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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루시올렛
작품등록일 :
2022.05.19 15:14
최근연재일 :
2022.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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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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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정채연(2).

DUMMY

162. 정채연(2).


TNW 방송국 ‘뮤직링크’ 게시판.


ㄴ 특이한 기사가 있어서 퍼왔다.


[ 한때는 연예인의 웃고, 우는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사회부로 옮긴 내 기사 속 연예인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다시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연예인을 담았다.


연예부에 몸담고 있었던 당시, 즐거운 일만 있었다고는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 연예계는 화려했다. 하지만 화려했던 것만큼 정글이었고, 화려했던 것만큼 어두웠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을 보는 것이 즐거웠고, 어두운 만큼 빛났던 별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어린 가수들이 등장했고, 아이돌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상품성만 있으면 앨범부터 내고 보는 시대에서 치열했던 연습생 생활을 이겨내고 데뷔해도 성공을 장담 못 하는 시대가 열렸다.


‘아이돌의 가요계 점령’.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던 나는 이 말을 끝으로 연예부에서 사회부로 옮겼다.


부끄럽게도 아이돌이 가요계를 점령할 것이라는 말이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K팝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가요계가 아이돌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할수록 내 마음은 점점 가요계, 연예계와 멀어졌다.


아이돌의 유닛이나 솔로 활동으로부터 무대와 멀어져갔던 전통 발라드, 솔로 댄스, 밴드, 락 가수들처럼.


시대의 흐름이고, 경쟁이다. 기획사는 낭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곳이다. 팀이 아닌 솔로로 나와 무대를 가득 채우는 아이돌 멤버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해되는 머리와 달리, 마음 한구석은 뭔가 허전했다. 그렇게 나는 연예계와 조금 더 멀어졌다.


그런 내가 사회부 기자임에도 연예계 관련 기사를 쓴 이유는, 오늘 데뷔한 AG 엔터 소속 정채연에게 있다.


슬픈 가사가 아님에도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를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연예부를 오랫동안 떠나 있던 사회부 기자가 감히 말해 본다.


트로트 오디션이 토로트를 대중화시켰다면, 정채연은 정통 발라드를 부활시킬 것이고, 풀썸이 5세대 아이돌 시대를 열었다면, 정채연은 새로운 발라드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현장보다 데스크가 익숙해지고 은퇴를 앞둔 나로서 기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흐려지던 추억을 선명하게 되살려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정채연 가수에게 꼭 전하고 싶다. -딥 클린 뉴스 정철 - ]


ㄴ 아이돌 팬으로 반박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네.. 쩝.


ㄴ 엄빠가 뮤직링크 보는 거 처음 봤다.

ㄴㄴ 나는 채널 돌리려다가 등짝 맞았다.. 엄마 손 매워..


ㄴ 잘하긴 하더라.. 그래도.. 솔로 가수가 없는 것도 아니고.. 살짝 지나치다 싶은데?

ㄴㄴ 님 말도 맞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요즘 발라드가 아닌, 정통 발라드에 가까운?


ㄴ 전통 발라드 가수가 사라지긴 했지..


ㄴ ㅋㅋㅋ 새로운 발라드 시대? 좀 오버 아니냐? ㅋㅋㅋ 민가영도 있고, 풀썸 미니 1집도 전부 발라드였는데?

ㄴㄴ 아이고.. 어디를 가든 이런 놈 있더라.. 한 가지에 꽂힌 놈. 알아들을지 모르겠지만! 민가영도 아이돌 출신이고 풀썸도 아이돌이야. 둘 다 발라드를 불렀지. 그런데! 민가영이든, 풀썸이든, 실력이 뛰어나서 그렇지 정통 발라드가 아니라 아이돌 발라드야.

ㄴㄴㄴ 발라드면 발라드지!

ㄴㄴㄴㄴ 허.. 네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듣던 트로트와! 네가 듣는 트로트가 같냐?

ㄴㄴ ㅎㅎ 우리 할아버지도 임호가 부르는 트로트는 ‘이거지!’ 이러면서 전지수가 부르는 트로트는 ‘트로트가 아니여!’ 이러더라 ㅎㅎ


ㄴ 바나나 차트 진입 89위 (풀썸 팬덤 화력으로 예상), 지금 2위 (뭐라고 설명해야 하냐..)

ㄴㄴ 1위는 같은 AG 최승제 ㅋㅋ

ㄴㄴㄴ 한 시간 뒤 새로 고침하면 뒤집힌다는 것에 한 표!


**


완벽한 데뷔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정채연에게서 눈을 못 떼는 사람은 윤이슬이 아니라 일레븐의 원영이었다.


“우리 채연이 잘하죠?”


“네.. 지금은 활동을 중단하신 선배님들이 생각나는 무대였습니다..”


“채연이가 목표로 했던 사람들이 그분들이라 그럴 거예요. 채연이는 원래 아이돌 연습생이었어요.”


“어..”


“선배가 생각하는 아이돌 또는 아이돌 연습생과 이미지가 다르죠?”


“네.”


“아이돌 체형, 아이돌에 어울리는 발성, 아이돌에 어울리는 근육까지. 연습생 생활하면서 쌓였던 습관을 버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습관들이 사라진 자리를 정통 발라드를 기본으로 한 채연이만의 발라드로 채워 넣었죠.”


“짧은 시간에 가능한 겁니까?”


“자랑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리 다연이라면 가능해요, 선배가 떠올랐다는 선배님들의 장점만 보아서 채연이를 트레이닝 시켰죠.”


“그렇다고..”


“네. 장점만 모은다고 장점으로 가득 차지는 않죠. 어떤 선배님에게는 장점이지만, 채연이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한다면 과감히 버렸어요. 채연이가 여자라서 습득하기 힘든 장점은 다연이가 채연이에게 맞춰 재조립했죠.”


“재조립..”


“네. 재조립. 지금 원영 선배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재조립이에요.”


재조립 후 전과 모양이 똑같다면 재조립한 의미가 없다.


작가가 생각하는 ‘도진’을 재조립해도 똑같은 ‘도진’일 뿐이라면 중간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재조립한다고 소비한 시간과 노력은 배우를 지치게 하고, 지친 배우의 연기는 잡혀먹힌다.


“아무리 노력해도 똑같은 도진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을 이용해야 해요. 로봇 장난감이었다면 새로운 무기를 착용시켜 본다든지, 다시 색칠하는 방법이 있겠고, 인형이라면 새로운 옷을 입히는 방법이 있겠죠. 그러면 도진에게는 어떤 주변이 있을까요?”


“...”


“여유가 있다면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 더 도움되겠지만, 선배의 개인적인 상황도,”


원영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촬영장 상황도 천천히 생각하기 힘드니, 제가 생각하는 답을.. 답이라기보다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줄게요. 배역의 주변.”


작가가 써 놓은 인물 서사나 성격, 인간관계 등이 찾기 쉬운 ‘주변’이었다.


하지만, 그런 ‘주변’들로 재조립한다면 똑같거나 비슷할 뿐이다.


윤이슬은 이런 ‘주변’을 말한 것이 아니었다.


“작가님이 창조한 도진에서 파생된 주변, 도진이 실재 인물이라면, 그가 살아오는 동안 만들어진 인간관계에서 파생된 주변을 활용해야 해요. 소심한 도진은 왜 소심해졌을까요? 작가님은 강압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소심해졌다고 인물 소개에 적어 놨어요. 재조립에서는 소심함에 초점을 맞추면 안 돼요. 왜 소심해졌는지는 과거죠. 하지만 선배가 연기하는 도진은 강압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던 아이가 아니라, 성인이죠. 그럼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그동안.. 쌓인 감정?”


“맞아요. 착하고 어리숙하며 소심하기까지 한 도진이 아닌, 소심하지만 폭탄을 안고 있는 도진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어요. 당연히 제 생각이고, 제가 분석한 도진이예요.”


“네!”


“그런 도진이 품고 있던 폭탄에 불이 붙어요. ‘거짓말’이라는 불이요. 어떨까요?”


“제가 분석한 도진은 불안감이나 죄책감을 가졌을 것 같은데.. 윤이슬 님이 분석한 도진은.. 희열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보다 부모 같은 힘 있는 주변인의 결정에 따라 행동하던 도진. 그런 도진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죠. 당연히 사랑이란 감정도 통제당할 거로 생각한 도진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마음을 키워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그녀의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죠. 어? 그런데 이상하게 돌아가요. 자신이 키운 거짓에 사람들이 동요하고 움직이는 거죠. 여기서 중요해요.”


원영이 말하고, 윤이슬이 분석한 ‘희열’을 좋아하는 여자에게 향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품고 있던 폭탄에게 향할 것인가에 따라 도진이란 인물이 달라진다.


모든 것을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도진.


만들어진 소심한 성격 때문에 감춰졌던 사이코패스 성향에 눈을 뜬 도진.


진짜 사람이라면 전자가 낫다.


하지만, 분석하며 떠올린 ‘희열’과 극 중 인물인 도진의 생명력을 위해서라면 후자가 더 낫다.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거짓을 시작했지만, 그 거짓을 통해 얻는 희열이 점점 여자를 잊게 하고 또 다른 희열을 찾아가죠.”


“아..”


“제가 도진이라면 이렇게 연기했을 거예요. 그래야 아라와의 연결 고리를 끊고, 오로지 도진만 존재하게 될 테니까요.”


이어진 촬영에서 원영이가 연기한 ‘도진’은 ‘아라’를 잡아먹었다.


PD도, ‘아라’를 연기한 여배우도 인정할 만큼의 연기로.


**


탁.


조용한 술집이라 그런지, 술잔을 내려놓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하..”


“도 전무님 아닙니까?”


깊게 한숨을 쉬던 펙아티스 도경수 전무가 고개를 들었다.


“문 대표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잔하러 왔다가 전무님이 보여서..”


“피에스타 컴백은 아쉽게 됐습니다..”


최승제가 복귀하고 얼마 후 문태영은 피에스타 컴백 일정이 변경됐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풀썸 컴백 일정이랑 겹쳐서요.”


“네? 풀썸 컴백이요?”


“네. 공식적으로는 데뷔곡에 문제가 있어서 컴백을 미룬 것으로 되어있는데, 사실은 풀썸 컴백과 일정이 겹치지 뭡니까? 저는 지금의 피에스타를 믿으니까 당당히 붙어보자 했는데, 멤버들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더 갈고 닦아야 한다나. 하하.”


도경수 전무가 바라본 문태영 대표의 눈에서는 질투나 부끄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제 위치와 실력을 알고 더 노력하려는 소속 아이돌을 대견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피에스타가 변했다는 소문이 돌더니.. 아!”


“안 좋은 뜻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란 거 압니다. 하하. 과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피에스타가 그려갈 미래에 과거가 오점이 아니라 거름이 되면 되니까요.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춤추고 노래라는 아이돌이 아닌, 단 한 명의 팬만 남아도 그 팬을 위해 무대에 오른다고 말한 멤버들을 저는 믿습니다.”


문태영 대표의 말에, 그리고 빅 엔터 시절과는 다른 문태영의 모습에 도경수 전무의 손은 술병을 찾았다.


“제가 한잔 따라 드리죠.”


도경수 전무의 손보다 문태영 대표의 손이 더 빨랐다.


“후.. 감사합니다.”


“한숨 소리가 무거우십니다.”


“풀썸 컴백 날짜가 아는 걸 보니.. AG 엔터와 관계가 생각보다 좋은 것 같군요.”


“음.. 좋고 나쁨으로 따진다면 좋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풀썸 컴백 일정은 비밀이 아닌 것 같던데..”


“네?”


“풀썸도 컴백 할 때가 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더니 쉽게 알려주더라고요. 알고 보니 AG 엔터보다 먼저 기사를 내지 않는 조건으로 정확한 날짜까지는 아니라더라도 알려준다고 하더군요.”


“하.. AG는 역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네요..”


“여왕의 여유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여왕이라.. 혹시..”


도경수는 메모리즈 엔터 대표에게 했던 말과 물음을 그대로 문태영 대표에게 옮겼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안 드는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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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계획은 있다. +3 22.12.06 279 13 10쪽
163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맞이하는 자세. +2 22.11.23 396 13 13쪽
» 정채연(2). +3 22.11.22 329 14 11쪽
161 정채연(1). +6 22.11.20 415 14 10쪽
160 분위기. +6 22.11.19 390 12 13쪽
159 이런 우연도 있다. +6 22.11.18 396 14 12쪽
158 여전히 존재한다. +8 22.11.17 406 16 11쪽
157 AG가 승제 편으로 보낸 바람 씨앗. +8 22.11.16 409 14 12쪽
156 최승제. +6 22.11.15 403 16 10쪽
155 각자의 자리. +8 22.11.13 493 13 10쪽
154 안 대표에게 줄 선물. +8 22.11.12 456 14 12쪽
153 응? +6 22.11.11 479 14 11쪽
152 더러움은 색을 가리지 않는다. +7 22.11.10 474 15 11쪽
151 안하리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6 22.11.09 481 16 11쪽
150 네. 잘 들었습니다. +8 22.11.08 472 15 12쪽
149 어쩌다 미국행. +6 22.11.04 536 14 11쪽
148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얻다. +6 22.11.03 521 14 10쪽
147 처음 본 안 대표의 약한 모습. +6 22.11.02 540 16 10쪽
146 오른손은 닦고, 왼손은 가공한다 +8 22.11.01 554 14 11쪽
145 어제와 같은 오늘은 없다. +6 22.10.30 651 16 12쪽
144 감사, 그리고 고마움 +6 22.10.29 629 15 11쪽
143 겉에 묻은 때를 벗기고. +6 22.10.28 58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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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일단 닦아야겠네. +6 22.10.26 619 14 11쪽
140 돌을 살펴보니. +6 22.10.25 632 16 11쪽
139 돌을 올려놓다. +10 22.10.23 687 17 12쪽
138 이럴 때를 대비해 키운 건 아니지만. +7 22.10.22 649 16 12쪽
137 휴가의 끝에서 주운 돌멩이 하나. +5 22.10.21 636 16 11쪽
136 휴가인데 왜 이러고 있는 건지.. +7 22.10.20 65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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