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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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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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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709

작성
22.09.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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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DUMMY

98. 나가용의 준비된 추락의 시작은 나였다.


그날 저녁 속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포털 사이트와 뉴스에서는 나가용을 ‘모 엔터 본부장’으로 표현했다.


“조금 있으면 모 씨가 아니라 쓰레기의 이름이 거론되겠네요.”


역시나 안 대표의 입김이 들어간 법원 쪽에서는 나가용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모 본부장이 나가용인 걸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면서요?”


“네. 빅 엔터 직원들의 입을 막아야 할 문태영 실장이 단속하지 않았고, 그도 조사 중이니까요.”


빅 엔터는 나가용의 아버지인 현 대표가 이끌어가는 곳이 아니라 나가용과 문태영이 이끌어가는 회사였다.


나가용은 엉망인 얼굴로 검찰청으로 향했고, 문태영도 끌려간 것은 아니지만, 현민우 검사의 연락을 받고 스스로 검찰청을 찾아가 조사를 받고 있다.


예전 빅 엔터에 충성하던 문태영이었다면, 나가용을 위해 노력하고, 직원들의 입단속에 신경 썼겠지만, 그의 입에서는 어떤 지시도 나오지 않았다.


문태영 실장이 검찰청으로 갔다는 사실을 엘리샤는 당연히 알았을 것이고, 엘리샤가 알았다는 것은 M 호텔 대표의 귀에도 나가용의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과 같았다.


빅 엔터 대표가 급히 일선에 복귀했지만, 이미 밖으로 새어나간 말과 M 호텔의 압박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 실장에게서 나온 건 없습니까?”


“음.. 일단 우리, 나가서 이야길 할까요? 답답하지 않아요?”


현민우 검사의 말에 문득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경찰서의 조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진술 안 했는데요?”


“의외로 법을 잘 지키시네요?”


의외는.. 뭡니까..


“남부 경찰서가 나선 이유가 있어요. 간단하게 SS라고만 말하죠.”


신고가 들어간 중부 경찰서가 아닌 남부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던 것도, 빠르게 검찰로 이관되어 현민우 검사가 담당이 된 것도 안 대표의 힘이었다.


“어쩐지.. 그냥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저희도 마찬가지만, 여기 계시는 분들도 손대면 안 되는 건이라는 것을 아는 거죠. 자. 갑시다. 배고파요. 국밥 좋아해요?”


“좋죠.”


현민우 검사와 나는 근처 국밥집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


“문태영에 관해서 물었죠? 나온 거.. 있죠.”


설마, 문태영도 나가용의 거지 같은 취미에 동참했단 말인가?


사이가 틀어지기 전까지는 서로의 치부를 알고 있는 둘도 없는 사이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그 인간의 죄들이 줄줄이 나오더군요.”


아닌가..?


“그 영상들에 대해서는요?”


“문태영도 모른답니다. 오히려 미친놈이라면서 욕하더군요. 뭐.. 당연히 안 믿었죠.”


검사인 현민우는 당연히 영상과는 관계없다는 문태영을 말을 믿지 않고 조사에 들어갔다.


“컴퓨터고 휴대폰이고.. 없더군요. 통신사에서 자료까지 받았는데 관련된 사람들과 연락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조건강 센터장이 나서지 않아서 찾지 못한 건가?


“김 팀장님의 그 눈빛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네요. 안 대표님께서 소개해준 분의 범죄 현장을 눈감아 주면서 알아낸 겁니다.”


조건강 센터장도 발견하지 못했다면 문태영은 진짜 그 영상들과 관계가 없다는 말이었다.


“그래도.. 제가 꼴에 검사 아닙니까? 하하하. 계속 의심이 가더군요. 그런데 그 의심이 한방이 사라졌습니다.”


“한방에요?”


“네. 나가용의 말을 듣고 문태영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풀었죠.”


현민우 검사는 나가용에게 대놓고 물었다.


문태영도 이번 일과 연관 있냐고.


“뭐라던가요?”


현민우 검사가 식당 테이블 양쪽 끝을 잡더니 상체를 나를 향해 살짝 숙이며 씨익 웃었다.


“내가 왜? 좋은 건 나누는 게 아니야. 약점을 잡아야 할 놈에게 약점 잡힐 일 있어? 그 새끼도 나만큼 지랄 맞은 놈인데? 큭큭. 그 새끼가 알았다면 김무명이 찾아오기 전에 인터넷이 난리 났을걸?”


잘생긴 현민우 검사의 나가용 흉내라 덜 소름 돋았지만, 엉망이 된 얼굴로 내가 알고 있는 그의 분위기, 그리고 조금 전 현민우 검사의 입에서 나온 말을 더해 상상하니 소름이 돋아났다.


“미친놈이죠. 미친놈이 하는 소리는 딱 두 가지예요. 진실 혹은 거짓. 어중간하지 않죠. 거기에 조사관들보다 더 뛰어난 이들이 증거까지 못 찾았는데 의심을 풀지 않을 수 없었죠. 음? 표정이 왜 그러십니까? 문태영이 관련 없다는 것이 의심되는 겁니까?”


“아. 아닙니다.”


내가 나가용을 모르고, 그와 함께 일하지도 않았고, 그와 대화 한번 나누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가 평소에 조금이라도 ‘미친놈’의 모습을 보였다면,


‘미친놈’이 결국 ‘미친 짓’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술을 좋아하고, 돈을 좋아하고, 여자를 좋아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밟는 사람이었지, 이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었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지 않은 채 현민우 검사에게 말하니, 그가 들었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런 놈들이 더 위험합니다. 딱 봐도 미친놈은 대비라도 할 수 있지.. ‘미침’을 숨겨 놓고 억누르는 놈들은 일이 터져야 본성이 나오고.. 그때는 이미 일이 터진 뒤죠.”


나가용도 그런 사람이며, 이번 일을 통해 억누르던 것이 한 번에 터져 본성이 나왔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아마 김 팀장님이 나서지 않았다면 사회는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피해자들의 신상 보호를 위해 현민우 검사는 피해자들이 연예인인지, 일반인지 밝히지 않았고, A, B, C 따위가 아닌, ‘피해자들’로 발표했다.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엔터 관계자이니 피해자들이 연예인일 것이다, 소속 연예들과 소속이었던 연예인들의 증언에 따라면 연예인이 아니라 그와 연인 관계있던 여성들의 영상일 것이다. 등의 의견들로 시끄러웠다.


나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들이 입을 닫고, 검찰도 정보를 흘리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시끄러운데, 나가용이 사람의 탈을 벗어버리고, 영상이 유출되거나 피해들의 이니셜이라도 공개됐다면 지금보다 더 큰 파문을 일으켰을 것이다.


“문태영도 실형까지는 아니고.. 뭐라도 받을 겁니다. 나가용 입에서 나온 말 중에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으니까요. 또, 그만큼 문태영의 입에서 나가용에 대한 것도 나왔지만. 하하.”


“M 호텔이 움직였을 텐데요?”


“그래서 실형까지 안 간다는 겁니다. 문태영 쪽 변호사 빵빵하더군요. 아! 나가용의 변호사도 빵빵합니다. 우리 쪽 사람으로요. 하하하. 그나저나.. 연예계는 그런 사람이 회사를 운영해 괜찮은 겁니까?”


현민우 검사가 말한 그런 사람이란, 문태영을 말하는 거였다.

더 정확히는 나가용의 개로써 누군가에게 이빨을 드러냈거나, 물었던 자가 엔터를 운영하고 아이돌을 키우는데 다른 기획사에서 보기만 하는지, 대중들의 반응은 괜찮은지를 묻는 것이었다.


“문태영 정도야 뭐. 저도 회사 운영까지는 아니지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기가 전부인 세상이라서요.”


“우리가 조금만 더 빨리 만났어도 그때의 일은 없었을 텐데요..”


현민우 검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깊게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같은 법조인으로서의 사과가 아닐까 싶었다.


“아닙니다! 검사님께서 사과할 일이 아닙니다.”


이런 사과를 바랐던 적 있었고, 이런 사과라면 만족할 것 같은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안 대표와 만나고, 나도 잠에서 깨면서 누군가의 ‘대신’사과에 만족할 수 없었다.


사과는 박채아 사건 당시의 사람들의 몫이지 현민우 검사의 몫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일이 있었기에 안 대표님을 만났고, 검사님을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샤이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건 부탁합니다. 풀썸 멤버 한 명이 그와 같은 예능에 출연 중입니다.”


현민우 검사가 보이 그룹 ‘에이엔트루’의 샤이까지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금고 속에서 발견된 구형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 중에 이슬이의 첫 드라마와 인연이 있는 김건우의 이름이 있었고,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가용에게서 시작된 영상이 샤이에게까지 전해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같은 에이엔트루 멤버인 보람도 샤이와 함께 검찰청으로 소환되었다.


“문태영이 내 감을 죽인 사람이라면, 샤이 그놈은 역시 내 감은 죽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놈이죠.”


현민우 검사에게 샤이와 보람에 대해 들은 나는 입맛이 뚝 떨어졌다.


**


현민우 검사와 헤어지고 AG 엔터 대표실.


“고생했어.”


“대표님 덕분에 고생한 것도 없습니다. 이슬이는 좀 어때요?”


안 대표와 나는 이슬이에게 어디까지 알려주냐를 두고 고민했었다.


나가용을 죽여 땅속에 묻어버리고 끝날 일이라면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와 안 대표만 입을 닫고, 박빛나 매니저와 조건강 센터장이 안 대표의 힘으로 입을 닫으면 영원히 이슬이는 그런 영상이 존재했다는 것을 모를 테니까.


하지만 나와 안 대표의 결정은 나가용에게 죽음보다 더한 절망을 안겨주자는 것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땅속에 묻는 것이 아닌 검찰에 넘겨야 했다.


안 대표가 힘이라면 영상과 관계없는 죄명으로 나가용을 벌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자신의 가치와 감정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 선택지는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사건의 진짜를 일부라도 밝혀야 한다는 것이고, 똑똑한 이슬이가 아닌 누구라도 ‘혹시’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며칠이지만, 고민하고 또 고민해 이슬이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


이슬이에게 사실을 밝히고, 같이 화내며 보듬어 주었던 사람이 바로 안 대표였다.


“충격이 클 텐데 내색 안 하고 녹음하는 거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너에게 고맙다고 전해 달래.”


나는 그 어떤 영상도 보지 않았다.

그 어떤 영상도 보지 않았기에 윤이슬 폴더에 들어있던 것도 보지 않았다.


이슬이도 내가 자신의 사생활과 녹화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믿었다.


예의 바른 이슬이가 직접 고마움을 전하지 않은 것은 이슬이의 심리적인 문제였다.


“당분간 녹음실 가는 것도 자제해야겠군요.”


“이번 앨범 준비부터 활동은 빛나와 이나에게 맡겨. 넌 샤이 같은 놈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뒤에서 지켜보고.”


“네. 샤이에 관한 것도 현민우 검사가 어느 정도 밝혀낸 것 같습니다. 나가용의 영상을 받았던 인간 중에서 샤이가 제일 쓰레기고 다음이 김건우랍니다. 나머지는,”


“원래 쓰레기였는데 더 쓰레기가 됐을 뿐이지. 현 검사가 뭐하고 하던데?”


나가용이 예상을 벗어난 인간이었다면 샤이와 김건우는 정확히 예상 속 인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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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정채연(1). +6 22.11.20 395 13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71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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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89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91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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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76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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