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1.23 23:00
연재수 :
163 회
조회수 :
225,247
추천수 :
4,089
글자수 :
850,040

작성
22.08.28 23:00
조회
1,096
추천
26
글자
12쪽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DUMMY

96. 그래서, 더 밝힐 수 있었던 것.


아이돌 운동화 녹화가 끝난 새벽.


“아.. 피곤하다..”


“미친놈. 한 것도 없으면서 뭐가 피곤해?”


“야. 내가 가만히 있었으면 저것들이 네 앞에 앉아있었겠냐?”


미사와 함께 ‘퀴즈 학교’에 출연 중인 보이 그룹 ‘에이엔트루’의 샤이가 조금 전까지 누군가가 있었던 자리를 가리켰다.


“야! 오는 것 같다. 주둥이 조심해라.”


“넌 행동파잖아. 발정 나서 오버나 하지 마.”


“씨X. 맞는 말이라 뭐라 못하겠네. 하하하”


문이 열리고 20대 초반의 여성 두 명이 들어왔다.


“샤이 오빠! 얘 완전히 신 났어요!”


“유진이가 있는 회사가 단속이 심하다며? 이 자유로움이 좋을 수밖에.”


“오빠는 어떻게 알았어요?”


샤이의 답에 유진이라는 여자가 물었다.


“오늘 같은 날은 매니저들도 피곤하고, 새벽까지 이어진 녹화 때문에 피곤해 뻗을 거로 생각하거든. 위에서도 고생했을 테니 좀 풀어주라 했을 것이고.”


“전 그것도 신기하지만, 오빠가 이렇게 한국말을 잘할 줄은 몰랐어요.. 아이돌 학교에서는..”


“하하하.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지. 너도 우리 클럽 회원이라 내가 본모습을 보이는 거야.”


“클럽요?”


“큭큭. 그건 천천히 알아가고. 일단 한잔하자.”


샤이가 벨을 누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이 세팅되었다.


“그나저나.. 오늘 피에스타 왜 그런지 알아?”


“아니요. 저도 미친년들인 줄 알았어요.”


피에스타는 김무명의 말을 철저히 따랐다.


머리카락은 활동하기 편하게 묶었고, 예쁜 운동화가 아닌 편하고 기능성이 좋은 것으로 바꿨다.


그리고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녔다.


하지만, 피에스타가 운동신경이 좋은 것도 아니었고, 학창시절, 육상 등의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 어떤 종목의 시상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렇게 미친년처럼 뛰니까 눈에 띄긴 하더라.”


“그런 거라도 노려보는 거겠죠.”


“그럼 뭐해. 여돌은 풀썸 천하 아닌가? 아.. 미안. 하하하”


“맞는 말인데요. 뭐. 그리고 이제는 그런 말 들어도 타격도 없어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시윤의 말을 유진이가 이었다.


“저도요. 처음에는 짜증 났는데.. 넘사벽이더라고요. 회사 사람들도 풀썸 데뷔했을 때는 비교 많이 했는데 이제는 비교도 안 해요. 자기들도 느낀 거죠.”


“다신 트레이닝이 힘들어졌지.”


“맞아. 맞아.”


풀썸 때문에 힘들어진 것들을 주고받는 시윤과 유진을 보며 샤이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런 모습을 발견한 같은 그룹 보람이 샤이의 발을 툭 쳤고, 샤이는 짧게 혀를 차며 입을 열었다.


“연습 열심히 하면 너희도 인정받을 거야.”


“어머! 아이돌 선배님께서 그런 희망 고문을 후배에게 하시면 안 되죠. 호호호”


“포기가 빠른 거 아냐?”


“우리 회사가 AG가 아니라 CK 정도만 되어도 저는 이 자리가 아니라 연습실에 있었을 거랍니다.”


한계의 문 앞에서 선 사람들을 두 가지로 분류하기 힘들지만, 굳이 두 가지로 분류해보자면, 한계를 넘어서 문을 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한계를 인정하고 돌아서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풀썸이라는 한계를 마주한 시윤과 유진은 후자였다.


그리고, 후자면서 한계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자들을 부정하는 부류였다.


“피에스타도 빅 엔터쯤 되니까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거겠죠.”


“빅 엔터 요즘 시끄럽던데?”


“그래도 피에스타를 못 준다, 데려가겠다. 이렇게 싸우잖아요. 아마 우리 회사였음. 서로 데려가라고 싸웠을걸요?”


마주 앉은 두 여자를 파악한 샤이의 주도로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오빠.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저도..”


“그래. 빨리 다녀와. 우리 심심해. 하하하”


서로의 몸에 의지해 룸을 나가는 시윤과 유진의 뒷모습을 보며 샤이가 주머니 속에 있던 무언가를 꺼냈다.


“이제는 괜찮지?”


“늦었지. 큭큭.”


“하.. 미사에게 쓰려고 아껴 뒀던 건데..”


“그래! 미사는?”


“있어 봐.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까.”


“텄네, 텄어. 야. 그런데, 요즘은 그거 안 보여 주냐?”


“새끼야! 조용히 안 해?”


“우리밖에 없는데 지랄은! 그래서! 왜 안 보여주는데?”


“건우 형님이 신상은 없다더라. 아이돌이나 여배우 것도 아닌데 뭐가 좋다고.”


“몰라. 난 일반인들이라 더 좋더라. 큭큭.”


샤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작은 병의 뚜껑을 열어 맞은 편에 놓인 두 개의 술잔에 나눠 넣었다.


“미사고, 일반인이고. 일단 오늘에 충실하자.”


“충실은 개뿔.”


**


김무명과 박빛나 매니저가 햇빛 지원 센터를 다녀간 다음 날.


“이런 것도 보안 시스템이라고 달아 놨네요.”


“우리 센터장 눈에 가소롭지 않은 것도 있을까요?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CCTV고 뭐고, 다 바보가 되는데.”


“형님. 형님 금칠도 몇 년 동안 받으니 이제 익숙합니다.”


“하하하. 그래요? 그럼 우리 센터장이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볼까요? 어디인가요?”


“저 방에 걸린 것들이 제일 많았어요.”


조건강 센터장이 나가용 본부장 집에는 있는 네 개의 방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OK!”


드레스룸.


“흐미.. 명품이 아닌 것이 없네.”


“생긴 것도 반반합니다.”


“그래요? 잘 생겼어, 돈 많아, 회사까지 이끌어.. 다 가졌네, 다 가졌어, 다 가져서 그런 것도 가지고 있었나? 개새끼. 찾았다!”


센터장과 함께 온 남자가 벽에 숨겨진 공간과 그 속에 자리하고 있는 금고를 발견했다.


“따죠.”


“뭘 더 가졌는지 확인해 볼까요? 큭큭.”


고가의 금고가 열리는 데에는 2분이면 충분했다.


“에? 휴대폰? 얼래? 구형 휴대폰도 있네?”


“제가 다시 나서야겠네요.”


“가져가지 않고요?”


“갓하리님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어야 합니다.”


조건강은 가져온 노트북에 스마트폰 하나와 구형 휴대폰 두 개를 차례대로 연결해 저장된 모든 것들을 옮겼다.


“음.. 화면에 나오는 이름들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면 안 될 것 같네요.”


“저도 모릅니다만.. 아무래도 돌아가는 길에 AG 엔터를 방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건강과 남자가 나가고, 나가용의 집에 다시 보안 시스템이 가동됐다.


잠시 뒤, AG 엔터 대표실.


“둘 다 오랜만?”


“대표님을 뵙습니다.”


“하여간 딱딱하다니까. 나가보면 중세시대인 줄 알겠어.”


“김무명 씨는요?”


“오늘 휴가 줬어. 예민한 사람이라. 하하하,”


오랜만에 김무명 등 뒤의 야차를 본 안하리는 오늘 하루 무조건 쉬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럴 만했을 겁니다.”


“무서웠지?”


“네.. 솔직히 오랜만에 사람에게서 공포를 느꼈습니다.”


“18살 같지 않은 널 본 김 팀장도 무서웠을 거야. 하하하. 그래. 무슨 중요한 일이라 여기까지 왔을까?”


안하리도 이미 알고 있는 김무명의 부탁 내용에 이어, 조금 전 나가용 본부장의 집을 확인하고 찾아온 것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스마트폰부터 확인해 봐.”


“네.”


조건강의 노트북 전원이 켜지고, 금고 속에 있던 스마트폰의 모습 그대로 화면에 나타났다.


“터치가 아닌 클릭이지만 보시기에 무리는 없을 겁니다.”


“잘 만들었네. 휴대폰 모습 그대로라 보기 편해.”


안하리는 노트북 화면 속 스마트폰을 천천히 확인해 나가기 시작했다.


“영상 전송을 위한 폰이네.. 여기서부터는 두 사람 눈을 돌려야 할 것 같은데?”


“아! 네!”


두 남자의 시선이 노트북 화면에서 멀어진 것을 확인한 안하리는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


“이런 것들이.. 그 새끼 컴퓨터에 있었단 말이지..”


클릭, 클릭, 클릭,


한동안 대표실에는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들만 들렸다.


“연예인은 없는데.. 직원들인가? 같은 명찰에.. 같은 장소.. 직원들이네.. 미친 새끼. 건강아. 구형 확인하려면 뭐 눌러야 해?”


“바로 옆에 있는 ‘2’라고 적힌 것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안하리는 화면 속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2’를 클릭했다.


스마트폰처럼 구형 휴대폰 그대로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하.. 이건 괜찮겠다. 편하게 앉아.”


자세를 고쳐 앉은 두 사람을 보며 안하리가 피식 웃었다.


“궁금하면 궁금하다고 말해.”


“궁금하지 않습니다.”


“아니. 넌 궁금해.”


“네! 궁금합니다!”


“하하하하. 김건우라고 알아?”


“배우 김건우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박찬경은?”


“모르겠습니다.”


“연예계 큰 손. 최근에 생긴 기획사 중에 이 사람 돈이 안 들어간 곳이 없지.”


“고경표는?”


“압니다. 공무원입니다.”


“응. 세무조사가 전문인 공무원이지.”


“이용완은?”


“민국당 의원..입니다..”


“장수원 아저씨가 좋아하겠어. 가지가지 다 그렇지?”


“제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는 겁니까?”


조건강는 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은 스마트폰의 영상과 안하리의 입에서 거론되는 이름들을 종합해 한 가지 결론 냈다.


“맞아. 그것밖에 더 있겠어? 김 팀장에게 오늘 휴무를 준 건 신의 한 수였네. 아니면 바로 나가용에게 갔을걸?”


- STF2452S2 기기와 연결되었습니다.

- 전송 작업을 시작합니다.


안하리의 시선이 테이블에 놓여있는 조건강의 휴대폰으로 향했다.


“나가용의 휴대폰에 프로그램이 설치됐습니다.”


잠시 뒤.


“별거 없네?”


“늘 휴대하고 다니지만, 분실될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철저하다면 철저하고.. 멍청하다면 멍청한 놈인데.. 목적이 뭘까? 흠.. 건강아. 내 컴퓨터로 다 옮겨줘.”


“네. 휴대폰처럼 보이게 하는 프로그램도 같이 설치하겠습니다.”


“OK”


“제 노트북에서는 삭제하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로 생각했어.”


조건강이 자료를 옮기는 동안 안하리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삼촌.”


- 조카님께서 전화를 다 주시고 영광입니다. 하하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지만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사람 좀 보내줘요.”


- 아이고.. 우리 조카님을 누가 화나게 했을까요? 딱 떠오르는 인물이 있네요. 당장 보내죠.


“고마워요.”


정무현 검찰 총장과의 통화를 끝낸 안하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검색 후 통화를 눌렀다.


“아저씨.”


- 삼촌이라니까요. 허허허


“좋아요. 삼촌.”


- 이런.. 있지도 않은 솜털이 서는 것 같네요.


“이용완 알죠?”


- 이용완이 잘 알죠. 입만 산 놈이었는데, 그 입 때문에 민국당이 제대로 욕먹는 중이라 요즘에는 이완용으로 불립니다. 하하하.


“그럼 이용완을 이용해 민국당에 빚이나 만드세요.”


- 허허. 귀한 차가 들어왔는데 가지고 가죠.


“기다릴게요.”


휴대폰을 백에 넣은 안하리가 작업을 끝내고 기다리고 있는 조건강에게 물었다.


“재벌가의 딸이 정치인과 검찰을 움직이는 것이 좀 그래?”


“아닙니다. 철저한 응징을 위해서라면 더 한 것도 이용해야죠.”


“애늙은이.”


조건강과 같이 온 남자가 나가고 문이 완전히 닫힌 순간, 안하리의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씨X 새끼. 너는 물론이고 빅 엔터까지 갈아 마셔주마. 넌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300년 형을 받는 새끼가 될 거다.”


안하리는 테이블이 놓인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2’번을 눌렀다.


“최 부장. 나. 심신 안정을 위해 조퇴.”


- 편히 쉬십시오.


대표실을 나서는 그녀의 등 뒤로 맹수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김장&이사 관련 휴재 안내입니다. +2 22.11.23 52 0 -
공지 연재 요일, 시간 변경 안내입니다. 22.07.10 3,030 0 -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248 9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261 11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353 11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37 10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47 12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64 14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67 12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367 14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55 12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17 13 12쪽
153 응? +6 22.11.11 442 13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40 14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47 15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43 14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06 13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491 13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10 15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23 13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23 15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00 14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59 14 11쪽
142 때는 꼼꼼히 벗겨야 한다. +6 22.10.27 574 14 10쪽
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591 13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06 15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62 16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23 15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10 15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28 1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