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09.25 23:00
연재수 :
116 회
조회수 :
135,326
추천수 :
2,648
글자수 :
612,591

작성
22.08.02 23:00
조회
930
추천
20
글자
12쪽

‘!’ 그리고 ‘!?’ 그 둘 사이 ‘.’

DUMMY

80. ‘!’ 그리고 ‘!?’ 그 둘 사이 ‘.’


“잘했네?”


“감사합니다.”


“내 돈을 김 팀장 돈처럼 아주 잘 썼어.”


“칭찬 감사합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안 대표의 표정이 나쁘지는 않았다.


“트링클 나쁘지는 않지. 지혁이 그렇게 나올지는 몰랐지만.”


“쌓인 게 많더라고요.”


“최영수에게 한 방 먹이려면 기를 쓰고 애들 성공시키려고 하겠다. 미사오에게는 연락 없지?”


“네.”


나에게 연락할 정도의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인지,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미시오에게서 온 연락은 없었다.


“내일 김 팀장이 잘 마무리하고 와. 아! 유정이와 유나 앞으로 오디션 예능 하나 들어왔는데 거절했어.”


“오디션요?”


“쌍둥이가 오디션을 본다는 건 아니고, 멘토 같은 거 있잖아.”


“멘토는 무슨, 풀썸 인기 이용하려는 거죠. 이제 데뷔한 애들이 무슨 멘토입니까.”


유정이와 유나의 실력이라면 댄스라는 분야에 한해서는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쌍둥이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면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입으로는 실력을 외치면서도 경력과 데뷔 연도, 히트곡, 인지도, 수상 여부 등을 은근히 따지는 곳이 연예계고, 그런 여론을 만드는 곳이 언론이며, 그 시작은 누군가의 입과 손에서 시작된다.


데뷔한 지 1년도 되지 않는 풀썸의 유정이와 유나가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멘토가 된다?


미친 듯이 잘해도 욕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시간과 노력을 쏟았음에도 반드시 욕이 따라올 일이라면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나았다.


또한, 오디션 예능을 준비하면서 이런 것도 생각하지 못한 연출진의 예능은 출연하지 않는 것 자체가 이익이며, 만약 생각했음에도 쌍둥이를 섭외하려고 했다면 풀썸의 인기를 이용해 초반 인지도를 쌓으려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응. 그래서 거절했어. 둘 다 예능 욕심은 없어 보였고.”


“연습실에서 안무 연구하는 것이 유정이와 유나 취미잖아요.”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나 먼저 퇴근할게.”


“이미 퇴근이라고 말할만한 시간은 아닙니다.”


밤 10시가 이제 막 지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퇴근 준비를 하는 안 대표의 표정이 비장해 보여 물었다.


“새언니가 생길지 모르겠어. 큰 오빠가 요즘 만나고 있는 사람 있다고 집에 데려온다 했거든.”


“이 시간에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 들어가 볼게. 내일 일은 알아서 하고 보고만 해.”


“횡령을 좀 할까 합니다.”


“응. 적당히.”


역시 이따위 농담은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


“어땠어?”


“역시 쉽지는 않을 것 같아. 동철이 형도 행동 조심하라고 몇 번이 말했고.”


미사와 함께 ‘퀴즈 학교’에 출연 중인 보이 그룹 ‘에이엔트루’의 샤이는 멤버 중에서 가장 친한 보람에게 녹화장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오호. 아까 가져온 무릎 담요가 그렇게 탄생한 거였어?”


“조금 있다가 사진이나 찍어서 올리면 되겠지.”


“하이고.. 팬들이 이런 널 알아야 하는데 말이지.”


“나도 이 뭣 같은 짓은 그만하고 싶다.”


“왜? 너의 어수룩한 한국어가 팬들에게 매력 포인트잖아? 하하하”


“하.. 젠장.”


‘감탄’ 또는, ‘매력’.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이돌의 입에서 한국어가 나오면 보통, 이 두 가지 반응이었다.


미사처럼 외국인이면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면 대단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고, 잘은 아니더라도 한국어를 하려고 노력하거나, 뜬금없는 사투리가 나온다거나, 단어나 뜻을 알지 못해 나오는 어리둥절한 모습을 귀여워하며 매력 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당연히 회사나 아이돌들은 어필하고 활용한다.


물론, 에이엔트루의 샤이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인 사람은 없지만.


“차라리 회사에는 말해. 그럼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잖아.”


“그럼 지금까지 알아들었으면서 모르는 척했던 거 다 말해야 하는데? 됐어. 그리고 이런 이미지로 한창 뽑아먹고 있는데 그만두면 안 되지. 나중에는 노력하는 샤이도 되어야 하고.”


“하이고.. 지랄도 염병이다. 그래서? 포기하려고?”


쩝 하고 입맛을 다신 샤이의 시선이 찌그러진 쇼핑백 위에 구겨진 채 놓여있는 무릎 담요로 향했다.


“아니. 오랜만에 원하는 것이 생겼는데 쉽게 포기할 수 없지.”


“뭐. 접근조차 못 한 누구보다 너는 예능도 같이 하니까 기회는 많겠다.”


“문제는 동철이 형이 나를 너무 감시한단 말이지.. 그동안 여자라고는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미친, 누가 들으면 여자에게 전혀 관심 없는 놈인 줄 알겠네. 뒤에서는 온갖 호박씨는 다 까면서.”


“앞에서는.”


“그래 말은 바로 해야지. 이번에는 언제야?”


“다음 주 목요일.”


“그때 데려오려고?”


“그때는 좀 힘들고..”


무릎 담요에서 시선을 거둔 샤이가 서랍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핸들. 다음 주 목요일이 네가 우리 야간 담당 맡아. 어. 그래. 네 것도 준비해 줄게. 확실히만 해.”


전원을 끈 휴대폰을 다시 서랍에 넣는 샤이가 비릿하게 웃었다.


**


“인당 10억, 총 40억.”


참 재미없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더 네임 엔터 대표와,


“뭐라고요?!”


들은 그대로 믿고 놀라는 지혁,


“지혁 씨. 흥분할 것 없습니다.”


그런 지혁을 진정시키는 나였다.


대표의 입에서 금액이 나왔다는 본격적인 대화의 시작을 의미했다.


흥분하고, 감정적으로 나가는 순간 모든 주도권을 잃게 되는 대화의 시작.


“왜 관계도 없는 AG 엔터의 팀장이 같이 왔나 했더니.. 이런 역할이었군요. 혹시나 AG가 우리 트링클을 원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네요. 하긴, 요즘 그렇게 잘나가는 풀썸이 있는데 트링클이 눈에 차지 않겠죠. 하하하”


“네. AG는 트링클에 관심 없습니다.”


음.. 너무 딱 잘라 말했나..?

저기 대표씩이나 되면 표정 관리는 기본 아닙니까?

썩어가는데요?

이거.. 주도권을 너무 쉽게 주는 거 아닙니까?


대표의 입에서 ‘희망’이란 말 속에서는 플썸을 데뷔시킨 AG 엔터가 트링클에게 관심을 둔다는 말은, 더 네임 엔터에서 보지 못한 무언가를 AG 엔터가 봤다는 뜻이고, 이는 그 무언가를 통해 트링클을 성공하게 해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의미가 숨어있었다.


“큼. 그럼 AG가 끼어든 이유가 뭡니까? 뭐.. 우리 트링클을 어디로 보낼 생각은 없지만. 궁금해서 말이죠.”


“조금 전에 대표님이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 역할입니다. 지혁 씨가 AG 엔터가 아닌, 저에게 따로 부탁했습니다. 최영수만 보면 주먹을 날리고 싶을지 모르니 말려달라고요?”


음.. 본인을 앞에 두고 좀.. 그랬나?

최영수 씨.. 그쪽도 표정이 썩어가는데요?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유정이와 미사를 다른 기획사에서 데려온 사람이 저라서 도움 요청을 받았고, 저는 그 요청을 들어주는 것뿐입니다. 대표님도 저 같은 사람 하나쯤 있어야 편하지 않겠습니까?”


“궁금증은 잘 해결했습니다만.. 지혁 씨께서는 바쁜 팀장님을 헛걸음시키셨네요.”


더 네임 엔터에 도착해 지혁은 어제의 일과 최영수 실장을 언급하며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더 네임 대표의 답은 NO.

지혁의 위약금 지급 의사도 여전히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다.


지혁이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로 ‘얼마면 되냐’고 외치자 나온 답이 바로, 인당 10억이었다.


“위약금이 문제가 아니죠. 우리가 트링클을 데뷔시키고, 키우기 위해 했던 노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죠. 그리고, 더 네임의 이미지에도 문제가 있어요.”


아이고.. 이미지를 생각하시는 분이 최영수 같은 놈을 녹화장에 보내셨어요?


아무튼, 대표가 말한 이미지의 문제는 계약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아이돌 그룹 전체가 다른 회사로 둥지를 옮긴다는 것은 회사와 아이돌 사이에 문제가 있었고, 회사에서 소송을 걸지 않으면 소속사 이전의 원인이 회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거였다.


“트링클이란 이름을 쓰지 않으면 될 거 아닙니까?!”


“트링클을 쓰지 않아도 트링클은 트링클이지요. 지혁 씨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팀은 해체되고 혼자 활동하신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지혁 씨가 아이돌이었다는 건 변함없습니다. 트링클의 팬들에게는 그 애들이 어떤 이름으로 활동하든 트링클입니다.”


오.. 지혁 씨 명치 좀 아프겠는데?


“우리 애들이 그렇게 마음에 드시면 계약이 끝나 갈 때쯤 다시 이야기합시다. 나도 빼앗기지 않으려면 노력해야겠네요. 하하하”


대표가 이렇게 나오면 지혁은 과연..


살짝 고개를 돌려 본 지혁은 고민이 많아 보였다.


대표 옆에서 다시 미소를 찾은 최영수가 살살 짜증 나는데.. 이제 끝내야겠다.


“저도 단순히 궁금해서 그러는데.. 대표님은 얼마면 트링클과 계약 해지할 것 같습니까?”


“얼마를 준다 해도 해지할 생각은 없지만.. 음.. 확실한 거절의 의미로 한 말이긴 한데.. 두당 10억이면 고민이 될 것 같네요. 하하하”


“10억이라.. 제가 지혁 씨 같으면 당장 계약서 가져오라고 하겠네요.”


“..네..? 지금 뭐라고..”


인기 있는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1억이 넘어가고, 유명한 작가의 작품도 회당 1억 정도.


유명 아이돌이라 불리는 1군, A급 아이돌의 행사 비용도 30분에 몇천만 원.


이름 앞에 ‘S급’이 붙으면 부르는 것이 값.


이런 시대에 1.5군 소리 듣는 트링클을 40억으로 데려올 수 있으면 땡큐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다.


트링클을 데려오고자 하는 회사는 40억이란 돈을 날릴 각오가 필요하고, 새로운 아이돌이 눈만 뜨면 데뷔하는 아이돌판에서 이미 데뷔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동한 트링클을 반드시 성공하게 하겠다는 각오도 있어야 하며, 그 성공에 대해 대비도 해야 한다.


또한, 트링클 멤버들의 실력은 둘째치고, 인성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그녀들도 데뷔 전보다, 데뷔하고 지금까지보다 더 노력해야 하며, 과거의 트링클과의 비교에서 이기고자 하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회사에 해당하는 지혁은 자기 돈 날릴 위험은 없고, 본인이 아이돌이었던 경험과 수만은 예능을 통해 아이돌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해야 지금 아이돌판에서 살아남는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며, 최영수에 대한 ‘복수’라는 것도 트링클을 성공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트링클은 그냥 다 떠나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면 하루라도 빨리 더 네임 엔터를 떠나는 것이 낫다.


“멤버당 10억 지급하죠.”


엥? 혹시 지금까지 고민한 이유가 자금 때문이었습니까?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은 표정의 지혁이 소파에 몸을 깊게 기댔다.


“아니. 하하하. 잠시만요. 지혁 씨.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농담입니다. 농담. 얼마를 줘도 트링클과 해지하는 일은..”


“차마 법적으로 문제가 될 해지 비용까지 지급하겠다는 소리는 못 하겠고.. 트링클의 이적에 관해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제가 처리한다는 것과 그래도 나름 더 네임도 방어해야 할 테니 그에 대한 수고비로 5억. 총 45억 어떠십니까?”


“45억이라고..”


허.. 표정 봐라.

1억만 더 부르면 바로 콜하겠는데?


하긴, 원래부터 트링클을 ‘상품’이라 생각하고 ‘흥정’할 생각으로 NO라 말하면서도 가격을 부르며, ‘상품’의 가치를 높이려 했던 사람이니까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에, 억 단위로 올라가니 표정이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연휴 휴재 안내. 22.09.06 41 0 -
공지 연재 요일, 시간 변경 안내입니다. 22.07.10 1,645 0 -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3 22.09.25 258 12 10쪽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6 22.09.24 327 11 11쪽
114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1). +8 22.09.23 377 13 12쪽
113 지금, 풀썸은. +6 22.09.22 387 14 11쪽
112 그 시각, CK 엔터. +6 22.09.21 401 15 11쪽
111 그 시각, 펙아티스트. +6 22.09.20 415 14 12쪽
110 풀썸 컴백 (5). +6 22.09.18 471 13 10쪽
109 풀썸 컴백 (4). +6 22.09.17 433 15 11쪽
108 풀썸 컴백 (3). +8 22.09.16 432 15 11쪽
107 선택은 각자의 몫. +6 22.09.15 454 16 11쪽
106 어쩌면 S극이 더 S극을 원할지도 모른다. +6 22.09.14 469 17 11쪽
105 풀썸 컴백 (2). +6 22.09.13 474 16 11쪽
104 풀썸 컴백 (1). +6 22.09.08 503 15 10쪽
103 풀썸 컴백 (0). +6 22.09.07 490 16 12쪽
102 이번에는 제발. +6 22.09.06 511 19 12쪽
101 나가용이 망해도 시계는 돌아간다 +6 22.09.04 553 18 12쪽
100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6 22.09.03 552 20 12쪽
99 안하리가 안하리 했다. +6 22.09.02 569 19 11쪽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6 22.09.01 589 18 11쪽
97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된 악연. +6 22.08.31 603 20 12쪽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3 22.08.28 673 21 12쪽
95 그래서 밝혀진 것. +6 22.08.27 662 20 12쪽
94 범죄지만, 범죄일지라도. +6 22.08.26 657 22 12쪽
93 내려다볼 수 있었기에 알 수 있었던 것. +6 22.08.25 675 21 12쪽
92 손바닥 위에 올린다는 건? +6 22.08.24 682 22 12쪽
91 모르는 것이 약? 아니, 모르면 독. +6 22.08.23 676 22 12쪽
90 변하려는 자와 변하지 않는 자. +6 22.08.21 717 19 11쪽
89 풀썸 미니 1집(2). +6 22.08.20 735 2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