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1.23 23:00
연재수 :
163 회
조회수 :
225,424
추천수 :
4,090
글자수 :
850,040

작성
22.08.25 23:00
조회
1,106
추천
25
글자
12쪽

내려다볼 수 있었기에 알 수 있었던 것.

DUMMY

93. 내려다볼 수 있었기에 알 수 있었던 것.


“오늘 같은 날 김무명을 빅 엔터에서 볼 줄은 몰랐군.”


오늘 같은 날이라..


나는 빅 엔터 주차장에 도착해 김영균에게 휴대폰을 돌려주며 두 가지 조언을 했다.


합의나 벌금 조금이 끝이겠지만 경찰서에 가서 사실을 밝히든지, 아니면 퇴직금이고 뭐고 이대로 빅 엔터를 떠나던지.


살짝 경찰서로 향하는 쪽으로 유도했지만.


내가 빅 엔터에 있기 전부터 근무했던 사람이나 퇴직금만 해도 꽤 될 것이다.


아깝잖아?


그리고, 나가용 본부장도 몇 년 사이에 힘이 많이 빠졌고.


하지만 김영균에게는 나가용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었던 것 같다.


받은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리고 빅 엔터 주차장을 걸어나가는 김영균의 결정에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왜?


그는 빅 엔터 사람이고, 나가용과 손잡고 피에스타와 문태영 실장에게 위협을 가한 것이지, 풀썸과 AG 엔터를 상대로 일을 꾸몄던 것이 아니었다는 이유와 결과론 적이지만, 모든 계획이 실패했다는 것, 그리고 공론화시켜봤자 법이 뭣 같아서 시간만 아깝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풀썸과 AG 엔터를 향해 그런 수작을 부렸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벌했을 것이다.


김영균은 내 앞에서 껐던 휴대폰을 다시 켜서 나가용 본부장에게 연락하거나, 빅 엔터 건물을 나가는 척하며 뒷문 같은 곳으로 들어와 나가용 본부장을 나보다 먼저 찾아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나가용 본부장이 ‘오늘 같은 날’이라는 말을 하며 웃지.


“오늘 같은 날이요? 뭐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흠! 아이돌 운동회 때문에 바쁜 사람이 나를 찾아와서 놀랐다는 뜻이야.”


“오히려 한가합니다. 풀썸이 참가하는 것도 아니고, 지원 준비도 돈이 다 해줬거든요. 클릭 몇 번이면 숫자들이 왔다 갔다 하는 세상 아닙니까? 업체들도 숫자 확인했으면 알아서 움직이겠죠.”


AG 엔터가 돈이 많다는 자랑이었고, 내 의도가 정확히 나가용 본부장에게 전달됐다.


엘리샤의 표정도 볼만했는데, 나가용 본부장의 표정도 재밌었다.


변태인가.. 큼!


“그래. 돈 많다고 자랑질하려고 온 건 아닐 테고. 무슨 일이지?”


“재밌는 일을 꾸미셨던데요?”


나가용 본부장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가 묘한 웃음과 함께 돌아왔다.


“재밌는 일이라.. 요즘 내 주변이 재밌게 돌아가고 있지. 충성 맹세했던 개새끼는 주인의 등에 칼을 꽂았고, 자기가 갑이라고 생각하는 년은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날뛰고 있고, 그년에게 휘둘리는 년들이나, 그년 말 한마디에 서류 한 장 달랑 보내는 곳이나.. 아주 재밌어.”


문태영 실장과 엘리샤, 그리고 M 호텔에 대한 말이었다.


M 호텔의 투자금 회수 압박에도 나가용 실장이 엘리샤가 멤버로 있는 피에스타에 수작을 부린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투자금.

즉, 수익이 날 수 있지만, 원금의 손해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M 호텔 투자금 대부분은 피에스타의 데뷔 준비와 데뷔 후 활동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피에스타는 쏟아부었던 자금에 비해 성공하지 못했다.


‘M 호텔의 제안을 받아 엘리샤를 데뷔시켰고, 투자금 대부분을 피에스타를 위해 썼지만, 풀썸이라는 큰 암초를 만나 성공하지 못해 이익을 얻지 못했다.’


이 말 하나면 M 호텔의 압박은 해결된다.


그리고, 박채아가 중국에서 꽤 많은 수익을 올려 주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소형 캠코더의 용도에서 ‘도촬’을 제외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재밌는데, 본인은 오죽하겠습니까?”


“건방지군.”


“알고 계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말한 ‘재미’는 그런 게 아닙니다만?”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알고 있는데?”


“아.. 요즘 돌려 까는 재미가 붙어서 말이죠. 하하하. 제 재미는 여기까지 하고.”


재킷 안주머니에서 녹음기와 소형 캠코더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 이건..”


이래서 당신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는 겁니다.


적어도 저를 박채아의 스토커로 포장했을 당시는 이딴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되물으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벌었을 테니까요.


“오늘 새벽.. 문 실장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고요.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본부장님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 또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정확하게 이런 장치들이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AG의 보안 시스템을 바로 부탁했으니까요.”


“크크크. 하하하하. 역시 문 실장인가?”


미친 건가?


“아니라는 말도, 김영균이 꾸민 일이라는 말도 하지 않으시네요?”


“그런 것 따위가 네 앞에서 필요한가? 실패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피에스타 멤버들도 알고 있습니다. 문 실장의 독립이 더 쉬워졌고, 이번 일로 M 호텔의 압박도 심해질 텐데요?”


“큭큭큭. 상관없어. 나가기 전에 똥물이라도 좀 뿌려 줄 생각이었지 잡고 있겠다는 건 아니었거든. M 호텔?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누구처럼 횡령은 하지 않아.”


웃기게도 횡령은 하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계약서도 깔끔하고, 피에스타에 들어간 돈도 나름 투명하지. 피에스타에 많은 돈이 들어간 이유? 배우만 관리하던 빅 엔터의 첫 아이돌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년이 최고만 외친 이유도 있어. 의상 하나 값이 어지간한 아이돌 활동 기간에 입는 의상 전체 값과 비슷할걸? 크크. 남은 투자금? 물론 회사자금으로 썼지. 그건 뭐. 중국에서 들어온 돈으로 해결 가능해.”


“문 실장을 엿먹이고, 피에스타는 가지지 못할 거라면 부순다는 생각이었습니까?”


“잘 아네.”


너무 당당한데? 역겨워질 것 같은데?


“내가 문 실장의 앞길을 막고, 피에스타 멤버들을 사회적으로 말살시키려 한다고 생각하나? 큭큭. 그런데 말이야.. 문 실장의 앞길? 문 실장 때문에 앞길이 막힌 사람이 몇몇이나 될 것 같나? 20대 초반의 어린 피에스타 멤버들? 그년들이 아이돌이 되기 위해 했던 노력과 열정? 하하하하.”


나가용 본부장의 웃음이 뚝 하고 멈췄다.


“그년들에게 그런 열정과 노력이 있었을 것 같냐? 아! 있었구나. 그런데 없어졌네? 이슬이에게 질투하고, 엘리샤의 돈에 굴복한 순간 없어졌네? 큭큭. 그년들이 숙소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들려줘? 하하하하”


순간, 내 머릿속을 관통하고 지나간 말이 있었다.


‘그년들이 숙소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들려줘?’


그리고 내 감은 나가용 본부장에게 받을 ‘이자’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래. 도와주면 얼마 준다고 했어? 아! 돈에 휘둘릴 사람이 아니니.. 내 약점이라도 하나 알려 준다고 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큭큭. 문 실장과 놀더니 너도 우리 세상에 들어온 건가? 하하하. 자! 말 해봐. 이걸 들고 와서 뭐라고 할 생각이었지?”


지금까지 봐왔던 나가용 본부장의 모습 중에 지금이 어떤 가면도 쓰지 않은 본연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받아 갈 생각이었는데.. 재미없어졌네요. 누군가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것들이 무슨 재미로 그러나 싶었거든요? 벌벌 떨어주면 또 모를까.. 재미없네요.”


“크하하. 재미? 하하하. 협박도 하던 놈이 하는 거야.”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 그가 했던 말을 누군가와 상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제 일도 끝났고, 재미는 못 봤지만 어떤 기분인지 알았으니 가렵니다.”


“간다고?”


“그럼 본부장님과 쌔쌔쌔라도 합니까?”


“진짜 이걸로 나를 협박하러 온 거였냐고?”


“제가 언제 헛소리한 적 있습니까?”


“문 실장과 손잡은 것이 아니었나? 피에스타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


“문 실장님이나 본부장님.. 똑같은 사람인데 손잡아서 뭐합니까? 제가 그때 말했죠? 두 사람이 손을 잡아야 ‘재미’있다고요. 피에스타? 제가 왜 그 애들을 생각해야 하죠?”


나가용 본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럼! 왜 끼어든 거야?”


“재미있을 것 같아서?”


“뭐?”


“한때는 큰 산처럼 보였던 두 사람이 서로의 발등을 찍는 모습! 바로 옆에서 볼 기회 아닙니다. 다음에는 얼마나 더 큰 재미를 줄지 기대하죠.”


빅 엔터 건물을 벗어나 바로 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 그래? 일단 들어와.


**


“2023년을 살면서.. 90년대 같은 짓을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라..”


“네. 대표님. 그동안 수집했던 빅 엔터의 대한 것에도, 박 대리가 전해 준 정보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습니다.”


소파 손잡이를 툭툭 두드리는 안 대표의 혼잣말에 빅 엔터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는 서류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있는 최 부장이 답했다.


“김 팀장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저는.. 방법이 있다면 조금 더 파고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나가용 실장이 풀썸이나 AG 엔터를 방해했던 일들은 엔터 업을 하는 이상, 그리고 적대 관계인 이상. 예상 범위 안이었고, 범죄라기보다 계략에 가까웠습니다.”


풀썸이나 AG 엔터와 관계없는 문태영 실장과 피에스타의 일도, 당사자의 허락 없이 녹음은 됐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법이라 ‘범죄’라고 정의하기 힘들었고, 소형 캠코더도 피에스타 멤버들의 신체 일부나, 탈의 등의 장면은 없었다.


“하지만, 나가용이 순간 내뱉은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음성이 저장된 무언가를 그가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문 실장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피에스타 숙소에 녹음기를 숨겨 놓은 것이라면 나가용이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일이고, 문제가 생겨도 그들이 해결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녹음기가 끝이 아니고, 피에스타가 다가 아니면 우리가 개입해도 전혀 문제없는 범죄지.”


“네. 우리가 아니라 누구든 나서야 하는 문제입니다.”


나가용 본부장이 흘린 말에서 내린 결론은, ‘그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사생활을 어떠한 장치들을 이용해 저장하고 보관하고 있다.’ 였다.


사실, 빠져나갈 구멍이 충분하다 뿐이고, 규정과 처벌이 허술하다뿐이지, 문 실장과 피에스타의 일도 범죄였다.


하지만, 한 발만 더 나가아 애매한 선까지 넘어버리면, 빠져나갈 구멍은 존재하지 않고, 규정과 처벌이 확실한 범죄가 된다.


“최 부장님. 혹시 빅 엔터 소속이었던 배우 중에서 계약 해지 과정이 복잡했거나, 재계약에 강제성이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까?”


과거 엔터 산업을 조폭들이나 그들에게 일을 배운 사람들이 이끌어 가던 시절에는 녹음 하나가, 동영상 하나가 노예계약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더 교묘해지고 치졸해질 방식으로 여전히 존재했다.


“전혀요. 지금은 손을 놓고 있는 대표도 계약만큼은 나름 깔끔했어요. 나가용도 마찬가지고요. 계약 해지나, 재계약 방식은 똑같아요. 한 번은 계약금을 올려서 잡는다. 하지만 거부하면 웃으며 보낸다.”


“나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그거야. 내가 아는 나가용이라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런 장치들을 숨겨 놓았으면, 이용할 사람이거든?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대놓고 물어본다고 답해 줄 것 같지 않고.. 알아보려면 나도 선을 좀 넘어야 하는데 괜찮겠어?”


안 대표가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김장&이사 관련 휴재 안내입니다. +3 22.11.23 64 0 -
공지 연재 요일, 시간 변경 안내입니다. 22.07.10 3,034 0 -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262 9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267 11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358 11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40 10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50 12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67 14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70 12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369 14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57 12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19 13 12쪽
153 응? +6 22.11.11 443 13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41 14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48 15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44 14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07 13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492 13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11 15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24 13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24 15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01 14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60 14 11쪽
142 때는 꼼꼼히 벗겨야 한다. +6 22.10.27 575 14 10쪽
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592 13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07 15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63 16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24 15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11 15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29 1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