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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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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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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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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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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DUMMY

뭔가 허가받는 것이 늦는 것인지, 그렉이 발레노스가 올 것이라고 전한지 며칠이 지나도 그는 오지 않았다. 덕분에 신경이 곤두서 있던 나는 오랜만에 편안히 쉬면서 순무 농사에 대해 촌장에게 배우고 있었다.


"예전엔 병사들이 이걸 키우기도 했다네. 요즘은 잘 안그러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비상시엔 이만한 게 없긴 하지."


순무 농사를 병사들이 지었다는 얘기는 나도 들은 적 있다. 지구에서도 과거에 그랬다고 했었다. 순무는 나도 김치나 여러가지 요리를 통해 먹어봤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하긴, 감자 같은것도 좀 나눠받았으니 괜찮겠지. 순무만 먹는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전쟁에 지는 와중도 아니고.


"잘 알겠나?"

"네, 뭐... 어렵진 않군요."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쉬웠다. 이래서 순무를 비상시에 키웠던건가.


"일단은 이걸 키워보게나. 나중에 가서 농사에 익숙해지면 그땐 더 다양한 것을 키울 수 있을게야."


밭농사는 생각보다 쉽긴 했지만 힘이 들었다. 그나마 관리가 쉬운 순무로 밭농사를 접하긴 했지만 힘이 드는 것은 여전했다.


"사냥 일은 요즘도 나가나?"

"가끔이요. 이전보다는 줄었습니다. 막스 아저씨도 당분간은 그 숲 쪽으로의 사냥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숲 자체엔 아무것도 없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곳에 괜히 들어갔다가 무슨 트집을 잡힐지 모른다는 이유였다.


그렉이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겠으나, 혹시 모른다는 염려는 이해가 갔다. 기사나 교회 같은 곳은 용병이나 모험가들에게 있어 항상 경계해 온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권위와 권력, 무력 모두를 가진 이들이니까.


"막스가 기사님이랑 아는 사이인줄은 몰랐군, 그나저나."

"그 아저씨가 마을에서 나갔을 때 만났던 사이라고 하더군요. 자세한건... 저도 듣지 못했습니다만."


일단 이 정도로 얼버무려둘까. 아무래도 막스는 용병 시절의 자신을 완전히 버리려하는 듯 하니.


"그런데, 자네가 데려온 아이들은 어떤가. 잘 지내던가?"

"아... 클로에와 란지에르 말이죠. 너무 건강하다 못해 좀 얌전해졌으면 합니다."


진짜 제발 좀 가만히만 있어주면 좋겠다. 하도 이리튀려하고 저리 튀려하니 정신이 없었다. 애보기라는게 이렇게 힘들다니, 정말 모든 세계의 부모님들에게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허허허, 그 나이대 애들이 다 그렇지 뭘 그러나. 활발하면 보기 좋지 않던가?"

"사고만 안치면 뭐라 안합니다. 사고를 치니까 문제죠."


아이들이니까로 넘어갈 수도 있지 않겠냐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 두 아이는 어쨌든 정령의 기운을 가진 아이들이다. 그냥 그 자체로 눈에 띄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아이들 특유의 활달함까지 더해지니 상당했다. 그나마 마을 애들하고 어울려 다닐땐 괜찮은데, 그렐이 하는 연구나 실험에서까지 날뛰니 문제였다.


[후우, 이런 아이들이 어떻게 정령인지... 4대 정령 중엔 이렇게 어린 아이와 같은 성격을 지닌 정령들이 있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이건 정도가 좀 심한 것 같네요.]


처음엔 리치의 형태를 한 그렐을 무서워하더니, 조금 익숙해지고나니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을 쳤다. 대담한 녀석들 같으니.


"그런데 그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곳은 아닐텐데, 어찌할텐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알랜드의 마리아가 있는 수도원있지? 거기서 아이들 상대로 간단한 글자 정도를 가르쳐주고 있다네. 거기 다니게 해보는게 어떤가?"

"거리도 좀 있고, 굳이 다닐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촌장은 고개를 저었다.


"요즘 세상에 글자는 알아야지. 이런 촌구석이라도 쓸데가 다 있다네. 자네가 다 가르칠 순 없지 않나?"


솔직히 말해 안 가르쳐도 잘만 살 것 같은데.... 수도원에 보내놓은 동안은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괜찮은건가?


"클로에는 그래도 좀 얌전한 편이니 그런 곳에 가서도 잘 할테지만... 란지에르는...."

"거기 수도원에서 잘 가르칠게야. 우리 마을 애들 몇몇도 거기에 다니고 있다네."

"뭐, 손해볼 건 없겠죠.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래."


촌장과의 잡담도 끝나고, 오늘 할 일을 마무리지은 난 집으로 돌아와 파르넬라에게 집 주변의 상태를 물어봤다.


"누가 찾아오거나 하진 않았지?"

"별일 없었어요. 누군가 감시하거나 하지도 않았꾸요."

"아가레스 대공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으니 말이야..... 좀 더 경계를 해줘."

"그럼요. 집을 지키는 것도 집요정의 일이랍니다."


자신있게 말하는 파르넬라. 후, 그래그래. 잘 지켜주라구.


"그렐, 뭐 다른거 알아낸건 없어?"

[그 실험이 이루어 진 후 많은 테스트가 있었다는 것은 알아냈습니다. 여기 골렘 코어로 말이지요.]

"그런게 기록되어있나?"

[던전에서 가져온 핵으로 대체할 코어랑 비교분석을 한 결과입니다. 골렘 코어가 예비용이었던 거겠지요.]


그렐은 지하실에서 계속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덕분에 지하는 그 흔적들로 조금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파르넬라의 잔소리 덕에 그래도 깨끗해진 편이었다.


"그렐, 또 어지럽히는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파르넬라? 날 어지르기만하는 어린애처럼 취급하는건 관둬주었으면 하는데.]

"넌 항상 말만 그렇게하고 안 치우니까."

[마법사란 그런거라고.]

"주인님도 마법사고, 나도 마법사 여러명 봐왔어. 그렐, 넌 특히 심해."


난 마법을 쓸 줄 아는거지 마법사는 아닌데.


[이런, 조슈아는 마법사가 아니야. 마법을 사용할 줄 알 뿐이지.]

"나한테는 차이가 없어."

[.....요정 놈들은 진짜.]


그렐은 투덜거리더니 손을 한번 휘적였다. 그러자 어질러져 있던 물품들이 제자리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야, 그렐. 마법으로 그런 것도 처리할 수 있었나?"

[생활마법이라는 겁니다. 생활마법들은 거의 안쓰이긴 하지만 이럴땐 유용하지요.]

"생활마법이라...."

[할 일 없는 마도사들이 심심풀이로 개발한 것들도 많아 실패도 많습니다.]


그렇구만. 어차피 그런 마법엔 딱히 관심이 있는게 아니었다. 집안일이야 파르넬라가 하고 있는데다 유사시엔 그렐을 부리면 그만이니까.


"그렐, 네가 배치한 언데드들에게서 소식은 없었어?"

[경계 관련입니까? 기사들의 눈을 피해 배치하는 것도 꽤 힘든 일이긴 했습니다만, 딱히 소식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소멸당한 것도 아니라서....]

"그럼 아직 여기를 발견하지 못한건가. 일부러 여러가지 위장을 두었던 것은 좋은 선택이었군."

[그것들이 그런 용도였군요.]

"몰랐어?"


그렐은 고개를 저었다.


[조슈아의 마법위장은 저도 알아차리기 힘들만큼 정교해서요.]

"마도사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쑥쓰러운걸."

[전 흑마도사, 공격력에 특화된 마법을 다루는 마도사이니까요.]


그래도 리치까지 된 놈인데 모든 마법에 통달한건 아닌가?


"둘 다 경계는 철저히 해. 아가레스 대공은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니까. 무엇보다, 대공만 움직이고 있다는 보장은 없어."

[그럼 또 누가?]

".....아버지도 움직일 수 있어."

[데카라비아입니까. 그들도 만만치 않겠지요.]

"아스타르테가 아버지의 움직임을 알려주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데카라비아는 원래부터 은밀한 공작에 능하니까. 조심해라."


그렇게 가장 믿음직한 사역마 둘에게 당부했지만, 어딘가 계속 불안한 것은 계속되었다.


-


"폐하, 시종장입니다."

"아, 들어오게나."


신성 제국의 중심, 에아테인 제국의 황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황제는 시종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마침 시킨 일이 있었던 것이다.


"원하시던 정보가 파악이 되었습니다."

"정보원들이 일을 꽤나 잘 하는군. 그래서, 어떤가?"

"여기 있습니다."


시종장은 밀정이 보내온 편지를 황제에게 건네었다.


"....흠, 역시 그쪽에서 접촉해왔군. 이걸 그럼 그녀에게 전하게나."

"폐하. 정말 이렇게 하셔도 되는겁니까? 만약 교황 측이 이걸 알아챈다면...."

"그때는 또 다른 변명이 있으니 괜찮네. 그리고, 걸리지 않을게야. 교황은 지금 이런 쪽에 신경 쓸 상황도 아니고 말이야."


에아테인 제국의 황실과 성신교회는 오랫동안 알력이 있어왔다. 교회 측은 신앙을 내세워 신앙심으로 나라를 이끄는 신성 제국의 주도권을 본인들이 쥐고자 하였고, 황실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황실의 정통성을 들어 그것을 막아왔다.


"마족과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교회가 망쳐온 신성 제국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일일세. 우린 오랜 전쟁으로 지쳐있어. 물론 전쟁을 이용해 나름의 이득도 봐왔지만 그게 크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아."

"교회는......"

"그 광신도 놈들의 말은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교회 본인들도 마족과의 전쟁을 기회 삼아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암약하고 있지."


황제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무겁게 말했다.


"마왕이 그 왕좌에서 내려온 지금이 기회다. 우린 우리들이 해야할 일을 할 때야."


그의 목소리는 언뜻 들어보면 섬뜩했다. 그러면서, 따스하기도 하였다.


"인간의 역사를 다시 인간에게."


-


"어라, 그래서 여기까지 온거예요?"


알랜드의 수도원에 찾아가자 마리아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항상 마리아가 마을에 찾아왔지 내가 온 것은 처음이었기에 마리아는 이유를 궁금해했고, 난 아이들을 보여주며 이유를 설명했다.


"수도원에선 간단한 글자를 가르쳐줘요. 그리고 농부의 아들이거나 할 경우 그 기초가 되는걸 알려주기도하죠."

"고아들도 돌본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그렇긴한데, 사실 우리가 고아들까지 전부 돌보기엔 인력이 부족해서 지금은 고아원을 운영하지 않아요. 마을 아이들을 교육하는김에 돌보는 정도죠."


부모가 일하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인가. 어린이집이나 학교 같은 역할이구만. 하긴, 중세 유럽에선 교회나 수도원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고 듣긴했어. 그래도 직접 보니 신기하네.


"그 아이들을 맡길 거예요?"

"그러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안텐호프 마을의 아이들도 이쪽으로 온다고 들어서요."

"거리가 조금 있긴해도 가까운 편이니까요. 안텐호프엔 그럴만한 시설이 없어서 다들 이곳으로 오죠."


그렇군. 여러 인프라는 역시 이곳이 훨씬 잘되어 있네. 상인들이 주로 다니는 경로도 이쪽으로 잘 닦여있고. 안텐호프는 조용히 살긴 좋긴한데 불편한게 꽤 있으니 그쪽을 발전시켜봐야하나?


'아냐, 그냥 살기엔 조용한게 더 좋지.'


어차피 지금까지 살면서 불편한건 없었다.


"너희들 이름이 어떻게 되니?"


마리아가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묻자 처음엔 낯설었는지 쭈뼛거리던 클로에가 조곤조곤 대답했다.


"클....로에."

"클로에? 너는?"


란지에르는 이젠 딱히 낯을 가리지 않는 것인지 힘차게 대답했다.


"란지에르!"

"좋은 이름이네. 누가 지어준거니?"

"조슈아가!"

"조슈아가 지었어요?"


마리아가 란지에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난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이름도 없이 부를 순 없잖아요."

"좋은 이름이긴한데, 제국식은 아니네요. 일부러 그런건가요?"

"아무리봐도 제국 출신은 아닌거 같아서요, 이 둘은."

"후후, 그나저나 귀여운 아이들이네요."


클로에는 여전히 낯을 가리며 내 등 뒤에 숨어있었지만 란지에르는 그저 마리아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 데리러 오면 됩니까?"

"저녁 전에만 오시면 되요. 안텐호프 같은 경우엔 다같이 오고 다같이 가는걸로 되어있어 담당이 돌고 돌거예요. 촌장님께 물어보세요."

"그럼 잘 부탁합니다, 마리아."

"조슈아.... 가는거야?"


클로에가 살짝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클로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란지에르랑 같이 놀고있어. 나중에 데리러 올 테니까."


클로에는 정령의 기운이 특히 강해 사람의 마음에 민감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감정에 반응을 조금 하는 편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한결 안심한 표정으로 란지에르랑 같이 마리아의 곁에 섰다.


그렇게 손을 흔들고 뒤로 돌아 안텐호프로 다시 돌아가려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찾았다.]


그와 함께, 빛으로 빛나는 창이 나에게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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