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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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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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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85
글자수 :
124,016

작성
22.05.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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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DUMMY

그렐과 파르넬라는 그래도 쿵짝이 맞는건지 금방 지하 창고를 개조해 멋들어진 지하실로 꾸며내었다. 그 한구석에 연구실을 만들어 짱박힌 그렐을 내버려두고 파르넬라는 지하실을 하나하나 용도에 따라 분류했다.


"꼼꼼하군."

"집요정의 본능이라니까요."

"네 게으름도 그 본능은 못 이기는 모양이네."

"실례예요! 전 그 정도로 게으르지 않아요."


하지만 난 너처럼 게으른 실키를 본 적 없는걸.


"그건 주인님이 일을 안 시킬 뿐이잖아요!"


앗, 실례. 또 마음이 읽혔구만.


"자꾸 그러면 화낼거예요!"

"알았어, 알았어."


똑똑


이런, 누가 왔나?


"너희 둘은 여기 있어. 또 손님이 온 모양이니까."

"네."

[음, 그러하지.]


위에서 자기들끼리 놀고있는 클로에와 란지에르를 진정시키고 문을 여니 그렉이 서있었다. 뭐지, 뭔 일이 생겼나?


"아, 있었군. 아이들은 잘 있나?"

"물론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보고를 하고 우리끼리 한번 더 조사를 해봤는데, 아무것도 없었기에 다시 보고를 했었네. 본부에서 오늘 답이 왔는데, 발레노스 경께서는 납득하지 못하셨다면서....."


아, 제발.


"직접 찾아오겠다고 하셨네."


그럴줄 알았다. 제기랄, 왜 아무일도 없다는데 지랄이야, 지랄은.


"아무것도 없는게 아니었습니까."

"....뭐, 발레노스 경은 성실한 분이시니까. 게다가 완고하시지."


하여간 용사란 것들은. 어쩔 수 없나. 그러니까 용사인거니까. 선대 용사가 되었어도 그 성향은 그대로인건가.


"아이들에 대한건 좀 알아봤는가?"

"뭐, 알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조금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정도죠. 그 정도론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던가? 우리가 봤을땐 못하지 않았던가?"

"아마 낯설어서 말을 안했던 모양입니다."


난 이렇게 둘러대었다. 게다가 행동을 보면 반은 사실인듯 하니, 거짓말은 아닐터다.


"그 아이들을 발레노스 경께 보여드려야할텐데, 말을 더 가르칠 수 있겠던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발레노스 그...아니, 발레노스 경께서 보셔도 소용없을 겁니다."

"그렇군."


그렉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솔직히 우리도 여기에서 계속 있는것이 달갑지는 않아. 마족과의 전쟁이 잠시 소강상태라곤 하나 아직도 산발적으로 전투가 많이 일어나는 상황이니 말일세."

"기사단 본부에선 철수를 결정하지 않은 겁니까."

"아무래도 발레노스 경의 영향력이 크니까 말이야...."


쳇, 교회의 견제를 받고 있다고해도 선대 용사란 이름은 큰 건가. 그 태양의 방패 기사단이 쩔쩔매다니.


"미안하네. 자네를 귀찮게해서."

"아닙니다. 마을의 안전을 위해서 아닙니까."


어제 던전에 걸린 청마법 술식도 풀어냈고, 그것을 지키던 나이트 골렘을 무력화시켰다. 그 숲은 더 이상 위험요소가 없다. 실버 팽도, 펜리르도, 골렘도 던전도 없다.


'이젠 끝이겠지.'


이미 오래 전 토벌이 끝난 것으로 분류된 곳에서 너무 많은 것이 나왔다. 다른 사람이라면 기연이니 뭐니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겐 그저 귀찮은 일일 뿐이다.


"일단, 발레노스 경께서 오신다면 우리들만으로도 충분할걸세. 자네를 부를 일은 없을거야. 본부에선 많은걸 준비해줬지만, 그걸 활용할만한게 없었으니 이제 나머지 인원들은 다 돌려보낼거고."

"길드 지부장은 뭐랍니까?"

"그 작자는 계속 투덜대기만 하더군. 그다지 쓸모있진 않았네. 이제 그도 돌려보낼거야."


길드에서도 정보를 모아 최신화 하는 것이 중요할텐데... 지부장은 역시 그리 능력이 좋은 인물은 아니구만.


"단지 알랜드 길드 지부에서 조사 자료를 요청하긴했다만... 잘 모르겠군."

"어차피 길드에서도 뭔가 있으면 정보가 필요해서 그런것이겠지요. 단지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 아이들에 대한 것은 길드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는건가?"

".....뭐, 길드가 미아 찾아주는 곳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 쓸모는 없을겁니다. 마리아의 수도회에서 힘써보고 있다고 했으니 아이들에 관한 건 그쪽에 맡기는 것이 더 좋습니다."


란지에르나 클로에에 관한 것이 쓸데없이 밖으로 샜다간 더 문제가 크다. 아직 정확한 정체도 파악이 안됐고.... 괜히 이 아이들이 말해주었던 그 '청마법사' 집단에 이야기가 흘러들어갔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었다.


'청마법....이라.'


현재 계승이 끊겨 맥이 사라진 마법 학파. 무엇보다 위험도가 높아 제대로 된 계승자가 없었다고 하니, 늦든 빠르든 사라졌을 학파다. 그곳에 있던 백골들의 상태로 봐선 최근에 일을 벌인 것은 아니고, 좀 세월이 많이 지난 것처럼 보였다.


'제국이 뭔가 실험이라도 하나?'


신성 제국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긴 하지만.... 굳이 토벌한 던전을 다시 되살리는 실험을 할 정도로 귀찮음을 무릅쓸까?


'내가 아는 황제는 그런 인간이 아닌데 말이지.'


신성 제국의 황제, 에아테인 제국의 황제이자 신성 제국이라는 거대 종족 연합체의 황제인 그는 그럴만한 성격이 아니다.


"제국 중앙군에도 이 소식이 들어갔습니까?"

"아니.... 이건 우리의 일이니까 그러진 않았네만.... 왜 갑자기 그런걸 묻나?"

"사실 여기에 있던 던전은 제국의 중앙군이 토벌한 것이 아닙니까. 그들의 자존심 문제가 되지 않을까해서요."

"그게 벌써 몇 십 년 전 일이야. 이미 당시 참여했던 이들은 다 은퇴하고도 남았지. 뭐, 자존심 챙길려면 다시 올 수는 있겠지만....."


하지만 그럴일은 적겠지. 보고상으론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무리 선대 용사가 뭐라해도 제국 중앙군이 그리 쉽게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네에게 폐끼친 비용은 여기있다네. 필요없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없으면 안되지 않겠나? 받아두게."

"전 딱히 이런 거....."

"그냥 받아두게. 막스에게도 안부를 전해주고. 나랑은 통 만나려하질 않아서 말이야."


그렉은 살짝 씁쓸한 듯이 웃었다. 막스의 그런 태도도 이해는 하지만 말야. 여태까지 자신이 용병이었다는 걸 숨기고 마을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 다가오면 그리 반갑지 않겠지.


"음...."


내용물을 열어보니 은화 몇 개가 보수로 들어있었다. 이 정도면 상당한 금액인데? 이렇게 받아도 되나. 물론 내가 실질적으로 한 고생은 좀 있지만, 그건 저 사람들은 모를텐데.


"그럼 나중에 보지. 쉬게나."


그렉은 용무를 마쳤는지 훌쩍 돌아가버렸다. 신분상 기사들을 이끄는 조장정도는 되는 모양인데, 직접 돌아다니다니 꽤 의외다. 애초 먼저 도착해서 마을 사람들 양해를 구한 것도 그렉이었고.


[흥미로운 기사군요. 태양의 방패 기사단이었나.]


내 등 뒤에서 연기처럼 솟아난 그렐이 그렉의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갑자기 나타나지 마. 놀랐잖냐."

[그런 것치고는 표정 변화가 없는걸요?]

"그렐."

[하하하, 조슈아. 마왕을 자리고 박차고 나와서 뭘 하려나 봤는데... 결국 똑같지 않습니까.]


제길, 신경 쓰고 있는 걸.... 그래도 서류들은 없으니 다행이랄까.


[태양의 방패 기사단.... 신성 제국도 많이 발전했군요. 다른 신을 모시는 이들을 용인하다니.]

"황실의 힘이 강해진거지. 교회보다."


'신성' 제국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종교의 힘이 강력한 곳이다. 과거엔 교회의 힘이 황실보다 강력했으나, 지금은 마족과의 전쟁에서 여러가지 실책을 범했기에 황제의 발언권이 강해지 상태다.


'결국은 나 때문이지만.'


그 교회가 앞장서 결성한 원정군을 격파한 것이 나다. 결국 교회의 권위 추락엔 내가 기여한 셈이다. 그래도 교회는 교회인지라 아직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말이다.


[황제.... 그 사자왕의 후손입니까.]

"넌 사자왕을 아는거냐?"

[어찌 모릅니까. 대륙의 통일의 상징 아닙니까.]

"고대인 주제에."

[하하하..... 그렇기에 더 잘 아는 겁니다.]


그렐은 그렇게 웃더니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나이트 골렘의 코어 해석 중,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상한 거?"


그렐을 따라 지하로 들어가보니 나이트 골렘의 코어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여기엔 정령의 기운이 일부 깃들어 있습니다. 청마법은 아닙니다.]

"정령? 왜 또 정령이?"

[.....제가 모르는 실험 같은게 있는 것 같습니다. 정령의 힘을 이용하는 실험 같군요.]

"청마법은 마물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 목적 아니었나?"

[청마법은 아닙니다. 다만, 청마법의 이론을 사용한 흔적이 있습니다.]


청마법의 이론을 사용한 새 마법인가. 마탑에서 그런 이론을 발표한 기록은 없을텐데? 우리 흑탑에서도, 엘프들의 백탑에서도... 인간들의 마탑에서도 말이야.


[제 가설이지만, 란지에르나 클로에는 이 실험 중 파생된 개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둘에 대해서도 살짝 살펴보았는데, 생긴지는 좀 됐지만 의식이 깃든지는 엄청 오래되지는 않았더군요.]

"여기 있는 마법의 흔적으로 그런것까지 알 수 있었어?"

[위험한 실험입니다. 정령이나 요정을.... 인간으로 변환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그런... 실험이 있었다고?


[과거 마법이 크게 흥했던 시대, 마탑이 세분화되어있던 시절 누가 그랬었지요. 정령이나 요정이 인간의 형태를 취하면 어찌될까... 아니면, 인간이 정령이 될 수는 없을까.... 그랬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게 될리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정령이나 인간의 영혼이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 있어왔지요.]


영혼의 차이.... 그건 나도 들은 적 있다. 마족들도 그런 것을 연구한 적이 있었기에. 인간(대륙의 종족들), 마족, 정령이나 요정의 영혼의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서로 순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쓸데없는 연구라 생각했건만.....'


인간 측에서 실험을 누가 했다고?


[정령이나 요정은 이 세계에서 보자면 꽤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어느 종족도 그들과 같은 특성을 띄고 있지 않지요. 그런데, 영혼이 같다면... '만들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겁니다.]

"이런 미친.... 누가 그런 연구를 승인했어?"


역시 마법사들은 다 미친 놈들 뿐인가?


[그 시대엔 실질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하고 있는것 같군요.]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란지에르나 클로에는 그들로부터 도망쳤거나, 아니면 모종의 이유로 실험을 하던 이들이 죽어 버려졌거나 그런 경우 같습니다. 폐쇄된 던전을 이용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비상시 다른 일들을 덮기 위해 던전을 재활성화 시키기 위한 술식 같은걸 걸어두었다는건가? 완전 미친 놈들이네.


[위험한 집단인 것 같습니다. 찾아서 없애야합니다.]

"대체 뭘 어떻게? 어딨는지도 모르고 언제 어디서 뒈졌는지도 모를 놈들을 찾으라고?"

[그들이 전멸했는지 아닌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니까 그놈들을 어디서 찾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일단 일 처리한 걸로 만족해야지."

[....마왕성으로 돌아가는게 어떻습니까? 그리 느낌이 좋지 않군요.]

"안 그래도 날 다시 잡아 거기다 쳐넣으려는 놈들이 올텐데 내 스스로 기어들어가라고? 미쳤어?"


안 그래도 아가레스 대공 때문에 머리가 아파죽겠는데....


[마족이건, 인간이건 이런 실험을 누군가 혼자서 했을리는 없습니다. 그러니 찾아야지요.]

"됐다. 난 이제 이전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야. 물러날 때라고. 대신 이 정보는 적절하게 마족을 향해 흘려라. 그 정도만 해."


그 이상 난 일하지 않을 것이다.


"난, 이제 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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