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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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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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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글자수 :
124,016

작성
22.06.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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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DUMMY



빛의 창이 떨어진 곳엔 큰 충격이 가해진 듯 큰 소리가 났다. 아, 제길 그 놈인가? 왜 들켰지? 고민할 새도 없이 공격은 빠르게 이어서 들어왔다.


후욱


날카로운 창이 빠르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재빠르게 피했으나 귀 끝을 창날이 스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약간의 핏방울이 맺혀 땅바닥에 떨어지는걸 보며 난 이를 악물었다.


'빠르군!'


그나마 지금 이곳은 사람이 많이 없는 풀밭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마을에서 꽤 가까운 편이라 알랜드 쪽에 소리가 들릴 것 같아 난 손을 튕겨 섬광 마법을 발했다.


[큭!]


잠시 눈을 가리고 난 빠르게 사람이 없는, 그리고 마을에 소리가 닿지 않을만한 곳으로 달렸다. 그리고 날 공격한 자 또한 내 뒤를 쫓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거기 서! 마왕!]


이제 적당한 곳에 도착했다 싶어, 난 검은 낫을 꺼내들어 빛의 창에 맞섰다.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고, 빛의 창을 든 이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드디어 찾았다고, 마왕!]

"시끄러워, 세라피엘."


세번이나 연속해 찔러들어오는 빛의 창을 하나씩 쳐내며 질린 목소리로 대답하자 상대는 오히려 화를 냈다.


[도망쳤으면서!]

"도망치긴 뭘 쳐. 옛날부터 말한 일이잖냐."

[시끄러! 난 몰랐다고!]

"빌어먹을."


말도 안 통하는 새끼. 하긴 이놈은 원래부터 그랬나. 망할 천사놈.


"세라피엘. 대천사장이라는 놈이 여기까지 무슨 일이냐?"


빛의 창을 크게 튕겨낸 후 살짝 물러나며 내가 물었다. 그러자 빛의 창의 주인, 화려한 금발머리의 여성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몰라서 묻는거야, 조슈아? 넌 마왕이라고.]

"그 직함은 버린지 좀 됐는데. 이제와서 네가 날 쫓을 이유가 안된다고."

[....이기고 튀는 짓을 내가 용납할 거 같아?]

"내가 언제 이기고 튀었다는거냐?"

[저번 결전때 말하는거다!]


세라피엘. 천계의 대천사장이자 '빛의 천사'이다. 대외적인 신의 힘의 상징. 그리고 마족들의 숙적. 인간들을 이끄는 빛.


....이라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마족과 천사의 사이가 마냥 나쁜것이 아니다. 애초 천사란 놈들은 천계라는 다른 세계의 주민. 신의 힘의 상징이라는 것도 인간들이 멋대로 상상한 것 뿐이다. 저들은 그저 신이 만든 세계 중 하나에서 살아갈 뿐인 이들이다. 물론 대다수가 인간들 편이라 우리랑 매일 싸우지만.


"그리고 여긴 지상이야. 그냥 평범히 말해도 된다고."


세라피엘은 내 말에 흠칫하고는 살짝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저번 대전때, 용사를 쓰러뜨린 너를 향해 내가 기습을 가했지만 난 졌어. 그러고나서 나중에 다시 찾아가니 마왕이란 자리에서 내려왔다고 하던데."

"애초 기습하고도 진 네 잘못 아니냐 그냥? 왜 또 날 찾았어?"

"다시 한번 결판짓기 위해서야!"

"저번 대전 때 천사들이 인간 편에 서서 싸운 것 자체가 내겐 의외였는데. 세라피엘, 너 50년전에 진 걸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거냐?"


세라피엘은 대천사장이다. 천사들의 우두머리이자 천계 최고의 천사다. 하지만 그런 그녀는 50년 전, 갓 마왕의 자리에 올랐던 나에게 패배했다.


"천사들은 애초 지상에 내려올 때 힘이 반감될텐데. 계속 덤벼봤자 의미가 없잖아. 이 세계의 주민인 마족들과 이계의 주민인 천사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없다고."

"그래도 마족들에게 진 적은 없었어. 역대 마왕들하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난 널 이길때까지 계속 싸울거라고!"

"집착이다, 그거."


그리고 저번 대전이라... 그때 세라피엘이 진 것은 우연에 가까웠다. 그 때 당시 용사, 발레노스랑 한판 크게 싸운 뒤였던지라 체력이고 뭐고 없었는데, 아스타르테가 나로 위장하고 적의 시선을 끌었던 때였다.


당시엔 난전이라 마왕군과 인간군 모두 얽혀서 싸우고 있던 때고, 용사의 패퇴조차도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혼란인 상황이었다. 세라피엘은 그때 기습해왔고 아스타르테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었다. 단지 세라피엘도 그때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는데, 난 그때 세라피엘의 뒤에서 나타나 일격을 먹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걸 아직도 분신으로 속였다고 믿고 있으니.'


세라피엘은 마법으로 분신을 만들어 자신을 유인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천사장도, 용사도 패한 것을 본 인간들은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났고, 내가 직접 이끌었던 마왕군은 무사히 인간들이 빼앗아간 땅을 되찾아올 수 있었다.


"세라피엘, 어차피 몇번을 덤벼도 같잖아. 너 그리고 대천사장이라면서 매번 천계에서 나와도 괜찮은거냐?"

"상관없어!"


세라피엘은 그렇게 말하며 내게 창을 휘둘러왔다. 어두운 기운으로 감싸진 내 낫이 그것을 쳐냈는데, 서로 상극인 기운을 감싸고 있는 두 무기는 더욱 격렬한 소리를 내었다.


카앙!


"이쯤에서 그만둬라, 여긴 지상이고 본래라면 조용한 마을들이 주변에 있다. 눈에 띄면 어떻게 할거지?"


천사가 지상에 내려올때 힘이 반감된다고 해도 여전한 그 특유의 신성력이라는 힘을 주변에 흩뿌린다. 마력을 근간으로 삼는 마족들에게 있어선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은 그것. 그리고 그런 힘은 당연히 다른 이들에게 감지되기 쉽다.


"난 상관없어. 내 할 일을 할 뿐인걸?"

"대천사장이 업무는 내팽겨치고 남자만 쫓아다니는데 그게 할 일이냐?"


내 말에 세라피엘의 얼굴이 붉어졌다.


"누....누가 남자만 쫓아다녀! 넌 마왕이야!"

"거 50년전에 좀 얻어맞았다고 평생 쫓아다니며 괴롭힐 셈이냐, 너."

"그런 하찮은 이유가 아니라고!"


세라피엘은 빛의 창을 만들어내어 손에 쥐며 나를 향해 겨누었다.


"마족의 땅에서 나와 인간들의 땅에 잠입하는건 또 무슨 속셈이지?"

"속셈 따윈 없다고. 난 은퇴한거야. 마왕이라는 자리에 내려와서 은거를 하는거라고."

"웃기지마. 역대 마왕 중 그 누구도 그런 짓은 하지 않았어. 마왕이란 그런 의미야."


여기도 마왕의 의미같은걸 말하네. 물론 그 의미를 모르는게 아니지만, 그런건 상관없단 말이다.


"천사가 마왕의 의미를 말하다니, 모순적이구만. 하지만 이건 내가 정한 사항이야. 내 자유를 위해. 그만큼 부려먹었으면 다들 납득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냐?"

"그저 쉬고 싶다는 그 하찮은 이유를 나보고 납득하라고 말하고 싶은거냐? 웃기지마. 그렇게 치면 난 수백년동안 이 자리에 있으면서 일하고 있다고."

"너도 좀 쉬면 되는거 아니냐, 세라피엘."

"그럴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어."


쉬는건 중요한 건데 말이야. 그러다가 번아웃 온다?


"무엇보다 그 마을에 펼쳐져있는 얇은 결계. 너의 짓이지, 조슈아? 그런게 있는데 얌전히 쉬러 간거라고 믿을 수 있겠어?"


너같은 놈들이 찾아올까봐 쳐놓은거다, 멍청아.실제로 그 결계에서 조금 벗어나니 바로 이렇게 오잖아?


"마족들도 그리 쉽게 납득하진 않았을터. 넌 여전히 마왕이야. 네가 스스로 아니라 그래도, 주변은 모두 그렇게 여길 것이고."

"....그건 그렇겠지."


참으로 민폐지만.


"마왕성은 어수선한 분위기더군. 너 하나 없다고 말이지."

"아스타르테라면 잘 해낼거라 믿을 뿐이다. 난 이제 옛 세대야."

"고작 50년으로? 누가 그렇게 여겨줄까?"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거야. 이 세계를 물로 여기지마. 그렇게 쉽게,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을 바꿀 수는 없어."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난 거기엔 저항해보일거야. 내 안락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세계의 쐐기."


내 갑작스런 말에 세라피엘이 움찔했다. 그녀는 빛의 창을 여전히 내게 겨눈채 말했다.


"그래, 잘 알잖아."

"내가 이 세계에 그럴 의리따위 있을것 같냐, 세라피엘."

"뭐?"

"어느 날, 갑자기 잘 살고 있던 세계에서 이런 처음 보는 곳에 끌려와 세계를 유지할 의무를 다하라니, 개소리도 적당히 해야지."

"개소리라니 너......"

"개소리지."


난 썩은 얼굴로 말을 이어나갔다.


"엿이나 먹으라 그래. 애초 나 하나 없다고 무너질 세계면 그게 세계냐. 회사도 안 그러겠다. 애초 필요한건 아스타르테와 다음 세대에게 맡겼다. 그 의미를 모르는 네놈들이 찾아와서 지랄할게 아니야."


내 손에 들려진 낫이 더욱 어두운 빛을 발했다.


"정말로 네가 그런 목적으로 온 것이라면, 널 여기서 무조건 배제하겠다, 세라피엘. 나의 자유를 해치게 두지 않겠어."

"하! 이제야 진심이 되는건가? 그렇게 그 자유라는걸 갈망하고 싶어?"

"당연하지."


내 자유는 나만의 것이니까.


-


구구구구


창문 밖으로 손을 뻗으니 비둘기 한 마리가 내려와 앉았다. 그걸 바라본 젊은 청년이 비둘기 다리에 매달려있는 종이를 조심스레 떼어내어 펼쳤다.


"흐음......"


비둘기를 날려보내고 종이를 구긴 청년은 뒤를 돌았다.


"황제 측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일단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증거를 잡을수는 없었습니다."

"심증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일단은요."


청년은 화려한 제의를 입고 있었다. 그곳엔 교회의 문장이 황금색으로 새겨져 있었고, 각종 상징들이 더욱 화려한 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신기하군요. 황제는 그 누구보다 신중한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의 발언권이 의회에서 그 어느때보다 약한 때입니다. 기회라 생각한 것이겠지요."

"이런이런... 아직 마족들을 이 세계에서 몰아내지 못했는데 한심하게 권력 싸움따위를 하다니... 우스운 일입니다."


교회가 그 권력싸움의 선두주자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청년의 발언은 말도 안되는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았다.


"발레노스 경은 어디갔습니까?"

"황제의 명령으로 조사차 어딘가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 장소는 자세히는 모릅니까?"


청년의 물음에 자리에 앉아있던 노인이 입을 열었다.


"얼마 전, 태양교단의 태양의 방패 기사단이 움직였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같은 건으로 말이지요."


그 말을 들은 다른 노인이 한탄하듯 말했다.


"선대 용사께서 우리를 신뢰하지 않는군요."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청년이 그 말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분을 경계해왔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그래서는 아니됩니다. 황실이 영향력을 점점 넓히고 있고, 그들은 무슨 일인지 마족과의 전쟁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야 신의 뜻에 어긋나지요."


"하지만, 선대 용사인 발레노스 경에겐 대전에서 패배한 책임이 있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허나 용사의 축복은 그분을 떠나지 않았었지요. 그분에게서 용사의 축복이 떠난 것은 이후의 일입니다."


신이 내린다는 용사의 축복은 당대 한 명만이 받는다. 그것을 잘 선별하여 교육하는 것이 교회의 책무였다.


"발레노스 경은 용사의 자리에서 물러났음에도 많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분의 그런 점을 잘 이용해야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다시 원정군을 이끌 수 있습니다."

"원정군은....."


실패했다. 황실과 귀족들의 반대 속에서도 어떻게든 이루어진 원정군은 마왕군의 철저한 파괴전략 속에 무너져내렸다.


"이번대 마왕은 정말로 간악한 자입니다. 비열한 수법을 많이 쓰고, 그것으로 신의 뜻을 조롱하고 농락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한 중년인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마왕이 마왕의 자리에서 내려와 은거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런 헛소문은 믿지 마세요. 마왕의 자리는 그리 쉽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마족의 72가문 사이에서 그런 소문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무시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이건 내가 보증하지요. 나의 자리와 신의 이름을 걸고."


청년이 강하게 말하자 중년인이 입을 다물었다.


"다행히도 신의 뜻에 반하는 마족중에서도 우리와 함께 하고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청년은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이들을 이용해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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