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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야금야금 씹어먹는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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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연재수 :
1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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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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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54,709

작성
22.11.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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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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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0쪽

정채연(1).

DUMMY

161. 정채연(1).


TNW ‘뮤직링크’ 대기실.


채연이의 데뷔 무대도 AG 엔터와 우호적인 TNW ‘뮤직링크’로 정해졌다.


“후..하.. 후 하..”


심호흡하는 채연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심호흡에 체력 다 쓰겠다.”


“긴장돼요..”


“사녹으로 갈 걸 그랬나?”


“안돼요! 창피해서 풀썸 선배님 어떻게 봐요!”


개인적으로는 풀썸 멤버들과 친구, 언니, 동생처럼 지내지만, 풀썸 완전체를 칭하거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꼭 ‘선배님’이라고 말하는 채연이었다.


“AG는 생방에 라이브를 고집하는 너만 사녹이라?”


“네! 저도 AG니까요!”


“그래. 너도 AG 맞아. 그리고 다연이에게 보컬을, 이슬이에게 무대 연기를, 유정이 유나에게는 동작을, 미사에게는 카메라 활용법을 배운 것도 맞지.”


“아..”


“음.. 솔직히, 나도 풀썸을 뭐라고 정의하기 힘들어. 개인별로 보면 장점도, 단점도 있는데.. 풀썸으로 보면, 존재해도 되는 아이돌인가 싶을 정도로 완벽하거든.”


“맞아요! 노력하는 천재들!”


“맞아. 노력하는 천재들이지. 만족할 줄 모르는 천재들이고. 그런 천재들이 너를 가르쳤고, OK 사인이 나왔어.”


“음..”


“풀썸 멤버 다섯 명의 장점을 모아 놓은 존재. 바로 너야.”


“아..”


“어때? 이 말이 부담돼? 아니면 몸이 근질근질해?”


“늘 깨끗하게 씻는 저라서 근질근질하지는 않지만! 심장 소리가 기분 좋네요.”


채연이의 데뷔 준비는 승제의 복귀 준비보다 더 험난했다.


미모로 펙아티스트라는 대형 기획사에 캐스팅됐고, 본격적인 트레이닝 전부터 다음 걸그룹의 데뷔조 말이 나왔던 채연이었다.


문제는 채연이의 외모와 체형이 아이돌에 맞춰져 있다는 거였다.


당연히 얼굴에는 손대지 않았다.


대신 물이 빠져가던 갈색 머리를 아예 검게 물들였다.

날개뼈 정도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에 가짜 머리카락을 붙여 허리까지 내려오게 하고 자연스러운 웨이브로 포인트를 줬다.


그리고 다이어트가 아닌 살을 살짝 찌웠다.


방송용 카메라를 보며 말라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채연이는 한동안 풀썸 숙소에서 풀썸 멤버들과 함께 살 만큼 풀썸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풀썸의 컴백은 싱글도, 미니도 아닌 11곡으로 이루어진 정규 앨범이었다.


다연이가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이라고 대충 넘어갔을까?


다연이가 주도하는 녹음 작업의 제일 마지막 순서는 채연이가 풀썸의 곡으로 연습하는 거였다.


그것도 다섯 명이 나눠서 부르는 곡을 혼자.


이슬이나 다른 멤버들은 재밌다고 지켜보기만 했을까?


이슬이는 곡을 이해시키고 표정 연기를 주문했다.

유나와 유정이는 안 그래도 숨차하는 채연이에게 곡에 어울리는 간단한 동작을 요구했다.

미사의 의견에 따라 녹음 부스에 설치된 카메라가 불규칙적으로 반짝였다.


풀썸 숙소에서 같이 생활하는 것을 제외하고 이런 방식이 승제에게도 적용됐지만, 채연이는 승제보다 더욱 타이트했다.


문제없던 성대로 수년간 다져지기까지 한 승제와 달리, 채연이의 성대에는 문제가 있었으니까.


1번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을 때는 올라가던 고음이, 같은 파트를 2번 카메라를 보고 부를 때는 올라가지 않았다.


채연이의 곡은 발라드고, 발라드는 아이돌이나 댄스 가수들과 달리 대부분 정면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하지만, ‘대부분’이다.


이 부분은 고음이니까 고음을 낼 수 있는 자세로만 노래하면 돼.


가능할까?


가능할지도 모른다.


이것도 가능성일 뿐이다.


하필이면 그 부분에서 채연이를 가까이서 찍던 카메라의 동선이 꼬여버렸다면? 채연이 팬들이 있는 방향이 반대라면? 특수 효과 등의 이유로 유일한 자세를 할 수 없다면?


그래서 풀썸은 더 타이트하게 채연이를 몰았고, 채연이는 희망에, 악으로 깡으로, 고마움으로 주먹을 말아 쥐었다.


천재들의 머리에서 나온 경우의 수에 대한 대처.


이렇게 정채연이란 사람이 단련됐고, 이렇게 완성된 곡이 ‘너와 나의 cm.’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정채연 님 다음다음 무대입니다. 준비해 주세요.”


순서를 알리러 온 직원이 나가고 나는 손등을 위로한 채 손을 내밀었다.


그 위에 올려진 박빛나 매니저의 손, 박빛나의 손 위에는 이번에 채연이 전담으로 채용된 코디 노지영 코디의 손, 그 위로는 마찬가지로 이번에 채용된 감수동 로드 매니저의 손, 그 위로 채연이의 전담 경호팀, 팀장을 비롯한 팀원들의 손이 올려졌다.


마지막으로 살짝 눈시울이 붉어진 채연이의 손이 올라왔다.


“네 시대를 열고 와.”


“네!”


박빛나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자,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채연! 채연! 파이팅!”


““파이팅!””


**


원영은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서 용기를 냈다.


“저기..”


“네. 선배님.”


용기를 내 다가간 상대의 입에서 ‘선배님’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 원영이의 어깨가 처졌다.


데뷔 순서만 따지면 자신이 선배가 맞다.


하지만 선배님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일까.


일레븐의 왕따인 자신과 여왕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풀썸, 그것도 풀썸의 리더 윤이슬.


차라리 자신이 후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원영이었다.


“선배님이라는 말은 좀..”


“그럼 님은 빼고, 선배라고만 할게요.”


선배라는 말도 부담스러운 원영이었지만 윤이슬의 아우라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윤이슬 님에게 하실 말씀이 있어서 오신 거 아닌가요?”


옆에서 들린 말에 정신을 차린 원영이 주변을 둘러봤다.


카리스마 넘치는 매니저와 딱 거기까지만 허용하겠다는 눈빛의 경호원들.

그리고 이런 것이 당연한 듯한 윤이슬.


원영은 부러웠다.


인기를 무기로 한 스타의 갑질이나 당연한 대우와 행동이 아닌, 예쁜 친여동생을 보호하는 언니, 오빠들 같은 느낌이라 부러웠다.


“아.. 네. 다름이 아니고.. 제 단독인 장면인데.. 제가 생각했던 대로 연기하면..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혹시 조언을 좀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원영은 몰랐겠지만, 그는 언제나 윤이슬의 시야에 있었다.


자신이 했던 말도 있었지만, 따로 알아본 정보는 김무명 부장님에게 들었던 것보다 심각했다.


김무명 부장님은 원영이를 ‘언제 터질지 모를.’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윤이슬이 생각한 원영이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이었다.


김무명 부장님이 따로 사람을 붙여 놓은 사람이 촬영이 끝난 후의 ‘만약’을 대비한다면, 윤이슬은 촬영장 안에서 촬영이 끝난 후 ‘만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적인 대화가 아닌, 사적인 대화가, 사적인 대화가 아니더라도 공적인 대화 속에서 조금의 사적인 대화가 섞여야 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촬영 후 따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AG 엔터보다 윤이슬 자체가 더 원하지 않았고, 촬영 중 윤이슬이 먼저 원영을 찾기에는 파장이 컸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이돌 출신 배우를 편애한다는 말이 나올 테니까.


스스로 악역을 자처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는데, 쓸데없는 오해로 망치기 싫었고, 오해를 푸는 데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먼저 움직일 수는 없다.

대신, 언제든 제일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도록 준비한다.


윤이슬이 어제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원영이 먼저 다가왔다.


같은 아이돌 출신이니 잘해보자는 의미도 아니고, 아이돌 출신은 아이돌 출신끼리 뭉쳐야 한다는 의미도 아닌, 오로지 자신이 맡은 배역을 더 잘하기 위해서라는 훌륭한 명분과 함께.


“먼저 선배가 생각하는 도준은 어떤 인물인가요?”


“음.. 소심한 것에 생각의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원영이 연기하는 ‘도준’은 ‘혁수’의 친구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는 상황에 또 다른 거짓말로 자신의 재미를 찾는 ‘다정’의 친구 ‘아라’를 짝사랑하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평면적인 인물인 것 같아서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짝사랑하는 방법도 모르는 찌질이..?”


“선배님은 조금 더 살아 숨 쉬는 듯한 도준을 바라는 건가요?”


“네..”


“계산적으로 생각하면.. 배역이 살아 숨 쉬지 못하면 잡혀먹힐 테고. 다른 배역들과 달리, 혼자서는 개성을 표현하기 힘든 존재이니, 다른 배역들에 잡혀먹히기도 쉽고, 배역이 아니라, 작가님이 칼질하기 편한 배역이니까요?”


각 배역이 바라보는 시점을 보자면, ‘다정’과 ‘수혁’은 서로 적대적인 눈으로.

다정의 친구 ‘미라’는 ‘다정’이란 존재를 완전히 몰아내고 그 옆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시선으로 ‘수혁’을 바라보고, 수혁의 친구 ‘갑주’는 언제가 ‘수혁’을 통제하던 ‘다정’이 사라졌으니 ‘수혁’의 집안과 그 집안의 인맥을 이용해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수혁’을 바라본다.


살아가는 목적이 ‘재미’인 ‘아라’의 흥미로운 눈빛은 ‘다정’과 ‘수혁’, ‘미라’와 ‘갑주’에게 골고루 향해있다.


반면, 유일하게 주인공인 ‘다연’이와 ‘수혁’에게 향하지 않는 시선이 있으니, 바로 원영이의 배역인 ‘도진’이었고, 그의 눈은 언제나 ‘아라’에게 향해있었다.


조금 잔인하게 해석하면, 필요할 것 같아서 넣었는데 필요에 따라 없어도 되는 존재.


‘아라’와의 연결 고리만 끊으면 되니까.


“.. 네.. 다른 분들의 장면을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은.. 솔직히 말하면, 제 연기로 다른 분들의 장면을 잡아먹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배우라면 그 정도 욕심은 있어야죠.”


“아! 감사합니다!.. 아.. 이게 아닌데.. 음.. 네. 생각은 있지만, 제 실력도 잘 알아요. 그래서.. 적어도 제 배역.. 제 장면은 지키고 싶어요..”


“음.. 좋아요. 대신 5분만 시간을 주세요.”


“네? 네! 감사합니다.”


“같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같이.. 본다고요? 뭘..?”


서이나 매니저가 윤이슬에게 태블릿을 건넸다.


“오늘 우리 채연이 데뷔하는 날이거든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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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96 13 13쪽
162 정채연(2). +3 22.11.22 328 14 11쪽
» 정채연(1). +6 22.11.20 415 14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90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96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406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409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403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93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56 14 12쪽
153 응? +6 22.11.11 47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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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5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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