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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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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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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709

작성
22.09.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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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DUMMY

116. 운이 없었던 것도 운이었다.


민영이를 이끌고 안 대표를 찾았다.


내 설명을 듣는 동안 민영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던 안 대표는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AG 엔터 배우 지망생으로 계약하고 트레이닝 받을 것.


그동안 AG 엔터와 풀썸이 보여왔던 모습과 대표가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학교를 마친 뒤,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닌 AG 엔터로 향하는 모습을 주변에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는 점에서 민영은 안 대표의 조건을 받아들였다.


경호원을 선별해 민영이가 다니는 대학에 편입하는 데 시간이 걸려, 본격적인 경호와 민영이의 트레이닝은 3일 뒤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결정 났다.


민영이가 돌아간 뒤 대표실.


“아이돌 스타일은 아니지?”


“전형적인 배우상이죠.”


“일단 적당한 트레이너도 섭외해야겠네.”


안 대표도 나도 민영의 재능은 모른다.


안 대표가 민영이에게 계약과 트레이닝을 제안한 것은 그녀의 외모만 믿고 배우로 키우고 한 것도 아니고, 경호팀을 운영하는 비용을 배우로 데뷔해서 갚으라는 뜻도 아니라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함이었다.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준 거야? 아니면 낚싯줄을 내리고 동시에 두 마리 고기가 잡히길 바라는 거야?”


풀썸에게 풀썸이란 이름 생기 전, 더 정확히는 풀썸 멤버들이 다 모이기도 전, 윤이슬, 다연과 함께 내 이름도 조금씩 알려질 때, 안 대표와 AG 엔터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적 있었다.


대화 당시, 안 대표는 나에게 ‘힘이 생기면 김 팀장님에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을 겁니다. 김 팀장님의 능력이, AG의 자본과 능력이라면 충분히 도와주고 해결할 수 있지만, AG에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 일입니다.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지금의 ‘나’를 상상도 못 했던 나는, 반대로 ‘그때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내 물음에 안 대표는,


‘도우세요. 지금은 AG 엔터에 그 어떤 이익이 안 되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도움이 될 날이 올 겁니다. 김 팀장님이 죽기 전까지, AG 엔터가 망하기까지 단돈 십 원의 물질적 도움은 없을 수 있겠죠. 하지만, 후회는 남기지 않을 겁니다. 능력 밖의 일은 객기지만, 능력 안의 일은 때로는 ’의무‘이자 ’책임‘이 됩니다.’


라고 답했다.


거북이 엔터도, 지혁의 레이블도 이 답이 근거였고, 이번 민영의 일도 이런 대화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만약 민수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도움을 청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손을 잡아주는 것으로 끝났겠지만, 민수와의 계약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안 대표는 민영을 통해 민수의 마음도 잡고, 민영에게 재능이 있으면 민영이도 배우로 데뷔시킬 거냐고 묻는 거였다.


“민영이에게 재능이 있고, 민영이가 원한다면, 민영이는 최대한 지원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민수는 아닙니다.”


“재능이 아깝지는 않고?”


“재능 하나만 보면 아깝죠. 하지만 늪에서 막 건져 올렸을 때까지라면 모를까, 지금은 AG 엔터와 어울리는 사람은 아닙니다.”


“민영이가 안정을 찾으면 민수도 괜찮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겠죠.. 그래도 이미 버스는 떠났습니다.”


“단호하네. 결정적인 이유는 뭐야?”


“부동산을 찾아간 거요. 그 행동에 민영이의 의사는 전혀 없었어요. 민수는 ‘동생을 위해’라고 생각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도망’이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이유로 ‘도망’가.”


“그렇죠. 저도 대표님을 만난 날 도망가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혼자’와 ‘홀로’는 다르죠.”


누군가는 이런 나를 보고 매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매정하다고 말해도 어쩔 수 없다.


‘혼자’는 이해해도 ‘홀로’는 이해 못 하는 나였으니까.


“그나저나 민영이까지 재능있으면 김무명 대박인데?”


“네?”


“이슬이 빼고, 우연히 다연이를 구했는데 대박이었고, 우연히 유정이를 만나 도왔는데 대박에 유나까지, 우연히 미사를 만나 기회를 줬는데 대박. 이번에도 민영이가 찾아온 건 예상 밖의 일이었고 도움까지 줬으니까.”


“설마요. 하하하”


**


민영이 다녀가고 다음 날.


표정이 썩 좋지 않은 민수가 찾아왔다.


“민영이 계약, 해지해 주세요. 저는 민영이를 연예인으로 키울 생각 없고, AG 엔터의 경호도 바란 적 없습니다.”


어제 내가 민수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도, 안 대표에게 그렇게 말한 것도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민영 씨가 미성년자였던가요?”


“제가 민영이의 보호자입니다!”


“민수 씨가 민영 씨의 보호자는.. 맞겠죠. 하지만, 민영 씨가 성인이라는 것도 맞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민영 씨를 찾아가 AG 엔터와 계약한 것이 아니라, 민영 씨가 AG로 찾아와 계약했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한 것도 민영 씨였습니다.”


“필요 없습니다!”


“필요 없다 라.. 민영 씨 상태는 알고 있습니까?”


“제가 오빠인데 모를까 봐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시간.. 시간.. 참으로 무책임하네요. 휴학하면 해결될 것 같습니까? 민수 씨가 집을 얻어 나가 거리를 두면 해결될 것 같습니까? 누구를 위한 시간입니까? 시간이 해결해준다고요? 시간은 그 어떤 것도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시간을 이용한 사람이 해결하는 거죠. 그런데! 민수 씨는 해결을 위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시간이 흐름을 이용해 도망치는 것이지 않습니까!”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다 동생을 위해..!”


“닥쳐! 야. 민수. 동생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이잖아! 민영이 힘든 것이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 몰라?!”


“지켜야 했다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막아야 하는 거잖아!”


“분명히 말했지. AG 엔터와 계약하면 도와주겠다고. 지금 생각하면 너와 계약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지만.”


“AG의 모든 직원과 모든 경호원이 당신 같지 않아! 어떻게 믿으라고!”


시간이 도움이 된 것은 바로 나였다.


풀썸 컴백으로 민수와 계약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


민수가 과거의 일로 기획사들의 제안을 거절하며 나를 조심스럽게 만들었던 것.


민수와 따로 만난 뒤에도 부담을 주기 싫어 먼저 연락하지 않았던 것.


이 모든 시간 덕분이 AG가 민수를 품지 않게 됐다.


“그래서 너는 동생의 눈에 눈물 나게 했냐?”


아무 말없이 나를 노려보기만 하는 민수를 뒤로하고 소파에 앉았다.


“동생은 오빠를 위해 갑옷과 무기를 구해달라고 찾아오고, 오빠는 동생의 갑옷과 무기를 벗겨달라고 찾아오고.. AG는 나쁜 놈의 갑옷과 무기는 박살 내도, 보호가 필요한 사람의 생명줄은 벗기지 않아.”


“그럼! 내가 민영이의 매니저가 되겠어!”


“하.. 씨X.. 야. 너 매니저가 만만해 보여?”


“그, 그건.. 하지만 나보다 민영이를 잘 알고 보살필 사람은 없어! 그리고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안심되니까!”


“후.. 하..”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놓은 내선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버튼 하나를 눌렀다.


- 네. 팀장님.


“데리고 나가세요.”


- 네. 팀장님.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 민수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경호 대상에 너도 포함해야겠네.”


“뭐라고? 난 민영이의 오빠야!”


“아니! 넌! 집착 환자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지? 민영이는 AG 엔터 소속이니까 집착 병 환자인 오빠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경호 대상에 포함 시키는 것은 물론! 너와도 분리해야겠어!”


“무슨 권리로! 너희가 무슨 권리로!”


“특약 1 다시 1. AG 엔터는 민영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한다. 우리 대표님이 특별히 넣은 조항이고, 민영이가 몇 번이고 확인한 뒤 사인한 내용이야. 권리? 아무리 가족이라도 성인이 된 동생의 결정을 바꿀 권리! 너에게 없어!”


**


민수가 안전요원들에 의해 끌려나가고 두 시간 뒤.


이번에는 하얗게 질린 민영이가 내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어? 민영 씨! 얼굴이 왜 그래요?”


자세히 보니, 하얗게 질린 것뿐만 아니라, 왼쪽 뺨이 살짝 부어 있었다.


“팀장님.. 죄송해요.. 오빠가 찾아와서 민폐를..”


“아니! 얼굴이 왜 그러냐고! 설마..”


AG 엔터서 쫓겨난 민수는 그 길로 민영이의 학교로 향했다.


때마침 수업이 끝나고 나오는 민영을 발견한 민수는 당장 AG 엔터와의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오빠에 대한 걱정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민영은 학교까지 찾아온 것으로도 모자라, 강의실 앞에서 소리치는 오빠의 모습에 실망하고 해지하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내가 어떻게 너를 키웠는데, 내가 널 위해서 어떻게 했는데, 라는 말 뒤에 따라온 따귀.


늘 고맙고 미안했던 오빠였다.

오빠가 자신을 어떻게 키웠고,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오빠는 자신이 알던 오빠가 아니었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기획사는 물론, 어른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흥분에 자신의 뺨을 때렸기 때문도 아니었다.


뺨을 때린 뒤에도 전혀 변화 없는 눈빛.


마치 모든 문제가 자신으로부터 시작됐고, 너 때문에 내 인생을 망쳤다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던 오빠의 눈빛이 아니었다.


오픈된 강의실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는 민영에서 민수는 오로지 AG 엔터와의 계약 해지만 외쳤다.


눈물을 소매로 훔치고 스쳐 지나가는 민영을 뒷모습을 향해 당장 가서 해지하고 오라는 말뿐인 민수였다.


“하.. 그래서.. 민영 씨도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오빠를 매니저로 채용해 달라고 말하려고 오신 겁니까”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흑흑..”


민영의 어깨를 잠시 토닥여 준 뒤, 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 왜?


“잠시 제 방으로 와주세요.”


- 누가 우네? 알았어. 지금 갈게.

내 사무실과 멀지 않은 곳에 대표실이 있어서 안 대표는 금방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안 대표에게 민영을 안아 주라는 손짓을 하자, 이유도 묻지 않고 안 대표가 민영을 안았다.


갑작스러운 안김에 놀란 것도 잠시, 민영은 안 대표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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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61 11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06 13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395 13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71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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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389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391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388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76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40 14 12쪽
153 응? +6 22.11.11 46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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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65 16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60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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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40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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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4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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