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164 회
조회수 :
230,995
추천수 :
4,486
글자수 :
854,709

작성
22.10.26 23:00
조회
619
추천
14
글자
11쪽

일단 닦아야겠네.

DUMMY

141. 일단 닦아야겠네.


“임 사장. 내가 말이야.. 어이없는 기사를 하나 봐서 말이지. 어떻게 된 걸까?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야.”


- 조, 조 대표님.. 저도 억울합니다!


휴대폰 너머로 거북에 엔터 김재신 대표가 찾아와 최승제를 원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자신도 기사를 통해 최승제가 AG 엔터와 계약했다는 변명이 이어졌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네가 승제를 거북이에 팔았다는 거네?”


- ..네?


“김재신 대표가 왔을 때 짧은 문자 하나 보낸 것 없고, 시간을 벌어 놓고 나에게 연락을 한 것도 아니고.. 완전히 나를 개무시하고 팔아넘긴 거네?”


- 그, 그게.. 정신이 없어서..


“그러니까. 정신 나간 짓이지.”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법이고,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조항주의 전화를 받고 있던 임봉구 짜증이 쌓여가고 있었다.


- 그러니까. 정신 나간 짓이지


사람에게는 한계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그 정도와 크기. 깊이와 넓이가 다를 뿐, 먹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 마시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며,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어 더 먹고 마시면, 불편하고 아픈 것은 당연하고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도 한다.


짜증, 화 같은 감정적인 것들이 한계에 도달한다면?


이후에 쌓이는 감정은 넘쳐흐르게 된다.


그리고 넘치게 먹고, 넘치게 마시는 것이 육체를 괴롭힌다면, 넘친 감정은 이성의 자리를 넘본다.


넘쳐버린 감정에게 가장 맛있는 먹이이자, 목표. 보금자리인 이성.


이성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감정이 자리하면, 하필 그 감정이 부정적이라면.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밖에 없다.


감정 폭발.


임봉구는 이런 과정을 충실히 따랐고, 결국 폭발했다.


“제가 승제를 팔든! 말든! 대표님이 무슨 상관입니까?!”


- 뭐?


“거북이 대표에게 따지려고 전화했습니다! 네! 씨X! 솔직히 AG라면 더 비싸게 팔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거북이 대표가 그러더군요. 계약서 찢은 순간부터 빛나 레코드 사람이 아닌데 승제가 누구와 계약하든 무슨 상관이냐고요! 어제 계약서 찢은 저도 승제와 상관없는 사람인데! 7년이나 지난 대표님이 무슨 상관입니까!?”


- 이 새끼가 말이면!


“지방 행사나 다니고! 밤무대만 찾아다니는 회사 사장이라고 하고 싶은 말도 못 합니까? 이왕 뚫린 입이니 몇 마디 더 하죠! 승제 오디션 프로만 출연시켰어도 돈 좀 만졌을 겁니다! 네! 그 대가로 돈 받았죠! 그리고 돈 받은 만큼 했습니다! 승제를 제가 팔아버리지 않기를 바랐으면! 그만큼 더 투자하지 그랬습니까? 하하하. 씨X!”


- 내.. 지금의 통화는 잊지 않겠어.


“아이고.. 네. 그러세요! 어차피 뒤통수가 얼얼해서 좀 쉴까 했는데 잘됐네요. 덕분이 심심하지는 않겠습니다!”


다시, 언더독 뮤직 대표실.


“감히! 먼저 전화를 끊어? 이 새끼를!”


휴대폰을 노려보던 조항주가 고개를 조수빈에게 돌렸다.


“사, 삼촌! 맞죠? 제 말이 맞죠? 그 방구 같은 새끼가 딴 생각해서 벌어진 일이죠?”


“네 대가리는 게임을 하고! 여자 만나고! 술 마시는 것에만 돌아가냐?!”


최승제의 AG 엔터로의 이적이 임봉구의 욕심이 한몫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하지만, 과거나 앞뒤를 따지지 않고 결과만 보자면 임봉구도 잘 짜인 계획에 놀아난 존재일 뿐이었다.


회사가 아무리 소속 연예인을 통제해도 완벽할 수 없다.


완벽을 위해서는 도청이나 도촬을 해야 하는데, 당연히 불법이다.


그래서 빛나 레코드에서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도청이나 도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승제의 사생활을 감시하라고 조카 조수빈을 보냈다.


이번 일의 비중을 따지자면, 임봉구의 욕심이 40%고 조수빈의 소홀이 60%라고 조항주는 판단했다.


“네놈이 감시만 잘했어도 눈뜨고 코베일 일은 없었어!”


“..죄송합니다.. 제가 승제를 만나 볼까요?”


“하.. 만나면?”


“정 안되면.. 다시 데리고 와도.. 그래요! 다시 데려오면 되겠네요!”


AG 엔터가 큰돈을 주고 최승제를 데려간 것도 아니고, 아직 AG 엔터에서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니니 최승제를 데려올 수 있다는 조수빈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생각은, 최승제를 데려와 그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며 모두 행복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속되면 더 통제하기 쉽다는 거였다.


“어디까지 멍청해질래?”


“네?”


“AG라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그리고! 우리가 오디션 방해한 거! 승제가 모를 것 같아? 너 정도 멍청하면 모를 수 있겠지! 심지어 멤버들은 조용히 살라고 문자까지 보냈어! 너같이 멍청한 놈이야 다시 오려고 하겠지!”


“그럼 어떻게..”


“몰라! 씨X! 강 부장 부르고 너는 꺼져! 당분간 노크 애들 로드나 뛰어!”


“로, 로드요? 제가요?”


“꺼져!”


“네..”


조수빈이 나가고 얼마 뒤 강도임 부장이 들어왔다.


“해결 방안.”


“네. 최승제가 우리의 손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쪽이 편하실 겁니다.”


“하.. 그래. 인정한 건 인정하자. 괜히 AG 건드렸다가 먼지 다 털려 나간다.”


AG 엔터 때문에 몇 개의 기획사가 문을 닫았다.


당연히 벌금 조금 받는 것이 끝일 거라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관련자 대부분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예전과 같은 명성은 아니지만, 배우 명가 빅 엔터가 나가용의 죄를 떠나서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충격이었다.


심지어 기업들과 싸움에서도 살아남다 못해 이겼다.


사라진 기획사들과 상관없었기에, 빅 엔터의 나가용이 자신의 접대 제안을 무시했기에, 자신은 소속 여가수와 밤을 보내도, 다른 접대들은 다 거절했기에 운 좋게 살아남았다.


겨우 살아남았는데 스스로 불구덩이로 뛰어든다?


미친 짓이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최승제의 입을 닫게 하고, 이 부분을 AG 엔터와 협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얼마 후면 최승제가 멤버로 있던 노크가 1년의 준비 끝에 컴백한다.


팀으로 활동할 때보다 개인을 활동하면서 더 많은 인지도를 쌓은 노크 멤버들은 팀으로서도 성공을 위해 노크의 앨범을 건의했고, 회사도 동의했다.


꽤 많은 자금이 투입된 상황.


그래서 조항주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빠르게 움직였다.


이번에 KBC 예능 국장으로 부임한 사람이 흔히 말하는 카바레라는 곳을 종종 방문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우연인 척 인연을 만들기 위해 그곳으로 출근 도장일 찍었다.


그곳에서 쓴 돈이 오로지 국장과의 연인을 위한 것이라면, 돈값은 했다.


우연히 다가가, 우연히 합석하고, 우연히 친해져 세 번째 술잔이 오간 순간, 무대 위로 최승제가 올라왔다.


그날, 그곳에서 만났던 최승제가 소속사와 계약하고 오른 두 번째 무대였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빛나 레코드 사장을 만나 협박과 돈을 같이 건네며 최승제가 트로트 오디션에 나가는 것을 막았다.


조카를 보내 최승제를 감시하게 했다.


목적은 하나였다.


최승제가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최승제가 노크의 ‘G’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름답게 포장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7년 만에 복귀한 동료를 응원하는 노트.


가족을 위해 꿈을 접었다가 힘든 생활 끝에 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최승제.


당연히 최승제 쪽으로 관심이 더 많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번 노트의 앨범이 일반적인 앨범이라면 상관없고, 노크의 재계약과 관계없다면 상관없었다.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었고, 재계약 문제도 있는 상황.


최승제가 성공하고, 망하고를 떠나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막아야 했다.


그런 최승제가 AG 엔터로 들어갔다.


최승제의 방송 복귀는 확실하다.


대중들의 의문, 추측, 진실, 거짓은 막을 수 없어도 최승제의 입은 막아야 했다.


“승제가 가정에 충실해서 승제의 탈퇴 이유가 밝혀져도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그만큼 시간이 흘렀고.. 꿈 대신 사랑과 아이를 선택했다는 건, 짜증 나게도 승제에게는 좋은 스토리가 되니까.”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언더독 뮤직을 욕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만큼 승제의 팬은 늘어갈 겁니다.”


“하.. 그래! 그래서!?”


“AG 엔터와의 협의가 꼭 필요합니다. 가장 베스트는 대표 대 대표의 대화에서 결과를 얻는 겁니다.”


“후.. 뭘 던져 줘야 하나..”


“굳이 뭔가를 안겨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AG 엔터. 평판이 좋아도 너무 좋습니다. 승제의 스토리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조금만 어긋나면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단단하고 깨끗한 평판을 위해서라도 AG는 대표님과 손을 잡을 겁니다.”


“그래! 너무 깨끗하면 작은 더러움도 커 보이니까. 좋아! 강 부장이 추진해 봐.”


“네. 대표님.”


**


같은 시각 AG 엔터 별관 A 녹음실.


다연이가 버튼을 누르자 앞에 놓인 마이크에 붉은빛이 들어왔다.


“선배님..”


다연이가 부르자 녹음 부스 안에서 최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네. 다연 씨.


뭔가를 말하려다 멈추고 살짝 나를 보는 다연이 대신 내가 입을 열었다.


“승제야.”


최승제의 부탁에 말은 놓기로 했다.


“아이돌이 트로트를 얼마나 알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연이를 아이돌이 아닌 트레이너라고 생각하고 따라 줬으면 좋겠어.”


- 네! 다연 씨! 저를 선배라고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아니, 확실하게 말해 주세요. 저는 제 노래를 이렇게 누군가가 분석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잘 배우겠습니다!


내가 다연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다연이 눈빛이 변했다.


“그럼, 제 생각을 말하기 전에 질문부터 할게요. 선배님이 생각하는 노래는 뭔가요?”


- 노래..요?


다연이는 최승제의 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최승제가 입에서 나온 답이었다.


“그런 거 같았어요. 제가 한 질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노래할 때 어떤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지 알 수 있어요. 참고는 저는, 혼자 노래할 때는 제 목소리라는 붓이 듣는 이들의 머릿속에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그리기를 바라고, 풀썸으로 노래 할 때는 조화를 우선해요. 그런데.. 조금 전 선배의 노래에서는 선배가 없었어요. 목소리도 좋고, 보컬 실력도 상당해요. 곡과 가사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도 좋죠. 하지만, 선배님의 ‘숲에서’가 아닌, 김충 선배님의 ‘숲에서’를 김충 선배님 대신, 김충 선배님처럼, 작곡가나 작사가의 의도에 충실히 부른 것 같아요.”

- 아..


“트로트는 다른 장르와 달리, 꺾는 부분이 많고, 대표하는 특징이죠. 그런데.. 꼭 그 부분에서 꺾어야 할까요? 꼭 꺾어야 할까요? 작곡가나 작사가의 의도도 있겠죠. 그런데, 꼭 그 의도대로 가수는 불러야 하는 걸까요?”


- 팀장님! 일주일! 아니 삼일 뒤에 다시 하면 안 될까요?!


“돼. 기대할게.”


최승제가 빛나는 것만큼, 기억 속 민수는 점점 흐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 22.12.07 231 0 -
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279 13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96 13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29 14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415 14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90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96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406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409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403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93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56 14 12쪽
153 응? +6 22.11.11 479 14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74 15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81 16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72 15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36 14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521 14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40 16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54 14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51 16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29 15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85 15 11쪽
142 때는 꼼꼼히 벗겨야 한다. +6 22.10.27 600 15 10쪽
»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620 14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32 16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87 17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49 16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36 16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57 1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