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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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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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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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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선택은 각자의 몫.

DUMMY

107. 선택은 각자의 몫.


지금부터 하는 말을 민수가 믿지 않는다면 나는 그가 아무리 성장을 지켜보고 싶은 인물이라도 포기할 생각이다.


“사극 하면 최태후 배우님을 떠올리듯, 악역 하면 민수 씨를 떠오르게 하겠다는 겁니다. 최태후 배우님처럼? 목표는 될 수 있고, 최태후 배우님의 명성에 도전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적어도 민수 씨가 데뷔하고 작품에 선택받는 것이 아닌, 선택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야 가능한 겁니다.”


“그래도 어차피 최태후 배우가 그렇게 했으니 너도 그렇게 해야 해가 아닙니까?”


바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지만, 해야 할 말이 남았기에 대화를 종료하지 않았다.


“풀썸이 기존 아이돌과 같아 보입니까?”


“..네?”


“풀썸이 지금까지 데뷔하고 활동하는 아이돌과 같아 보이냐고 물었습니다.”


풀썸은 데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기존 아이돌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학교 축제에 초대되지만, 유명 대학이나 엘리트들만 모였다는 고등학교 축제는 모두 거절했다.


풀썸의 학교 축제 참가는 AG가 선별한 학교로 연락을 먼저 넣어 이루어진 것이고, 행사비를 받고 오는 것이 아닌, 장학금을 지급하고 온다.


길에서 갑자기 쓰러진 남자를 발견하고 빠른 대처로 남자를 살린 대학생이 재학 중인 대학교.


폐지가 가득 실린 수레를 끌고 가는 할머니에게 우르르 다가가 수레를 대신 끌어 준 학생들이 있는 고등학교.


풀썸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봉사 활동하는 곳에서 만난 봉사 동아리가 있는 중학교.


그리고, 지방 행사에도 참여하지만, 기업이 주체하는 행사나 지자체 행사, 축제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최 부장이 조사해 선별하고 또 선별한 깨끗하게 운영되는 보육원과 요양 시설들을 방문해 후원과 함께 짧은 공연을 하는 것이 다였다.


한마디로 다른 아이돌이 돈 벌어 오는 곳에서 풀썸은 돈을 쓰고 오는 거였다.


“그런 기사들은..”


한 번도 기사로 나간 적 없었다.

아니, 나가지 못했다.


“우리가 다 막았습니다. 공인의 선행이 알려지면 이미지가 좋아지겠죠. 하지만, 요즘은 알려지는 것만큼 리스크가 따라옵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말 중에 ‘돈쭐내러 가자.’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한 가게나 기업을 구매하자는 의미인데,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넘쳐나는 손님을 소화하기 위해 요리의 질이 떨어지는 예도 있었고,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과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이 부담스러워 잠시 휴업을 결정하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또 비판한다.


“그뿐만이 아니죠. 목적이 있는 선행이 생겨나고, 선행이 철저한 계획 속에서 알려집니다.”


“아..”


“AG가 기사를 철저하게 막은 가장 큰 이유는 선행은 알려지는 순간 다른 선행을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어렵다고요?”


“네. 돈이 있는 곳에는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벌레들도 많이 꼬이죠. 그리고.. AG와 풀썸이 아주 평화적이고 남북한 모두에게 이익이 되며, 대한민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십 원짜리 하나 나오지 않는 방법으로 통일시키고, 그 공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아도 AG와 풀썸을 향해 욕할 사람 많습니다.”


“그..”


“선행이 알려지는 순간 이런 것들에 스트레스 받아야 합니다. 웃고 즐기며, 노력하고 땀 흘리며 꿈을 향해 날아갈 시간도 부족한데 쓸데없는 곳에 기력소모할 필요 없죠.”


민수의 날카로운 분위기가 조금 부드러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째로 이슬이의 연기 선생님이 박보연 배우님이십니다.”


“어?”


당연히 놀랐을 것이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다가 결혼과 동시에 은퇴한 배우가 이슬이의 트레이너인 것도 놀랄 일인데, 이슬이가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그녀의 존재가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까.


“최태후 배우님과 조남일 배우님이 이슬이의 두 번째, 연기 스승이죠. 그리고 AG는 호의에는 꼭 보답하는 회사입니다.”


박보연 배우는 정식 고용된 트레이너라 정당한 비용을 지급했다.


최태후 배우와 조남일 배우에게도 성의를 표하려고 했으나 단돈 십 원이라도 입금되는 순간 이슬이와 인연을 끊겠다는 선언에 두 사람의 촬영장에 식사 차나 간식 차를 보내거나, 명절, 생일 등, 기념일에는 선물을 보내며 고마움을 전했다.


“자존심 같은 것은 접어두고.. 솔직히 묻죠. 제가 말한 분 중 한 분이 민수 씨의 트레이너고, 그분이 만족할 때까지 트레이닝이 이어진다면, 그리고 그 비용을 민수 씨에게 청구된다면, 몇 년이나 걸릴 것 같습니까?”


“...”


“AG가 이슬이에게 트레이닝 비용을 청구했다면, 이슬이가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풀썸으로 데뷔하고 한 달 만에 정산받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AG 엔터..”


“잠시 잊으신 것 같은데, 민수 씨가 촬영하는 드라마도 AG의 자금이고, 단역이든, 스텝이든 민수 씨가 받아가는 급여도 다 AG 자금이고, 세트장과 그 속에 있는 작은 소품 하나. 모두 AG 엔터의 자금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많습니다. 그리고 필요성을 느끼면 쏟아붓죠.”


나는 천천히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과 차 키를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풀썸 멤버 중에 유나라고 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유나는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던 아이입니다.”


“헉!”


“유정이가 AG 엔터와 계약하고 유나의 치료를 AG가 책임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있고요. 민수 씨의 동생분? 동생분을 위해 경호원을 붙였으면 붙였지, 이용하지 않습니다. AG는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거든요. 댁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좀 걷고 싶네요..”


“그렇게 하시죠. 종방연 때나 뵐 수 있을 것 같네요. 연예계와 관련 없는 것도 상관없으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세요. 적어도 제가 조금 더 험악한 삶을 산 것 같으니까 조언 정도는 가능할 겁니다.”


AG와 함께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헛소리하지 말라며 소리치지 않고, 예민함도 많이 줄었지만 단 몇 초 만에 돌아오거나 변하는 것이 사람이다.


저 때의 나도 그랬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아니, 민수는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시기를 지났다.


우울증에도 한계라는 있고, 세상과의 단절에도 경계가 존재한다.


한계를 넘어서고, 경계를 벗어난 이에게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같은 말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손에 칼을 쥐여주는 것이고, 세상과 단절한 사람에게는 자물쇠까지 선물해주는 말이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상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내뱉은 말로 더 깊은 수렁으로 빠트리는 존재가 사람이라면, 늪에 빠진 이를 끌어 올리는 존재도 사람이다.


나는 일단 민수를 늪에서 끌어 올렸다.


더러워진 옷과 온갖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민수의 몫이다.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더러우면 씻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할 줄도 알아야 한다.


구해주고 깨끗한 물과 새 옷까지 대령한다?


차라리 민수를 완전히 포기하고 길거리 캐스팅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안 대표가 나를 늪에서 구해주고 선택권을 줬듯, 나도 민수에게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전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선택권도 줬다.


다 입에 발린 말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도 민수의 선택이고,


한때는 연기를 통해 행복했다고 하니 무언가를 깨닫고 다른 기획사를 선택해도 민수의 선택이며,


AG의 문을 두드려도 민수의 선택이다.


적어도 이런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내가 ‘지금’의 민수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


CK 엔터 JK-훅의 작업실 문이 열리고 분홍색 머리카락의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어? 지민이?”


“왜 놀라고 그래요? 야동이라도 보고 있었어요?”


“아니.. 노트도 없이 들어와서.. 놀랐어.”


“굳이 우리 사이에 필요한가요?”


JK-훅은 우리가 사이가 무슨 사이고, 노크는 당연한 예의가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내일 데뷔 무대에 오르는 ‘G-ONE’의 멤버이자 리더라 말을 아꼈다.


그리고 CK 엔터 내 서열상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무슨 일이야?”


“풀썸 애들 약점 알죠?”


“약..점?”


“프로듀서님이 풀썸 데뷔곡 작업했다면서요? 같이 작업하면서 들었던 말. 특히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들 있을 거잖아요.”


“모르는데?”


“지랄.”


“..뭐..?”


“생각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답을 하시죠?”


“생각이고 나발이고 몰라.”


“어머! 데뷔를 함께했던 사이라 감싸 주는 거? 이봐요. 지금은 CK 소속이고, 우리도 데뷔해요. 바로 당신 곡으로요.”


“하.. 씨X. 진짜 몰라!”


JK-훅은 풀썸 멤버들의 약점은커녕 멤버들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그가 알고 있는 것은 멤버들의 이름과 포지션, 그리고 다연이가 천재라는 정도였다.


“풀썸은 데뷔 전부터 철저하게 관리받았어. 회의실에도 오로지 풀썸만을 위한 경호원이 들어오고 녹음할 때도 매니저와 경호원이 상주해.”


“헐.”


“소문? AG는 소문 같은 거 없어.”


“소문이 없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말이 돼. 뒤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다 알 수 있게 말하니까. 앞에서 하는 말이라도 알려줘? 예쁘다. 귀엽다. 착하다. 예의 바르다.가 99%야. 1%는 멤버들의 천재성에 대한 말이고.”


“소설 써요?”


“나도 나오고 보니까 AG가 소설 같은 곳이더라!”


“하.. 지랄 같네.. 내일 선배라고 인사하러 가는 것도 짜증 나는데.. 멘탈이라도 좀 흔들어 볼까 했더니.”


지잉


지민의 손목에서 진동 소리가 들렸다.


개인 휴대폰 사용을 금지당한 멤버들에게 CK 엔터에서 지급한 시계 형태의 호출기였다.


“아! 족쇄! 2번 연습실? 내일 데뷔인데 또 누구에게 인사하라는 거야? 짜증 나게. 일단 갈게요. 그래도 뭔가 생각나는 거 있으면 알려줘요.”


“그래.”


지민이 나가고 JK-훅은 AG 엔터에 있을 때보다 모든 것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작업실을 둘러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만 다운그레이드네. 젠장.”


자유로운 영혼에 돈벌레가 생기더니, 상명하복의 문화가 돈벌레의 먹이가 되어 영혼을 좀먹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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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199 11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61 11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06 13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395 13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71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78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89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91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388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76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40 14 12쪽
153 응? +6 22.11.11 463 14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59 15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65 16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60 15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24 14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508 14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28 16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40 14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38 16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15 15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72 15 11쪽
142 때는 꼼꼼히 벗겨야 한다. +6 22.10.27 587 15 10쪽
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606 14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19 16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75 17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35 16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24 16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4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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