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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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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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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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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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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DUMMY

"조슈아라... 좋은 이름이군."

"감사합니다."

"어디 멀리서 온 겐가?"

"신성 제국의 남쪽, 도시연합에서 왔습니다."


마을에 도착한 나는 마을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촌장에게 찾아가 살 집을 구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촌장은 이런 작은 마을에 사람이 왔다는 것에 놀라워하며 이것저것 물어왔다.


"도시연합... 그렇군."

"그래서, 살만한 집이 있습니까?"

"집이야 많지. 이 마을에서 살다가 떠난 사람들도 많아서... 다만 다들 조금씩 낡아 보수가 필요하긴 할 필요가 있겠지만....."


촌장은 밖으로 나를 데리고 나가 여러 빈 집들을 보여주었다. 확실히, 관리가 안 된 집들이라 모두 조금씩 낡아있었는데, 유독 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저 집은 비어있습니까?"

"아, 거긴......"


끼익


촌장이 대답하려고 할 때, 그 집의 문을 열고 한 젊은 여자가 걸어나왔다. 흠, 이상하다. 저 집에 사람이 사는 듯한 느낌은 없었는데.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비어있는 집은 그런 집만의 분위기라던가가 사람이 사는 집과는 다른 법이다. 그래서 빈 집이라 생각했는데, 그 안에서 사람이 나올 줄은 몰랐다.


"어머, 촌장님."

"마리아. 오늘도 온게냐."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잖아요."

"그래, 그랬지. 인사드려라. 여긴 오늘부터 마을에서 살기로 한 조슈아 씨다. 조슈아, 여긴 우리 마을의 마리아라고 하는 아이라네."

"마리아예요. 오늘 오셨다구요?"


여성, 마리아는 생긋 웃어보이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난 그 손을 마주 잡으며 대답했다.


"조슈아라고 합니다. 모험가였는데, 은퇴하고 살 곳을 찾다가 왔습니다."

"흠, 빈 집들을 둘러보고 계신거예요?"

"네. 아무래도 빈 집이 있으면 거기를 수리해서 사는게 더 좋을테니까요."

"그 집, 아직도 네가 관리하고 있는게냐. 마리아?"


마리아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이내 그 표정을 지우고 밝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표정의 변화가 빨라 촌장은 눈치채지 못한듯 했지만 계속 그녀를 보고 있던 나는 볼 수 있었다.


"할머니께서 사셨던 집이잖아요."

"그럼 네가 들어가 살지 그랬니."

"아시잖아요, 지금 제가 머무는 곳이 어딘지."

".....그건 그렇다만......"

"저 집은 아가씨 집이 아닙니까?"


내가 그렇게 묻자 마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예요. 제 조부모님께서 살던 곳이죠. 여기에 관심이 있나요?"

"다른 집들보다 튼튼해보이고 위치도 좋아서요."

".....어차피 저 집은 주인이 없는 집이예요. 전 이 마을에 살지도 않구요. 가끔 오는 정도죠."


어? 아까 소개할 때 촌장이 '우리 마을의'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나의 의문이 내 표정에 드러난 것인지 마리아가 재빠르게 말했다.


"원래는 이 마을에 살았었어요. 그래서 촌장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신거구요. 하지만 지금은 옆 마을에 있는 수도원에 머무르고 있답니다."

"그럼 수도녀십니까?"

".견습...이예요. 사정이 있어서."


마리아는 그렇게 얼버무렸다. 하지만 난 어차피 남의 사정따윈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고 나 혼자 여유롭게 사는 것이 목표였기에 딱히 더 묻지는 않았다.


"그럼 제가 저 집을 사도 되겠습니까?"

"그러세요. 전 그거에 관여할 수는 없어요."

"돈은 촌장님께 지불하면 됩니까?"

"아니, 저 땅은 그저 빈 땅일세. 원래 주인이었던 마리아의 할머니도 세상을 떠난지 오래됐고....."


촌장은 그저 들어가서 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난 마을 기금으로 쓰라며 돈 몇 푼을 그에게 건넸고, 집 안으로 들어가서 둘러보았다. 확실히 몇몇 가구가 오래된 듯 해보였지만 대다수는 쓸만한 것 같았다.


"필요한게 있으면 저 건너편에 있는 집에 찾아가보게나. 우리 마을의 유일한 목수가 살고 있으니."

"목수도 있습니까?"

"작은 마을이라도 있을건 있다네. 꽤나 솜씨가 있는 친구니 부탁하면 뭐든 만들어줄게야."


솜씨라..... 어차피 가구 같은건 적당히 쓸 수만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정 상태가 안좋으면 적당히 마법으로 조정도 할 수 있고.


"좋은 집이군요. 정말 느긋하게 잘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네 모험가를 은퇴했다고 했나?"

"아, 그렇습니다. 워낙 이래저래 목숨을 건 일들이 많아서요. 동료들도 많이 부상을 당했고, 저도 충분히 벌만큼 벌었다 생각해서 은퇴한거죠."


거짓말은 아니었다. 마족들과 대륙의 종족들의 전쟁은 오랜 세월 이어진데다 내가 임명한 마왕성 간부 중 일부는 큰 부상을 입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마왕이기 때문에 돈으로 부족해본 경험은 없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마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받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젊은 나이인듯 한데, 그랬구만. 모험가나 용병은 위험하긴 하지."


모험가와 용병의 경계가 확실하게 딱 선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용병은 전쟁터를 더 돌아다니고, 모험가는 몬스터들을 잡거나 대륙 내에 숨겨져 있는 유적이나 폐허 등의 탐사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물론, 둘다 심히 위험한 일이다.


"여긴 그런것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니 마음 편히 지내게나. 그런데, 주로 무슨 일을 하려하나?"

"뭐, 모험가의 경험을 살려 사냥이나 그런걸 하지 않겠습니까? 밭농사도 조금 해보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농사는 서툴러서요."

"그거야 나같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지. 농사정도야 충분히 알려줄 수 있네."


촌장은 사람 좋게 웃으며 내 등을 두드리고는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는 돌아갔다.


-


관리를 아무리 잘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먼지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난 청소를 시작했다. 그래도 나름 새로운 인생의 시작인데, 깨끗하게 하고 시작해야지.


"후, 이 정도면 됐나?"


원체 관리가 잘 된 덕분인지 치울 것은 많이 없었다. 그래도 먼지를 좀 뒤집어썼으니, 좀 씻어야겠구만.


똑똑


"엥, 누구지?"

"저예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아까 돌아간 줄 알았던 마리아였다.


"무슨 일이예요?"

"그냥요, 건네줄 것도 있구요."


마리아가 내민 것은 맛있어 보이는 빵이었다. 이 세계의 음식은 여러모로 현대 지구의 음식보단 질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래도 빵 같은 건 나름 마음에 드는 것들도 많았다.


"수도원에서 구운 거예요. 여기 마을 사람들에게도 가끔 나누어주거든요."

"옆 마을은 꽤 규모가 있는것 같군요."

"여기보다는 훨씬 크죠. 그래도 교회건물이 있으니까요. 길드도 거기 있어서 통합으로 관리하다보니 여긴 이렇게 작은 채 그대로죠."


길드라.... 귀찮은 놈들이지. 마을에서 마주칠 일은 없으니 다행이려나.


"그런데, 할머니께서 사시던 집을 내게 쉽게 내어주어도 되는겁니까."

"전 여기 살지 않잖아요? 그냥 어린 날을 보냈던 추억이 깃든 곳을 관리하던것 뿐이예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이후 마리아가 뭐라 작게 말하는 듯 했는데, 잠시 딴정신이 팔려있던 나는 그것을 듣지 못했다. 뭐라한 것일까.


"아무튼, 제가 평생 관리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가 사는게 차라리 더 낫겠죠."

"수도원엔 어쩌다 간겁니까?"

"견습 수녀에겐 항상 사정이라는게 있지 않겠어요?"


정식 수도녀와는 다른 길이의 베일, 그것이 상징하는 것은 그녀가 견습 수도녀라는 것이다. 견습 수도녀는 말만 들으면 수도녀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는 그런 이들일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이름 뿐이다.


"집안사정에 대한 것이라면, 묻지 않겠습니다."


내 말에 마리아가 싱긋 웃어보였다.


"고마워요."


견습 수도녀는 집안에서 쫓겨난 여성 귀족들이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수도원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이 가지는 직책에 가깝다. 실제 수도녀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는 이들은 이들과는 전혀 다른 과정을 밟기 때문에, 보통 볼 수 있는 견습 수도녀는 대부분 여행을 위한 위장이거나 아니면 사정이 있는 이들 뿐이다.


'굳이 파고들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빵을 쪼개어 베어물었다. 음, 여전히 좀 딱딱하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군. 꽤나 정성들여 만든 모양이야.


"괜찮은 빵을 주셨으니, 식사 대접을 좀 하죠. 시간 괜찮아요?"


말하고나고보니 너무 싸구려 작업멘트 같아서 흠칫했지만 마리아는 딱히 신경쓰는 기색이 없었다. 다행이구만.


"이제 막 청소한거 같은데 식재료가 있어요?"


벤에게서 마지막에 산 염장고기가 일부 정도일 뿐이지만, 저것도 염분을 잘 뺀 후에 조리만 잘하면 그래도 먹을만해진다. 생고기가 훨씬 맛있지만, 아무래도 유통할 수 있는 기한이 짧기 때문에 벤에게 살 순 없었다. 보통 생고기는 마을 주변으로만 유통하는게 대부분이라고.


"야채나 그런것도 좀 살 수 있었거든요. 대충 먹고 가실래요?"

"염장고기네요? 게다가 나머지도 보존식이고."

"여행을 하던 입장이니까요. 이걸로도 충분히 맛있는 요리가 가능해요."


그렇게 난 간단한 요리 몇개를 내놓았고, 마리아는 보존식으로 꽤 그럴듯한 음식들이 나오자 감탄하며 먹었다.


"맛있네요. 보존식으로 이런게 가능할진 몰랐는데."

"그나마 맛있게 먹는 방법이예요. 신선한 재료로 하는게 더 맛있어요."

"그래도 맛있게 먹었어요."


마리아는 그렇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수도원에서 할 일이 있다면서 돌아갔다. 견습 수도녀라..... 깊게 얽히지만 않으면 귀찮은 일은 없겠지.


"침대는 너무 낡아서 버려야했는데, 뭐.... 어차피 대용품이 있지."


목수가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난 그곳을 이용할 생각은 없었다. 마왕성에서 몇몇 물품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아공간 마법을 개량해 훌륭한 창고로 만들어 놨으니, 여기에 난 내가 쓸만한 가구들도 담아왔다.


"침대는 이렇게, 책장은 이렇게... 책들도 이렇게....."


그 어떤 전자기기도 없는 이 세계에서 그나마 즐길만한 것은 바로 소설같은 것이었다. 여기도 대중 소설들이 상당히 유행인 것인지 꽤나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 물론, 이런 소설들은 상당히 수준이 낮은 것으로 여겨져 천대받긴 하지만, 마왕 생활을 하면서 유일하다시피한 취미가 바로 이런 책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마족이 쓴 것이든, 인간이 쓴 것이든.


"가구 배치도 완료했으니 좀 쉬어볼까."


이런 조용한 동네에서 책이나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느긋한 삶이다. 가끔은 농사도 지어야하고, 사냥도 해야겠지만 마왕의 일보단 훨씬 쉬운 일들이지.


"부디, 이대로만 살 수 있기를."


물론 이 세상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고, 그리 만만한 곳도 아니었다. 그것을 깨달은 건 내가 새 집을 산 지 얼마 안되서였다.


-


"그 분의 거처는 알 수 없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장관님."




중년의 중후한 인상을 풍기는 남성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그렇게 왕의 자리를 내팽개치듯이 하다니, 반드시 찾아야한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이지 않습니까?"

"아스타르테는 대리일 뿐이다. 정식 마왕이 아니야. 애초 그걸 인정할 수 있을것 같더냐? 귀족들 모두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72개 가문 중 절반에 가까운 가문들이 인정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마왕, 그 분의 심복들이 아니냐. 우리 가문을 비롯해 모두들, 그저 마왕의 의지를 따를 뿐이지."

"...그래도 그들은 모두 유력 귀족들입니다. 72개 가문중 이름만 남아있는 곳도 있으니 말이지요."

"그래, 그건 나도 안다."


중년인은 보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50년 전과는 크게 다른 풍경. 이 모든 것은 선대 마왕, 조슈아가 해놓은 일이었다.


"마왕께선 역대 마왕 중 가장 우리에게 필요한 왕이시다. 그 재능과 기량을 그리 썩힐 수는 없지. 반드시 다시 모시고 와야한다."


중년인은 자신의 앞에 부복한 남성에게 다시 명령했다.


"72개 가문을 총괄하는, '대공' 아가레스 가문의 이름을 걸고 명하겠다. 반드시 왕을 다시 모시고 오너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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