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Calstein
작품등록일 :
2022.05.21 02:41
최근연재일 :
2022.06.12 17:3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242
추천수 :
85
글자수 :
124,016

작성
22.06.07 17:30
조회
17
추천
0
글자
13쪽

19화

DUMMY

당연하게도, 나도 가야만 했다. 빌어먹을. 막스는 귀찮음을 예감했는지 재빠르게 딸을 돌봐야한다면서 선수쳤고, 나도 아이를 돌봐야한다며 뒤로 빠지려 했지만 그렉이 마리아를 예를 들어 나의 퇴로를 봉쇄했다. 결국, 난 안내역이자 선두역으로 뽑히고 말았다.


'아, 빌어먹을.'


속으로 막스에게 원망을 퍼부으며 난 준비를 해야했다. 파르넬라에게 집의 관리를 부탁하고 세라피엘....은 그냥 둬도 되겠지.


"나도 따라갈래!"


물론 이 생각없는 대천사장께선 이렇게 떼를 쓰셨으나, 발레노스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내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던 세라피엘은 얌전히 집에 틀어박히기로 했다. 어휴, 저 골칫덩어리 자식.


"파르넬라, 혹시 모르니 세라피엘도 좀 부탁해도 되겠어?"

"전 여기서 떠날수가 없는데요?"

"음... 어떻게 연결할 방법이 없던가?"


집요정은 본래 그 집에서 떠날 수 없다. 마왕성에서 이 녀석을 데리고 올 땐 목걸이에 깃들게해 움직였지만 두 집을 한꺼번에 옮겨 다니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흠, 어쩔 수 없나. 그렐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 녀석에게도 지금 따로 맡긴 일이 있으니까."

"그 천사가 걱정되세요?"

"안되겠냐. 나 없는 사이에 무슨 문제를 일으키면 어쩌려고."

"하지만 그녀는 대천사장이죠? 그랬다간 본인도 눈에 띄어서 천계로 송환당할텐데 안 그러지 않을까요?"

".....그런가?"


하지만 저 녀석은 내 감시를 위해 있는거다. 딱히 그런거 신경 안쓰지 않을까?


"주인님도 참... 둔한거 같은 느낌이네요."

"뭐가?"

"아니예요. 제가 볼 때는 그녀는 걱정 안해도 될거 같아요. 무엇보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녀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걸로 보이거든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가지도 못하는 주제에.


"집요정은 사람의 마음에 민감하거든요. 그리고 집밖으로 나갈 순 없어도 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마을을 보는 것 정도는 가능하답니다. 그럴때마다 들을 수 있지요."

"그래?"

"외모가 좀 눈에 띄긴해도, 그녀는 기본적으로 천사예요. 인간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잘 하지 않죠. 마을에서 난리 피울 일도 없을거예요. 그녀는 인간을 아끼거든요."

"그런가."


세라피엘이 지상을 특히나 신경쓴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이야.


"원래 그녀와 같은, 그리고 우리와 같은 이들은 마족과 인간들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답니다."

"그래? 마족까지?"

"그 무엇도 예상할 수 없잖아요."

"그게 왜?"

"그래서 재밌는게 아니겠어요?"


파르넬라는 재밌다는 듯이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그냥 네가 특이한게 아닐까? 정령들은 고요를 좋아하기도 하던데.


"여하튼, 걱정없이 다녀오면 될 것 같아요. 아니면 저희말고 다른 사역마도 부르시겠어요?"

"그건 딱히 내키지 않아. 다른 놈들은 워낙 험한 놈들이 많으니까."


파르넬라나 그렐은 생활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부른거다. 다른 놈들은 쓸데없이 눈에 띄기만 하고 귀찮아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놈들은 대부분 전투를 위한 사역마들이었으니까.


"그래도 다들 마음은 착한 애들인데."

"딱 봐도 눈에 띄는 놈들을 놓을 순 없잖아. 너희들도 들키면 곤란하다고."


그나마 파르넬라는 '집요정'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다. 집요정, 특히 실키의 특성상 떠돌아다니다 빈 집이나 누군가 살고 있는 집에 깃들기도 하니까. 그렐은... 위험하긴 하다. 어쨌든 리치니까.


"그럼 그냥 다녀오시는 수밖에 없겠네요. 아이들에 대한건 제게 맡겨주세요."

"그건 마리아가 하게 될 수도 있어. 만약 그녀가 온다면 넌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할텐데."

"흐음... 하긴 아이들 둘만 있는 것일테니까요, 밖에서 볼 땐. 마리아면 그 여자죠? 수도녀 옷을 입은."

"일단 공식적으로 수도녀야. 견습이라도."


물론 그 의미는 완전 다른 것이지만.


"그녀가 이 집에 머무를까요?"

"원래 이 집은 마리아의 조부모의 집이었어. 내각 그걸 지금 고쳐쓰고 있는거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 그녀는 어찌되었건 수도원 소속이니까."

"그러면 세라피엘을 이용하면 되죠."

".....아 그런가."


세라피엘도 여기에 남는다. 그러면 아이들에 대한것을 세라피엘에게 부탁하고 세라피엘이 이 집에 머물게끔 하면 된다. 그럼 파르넬라가 세라피엘의 감시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쉬운 해결책을 생각 못하고 있었네."

"주인님은 당황하면 그러시잖아요."

"제발 나에게 이런 귀찮은 일이 오지 않기를 바랬을 뿐이야."

"그러면 다 해결이 된거죠?"

"그러네. 딱히 걱정할 것도 없었네."


아무래도 요즘 신경을 쓸 곳이 많다보니 좀 예민해진 모양이었다.


"그럼 필요한 물건부터 챙기세요."


어차피 기사들이 대부분의 물건을 준비할 것이다. 이쪽에서 준비할 물건은 거의 없다. 단지,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여러가지 준비를 할 뿐이다.


"주인님은 약간 사서 고생하는 느낌도 있네요."

"뭐?"

"그냥 그런 느낌이라서요."

"나라고 하고 싶어서하냐?"

"하지만 굳이 책임질 일도 아닌 것에도 나서시잖아요."


도망이라도 치면 될 것을, 이라고 하는 파르넬라를 보며 난 한숨을 쉬었다.


"도망치는 건 더 질색이거든."

"그래요?"

"예전에 도망만치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적이 있어서. 그냥 내가 다 처리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할 뿐이지."

".....그런건가요?"

"그래. 뭐야,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파르넬라는 그저 빙글빙글 웃어보일 뿐이었다. 대체 뭔데?


"아니예요, 그냥요."

".....?"

"그저 전 주인을 잘 선택했구나, 싶은거예요."


그 날 하루종일, 파르넬라는 계속 싱글싱글 웃으면서 지냈다. 뭘까? 혹시 진짜 미치기라도 한건가? 그런 의문이 계속 내 머리에 맴돌았지만, 난 굳이 그 의문을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


그 시각, 신성 제국의 관문도시인 레케에 위치한 한 작은 저택에서 비밀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네가 벤인가?"


군데군데 흰머리가 있지만 아직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푸른색 머리와 어깨에 매를 한마리 얹은, 한 손에 지팡이를 짚은 중년인이 물었다.


그러자 그 맞은편에 앉아있던 살짝 어두운 분위기의 남성이 한참을 침묵하다 대답했다. 과거 조슈아를 안텐호프까지 데려다 준 상인, 벤이었다.


".....그렇소."

"긴장풀게. 내가 괜한 이를 괴롭히진 않으니까."

"....그 말을 내가 믿을거라 생각하는거요, 대공?"


중년인, 마족의 72개 귀족 가문을 총괄하는 아가레스 가문의 수장인 테어도어 아가레스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비록 자네가 인간들의 땅으로 도망간 비겁자들 중 한 명이라고 하지만, 난 딱히 그것을 탓하지 않을걸세. 인간 중에서도 전쟁을 기피하여 우리쪽으로 전향한 이들이 있으니까."

"......."

"자넨 그저 내가 원하는 정보 하나만 주면 돼. 그렇다면 자네의 가족이나 다른 이들을 건드리진 않을걸세."

"내게 그럴만한 의리가 있다 생각하는겁니까, 대공."


마족의 대공인 아가레스를 상대로도 벤은 딱히 움츠러들거나 하지 않았다. 그에겐 그럴만한 배짱이 있었다.


"자네에 대해 조금 조사를 해봤네. 지금은 그저 평범한 상인처럼 하고 다니던데..... 원래는 최전선에 섰던 마족의 장군들 중 하나지. 안 그런가?"

"......대답할 이유는 없소."

"마르코시아스 가문. 지금은 이름만 남은 72개 귀족 가문중 하나. 그 출신인 자네를 내가 못알아볼거라 생각하지 말게."


아가레스 가문이 가지고 있는 대공의 지위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마족의 역사에서 귀족들의 구심점으로 활동하며 마족들을 지배해온 이들이 바로 아가레스다.


"벤... 아니, 베네투스 마르코시아스. 마르코시아스의 차기 가주였던 자네가 도망자 생활따위를 하고 있을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벤은 이를 악물었다.


"우리 모두를 버렸던 당신들에게 듣고 싶지 않소. 우린 버림받았소. 마왕이건, 당신네들 귀족들이건! 마르코시아스가 바쳐왔던 모든 충성을 당신들은 무시했단 말이오!"

"그 부분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것 같지만, 내 굳이 변명은 하지 않도록 하지. 어찌되었건 내가 자네에게 있는 용무는 단 하나니까."

"하, 자리를 버리고 도망가버린 마왕을 찾는것? 그런 겁쟁이 마왕을 찾아봤자 무슨 소용이오?"


그 말에 아가레스 대공의 미소가 싸늘해졌다.


"함부로 말하지 말게, 그 분은 자네같은 겁쟁이는 아니니까. 귀족으로써의 책무를 저버리고 숨은 자네와는 다른 분이야. 우리 마족의 희망이자 빛인 분이니까."

"말도 안되는 소리. 마족에게 무슨 미래가 있소? 당신네들 72개 가문이 마족들을 지배하는 이상 그건 변화가 없을거요."

"그 귀족 출신인 자네가 할말은 아닌 것 같은데? 사실상 자네가 그리 편히 살 수 있는 것도 그 '귀족' 출신이기 때문인걸 잊은 것 같군."

"......"


아가레스 대공은 벤의 비밀을 잘 알고 있었다. 벤은 그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가 조용히 잘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마족의 귀족' 출신인 그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기에.


"자네가 봤다는 청년 조슈아, 마왕님이 어디로 가셨는지만 알면 된다네."

"그 잘난 정보력으로 그것도 조사를 못한거요?"

"마왕님께서 상당히 위장을 많이 숨겨놓으셔서 말이야. 있을만한 곳을 다 뒤져보았지만 위장마법에 당하기만 했지. 정말, 숨는 것에도 진심이신 분이시더군."


비록 직접적인 상해를 입은 이는 없었으나 위장마법에 당해 기절하여 며칠동안 일어나지 못한 자도 있었다.


"난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소. 그 마왕도 이제 전쟁 같은건 질색인 것이 아니겠소?"

"자네는 선대 마왕만 봐서 그런지 그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 애초 그런 이유였다면 우리가 마왕을 새로 선출하지 않았겠나? 의식에 따라서 말이야."

"......"


마왕의 자격이 없는 자를 배제하고 새로운 마왕을 올리는 것도 귀족들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것을 주도하는 것이 아가레스가 가진 가장 높은 권한이었다.


"자네의 모든 생활을 보장하고 이후 간섭하지 않을 것을 약조하지."


아가레스 대공은 그렇게 말하였다. 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조건인 그것을.


"마르코시아스 가문이 이름만 남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어쩌겠나. 세월이 그러한 것을. 하지만 자네를 다시 불러들이거나 하진 않을 것이야. 그러니 말하게."


아가레스 대공이 조용하면서도 무겁게 요구했따.


"마왕님이 가신 장소를."


-


이후 며칠간은 기사들이 발레노스의 지휘에 따라 물자를 정비하고 인원을 선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나도 나 나름의 준비를 하느라 조금 바빴고.


"그런데, 기사들이 늘어났군요."


기사들의 준비를 직접적으로 지휘하던 그렉이 나를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


"수도에 대기 중이던 인원들이 이곳에 왔다네. 아무래도 숲 중심부는 위험해보여서 말이야. 거기에 넓은 범위를 수색해야하니 많은 인원들이 필요했네."


발레노스는 숲의 중심부는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 판단했다. 사실 그곳은 던전도 없는 곳인데다 예전부터 내려온 민간신앙의 중심지라 그 누구도 다가가지 않는 곳이었기에 제대로 탐사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선 마물도 나오지 않는데다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아 모험가들도, 던전을 토벌한 신성 제국 중앙군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나도 저곳엔 별게 없을거라 판단했지.'


특별한 마력이 느껴지지도 않고, 들어가려면 너무 시간이 걸리는데다 심지어 중심부로 가면갈수록 사냥감도 적어진다. 그래서 막스도 그곳엔 안갔다고 했고 나도 딱히 갈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러나 발레노스에겐 좀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단순히 모험가의 기질이 발휘된 걸지도 모르지만.'


미지의 것을 탐사하는 것은 모험가의 재미 중 하나다. 그들은 마물을 잡고 유명한 던전을 털어 재화를 모으기도 하지만 세계 곳곳에 숨겨진 미지의 장소를 답사하며 이름을 날리기도 한다. 발레노스도 모험가였으니, 그저 그런 기질이 발휘된 걸지도 모른다.


"자, 선별된 인원들은 나와 함께 숲속으로 가는 것이고 나머진 이곳에서 대기해라. 마을 주민들에게 폐는 끼치지 말 것. 알겠나?"

"예!"

"우리가 지금부터 들어갈 곳은 그 누구도 들어가본 적이 없는 오래된 숲의 중심부다. 제대로된 지도도 없으니 주의해라."


발레노스는 기사들에게 그리 당부하며 출발 신호를 내렸다.


"그럼 출발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은퇴마왕은 느긋하게 살고 싶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은 연재가 조금 불안정합니다. 22.06.13 4 0 -
공지 오늘 잠시 쉬어갑니다 22.06.09 6 0 -
22 22화 22.06.12 8 1 13쪽
21 21화 22.06.11 13 1 12쪽
20 20화 22.06.08 13 0 13쪽
» 19화 22.06.07 18 0 13쪽
18 18화 22.06.06 21 1 13쪽
17 17화 22.06.04 23 1 12쪽
16 16화 +2 22.06.03 30 2 12쪽
15 15화 22.06.02 27 1 12쪽
14 14화 22.06.01 25 1 13쪽
13 13화 22.05.31 32 1 12쪽
12 12화 22.05.30 41 2 12쪽
11 11화 22.05.28 49 2 12쪽
10 10화 +2 22.05.27 50 2 12쪽
9 9화 22.05.26 53 2 13쪽
8 8화 +1 22.05.25 63 3 12쪽
7 7화 22.05.24 79 3 13쪽
6 6화 22.05.23 93 8 12쪽
5 5화 22.05.23 92 6 12쪽
4 4화 +1 22.05.22 97 8 12쪽
3 3화 +1 22.05.22 117 9 12쪽
2 2화 +3 22.05.21 139 14 12쪽
1 1화 +1 22.05.21 160 17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