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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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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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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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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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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그 시각, CK 엔터.

DUMMY

112. 그 시각, CK 엔터.


데뷔 무대를 완전히 망쳐버린 CK 엔터 신인 걸그룹 ‘G-ONE’의 대기실.


“김 대리.”


“네. 본부장님.”


“TNW에 도착해서 내가 오기 전까지, 아니, 풀썸과 만나기 전까지, 누구를 만났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봐. 특히! G-ONE 멤버들 입에서 나온 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네. 도착해..”


똑똑.


김다빈의 설명이 노크 소리에 이어지지 못했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뮤직링크’ 스텝 한 명이 들어왔다.


“야외 공에 참여하실 건지 여쭤보러 왔습니다.”


“하.. 안 합니다!”


지주영의 신경질적인 대답에 잠시 욱했던 직원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G-ONE’ 멤버들을 보고 짧게 한숨을 쉬는 것으로 대신했다.


“알겠습니다.”


직원은 돌아가셨고,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지주영의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씨X. 짐 챙겨. 돌아가서 다시 이야기하지.”


CK 엔터 본부장실.


담배에 불을 붙인 지주영이 일렬로 서있는 이들 중, 김다빈을 향해 입을 열었다.


“말해.”


“네. 도착해서..”


TNW 방송국에 도착한 ‘G-ONE’은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고 메인 PD를 시작으로 중요 스텝과 선배 아티스트들에게 인사를 하러 돌아다녔다.


“메인 PD은..”


“패스. 인사도 안 받아 줬을 거잖아.”


“네.. 이후에는..”


스텝과 선배들의 대기실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고, 상대방의 표정과 반응이 어땠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단순히 후배라는 이유로 반겨주거나, 같은 걸그룹이라는 이유로 견제하거나, 사라져가는 인사 문화에 부담스러워하나, 반대로 아직도 이런 후배가 있냐며 반기거나.


지주영이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었다.


“TNW 임원이나, 예능국 PD가 아니라도 PD급 사람.. 아니! 그냥 딱 봐도 감투 하나 쓰고 있을 것 같은 사람은 만난 적 없어?”


“네..”


“확실해? X 될까 봐 숨기는 건 아니고? 솔직하게 말해라.”


“네.”


김다빈은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지주영에게 건넸다.


방송국에 도착한 시간부터 풀썸 대기실에 도착한 시간까지가 적혀있었고, 대기실마다 얼마의 시간이 소요됐는지 정확하게 기록되어있었다.


“하.. 그럼 뭐지..”


아무리 생각해도 ‘G-ONE’이 SS 그룹 누군가에게 미움을 살 이유가 없었다.


“풀썸? 아니.. 아니지.. 그룹 간의 투자까지 건드릴 힘이라면 적어도 멤버 중 누군가가 윤 이사님 딸 정도는.. 윤이슬?! 하.. 윤 씨가 윤 이사님 직계만 있는 것도 아니고.. 윤 이사님 딸이 아이돌이라는 건 말도 안 되지..”


지영주의 혼잣말에 눈치 없는 덩치 매니저가 끼어들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피에스타의 엘리샤는 M 호텔..”


“야! M 호텔과 SS 그룹이 같냐? 같아?”


“죄송합니다..”


“넌 SS 막내딸이 누군지 알아?”


“모릅니다..”


“나도 몰라! SS 오너가는 물론이고, 중요 임원진 딸들은, 있다는 것만 알지 누군지 아무도 몰라!”


딸을 정치, 경제, 문화적 도구로 만들지 않겠다는 SS 그룹의 뜻이었다.


“그런데 아이돌? 어떻게 CK 들어왔는지 궁금하네. 제발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하고 말해!”


“죄송합니다..”


“하.. 저 새끼 때문에.. 젠장! 시간만 까먹었네!”


“죄송합니다..”


“나가! 나가!”


덩치 매니저가 본부장실을 나가고, 지주영은 ‘G-ONE’ 멤버들을 노려봤다.


“솔직히 말해. 화장실 같은 곳에서 누구 뒷말한 적 없어?”


“없어요.. 화장실 갈 때도 김 대리가 따라왔어요..”


“그건 잘했네. 김 대리. 없어?”


“네. 없었습니다.”


“하.. 진짜 뭐지? 알아야 무릎을 꿇든, 싹싹 빌든가 하지!”


지주영은 자신의 사무실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고, 그가 걸음을 옮길수록 사무실은 담배 연기로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걸음은 멈추고 책상 위에 놓은 휴대폰을 노려보는 지주영.


짧게 혀를 찬 지주영이 형인 지범근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저녁에는 얼굴 보고, 밤에는 통화라..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군.


“SS 송 전무님 연락처 좀 넘겨주세요.”


- 오호. 일을 해결하려는 노력. 보기 좋아. CK의 피가 흐르면 그래야지. 그런 데 말이야.. 빨리 처리해야 할 거야. 송 전무님은 오늘 말하고 내일 공문 날리는 사람이거든.


“씨X! 그러니까 빨리 연락처 넘기라고요!”


1분 뒤, 지범근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요즘 누가 연락처를 문자로 전달한다고. 쯧.”


김다빈과 ‘G-ONE’ 멤버들을 여전히 일렬로 세워둔 지주영이 SS 그룹 송 전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송승영입니다.


“CK 지주영입니다. 첫인사를 전화로 올리는 점 죄송합니다.”


- 사업하다 보면 그럴 수 있죠. 그래요. 이 시간에 무슨 일이신가요?


순간 지주영은 아차 싶었지만, 지금 그에게는 늦은 시간보다 문제 해결이 우선이었다.


“죄송합니다..”


- 괜찮습니다. 그래. 안부 전화는 아닌 것 같은데 본론은 뭔가요?


지주영은 지범근이 전한 내용에 자신의 추측을 추가해 이야기하고, 송 전무에게 이유와 해결 방안을 물었다.


- 이유라.. 제가 말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네?”


- SS는 조건을 걸었고, CK는 조건을 받아들였습니다.


“CK 엔터가 아니라 CK 그룹과..”


- CK 엔터는 CK 뮤직 산하가 아니었던가요? CK 뮤직은 CK 그룹의 산하고.


송 전무의 말에 지주영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맞습니다..”


-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었군요. 뭐.. SS의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웠던 것도 있으니, 해결 방법은 알려 드리죠.


“감사합니다!”


- 간단합니다. CK가.. 특히, 이번에 데뷔한.. 누구죠?


“G-ONE입니다..”


- 그래요. G-ONE. 특히 G-ONE이 풀썸 앞에 보이지 않으면 됩니다.


“풀..썸이요..?”


- 네. 풀썸이요. 활동하지 말라거나, AG 엔터와 경쟁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CK 엔터도 많은 투자를 했을 것이고, G-ONE도 노력 끝에 꿈을 이루었겠죠. 경쟁 또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고요. 열심히 사업하고, 열심히 활동하면 됩니다. 대신, 풀썸의 눈에만 보이지 마세요.


“그러니까..”


- 이해가 안 되나요?


“아닙니다! 그런데 왜.. 풀썸인지..”


- 누군가가 풀썸의 열렬한 팬이라서요.


“네?”


- 참.. 남의 회사에 이래라저래라 하기 좀 민망하지만.. 저와의 통화가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라실 테니까 말하죠.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습니다. 그리고, G-ONE에게 전달해 주시죠. 연기하려면 완벽하게 하거나, 말에 칼을 숨겨 놓을 거면 확실히 숨기라고요. 풀썸 대기실에서처럼 했다가는 숨겨진 칼이 아닌 보이는 칼에 맞습니다. 그럼.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꼬이기 시작한 지주영은 통화가 끝난 뒤에도 멍하게 서 있었다.


“콜록!”


누군가의 기침 소리에 정신을 차린 지주영.


누가, 무엇 때문에 기침했는지가 아닌, 송 전무 말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지주영의 머릿속에 한 편의 소설이 쓰이기 시작했다.


송승영 전무 이상의 급이자 풀썸의 팬인 SS 그룹의 누군가가 ‘어떤’ 목적으로 TNW를 방문했다가 풀썸의 출연 소식을 듣고 SS 그룹의 힘을 이용해 풀썸을 만나러 대기실로 간다.


‘하필이면’ 누군가가 풀썸의 대기실에 도착하기 전에 ‘G-ONE’이 풀썸 대기실을 먼저 찾았고, ‘G-ONE’과 풀썸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


결국 ‘G-ONE’과 풀썸의 대결에서 승리한 쪽은 풀썸이지만, 누군가는 마지막을 보지 못하고 지민이 풀썸을 향해 날카로운 말을 하는 것만 듣고 돌아갔다.


그리고 송 전무를 움직였다.


팬이라는 이유로 SS 그룹 핵심 임원의 오른팔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


오너가 이거나, 오너가 만큼 영향력 있지만 알려지지 않는 인물.


막내딸을 제외하고 오너가는 알려졌으니, 오너가가 TNW를 방문했다면 이미 인터넷에 기사로 나왔거나,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달됐을 것이다.


그럼, 남은 것은 오너가 만큼 영향력 있지만 알려지지 않는 인물밖에 없다.


“하.. 젠장! 하필이면!”


머릿속으로 써 내려간 소설을 확신하는 지주영이 김다빈을 바라봤다.


“앞으로 풀썸에게는 인사하지 마.”


“다른 사람에게는 하고.. 풀썸에게만 하지 않으면..”


“젠장! 그럼 그냥 다른 아이돌처럼 해.”


“네.”


“그리고 풀썸 스케줄 체크해서 숨어다녀.”


지주영의 말에 지민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숨어요?!”


“너 때문에! SS와 CK의 거래가 끊길뻔했어!”


“그게 무슨..”


당연히 이해 못 해는 지민과 ‘G-ONE’ 멤버, 그리고 어느 정도 CK 그룹 자체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예상만 하고 있던 김다빈에게 지범근의 방문부터 자신이 쓴 소설까지 이야기하는 지주영이었다.


“팬.. 팬이라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모든 것이 네 입에서 나온 말 때문이라는 거지!”


“혹시! 풀썸, 스폰 받고 있는 거 아니에요!?”


지주영은 지민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겨우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겨버렸다.


“미친년아!”


“본..부장님..?”


“SS가 신일이야? 동방이야? 아니면! 씨X! 지창근이야?!”


신일 기업과 동방 그룹은 과거 스폰 문제로 주가가 폭락해 기업 순위표에서 보기 힘들어진 회사였고, 지창근은 지주영의 또 다른 형으로, 여배우 한 명과 스폰 관계를 유지하다, 문제가 생기자 해당 여배우와 급히 결혼하면서 일을 무마시켰던 인물이었다.


“음주하고 운전하면 이사고 전무고 사장이고 나발이고 잘리는 곳이 SS야! 넌 그냥 말하지 마! 말은 숙소! 연습실에서만 해!”


안 그래도 퉁퉁 부은 지민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뭘 잘했다고 쳐 울고 지랄이야! 나가!”


지민을 강제로 본부장실 밖으로 끌어낸 지주영이 빈자리를 채워가며 일렬을 유지하고 있는 김다빈과 ‘G-ONE’ 멤버들을 향해 소리쳤다.


“앞으로 김 대리 명령에 무조건 따라! 알겠어!?”


“네..”


“김 대리는 과장 달아 줄 테니까 애들 확실히 관리해. 건방 떨면 힘으로 찍어 눌러서라도 잡아.”


“네!”


“잘 들어. 딱 한 번만 말한다. 다음 앨범까지는 내가 약속하지. 하지만. 다음 앨범에서 너의 밑으로 들어간 투자금 70% 회수 못 하면 G-ONE은 없고, 김 대리도 CK 직원 명단에서 사라질 거야.”


“네..”


‘G-ONE’ 멤버들은 입을 열면 울음이 터질 것 같아 고개만 끄덕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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