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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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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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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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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DUMMY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그렇군요..”


아직 휴가가 남은 상황이었지만 최승제와 만난 날, 회사로 들어가 안 대표를 만났다.


이야기를 들은 안 대표의 결정은, AG 엔터와 계약은 할지라도, 과정에는 AG 엔터 사람이 아닌 다른 인물을 내세우라는 거였다.


나도 안 대표의 말에 동의했다.


소속된 아티스트가 풀썸 하나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AG 엔터는 성장했다.


여왕이라 불리는 풀썸.


AG 엔터의 자금력.


직원들의 애사심.


대표와 관리자들의 열린 생각.


옳은 것을 선택함에서는 우유부단함이 없고, 옳지 않은 것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운영 등등.


짧은 시간에 AG 엔터가 대형 기획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그만큼 견제받고 감시당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AG 엔터라는 이름이 걸린 결정권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나와 최 부장뿐이다.


탁 실장도 충분한 경력과 경험이 있고, 그만큼의 힘도 있지만, 힘의 논리가 주가 되는 상황에서 고민 없이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


최승제가 AG 엔터와 계약한다는 소문이 퍼지는 순간, 많은 엔터 관계자들이 최승제 소속사의 문을 두드릴 확률이 높다.


높아진 최승제의 몸값.


대표는 최승제를 놓아주지 않으려 하거나, 협상 과정에서 접대란 접대는 다 받고, 뒷돈이란 뒷돈은 받은 뒤, 가장 많은 이적료를 부르는 곳으로 최승제를 팔아넘길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속전속결로 끝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지금의 소속사가 그들처럼 썩은 것도 맞고, 증인이나 증거도 있다.

하지만, ‘아이고! 제가 계약서를 잘 못 봤네요. 이거 미안해서.. 내가 다시 깔끔하게 정산할게요! 승제야! 내가 미안하다.. 바로 정산해 줄게! 나이가 드니.. 쯧쯧.’ 이렇게 나오고, 진짜 입금까지 이뤄진다면, AG 엔터를 견제하는 기획사가 환호하며 ‘AG 엔터의 소형 기획사 압박!’

이라는 기사를 언론에 흘릴 것이다.


이런 것까지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 귀찮다.


그 소속사가 어떻게 되든 최승제만 AG 엔터로 데려오면 된다.


그래서 나는 거북이 엔터를 찾았다.


“빼 오는 건 일도 아닙니다.”


“든든하네요.”


“그런데.. 최승제도 우리가 관리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AG 엔터와 계약할 겁니다.”


“AG와 트로트라.. 혹시 발라드 쪽으로 생각하는 건가요?”


“제 생각이 중요한가요? 최승제 씨가 원하는 음악을 하는 거죠.”


“하하하. AG는 AG네요.”


“요즘 어때요?”


거북이 엔터는 AG 엔터의 지원으로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가능성 있는 인물들을 영입해 덩치를 키웠다.


“안 그래도 한번 찾아뵐까 싶었습니다.”


“문제 있어요?”


“남들이 들으면 욕할 수 있는 문제요? 하하하”


거북이 엔터 김재신 대표는 기존 경영 체제를 버리고, 자신의 이상에 AG 엔터의 경영법을 더해 새로운 경영 지침을 만들었다.


깨어있는 대표, 안정적인 자금, 좋아진 복지, 대형 엔터 급의 아티스트 계약과 대우.


이직이 줄어들면서 전문적으로 변해가는 직원들이 늘기 시작했고, 대우가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형 엔터도 탐낼 법한 인재도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 소속사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던 연예인들이 거북이 엔터와 계약 후 조금씩 이름이 알려졌고, 그들이 먼저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재계약을 요구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거북이 엔터와 계약을 원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났다.


“오!”


“오!가 아닙니다.. 경력직 직원이야 그 사람만 잘 적응하면 괜찮죠. 하지만.. 노희정 배우님이나 유평수 님은.. 부담스러워서요..”


“그분들이 계약을 원한다고요?!”


노희정 배우는 이해하기 쉽게 급으로 따진다면 S급과 A급 중간에 있는 30대 중반의 여배우였고. 유평수는 출연만 확정되면 PD만큼이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개그맨이자 MC였다.


“도장 찍기 전 단계는 아니고.. 조건은 나쁘지 않았어요.”


기획사가 연예인에게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A급 이상과의 계약에서는 연예인 쪽에서 먼저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잖아요..”


“아..”


지금 거북이 엔터에 속해있는 배우 중 주연은 없다,

그리고 흔히 방송인이라 불리는 이들 중에도 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없다.

또한, 가수는 있지만, 최고 성적이 바나나 차트 87였다.


거북이 엔터에 속해있는 모든 연예인이 ‘주연’, ‘유명 MC’, ‘1위 가수’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는 것뿐이지, 지금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A급이 영입되면서 얻는 이점도 분명히 있다.


보통 A급이 벌어온 돈으로 B, C, 신인들을 키우니까.


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해진 거북이 엔터와 자리 잡은 분위기라면 영입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재신 대표의 말대로 사람이라는 동물이 간사해서 두 명의 A급에 자금, 노력, 정성을 더 쏟을 수밖에 없고, 그러는 순간 분열은 시작된다.


“지금 있는 누군가가 A급으로 성장하면 좋은 롤모델이 되겠지만, A급이 영입되면 다른 엔터에서나 볼 수 있던, 예전 거북이에서 일어났던 일이 다시 발생하겠군요.”


“맞아요.. 그래서 부담입니다. 저는 영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하는데.. 웃기게도 저나 직원들도 거북이가 대형 기획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서.. 하하하. 어이없죠?”


“그 정도 목표는 있어야죠. 저라면..”


“팀장님이라면요?!”


“일단, A급과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회사를 끼지 않고요. 그리고 제 생각을 명확하게 밝히는 거죠. 이런 것이 걱정된다. 그리고 역으로 제시할 겁니다. 모든 조건을 들어 줄 테니, 후배와 선배, 동료들을 위해 노력하고 본보기가 되어달라. 라고요.”


“본보기요?”


나는 이슬이가 민영이를 위해 어떻게 했는지 김재신 대표에게 말했다.


“아..”


“단순히 많은 A급 중 한 명이 아닌, 유일한 A급이 되고 싶어서 회사를 옮기는 거라면 거절할 겁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새로운 별이 뜨고, 조금 전까지 반짝이던 별이 떨어지는 곳이 바로 연예계죠. 새로운 별이 될지 모르는,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지 모르는 사람을 도와준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거북이 엔터 자체를 원해서 옮기는 거라면 응할 겁니다. A급은 A급인 만큼 연예계에 대해 빠삭합니다. 특히 노희정 배우님이나 유평수 님은 김 대표님보다 연예계에 오래 몸담고 있었죠. 거북이에서 자신의 위치,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바로 머릿속에 그려질 겁니다.”


“팀장님은 후자의 경우라면 영입하는 것도 괜찮다는?”


“그렇죠. 말이 아닌 서류로 남아야겠지만요. 그리고 지금 속해있는 분들에게도 대표님이 믿음을 주셔야겠지만요.”


“음.. 아!”


“이해하셨나요? 두 사람이 후자를 선택하고 거북이 엔터와 계약해도 대표님이 지금보다 두 배로 뛰면, 해결됩니다.”


“하하하. 저만 더 잘하면 되는 거네요? 두 분과 자리 마련해 봐야겠습니다.”


“솔직히, 부담은 되지만 놓치는 아까운 분들이잖아요.”


노희정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다친 단역 배우를 위해 자신의 차와 매니저를 붙여주고, 치료비까지 대신 해결해 줬던 인물이고, 유평수는 매년 발표되는 연예인 기부 순위에서 5위 밑으로 떨어진 적 없는 인물이었다.


“하하하. 그렇죠. 역시 대화하길 잘했네요. 뭔가 명확해진 느낌입니다.”


“고마우면 최승제 일, 잘 처리해 주세요.”


“내일 저녁에 같이 갈 테니 계약서는 미리 준비해 주세요.”


“하하하. 좋네요.”


**


“아이고.. 청소 좀 하고 살지..”


김재신은 최승제의 기획사 ‘빛나 레코드’가 있는 건물에 들어오면서 짧게 혀를 찼다.


“건물주는 세입자가 청소하길 바라고, 세입자는 건물주가 청소하길 바라면 이렇게 되더라고요.”


“이 실장은 잘 아네?”


“제가 얼마 전까지 살던 원룸 건물이 이랬거든요. 건물주는 세입자가 자기 집 앞이나 복도는 알아서 청소하는 거라고 하고, 세입자는 관리비에 포함된 거라고 하고. 서로 따지고 싸우는 동안 쓰레기만 쌓였죠.”


“벗어나길 잘했네?”


“대출 제도 덕분이죠. 감사합니다. 여기네요.”


똑똑.


김재신과 같이 온 이보경 실장이 노크했다.


- 누구요? 들어와요!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훅 밀려오는 담배 냄새에 김재신과 이보경은 미간을 좁혔다.


“큼. 담배 없이는 대화가 잘 안 되는 곳이라..”


“사장님을 뵙고 싶습니다.”


“내가 여기 사장인데, 누구요?”


김재신이 명함을 꺼내 사장에게 건넸다.


“거북이 엔터 김재신입니다.”


“인터넷 기사로 종종 보던 거북이 엔터의 대표께서 여긴 무슨 일로?”


“최승제 씨와 관련해,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왔습니다.”


“우리 승제? 거북이에게서 승제를 어떻게 알고?”


사장의 말이 짧아졌지만, 김재신은 신경 쓰지 않았다.


거북이 엔터로 오고 싶어 하는 사람, 김재신이 거북이 엔터로 데려오고 싶은 사람을 위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반말, 협박, 억지는 익숙했다.


“우연히 행사장에서 봤습니다. 조금 더 큰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 큰 무대라.. 하긴, 이런 곳에 있기에는 승제가 아깝지. 아이돌로 데뷔까지 했던 놈인데 밤무대 서는 것도 짜증 날 테고. 그런데..”


사장이 김재신 대표의 명함을 살짝 봤다.


“김재신 대표님. 흔히 노는 물이 다르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도 연예 기획사라면 기획사인 이곳을 만들고 이끌어가는데.. 저는 사장이고, 대표님은 대표님으로 불리고.. 같은 뜻이지만, 급이 다르죠.”


“그래서요?”


“승제 그놈이 더 큰 무대를 위해 이 좁고 누추한 곳을 나가면, 이런 곳에서 사는 물고기들은 다 죽는다는 말입니다. 승제 덕분에 이런 곳에서라도 꿈을 이어가고는 있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노는 물, 더 큰 무대, 최승제가 벌어온 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소속 가수들.


다 쓸데없는 말이었다.


쓸데없는 개소리 속에 담긴 뜻은 하나밖에 없었다.


데려가고 싶으면 개소리도 인정하고, 그만큼의 돈을 달라.


“얼마면 됩니까?”


“화끈한데? 먼저 들어보죠.”


“최승제 씨가 1년 동안 번 수익 곱하기 6년. 거기에 최승제 씨가 이곳과 계약 다시 받았던 계약금 플러스 앨범 제작 비용,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활동비.”


“6년?”


“요즘 기본 계약이 5년입니다. 노예 계약이라고 욕 안 들을 정도가 딱 7년이죠. 최승제 씨가 여기서 1년을 보냈으니, 몇 년 계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치로 설정한 겁니다. 아직도 간판이 걸려 있고, 소송 중인 것이 없는 걸 보니, 계약 기간이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은 노예 계약은 아닐 것 같아서요.”


“큽!”


최승제의 계약은 7년 계약에 별다른 합의가 없으면 7년이 자동 연장된다는 구시대적 노예 계약이었다.


“나야.. 나쁘지 않은 조건이지만.. 승제가..”


‘아니다! 승제는 노예 계약이다!’라고 말할 수 없었던 사장은 일단 말을 돌렸다.


“설마 최승제 씨의 의견도 묻지 않고 찾아온 거로 생각하십니까?”


김재신에 의해 막혀버렸다.


사장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자신이 최승제에게 한 짓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다른 기획사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대해 화내는 사장의 모습에 김재신은 팔짱을 낀 양쪽 손의 가운뎃손가락을 펼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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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휴재 공지. +2 22.12.07 226 0 -
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275 13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95 13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27 14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413 14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88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95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405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407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402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91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55 14 12쪽
153 응? +6 22.11.11 477 14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72 15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80 16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71 15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35 14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520 14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39 16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52 14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49 16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27 15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84 15 11쪽
142 때는 꼼꼼히 벗겨야 한다. +6 22.10.27 599 15 10쪽
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618 14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30 16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86 17 12쪽
»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48 16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35 16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55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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