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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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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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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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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DUMMY

115. 가끔은 예상 밖이 더 큰 것을 가져온다(2).


2주가 흘렀다.

그리고 2주 동안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AG 엔터로 음방 트로피가 배달됐다.


풀썸이 휴식을 선언하고 제주도와 강원도, 부산, 땅끝마을을 돌아다니는 동안, 풀썸의 곡들은 자기들끼리 1위를 주고받았다.


방송 출연 점수가 0점이라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활동할 때도 방송은 음방이 전부였으니까.


풀썸과 문제가 있었던 두 그룹을 보자면, 도경수의 노력 덕분인지 ‘JEANS’는 1위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고, 풀썸의 휴식 덕분에 조금은 자유로워진 ‘G-ONE’도 망쳐 버린 데뷔 무대 이후 꽤 괜찮은 무대를 보여주며 바나나 차트 20위, 음방 10위권으로 진입했다.


2주가 흐른 지금, ‘JEANS’은 활동 종료 시점에 맞춰 다음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G-ONE’의 행보는 조금 의외였다.

활동 무대를 행사로 옮기더니 어제는 동남아에 진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뭐랄까..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이 아니라, 메마른 강 위에서 바다로 가기 위해 노 젓는 느낌이라 잠깐이지만 ‘G-ONE’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흔적인 결과 보고서를 모아 서랍에 넣고, 나은 현재를 위한 미래의 계획들을 꺼내 들었다.


사실 풀썸의 휴식은 활동 종료와 다름없었다.


마지막 타이틀곡 ‘낙엽’은 드라마를 통해 공개되면서 음원이 같이 풀리지만, TNW ‘뮤직링크’ 특별 무대 한 번을 끝으로 ‘낙엽’ 활동을 물론, 미니 1집의 모든 활동이 끝난다.


즉, 지금은 풀썸 미니 1집으로 얼마의 수익을 올렸고, 풀썸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상승했느냐를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라, 풀썸의 미래를 고민할 때였다.


이슬이 앞으로 들어온 작품들과 단체 또는, 멤버별 섭외 요청을 검토하며 서류는 넘기던 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팀장님. 민영이라는 분이 팀장님을 뵙기를 청합니다. 팀장님 명함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민..영? 아! 여기로 모시세요.”


“네.”


잠시 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온 민수 동생 민영.


하교 시간이면 경찰이 순찰했다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미인이었다.


“앉아요. 커피? 아니면 차?”


“커피로 부탁할게요..”


커피 머신으로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


“사무실마다 똑같은 기계를 쓰고, 똑같은 커피는 쓰는데.. 제가 내린 커피는 이상하게 맛이 없습니다.”


“괘, 괜찮아요..”


커피를 내리는 짧은 시간이 도움됐는지 민영의 표정은 들어올 때보다 나아 보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사람과 그것을 눈치챈 사람.


둘 중, 대화를 이끌어가기 쉬운 사람은 눈치챈 사람이다.


“혹시 민수 씨에게 무슨 일 있나요?”


“오빠에게도 문제가 있고.. 저에게도 문제가 있어요.. 너무 답답한데.. 그런데..”


“민수 씨에게 어느 정도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두 분 다 성인이라도 주변에 ‘어른’이 있고 없고는 별개의 문제죠.”


“아..”


“오죽했으면 여기까지 오셨겠습니까. 조금만 더 용기를 내 보세요.”


“그러니까..”


민수의 문제는 민영으로 시작된 것이기에, 우선 민영의 문제를 보자면,


중, 고등학생 때도 빛났던 민영의 외모는 20살이 되면서 더 빛났다.


학생이라는, 미성년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서 민영의 주변에 더러운 하이에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학의 자유로움, 술이 있는 온갖 모임, 술이 있는 곳에는 꼭 존재하는 더러운 것들.


친구의 도움으로, 때로는 정신이 똑바로 박힌 남학생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올가미를 벗어났던 미영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얼마 전 민수가 민영이를 사이에 두고 남자들끼리 싸우는 장면을 목격한 것.


민수에게 민영의 ‘괜찮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민수의 문제가 시작된다.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이 ‘집착’으로 이어진 것.


그리고 이런 민수의 집착은 민영의 대학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상한 소문이 돌았겠군요.”


“어떻게..”


“민수 씨에게도 말했지만, 저도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저는 당시의 제가 상상도 못 한 모습이죠. ‘깡패만 되지 않아도 성공했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과거였죠.”


“아..”


“제가 있던 보육원은 깨끗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깨끗함도 물드는 곳이었고, 물들지 않으면 쫓겨나는 곳이었죠.”


조금 더 솔직해지기로 했다.


“힘없고 어린 고아. 그리고 힘 있고 더러운 원장. 구타나 횡령이 오히려 가벼웠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고아라는 것 자체가 죄인이었죠. 그리고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된 우리에게는 수많은 죄목이 따라다녔습니다. 그중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야한 소설 속에서나 어울리는 죄목도 있었죠. 찍힌 낙인은 손가락질의 대상이자 누군가의 도구였습니다. 이런 삶을 살았기에 그런 쪽으로 먼저 생각이 흐르더군요. 그런데.. 맞아버렸고요.”


민수의 집착은 남매지만 연인이라는 소문을 만들어 냈고, 그 소문은 더러운 말들을 더해가며 퍼져 나갔다.


그냥 남자들과 잘 어울린다는 소문이 아닌, ‘친남매’라는 단어가 들어간 소문은 민영을 ‘더러운 년’으로 만들었다.


물론, 민영이를 위로하고 헛소문에 화를 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용사가 나타나 악을 벌하기 전까지는 악이 선을 이기는 법이었다.


“오빠에게 울면서 말했어요.. 그런데..”


A 배우의 선행은 며칠이면 잊히지만, 나가용의 만행은 그가 죽어서도 회자할 것이다.


“그리고.. 오빠는..”


“민수 씨라면 죄책감에 힘들어했겠죠.”


“네.. 며칠을 방 안에만 있었어요. 어제 오랜만에 나간다 싶었더니.. 부동산에 다녀왔다더라고요.”


“민영 씨는 민수 씨가 필요한데, 민수 씨는 민영 씨와 거리를 두는 것을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군요.”


“헛!”


솔직히 나는 민수가 AG 엔터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기대했었다.


늪에서 꺼내 줬으니, 깨끗하게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찾아오는 것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런 기대를 품는 동안, 민수는 또 다른 늪을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스스로 파고 들어간 늪이 얼마나 아늑했는지 하나뿐인 혈육도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이 파 내려간 늪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순간, 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늪에 끌려들어 가 홀로 남게 될 처지에 놓인 민영은 유일한 혈육인 오빠를 탓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민수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었다.


기회를 줬고, 먼저 다가갔으며, 솔직했다.


민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다가가며 솔직해질 여유 따위는 나에게 없었다.


“제 명함을 들고 AG 엔터로 올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도 될까요?”


“아! 네. 오빠가 부동산에 간 틈에, 청소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빠 방에 들어갔는데.. 책상 위에 팀장님의 명함이 있었어요.”


내 명함을 보며 고민은 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나에게 연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군요..”


“오빠와 팀장님이 따로 만나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도 들었어요..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망칠 생각하는 오빠와 오빠 때문에 늪에 빠졌으면서도 오빠를 걱정하고 AG를 찾아온 동생.


나와 AG 엔터의 손이 향해 곳은 한 곳밖에 없었다.


“네. 민수 씨와 개인적으로 만나서 진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기회를 줬고, 시간까지 줬습니다. 하지만..”


“아..”


“기회를 보지 못하고, 시간까지 무의미하게 쓴 것은 민수 씨입니다.”


“아.. 네..”


고개를 끄덕이는 민영이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민영 씨는 다른 문제죠.”


“..네?”


“제가 생각하기, 그리고 제 경험상, 민수 씨보다 민영 씨가 더 문제입니다. 대학 생활에, 민수 씨에 대한 걱정까지. 민영 씨가 기대했듯 AG가 민수 씨를 품어도 민영 씨의 대학 생활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민영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자퇴하거나 휴학하거나.


“자퇴하거나 휴학하는 순간, 민영 씨가 소문을 인정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자퇴하고, 휴학했다고 치죠. 외국이라도, 아니, 지구를 떠나지 않는 이상 살면서 한 번쯤은 소문을 진실로 믿는 이들을 만날 겁니다. 기억이라는 놈은 웃기게도 안 좋은 것은 바로 떠오르게 하거든요.”


“그럼! 어떻게 하라고요!”


벌떡 일어나 소리치는 민영을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당당해지세요. 그리고 그딴 소문을 퍼뜨리고, 믿는 것들을 부끄럽게 만드세요.”


“누구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 안 하는 줄 알아요?!”


“누구는 그럴 힘이 없지만, AG는 그럴 힘이 있습니다.”


“..네?”


“AG 엔터 경호팀에서 민영 씨를 경호하도록 하죠. 복학생 한 명, 편입생 두 명 정도면 충분하겠군요.”


“지금 무슨 말씀을..”


“민영 씨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영 씨를 경호하는 인력이 있을 것이고, 등하교 때는 경호 차량을 이용하게 될 겁니다.”


“네?!”


“선배나 친구로 위장한 근접 경호원을 제외한 모든 경호원과 차량에는 AG 엔터 마크가 박혀있을 겁니다.”


“그게 무슨.. 아!”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이 있고,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가족이 있다고 하자.


경찰과 법은 도주 우려 등등이 있다며 구속 수사를 결정했고, 가족들은 경찰서와 법원 앞에서 무죄를 외치며 시위를 한다.


손가락질하거나 따뜻한 음료를 건네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 가족의 눈물 젖은 시위를 본 경찰이나 법조인도 ‘대부분’은 귀찮아하거나 무시한다.


하지만, 가족이 대형 로펌과 함께라면?


웃기고, 어이없고, 짜증 나게도 ‘대부분’ 지나치거나 무시했던 사건이 뉴스에 나오며 억울한 사건 자체보다 왜 대형 로펌이 그 사건을 맡았는지, 그 가족들은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대형 로펌의 승률 등을 따진다.


가증스럽게도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나도 이런 가증스러운 개념을 더러운 것들에게 적용할 생각이다.


민영이가 AG 엔터와 계약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꾸민다.

친구와 선배로 위장한 경호원이 AG 엔터와 계약할 정도니 더러운 벌레들이 꼬이고, 오죽했으면 친오빠가 참지 못하고 나섰다는 소문을 역을 퍼뜨린다.


더러운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AG 엔터가 더러운 소문의 주인공인 민영과 계약 할 일 없다.


민수의 ‘집착’은 ‘동생에 대한 걱정’이었고, 벌레들 때문에 경호팀의 보호를 받는다.


AG 엔터란 용사가 나타났으니 ‘선’이었던 친구들과 선배들에게도 힘이 생긴다.


결국, 비난의 화살은 소문을 만들어 낸 사람과 소문만 믿고 동조한 사람들에게 향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향하지 않으면 AG가 그렇게 만들 것이다.


이것이 내 계획이었다.


그 과정에서 민영이 아티스트로서의 자질이 발견되면 더 좋고.


이 건,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대신 바라는 내 바람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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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199 11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61 11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06 13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395 13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71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78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89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91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388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76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40 14 12쪽
153 응? +6 22.11.11 46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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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40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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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4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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