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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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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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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
추천수 :
85
글자수 :
124,016

작성
22.05.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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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8화

DUMMY

"마력이 있긴 하나, 농도가 그리 짙지 않군. 딱히 위험요소가 될만한 것은 없어 보여."


그렉은 숲을 헤쳐나가며 그렇게 말했다. 기사들은 모두 가벼운 무장만 한 상태였는데, 숲에서 중장으로 움직이는 것은 무리였기에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세 분 모두 클래스는 성기사입니까?"


보통의 기사수도회는 그렇게 이루어져있다. 아무래도 종교적인 믿음과 함께하다보니 사제직과 겸해서 클래스를 습득하는 경우도 많았고, 성기사를 많이들 가지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렉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 기사단은 성기사가 적다네. 나는 심판관(Justicar), 저기 있는 브레드는 수호기사(Guardian Knight), 그리고 여기 벨테어는 기사(Knight) 클래스를 가지고 있지."


그렉은 심판관인가. 3차 클래스를 가지고 있군. 대단한데? 3차 클래스는 고위 클래스라 불리는 희귀 클래스다. 물론 사제직의 클래스는 타 클래스보다 습득이 쉽다고 듣긴 했지만 그래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길드 지부장을 두고 온 건 좋은 선택이었을까요?"


일행들이 합류할 때, 알랜드 길드 지부장을 데리고 왔었는데 지부장은 자신도 서기관 한 명과 함께 '거점'에 남겠다며 난리였었다. 그렉은 어차피 도움도 안될거 그냥 연락 담당이나하라고 남겨놓고 왔는데, 원래는 데리고 올 예정이었기에 난 조금 걱정이 되었다. 괜히 뒤에서 다른 말 나오게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걱정말게. 어차피 별 도움도 안될 녀석이었으니까. 한가한 곳에 배치된 지부장이라고는 해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거든. 길드도 많이 해이해졌군."

".....이런 곳에 배치된 이들은 결국 일선에서 밀려난 자들이니까요."

"그럼 노력해서 돌아갈 생각을 해야지 그냥 모든걸 내려놓고 농땡이나 피운단 말인가? 난 이해할 수가 없더군."


그럴 정신이 있는 인간이라면 애초 좌천도 당할일이 없겠지.


"길드의 중앙 본부에선 뭘하는건지.... 관리부족 아닌가?"

"중앙 길드는 이런 곳엔 별로 신경을 안씁니다. 애초 그들은 하급 모험가들 대다수를 신경 안쓰는데, 이렇게 하급 모험가나 용병들이 조금 모여있을 뿐인 곳을 신경쓰겠습니까."


붉은 머리의 청년 기사가 그렉의 말에 대답했다. 흠, 상당히 길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네. 브레드라 했던가? 수호기사.... 보통 기사수도회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노리는 클래스지. 사제의 2차 클래스로 분류되어있지만 사실상 1차나 다름없는 클래스다. 왜냐면 사제직을 받아 수련하는 이들은 수호기사로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관리를 교회가 하기 떄문에 그렇게 편입된 거지만.'


교회측이 관리하는 클래스가 '사제' 계열이기에 교회 소속인 기사수도회 관리를 위해 수호기사 쪽 클래스들이 사제로 편입되어 있을 뿐인 것이다. 나머지 클래스들은 중앙 길드에서 관리를 하며, 생산직들은 각 국가의 지도자가 관리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급 모험가나 용병들이야말로 비율상 많은 수를 차지하는 전력일텐데, 그들을 관리해 키울 생각을 해야지 내버려두다니 안목이 부족한 것 뿐이지."


그렉은 길드를 굉장히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뭐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모험가나 용병들은 하급이고 상급이고를 떠나서 모두 각자 도생이라 관리가 힘듭니다. 길드 입장에선 상급 모험가나 용병들 위주로 관리를 해 전력이 손실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겠죠."

"....그게 다 변명에 지나지 않는 말이라고 하는 거다만.... 잠깐."


내 말에 그렇게 불만을 말하던 그렉은 일행을 멈춰세웠다.


"피 냄새가 나는군. 그리고 이건......"


그렉은 땅을 한번 훑더니 냄새를 맡아보았다.


"마물의 냄새야. 그런데 좀 오래된 것이군. 한번 마물이 나온 적이 있던게야."

"전 그동안 사냥하는 동안에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마력을 느낀적은 없나?"

"전 하급 모험가, 그것도 궁수입니다. 마력 탐지는 제 특기가 아닙니다."

"흠, 그런가. 하지만 이건 농도가 너무 옅어. 여길 떠난 지 오래된 것이겠지."


그때 잡았던 실버 팽들의 흔적인가. 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놓친 게 있었군. 그렇다해도 며칠 지났기에 찾기 그리 쉽진 않을텐데.... 그렉의 능력은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한 모양이었다.


"무슨 마물인지는 잘 모르겠군. 흔적 자체가 오래되어서. 그래도 마물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는 잡았으니, 더욱 조심해야겠네."

"괜찮겠습니까?"

"이 숲이 생각보다 크군. 원래도 이런 규모였나?"

"예. 상당히 크죠. 원래 마을이었던 구획도 버려지고 나서 숲에 뒤덮혀 더 커진 것도 있긴 합니다만."


실제로 내가 실버 팽과 펜리르와 만난 것도 그런 구역이었다. 숲에 남아있는 미세한 마력이 숲의 성장을 촉진시키는지 숲 자체는 빠르게 확장하고, 식물의 성장도 빨랐다. 단지 마물이 없을 뿐인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숲을 두려워하여 자주 오지 않습니다. 우리 같은 사냥꾼들이나 약초 채집을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한번씩 올 뿐이죠."

"그래서 마을 가까이 있는 숲인데도 이리 길이 없는거군."


아무리 숲이라도 사람들이 자주 다니다보면 그 흔적을 바탕으로 길 같은게 생기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여긴 식물들 자체의 성장도 빠른데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 길이고 뭐고 없었다. 사람들이 다니는 흔적도 금방 묻혀 없었다.


"여기가 버려진 마을의 폐허인가보군. 자네가 왔을때도 이랬나?"

"여기까진 잘 안옵니다. 단지... 저번에 늑대를 쫓다 오긴 했습니다."


물론 거짓말이지만, 사실도 섞여있다. 실버 팽의 흔적을 쫓아 이곳에 왔고, 펜리르를 죽이고나서도 이후 뒷수습을 위해 한 번 왔었으니까. 근데, 뭔가 바뀌었구만.


".....시체가 늘었습니다."

"음?"

"동물들의 사체가 늘었습니다. 이 숲엔 마력 때문인지 맹수가 적습니다. 그리고 맹수의 흔적이라기엔 위화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 과거 사냥꾼들이 쓰던건지 뭔지 본래 숲에 깊게 들어왔을때 쓰는 비상용 오두막입니다만... 파손이 되어있군요. 저번엔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실버 팽들과 펜리르를 없애고 나서 확인했을때도 이 오두막은 멀쩡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파손이 있었다. 설마 그 사이에 마물이 또 나온건가? 그럴리가. 그 정도의 마력이 아직도 이 숲에 있을리가 없을텐데.


"그럼 마물이 나온건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도적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근방에 유명한 도적떼가 있나?"

"없습니다. 도적들도 먹고 살려면 좀 더 물류가 도는 곳을 공격하겠지요. 여긴 그 정도 규모가 되는 곳이 아닙니다. 게다가 과거에 도적떼들이 있긴 했는데, 마물이랑 제국군이랑 사이에 껴서 궤멸당한 뒤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렉은 비상용 오두막을 좀 살펴보다가 기사들을 향해 지시했다.


"이 주변을 수색해봐라. 일단 흔적자체는 맹수나 짐승의 것 같지는 않다. 조심해라. 마물이면 즉각 보고하고."

"예."

"자네도 이걸 받게."


그렉은 내게 작은 뿔피리 같은 것을 건넸다. 이게 뭐지? 비상용 호루라기 같은건가?


"비상시에 이걸 불게. 그럼 우리들이 바로 알아챌 수 있으니까. 일단 각자 흩어져서 조사하도록하지. 서기관, 자네는 이 오두막에 남게. 여기서 마을에 있는 서기관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예."


일단은 흩어져서 조사하기로 했으니, 나도 주변을 좀 살펴봐야했다. 그런데.. 아까 그 오두막에 있던 무언가를 부순 흔적.... 그건 마물도 아니고 사람에 가까운 흔적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설마 전쟁 때문에 도망친 이들이 흘러들어왔나?


'마력 탐지는 안되겠지.'


기사들 때문에 저번에 썼던 방법은 못쓴다. 그랬다가 반드시 걸릴테니까. 그럼 직접 발로 뛰는 수밖에.


'그나저나.....'


짹쨱


숲은 가끔 들려오는 새 소리나 벌레 소리를 제외하면 굉장히 고요했다. 보통의 숲과 다른게 없었다.


'응?'


숲 속으로 들어가다 또다른 폐허를 발견한 나는 어딘가 느껴지는 위화감에 눈을 찌푸렸다. 우거진 수풀과 나무들, 주변과 다를바 없는 풍경이었으나 어딘가 위조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즉, 부자연스러웠다.


'누군가 여기 숨어있나?'


난 허리춤의 단검을 꺼내들어 수풀들을 잘래내며 나아갔다. 여긴 좀 오래된 폐허인지 원 모습을 알아볼 수 없는 건물의 잔해들로 보이는 것들이 어질러져있었다. 그런데,


'이건.... 모닥불이군'


불씨가 꺼진지 오래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모닥불의 흔적이 보였다. 마을 사람들이 여기 들어왔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으니, 외부 사람의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 들어온거군. 대체 누가? 여긴 들어올만한 사람이 없을텐데....'


주변에 작은 뼈들이나 여러 흔적들을 보아하니 여기서 잡은 동물들을 먹으면서 좀 생활한 것 같았다. 뭐지? 도망친 노예들이라도 사나? 하지만 이 나라는 노예 금지일텐데.


'음?'


순간이지만 날카로운 살기를 느꼈다. 난 그 쪽을 향해 화살을 매겨 쏘았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수풀이었지만, 화살이 튕겨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내게 달려들었다.


"캬악!"


무서운 기세였지만 그렇게 위협적인 공격은 아니었기에 가볍게 피하며 발을 거니 그 '누군가'는 쉽게 고꾸라졌다. 그러나 땅에 닿기전 빠르게 자세를 전환하더니 재차 달려들었다. 다시 피해내자 그것은 낮은 울음소리 같은 것을 내며 나를 경계했다.


"흠."


형체는 인간처럼 생겼는데, 하는 행동은 짐승에 가깝구만. 밝은 갈색머리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있는 '소년'을 보며 난 고민했다.


'전쟁고아인가? 그렇다기엔 너무 행동이 짐승에 가까워. 그럼 애초 버려진 아이라 짐승들 사이에서 컸나? 그렇다기엔 일전 실버 팽들이 나왔을때 어떻게 살아남은거지?'


거기다가 풍기는 기운이 인간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엘프나 드워프 같은 것도 아니었다. 대체 뭐지?




다시 한 번 들어오는 소년의 공격을 흘려내며 밀쳐낸 난 소년이 어딘가를 불안한 듯 주시하는 것을 깨달았다. 일행이 있나. 그래서 이렇게 공격적인거군.


'저기인가.'


난 단검을 하나 더 꺼내들어 한쪽으론 소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한쪽의 수풀을 그어내어 한 소녀를 발견했다. 그러자 소년의 공격이 더 거칠어졌고 소녀는 나를 보자마자 겁먹은듯 움찔했다.


"캬아악!"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소년. 난 소녀를 주시하느라 그쪽에 대해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고, 무심코 힘조절을 잘못해 소년을 그대로 구석으로 쳐박아버리고 말았다.


"......!!"


소녀는 그것을 보고 소년에게 달려갔고 난 아이들을 상대로 제대로 힘조절하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보았다. 소녀는 그것을 보더니 내가 위협을 가하려한다 생각했는지 소년의 앞을 막아섰다.


"아이야, 난 너희를 해칠 생각이 없단다."


그렇게 말해보았지만 소녀는 말을 못알아 듣는 것인지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거지.


"으으...."


소년은 신음성을 내고 있었다. 쯧, 제대로 힘 조절 못했으니 꽤 타격을 입었을텐데. 마법을 쓰면 그 기사들이 눈치챌지도 몰랐지만, 간단한 치유마법 정도는 들키지 않겠지. 난 그리 생각하며 소년을 향해 손을 뻗어 가장 초급적인 치유마법을 걸었다.


"힐."


희미한 빛이 흘러나와 소년을 조금씩 치유해갔고, 그걸 본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다 치료가 되자 소녀는 살짝 무서워하면서도 내게 다가오더니 손짓발짓하며 무언가를 말하려했다.


"말을 모르는 애들인가."

[아냐, 주인님.]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려니, 내 목걸이에 깃들어있던 파르넬라가 말했다. 그녀는 내 눈앞에 실체화를 하더니 소년과 소녀를 유심히 살폈다.


"파르넬라. 갑자기 나오다니 무슨 일이야?"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이 아이들이 누군지 알아?"

"응. 역시나네."


파르넬라는 소녀의 머리를 상냥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아이들, 정령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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