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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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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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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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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DUMMY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타인(他人)’의 음원이 공개됨과 동시에 바나나 차트 24위로 진입했다.


장벽이라 불리는 100위 언저리도 아니고, 공개와 동시에 24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풀썸의 팬덤 덕분이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지금, ‘타인(他人)’은 바나나 차트 최상단에 위치했다.


풀썸 팬덤에 트로트 펜들의 화력이 가져다준 결과였다.


사람들은 예상했다.


승제도 트로트 열풍의 수혜자와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아무리 AG 엔터라도 트로트 가수의 성공 공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그들의 예상대로 승제는 복귀 2주 만에 모든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올랐다. 아니, 올랐었다.


최승제.


그는 풀썸이 있는 AG 엔터 소속이었다.


이런 사실이 슬슬 컴백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풀썸을 잡기 위해서라도 승제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런 결론이 엉덩이가 무거운 음방 PD들을 움직이게 했다.


‘다음 주 승제 씨가 1위 후보가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원하는 무대가 있으면..’

‘승제 씨 무대를 최소 5분으로 잡고 싶은데 어떠신지..’

‘1위가 확실한데..’


AG 엔터는?


[ AG 엔터 소속 트로트 가수 최승제! 1위 후보? ‘제 자리가 아닙니다.’ ]


라는 기사를 냈다.


승제와 조율을 마친 나는 음방 PD들에게 연락해 1위 후보에 승제를 제외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여파는 컸다.


[ 이해할 수 없는 AG 엔터, 최승제의 행보. ]


[ 방송국의 기만인가? AG 엔터의 팬들에게 대한 기만인가. ]


[ 후보에도 없어?! 팬들 아쉬워해. ]


이런 기사들에.


ㄴ 방송국 놈들 또 시작인 건가?


ㄴ 이번에는 AG 엔터에 좀 실망함. 인터넷 기사들은.. 솔직히 기레기가 80%로라고 생각하면서 보거든? 그런데, 그런 기사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ㄴㄴ 항의를 많이 받았는지 방송국들 공지 올렸더라. AG 엔터의 요청이라고.

ㄴㄴㄴ 나도 봤음. 그래서 실망한 것임. 회사 사정 > 팬이란 생각이 들어서.


이런 댓글까지.


그중 가장 재미있게 본 댓글이 있었다.


ㄴ 나는 AG가 AG 했다 싶었는데.. 아닌가 보네..

ㄴㄴ 뭔 말?

ㄴㄴㄴ 아니.. 음.. 일단 나는 트로트 팬이 아님. 잠깐 오! 할 뿐이었지, 리모컨만 돌리면 나오는 트로트에 질려 했거든, 이런 내가 들어도 타인은 좋더라. 그런데 1위 후보에 못 들었다는 이유로 홈피에 항의 글 올라오고, 기사까지 났다는 점에서 의아했어. 솔직히.. 음원 성적이 좋다는 건 인정. 꺼져가던 트로트를 다시 끌어 올렸다는 것도 인정. 하지만 1위 선정 방식에 음원 성적만 있는 게 아니잖아?

ㄴㄴ 요즘은 다 그렇지 않나? 같은 소속사 풀썸도 TV 출연 한번 없이 1위 했는데..

ㄴㄴㄴ 풀썸과는 좀 다르다고 할까..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사과할게요.. 승제의 음원 성적과 풀썸의 성적은 솔직히 비교 대상이 안 되지..

ㄴㄴ 님 말이 맞음. 풀썸은 전설이고, 승제는.. 아! 이래서 미리 사과했구나? ㅋ 아무튼 승제는 음원 1위 한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정도?

ㄴㄴ 라디오에서도 풀썸이 가득했지..

ㄴㄴ ㅇㅇ 그래서 AG가 AG 했다고 한 거야. 뭔가.. 정도가 아닌 것 같잖아?

ㄴㄴㄴ 워워. 위험 발언!

ㄴㄴ 아.. 미안. 그리고 미리 죄송합니다..

ㄴㄴㄴ 그러고 보니.. 그래서 ‘제 자리가 아닙니다.’라고 한 건가?


AG 엔터의 의도에 근접한 말이었으니까.


그리고 승제의 이번 앨범 음방 마지막 방송인 ‘CK 차트’ 생방송 전, AG 엔터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 안녕하십니까. AG 엔터테인먼트 김무명 팀장입니다. 먼저, 아티스트 최승제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1위, 1위 후보에 대한 소중한 의견도 감사합니다. AG 엔터가 1위 후보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송 출연은 음악 방송을 제외하고 없습니다. 둘째. 음방을 제외한 방송 출연을 하지 않은 이유가 활동을 방송이 아닌 행사에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과도한 문자 결제를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중략) 음원 수익 부분에서는 풀썸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의 생활, 다음 앨범을 제외한 금액은 기부가 진행될 겁니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AG 엔터가 되겠습니다.]


공직 입장 발표가 나가고 얼마 뒤 추가로 두 개의 기사가 더 나갔다.


하나는 활동을 방송이 아닌 행사에 둔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팬들을 찾아오게 하는 최승제가 아닌, 팬들을 찾아가는 최승제가 되고 싶다는 인터뷰였다.


다른 하나는 과도한 문자 결제 방지에 관한 기사였다.


방송에서 순위를 겨루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문자 투표다.


개인에게는 한 건당 백 원일 뿐이지만, 그 돈이 모이면 엄청난 돈이 된다.

백 원이 모여 천 원이 되고, 만 원이, 십만 원이, 백만 원이, 몇천만 원이 된다.

그렇게 모인 돈 일부가 방송국의 수익으로 잡힌다.


팬이기 때문에 당연한 한 표의 권리로, 응원하고 싶어서, 팬덤의 화력을 보여주기 위해, 등등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문자 투표가 순위 경쟁의 핵심 방법으로 이용됐고, 어느 순간부터 당연해졌다.


승제가 가장 신경 쓰는 팬은 휴대폰의 용도가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전부인 어르신들이었다.


톡이 가능한,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한 어르신이 아닌, 말 그대로 휴대폰을 일반 전화기처럼 사용하시는 어르신.


그런 분들에게 백 원?


승제에게는 송구하고 죄송한 백 원이었다.


모인 백 원들이 AG 엔터의 수익이 되면 상관없다.


보답하는 방법은 많았으니까.


하지만 방송국으로 들어간 백 원은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른다.


물론, 차라리 AG 엔터의 수익이면 보답할 수 있다, 방송국의 수익이 된 된 돈이 어떻게 사용될지 몰라서.라는 말은 기사로 옮기지 않았다.


ㄴ 성지 순례 왔음. AG가 AG 했음.


ㄴ 나도 순례 겸 사과하러 옴. 승제 활동이 행사라는 글을 보고, 아 AG도 이제 돈을 보는구나 싶었거든. 트로트 오디션으로 인기 얻은 사람들 행사 페이나 콘서트 수익 엄청나잖아. 그런데 ! 아니었단 말씀. 지방 전통 축제나 마을 찬지 같은 곳에 최우선으로 출연하겠단다. 마을 잔치라는 부분에서 충격이었다.


ㄴ 난 문자 투표! 내가 문자 투표에 적어도 10만 원 이상을 썼을 거다. 어느 날 우리 할무이가 문자 투표하는 거 알려 달라더라고! 나는 기뻤지! 역시 할무이! 아직 젊어! 이러면서. 그런데 AG 기사 보면서 내가 아! 에.. 허.. 이러고 있더라. 그래서 할무이에게 물어봤어. 왜 문자 투표 가르쳐 달라고 했는지. 하.. 충격! 할무이 왈! 그래야 텔레비에 자주 나와서 노래 부르는 거 아냐? 이러시더라. 맞는 말인데.. 말은 맞는데.. 뭐랄까.. 100원의 가치가 달라졌다고 할까.. 하하.


ㄴ 윗분 말 받고 하나 더! 한창 트로트 유행할 때 할아버지 댁 간 적 있거든? 실명 거론은 좀 그러니까 A라고 할게. 유명한 A가 TV에 나오는데 할아버지가 재밌게 보시더라고. 우리 할아버지가 내 대학 등록금 내줬거든.. 그래서 어떻게든 A 콘서트 티켓 구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물었지. 직접 보고 싶지 않냐고? 콘서트 같은 곳에 가고 싶지 않냐고. 윗분 말 빌려서 쓰면, 할아버지 왈! 가고 싶지! 직접 들으면 얼마나 더 좋겠어! 그런데! 내가 가면 소는 누가 키워! 소는! 이러시더라.. 하.. 그래서 일단 한 발 후퇴하고 문자 투표하는 방법이라도 가르쳐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 손자, 손녀에게 배워서 했다 같은 인터뷰가 많았잖아. 그래서.. 그런데.. 할아버지 왈! 그런 백 원 아끼고 모아서 너 대학 보냈다! 이러시더라고.. 헉했다. 헉.

ㄴㄴ 소는 누가 키워! 에서 뿜었다!

ㄴㄴ 아 씨..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백 원짜리가 왜 이리 무겁냐..


이런 반응들..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맞는데, 이 흐름이 좋고, 옳은 방향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전문가들이 실패한다고 했던 그룹이 ‘문화 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었고, 동양의 작은 인형들이 노래하고 춤춘다고 평가받던 K팝이 지금은 전 세계 아이돌의 정점에 올랐듯, 대중들에 의해 미래에 결정될 결과였으니까.


내가 확신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음악 전문 방송국 ‘CK 뮤직’ 관계자들은 AG 엔터의 결정을 ‘옮음’이 아닌 ‘그름’에 가깝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처음도 같이 가 줬으니, 마지막도 같이 가 달라는 승제의 요청에 따라온 방송국 ‘CK 뮤직’.


승제가 생방 무대에 오르자마자 부글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온 화장실.


대기실과 같은 층에 자리가 없어서 배가 아닌, 이번에는 뒤를 잡고 온 위층 화장실.


냄새가 어느 정도 빠져나간 뒤 들린 인기척이라 안심하고 있던 순간.


“AG 때문에 무슨 고생이야!”


라는 말이 들렸다.


“대책 회의?”


“응. 하필이면 TNW가 발 빠르게 움직여서.. 쯧.”


“하긴, 나도 그 기사 보고 놀랐다. AG 기사 나오자마자 문자 투표 비용 낮추고 전액 연말 기부라니.. 우리도 그런 식으로 가려나?”


“잘도 그렇게 가겠다. 그렇게 갈 것 같으면 대책 회의가 아니라 벌써 공식 기사 났겠지!”


“왜? 주제가 정해진 회의야?”


“하.. 됐다. 화장실에서 나눌 대화는 아닌 것 같다.”


“아무도 없잖아.”


“큼.”


“저기? 저기 고장이야. 그래서 항상 잠가 놔. 아무도 없는데 말해봐. 내가 입 닫고.. 아니다! 혹시 아냐? 제삼자로서 번뜩이는 해결책이 나올지?”


“지랄이 번뜩이겠다.”


“야! 동기 좋다는 게 뭐야?”


“하.. 이럴 때만 동기.. 그래! 한번 물어보자.”


“얼마든지!”


“위에서 문자 투표 유지라는 결정이 내려왔어. 단! 문자 투표가 아닌 다름 이름과 다른 방식을 가져오래.”


“뭔 개소리야? 이름만 바꿔서 그대로 유지한다고? 왜?”


“후.. 넌 어떻게 오디션 파트에 있으면서 나보다 더 모르냐..”


“오디션.. 아! 지금 준비 중인 ‘너의 열정이 보여?’?”


“그래! 거기도 문자 투표가 이용될 거잖아! 그런데 AG가 문자 투표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놨잖아! TNW는 입이라도 맞춘 듯 공식 발표하고! 우리도 TNW와 똑같이 가봐라. 음방이야 그렇다 치고, ‘너의 열정이 보여?’는? 수익은?”


“아.. 그렇겠네.. 그런데 왜 그걸 음방 파트에서 대책 회의해? 해야 하면 우리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AG가! 최승제를 내 보냈고! 최승제가! 가수니까! 음방에서 먼저 결과를 내놔야 될 거 아니야! 하.. 너 어떻게 PD 됐냐? 됐다.. 이번 회의에서 어느 정도 결정 나면 너희도 바쁠 거다.”


“이제 기사 나갔고 반응도 이제 슬슬 올라오는데.. 심각해질까? 예전부터 문자 투표에 관한 문제점은 거론됐잖아.”


“너.. 뭐지? 다른 곳도 아니고 AG다! AG! 파급력이 달라! AG만 상대하면 어떻게 비벼볼 만한데! TNW까지 붙었잖아!”


“사표 쓸까?”


“하.. 이 새끼는.. 됐다. 내가 너에게 물어본다고 한 내가 잘못이다.”


“설명만 했잖아!”


“물어봐? 너라면 다른 이름! 다른 방식! 떠오르는 거 있어?”


“아니!”


“씨X”


두 사람이 나가고 다시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지만 나는 변기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음.. 문자 투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그쪽 사정이고.. 문제는 난데.. 고장.. 고장이라.. 후.. 계속 잠겨 있던 문이 하필이면 열려있어서.. 그것도 첫 번째 칸..”


뒤처리하고 바지를 올렸다.


천천히 변기 뚜껑을 내렸다.


왠지.. 넘치는 모습은 못 볼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


천천히 레버를 눌렀다.


시원한 물줄기 소리.


넘치는 것도 없다.


그래야 할 것 같아 변기 뚜껑을 열었다.


“고쳤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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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285 14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401 14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36 15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420 15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95 13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401 15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412 17 11쪽
»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415 15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408 17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98 14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61 15 12쪽
153 응? +6 22.11.11 484 15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79 16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86 17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77 16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41 15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526 15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46 17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61 15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56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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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625 15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37 17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92 18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54 17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41 17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6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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