“출연 6회 보장. 어그로는 못 끌어도 이번 예능이 미사오에게는 마지막 개인 활동이 될 텐데 얼굴이라도 팔아야죠.”


인정은 했지만, 사과는 없었다.


당당하게 프로그램을 이용하려 했다고 말한 최영수 실장이 이제는 한 사람의 연예계 생명을 담보로 협박하고 있었다.


인정할게. 끝! 6번 출연 보장했으니까 그것만 지켜라.

그런데 내가 미사오에게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

아마.. ‘퀴즈 학교’가 마지막 개인 활동이 될 것 같네.

음..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갔으면 미사오도, 트링클도 좋았을텐데..

미사오와 트링클의 성공을 방해 한 건 너희다? 특히 AG 엔터의 건방진 팀장.

왜? 또 간섭하려고? 에헤이.. 남의 회사 일에는 신경 쓰지 맙시다.

그래도 오지랖 부릴 거면 위약금 내고 데려가서 책임지던가.

끝까지 미사오와 트링클 멤버들 인생 책임져 줄 거 아니면 여기까지 하자.


최영수의 올라갔다가 내려온 한쪽 눈썹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음.. 위약금 지급하고 거북이 엔터 쪽으로 보내 버릴까..

거북이가 아이돌 관리 가능하려나..


“그래. 저 인간 입에서 사과의 말이 나오면 최영수가 아니지..”


“뭐? 최영수?”


“너 같은 놈에게는 존대도 아깝고, 씨를 붙이는 것도 아까워. 그래! 씨X. 얼마면 되는데? 얼마면 트링클인가 쁘링클인가 하는 애들 풀어 줄 건데?”


오.. 지혁 씨!


생각보다 최영수에게 쌓인 게 많았던 것 같았다.


그나저나.. 트라이앵글에서 아이돌을 케어하던가.. 자금은 있고? 설마 개인 돈으로?


최영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와 달리 속으로만 생각한 건 아니지만.


“내가 관리했던 것들 사정이 어떤지 다 알고 있는데 가능하겠어? 트라이앵글은 자금이 되고?”


허허.. 담당을 그만두고, 회사를 옮겨도 맡았던 아티스트들 사정을 다 알고 있었어?

그것도 나름 대단한데?


“씨X. 내가 전 재산을 털고, 회사를 차려서라도 그 애들 키워서 너 엿먹이고 만다!”


아니, 아니, 지혁 씨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제2의 거북이 엔터가 되면 됩니다.


아이돌 경험이 있으니 아이돌 한 팀쯤은 관리할 수 있겠죠?


아.. 대표님.. 잔고 문제없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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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418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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