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251
추천수 :
85
글자수 :
124,016

작성
22.05.26 09:13
조회
53
추천
2
글자
13쪽

9화

DUMMY

"이 아이들은 어디서 발견한건가?"


그렉이 그렇게 물어왔다. 숲 꽤 깊숙히 있던 폐허에서 정령(?)이라고 하는 애들을 발견한 나는 데리고 오두막으로 귀환했고, 서기관을 통해 그렉에게 보고를 했다. 그렉과 기사들은 겉으론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한 정령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 숲에 저런 아이들이 들어와서 살 수 있을만한 곳이 있었습니까?"

"게다가 보니 옷도 입지 않은듯한데... 짐승에게 길러진 그런 애들일까요?"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네. 하지만 파르넬라의 말대로면 저 아이들은 정령이고, 무언가로 인해 깨어났지만 자신들에 대해 자각을 하지 못한채 떠돌이 생활을 하는 듯 했다.


[원래 정령들은 정령계라는 곳에 따로 사는 걸로 묘사되어있지만 그렇지만은 않아요. 이렇게 이 세계에서 같이 살아가는 정령들도 많죠. 아마 그런 종류의 정령이 아닐까싶네요.]


보통 정령이라하면 원소를 상징하는 4대 정령들이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사실 정령의 종류는 훨씬 많다고한다. 그저 인간들이 보지 못하다보니 덜 알려져 있을 뿐이란다.


[하지만 무슨 정령인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지내온 흔적들을 보면 나름의 지능은 있는 애들이예요. 일단 데려가는게 좋겠어요.]


파르넬라는 내게 이 아이들을 데려갈 것을 권했고, 일단 나는 오두막으로 그 아이들을 데려왔다. 서기관으로부터 기사들의 짐에서 옷가지가 될만한 물건을 받아 대충 입혀준 것은 덤이다.


"이 아이들은 자네가 데리고 갈건가?"

"그럴 수 밖에 없겠죠. 딱히 부모가 있어보이지도 않구요."


정령에게 부모는 없겠지. 기사들은 아이들이 정령이라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하긴, 그 누구보다 그런 것에 민감한 나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일반적인 인간들은 오죽하겠어.


"기사님들은 뭐 찾으신거 없으십니까."

"난 아무것도 없었네. 폐건물을 몇 개 찾긴 했는데, 아무것도 없었어."

"이쪽도다. 허탕이었어. 마물은커녕 토끼 한 마리 발견하지 못했다."


이런, 다 허탕이야? 뭐 그래야 다행인가. 숲이 안전하다는 뜻이니까.


"저는 마을과는 다른, 옛 유적같은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예전에 토벌되었다던 던전같더군요.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던전이라.... 이제 핵까지 토벌한 던전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폐허나 마찬가지다. 즉, 아무것도 없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 중에 마력탐지에 능한자가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일단 아무것도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지을까요."

"하루만 조사한걸로 되겠나? 좀 더 조사해야하는 게....."

"숲 자체가 넓어서 우리만으론 부족할 수 있습니다. 더 증원을 요청하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증원따위 오면 더 귀찮아지는데. 하지만 이대로 끝냈다간 발레노스가 올지도 모른다. 그 인간이 오면 더 귀찮아질테니 더 조사하기로 할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하는게 어떻습니까. 마을로 돌아가서 점검을 하는게...."

"여기있던 흔적들은 이 아이들의 짓이라고 보는게 타당하겠지. 확실히, 지금보니 오두막의 파손부분은 짐승이나 마물이 낸 것이라기엔 그 크기가 작아. 약간은 김이 새는군."

"사냥꾼의 말대로, 일단은 귀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도록 할까. 뭔가 흔적이 더 있으면 여기에 임시거점을 설치하고 조사를 진행할 생각이었네만... 그럴 필요는 없어보이는군."


그렉과 기사들은 지고 왔던 짐을 챙겼고 우린 그렇게 정령 두 명과 함께 마을로 귀환했다. 마을사람들은 내가 데리고 온 정령들을 보고 신기해했다. 어차피 겉으로는 그냥 인간처럼 보이니, 그들의 눈엔 어린 아이들이 숲속에서 고생한 걸로 보일 것이다.


"이 아이들이 저 숲 속에 있었다고?"

"숲 속에 있는 폐허에서 살고 있더군요."

"어린 아이들이 어쩌다가... 전쟁을 피해 온 아이들일까요?"

"하지만 주변에서 마을이 피해를 입었다던가 하는 소식은 듣지 못했는데...."


마족과의 전쟁 중이라고해도 아주 긴 세월동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다. 최전선을 제외한 많은 곳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건 마족들도 마찬가지인 상황.


"일단 아이들이 지낼 곳부터 정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내 말에 크게 웃었다.


"이미 정해져 있는거 아닌가? 아이들이 그렇게 자네에게 딱 달라붙어있는데."


정령들은 낯선 사람들을 보고 나서부턴 나에게 딱 달라붙어있었다. 소녀 형상의 정령은 그렇다치더라도, 나에게 적의를 드러내던 소년 형상의 정령도 내 다리에 달라붙어 있었다. 떨어져라, 덥다.


"아이들이 자네를 의지하는 것 같으니 자네가 데리고 가는게 맞지 않겠나?"

'역시 그렇게 되나.'


집이 좁은 것은 아니라 괜찮겠지만... 파르넬라의 의견은 어차피 찬성일테고. 난 아이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소녀 형상의 정령이 문득 불안함을 느꼈는지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필사적인 그 몸짓에 나는 한숨이 나왔다.


"어쩔 수 없죠. 제가 맡을 수 밖에요."

"일단 어느 마을 아이들인지 알아야할텐데, 말을 못하는겐가?"

"만났을때부터 이랬어요. 말을 못하더군요."

"그렇게 어려보이진 않은데... 무언가 충격 때문에 말을 못하는건가."


라기보다, 그냥 정령이라서 말을 못하는 거겠지만. 평소 정령들이 인간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말 못하는 정도는 평범했다.


"수도원에서 고아들을 돌보지 않던가?"


촌장은 마리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마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야 그렇긴한데... 저렇게 딱 의지하는 사람이 있는데 데리고 갈 순 없죠. 일단 우리 쪽에서 이 아이들을 아는 사람이 없는지 조사는 할게요."

"괜찮겠습니까."

"그 정도야. 항상 하는 일 중 하나인걸요."


마리아는 그렇게 웃으며 대답했다.


"기사님들은 어찌할 생각이십니까?"

"우린 거점을 설치한 곳에 돌아가야지. 그곳에서 대기하며 본부의 대답을 기다려야한다네. 일단 아무 이상 없어보인다는 보고를 하겠지만... 본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니까."


기사들도 피곤하겠네. 이런 객지까지 와서 일을 해야하고.


"오늘은 고생했네."

"또 조사해야한다면 불러주십시오. 같이 갈 수 있으면 가겠습니다."

"든든하군. 그때는 부탁하도록 하지. 그럼 가서 쉬게나."


기사들은 자신들끼리 이것저것 얘기를 하며 멀어져갔다. 꽤나 성실한 인간들이네. 기사들 중엔 저렇게 올곧은 사람들도 있는건가. 깡패인 놈들이 꽤 많을 줄 알았더니 의외야.


"길드 지부장은 어떻습니까?"


내 물음에 촌장이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뭐 이제 온 지 하루 조금 지났는데 별 일이 있었겠나. 그냥 기분이 좀 안좋아보이긴 하던데, 기사님들이 있으니 찍소리 못하는 거겠지."


그렇구만. 제발 뭔 이상한 짓 안하고 가만히만 있어주면 좋겠다. 그러면 반이라도 가니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좀 챙겨야하지 않겠나? 옷이라던가."

"그건... 제가 따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파르넬라가 옷을 준비할 수 있다했으니 그녀에게 맡기면 될 것이다. 집요정은 꽤 재주가 많은 편이지.


"그런가?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게나. 최대한 준비할테니까."


촌장은 그렇게 말하며 내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 촌장님, 항상 봐도 마음씨 좋은 동네 할아버지같은 느낌이야. 실질적으로 도움받은 것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항상 이런 마음을 써주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자, 그럼 너희들은 우리집으로 가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하니까 말이야."


난 아직도 내게 달라붙어있는 정령들을 다리로부터 떼어낸 후 집으로 향했다.


-


"그래서, 파르넬라."


내가 조용히 부르자 파르넬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봐도 저 연기처럼 무언가 모이면서 모습이 나오는건 좀 무섭단 말이지. 뭐 결과가 파르넬라긴하지만


"그게 무슨 말이예요?"


이크, 또 생각을 읽혔나. 표면에 드러난 감정정도를 읽는 거라지만 꽤 정확할 때가 많아서 자주 놀란다.


"주인님 생각은 안 읽어도 보여요."

"내가 그리 쉽다고 말하고 싶은거냐?"

"그냥 오래 알고 지내서 그런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러고보니 너도 많이 늙었....."

"주.인.님."

"크흠, 아무튼 너 얘네들이 누군지 알겠어?"


파르넬라는 둘을 쓱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정령인 것만 알겠어요. 그 이상은... 숲에 있었으니 숲정령인가 했는데 생활하던걸 보면 그런 것도 아니예요. 숲정령이 그렇게 사냥을 한다던가 그런건 들어본적 없거든요."

"흔하지 않지만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애초 정령들이 뭘 그렇게 먹는다는 행위를 하는게 이상해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요. 물론 못먹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식욕을 느끼진 않아요."


그건 그렇다. 정령들은 자연에 녹아들어 살아가는 존재들이라 먹는다는 행위를 필요로 하지않는다. 그런데 얘들은 동물을 사냥해 굽는다는 행위까지해서 먹었다. 이는 인간에 가까운 행동이다.


"너도 요리는 하지?"

"전 집을 관리하는 요정, 실키예요. 집을 유지하고 가족을 보조하는 일에 관련된 건 대부분 할 수 있죠. 그건 우리들의 특성 같은 것이예요."


파르넬라는 허리를 숙여 소년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흐음... 근데 참 알 수 없네요. 느껴지는 기운으로는 정령이예요, 확실하게. 그런데 얘네들의 행동방식은 인간에 가까워서.... 정말 모르겠네요."

"인간이었다가 정령이 된 경우는?"

"인간의 혼이 정령이 된다는 전설들말이죠? 불가능한건 아닌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반대의 경우도 말이죠."


알 수 없다는 결론인가, 결국. 느껴지는 기운은 정령인데, 하는 행동은 인간에 가까운 아이들. 일단은 두고 봐야겠다.


"일단 얘네들 옷이라도 만들어줘. 하는 행동이 인간에 가깝다면 오히려 더 좋지. 의심을 받지는 않을테니까."

"마을아이들의 옷을 카피해서 만들게요."

"그래."


단지 아이들이 말을 못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소년도 소녀도, 몇번 말을 걸어봤는데 제대로된 대답을 듣지 못했다. 고개를 젓거나 몸짓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 말을 못 알아듣는 것은 아니었다


"말을 가르쳐야하나."


정령에게 말을 가르치다니, 그런 사람이 있긴한가. 정령들이나 요정들에 대해 이 세계는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나도 연구를 해봤고, 수많은 연구자들이 남긴 기록을 보아왔지만 알려진것 자체가 많이 없었다.


"일단 마물도 아니니, 이 아이들은 맡아서 보살펴야겠지. 파르넬라, 잘 챙겨주도록하고."

"네."

"......일단 난 손님이 온 것 같으니, 잠시 실례하지."


문을 열고 나가니 아무도 없었지만 익숙한 기척이 느껴졌다.


"왜 온 거야, 아스타르테."

"....폐하."

"난 더 이상 마왕이 아니야."

"그래도 제 마음 속엔 항상 왕이십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용건이 있는거야?"


내 앞에 나타난 검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미녀가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가레스 대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가레스가? 바알은?"

"바알 대공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가레스 대공과 그 추종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 같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스타르테에겐 마왕성에서 나올 때 내가 향할 곳을 알려두었었다. 그리고 도착하고 나서 한 번 더 연락했었고. 현재 마왕성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고 있는 인물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들고올줄은 몰랐다.


'언젠가 움직일 줄은 알았지만, 꽤 빠르군. 나를 다시 데리고 간다는 목적을 바로.....'


내 의지를 밀어붙여 많은 귀족들의 동의를 얻어낸만큼 눈치를 더 볼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귀족들을 총괄해온 가문답게 눈치따윈 보지 않는 모양이다.


"대비를 해야겠구만. 손님 맞이 대비를."

"죄송합니다, 폐하. 제가 잘 했더라면....."

"아니,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어. 그런식으로 왕위를 네게 넘긴걸 그리 쉽게 용납하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행동이 빠르네."

"....마왕성의 가신들은 폐하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아무 소용이 없을걸. 그들에게는 말이야."


나한텐 꽤 든든하게 다가오지만 말야.


"고맙다, 아스타르테.'

"아닙니다."


자, 그럼......

집들이 준비라도 해야하나.


작가의말

두근두근! 이제 본격적인 사건시작!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싶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은 연재가 조금 불안정합니다. 22.06.13 4 0 -
공지 오늘 잠시 쉬어갑니다 22.06.09 6 0 -
22 22화 22.06.12 8 1 13쪽
21 21화 22.06.11 13 1 12쪽
20 20화 22.06.08 13 0 13쪽
19 19화 22.06.07 18 0 13쪽
18 18화 22.06.06 21 1 13쪽
17 17화 22.06.04 23 1 12쪽
16 16화 +2 22.06.03 30 2 12쪽
15 15화 22.06.02 27 1 12쪽
14 14화 22.06.01 25 1 13쪽
13 13화 22.05.31 32 1 12쪽
12 12화 22.05.30 41 2 12쪽
11 11화 22.05.28 49 2 12쪽
10 10화 +2 22.05.27 51 2 12쪽
» 9화 22.05.26 54 2 13쪽
8 8화 +1 22.05.25 63 3 12쪽
7 7화 22.05.24 79 3 13쪽
6 6화 22.05.23 94 8 12쪽
5 5화 22.05.23 93 6 12쪽
4 4화 +1 22.05.22 98 8 12쪽
3 3화 +1 22.05.22 118 9 12쪽
2 2화 +3 22.05.21 141 14 12쪽
1 1화 +1 22.05.21 161 1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