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배우님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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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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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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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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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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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생존을 위하여 (1)

DUMMY

여름이 찾아왔다.

너무 뜨거운 여름에 나는 살이 타지는 않을까 걱정한 것과 달리 붉게 달아오르기만 한다.


“이런 몸이 배우를 하는구나···. 역시 타고나는 거지.”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시는 거예요.”

“너 촬영분 더 늘었다면서? 딱 보면 네가 스타가 될 재목이란 소리 아니겠냐?”


정호는 어디서 또 소식을 들었는지 입 안이 쓴 사람처럼 쩝쩝 입맛을 다셨다.

슬슬 연락해 올 때가 되었는데, 아직인가 싶어서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무언가 X톡으로 무언가 보내는 걸 보며 눈매를 좁혔다.


“여자친구 생겼어요?”

“뭔! 야! 성현이야, 김성현! 너도 봤잖아, 그 배우 하고 싶어 하던···.”


이 시기에 이렇게 X톡을 자주 했던가, 생각해보니까 그랬던 것 같기도 했다.

이때는 궁금한 것도 많았고 정호가 나보다 더 많이 알 것 같아서 물었던 것 같은데.


X톡! X톡! X톡!


“아, 미안! 무음으로 해둬야겠네.”


그게 좀 심하게 많았다.


“얼마나 진심인 거야? 누가 보면 연애하는 줄 알겠어.”


수치심이 들어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아, 그들이 어쩐지 날 보면 히죽 웃던 이유가 이건가.

내가 생각해도 좀 많긴 하다.


“나도 피부 관리나 좀 받아야 할까?”

“선배님은 다시 태어나도 저 얼굴은 힘들 것 같은데요.”

“넌 날 낳아주신 부모님을 모욕한 거다. 그건 알아두라고.”

“···선생님은 지금도 멋지십니다.”


킬킬 웃던 정호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다가 오는 전화에 활짝 웃으며 뛰어나간다.

그 모습에 다들 뭐냐면서 진짜 연애 하냐는 반응이었다.


“흐음···.”


하지만 나는 전화의 출처가 어딘지 알기에 찝찝했다.

저걸 어떻게 막아야 안전하게 그리고 저게 잘못됐다는 걸 알릴 수가 있을까.

그건 좀 어려운 선택일 것 같긴 했다.


“야! 나 드라마 붙었다!”

“축하해! 요즘 왜 이렇게 희소식이 자꾸 들려? 배 아프게!”

“하하학! 그렇긴 하지. 요즘 다들 이러다가 스타가 돼서 못 만나는 거 아냐?”


정호를 감싼 사람들 사이에서 정호는 급하게 전화를 들었고 통화음이 잠깐 들리더니 받는다.


“야! 성현아, 오늘 내가 너한테 술 쏜다!”

“야, 우리는?”

“어허, 순서가 있는 법. 오래 알고 지낸 친구가 먼저다. 알겠냐!”

“저렇게 슬쩍 빠져나가려고···.”


도망치듯이 이미 뛰어간 정호를 보며 나도 조용히 일어난다.

어차피 나한테 배역도 없고 멤버도 아니니 간다고 해서 문제는 없었다.


“저도 먼저 가보겠습니다. 저 오늘 학원 가는 날이라···.”


웃으며 없는 학원을 들먹이며 자리를 피한다.

그러니까 한 이쯤에서 항상 숨어서 담배 피우던 정호가 있던 곳이었던 것 같은데.


점점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점점 가까워지는 담배 냄새와 함께 들려오는 한숨 소리가 정호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나도 이제 배우 할 수 있는데···.”


스크린 앞에 서는 배우가 될 수가 있는데도,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



덜덜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사인한다.

웃으면서 다가와서 건넨 서류에 작성하는 것들이 제 욕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잘 선택했어요. 우리 DN엔터는 적극적으로 배우 생활에 힘을 다하겠습니다. 후배들도 기회가 생기는 일이니, 좋은 선택이죠.”

“근데 이거 진짜 문제가 없는 거 맞죠?”

“저희는 그저 대타가 될 배우가 필요한 것뿐인데요, 훌륭한 연기를 가진 김정호 씨가 제격이니까 당연히 제안한 거죠.”


말도 안 되는 계약서의 사인은 한 것은 정호, 자신이었다.

그의 말은 대부분 구멍 뚫린 말뿐이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들었고 저희 회사에도 정말 많은 지원을 주셨죠. 그렇다면 저희가 원하는 방식대로 혹시 계약서를 쓰고 배우로 활동할 순 없으실까요?”


그런데도 사인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그저 하나였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아주 단순하게 한 작품에서 아무렇지 않게 연기를 하고 첫 데뷔를 한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남자주인공 강도율과 함께 다닐 것.


그게 조금 불안했지만, 나름대로 알아보니 바른 생활에 집이 돈이 좀 많다는 사람이었다.

그도 첫 데뷔였고, 그렇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으니 사인한 것뿐인데···.


“야, 뭐해. 앉아.”


지금 웬 룸 같은 곳에 앉아서 여자와 남자가 뒤엉켜 있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몸이 절로 덜덜 떨려오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피식 웃는 도율은 어깨를 툭툭 쳤다.


“얌마, 아무도 안 잡아먹어. 너 이번에 우리 소속사 막내로 들어왔다면서? 드라마도 낙하산으로 들어오고.”


드라마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계약서는 썼으니 이 사람과 계속 다녀야 할 예정이었다.


“잘 부탁한다? 우리 막내, 오구오구.”


턱을 만지며 마치 동물에게 하는 것처럼 행동해도 참는다.

이렇게 해서 뜨는 거라면 참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만 한다면···.


“아, 우리 막내는 몇 살?”

“스물, 스물넷입니다.”

“어우, 나보다 형이네. 근데 난 형 취급 안 해줄 건데, 설마 형 취급을 바라진 않을 거고.”


양심이라도 있으라며 자기네끼리 비웃으며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였다.

자기네끼리 먹는 음료수라도 있는지 먹으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에 눈을 찌푸렸다.


정호의 모습이 달갑게 보이지는 않았는지 음료수를 들더니 옆으로 다가와 앉는다.


“이거 마셔볼래? 요즘 배우들 사이에서 많이 먹는 음료수인데, 살도 안 찌고 좋더라고.”


포만감도 들고 무엇보다 맛있다며 건네는 음료수를 받았다.

따진 음료수, 이상한 분위기에 사람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은 이상하다.


이 음료수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에 바르르 떨면서 마시지 못했다.


“야, 잡아.”


도율의 말에 갑자기 일어난 남자 세 명이 몸을 결박해서 잡고는 실실 웃는다.

그러자 도율이 따진 음료수를 들어 짜증 남에 눈썹을 들어 올리고 입을 억지로 벌려 붓는다.


불길함에 고개를 저으며 피하려고 하자 입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옷을 가득히 적신다.


“아이씨, 이게 얼마나 비싼 약인데. 미X 새X가 이걸 다 처 흘리네.”

“야, 거기 안 쓰러진 새X들 있을 텐데, 이리 와서 얘 목 좀 잡으라고 해봐.”


공포감에 물든 정호의 입에 부어지는 약으로 추정되는 음료수가 다시 한번 입안으로 쏟아진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게 코까지 막으며 붓는 인간들은 내가 부러워했던 배우가 맞는 건지.


“아, 이 새끼 독하네. 그래, 뭐 한 모금도 안 마셨을 리가 없으니까. 너도 공범이다?”

“쿨럭, 큽···. 우웩, 으욱!”


살기 위해 숨을 쉴 때마다 넘어간 음료수가 숨이 트이자마자 헛구역질이 몰려온다.


“내가 약하다가 걸리면 네가 잡혀가는 거야. 알지? 계약서 꼼꼼하게 읽었으니까 알 거 아냐.”


낄낄 웃는 도율은 계약서를 흔들며 약 올렸다.

너도 끝났다며 웃는 그 얼굴은 악마였다.


“약도 하고, 추행도 하고. 이야, 배우 생활 어렵겠다. 다음부턴 계약서는 꼼꼼히 봐야겠어?”


낄낄 웃으며 자기네끼리 술병을 잡아다가 입안에 털어 넣는다.


“뭐, 네깟 놈이 다음 계약서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계약서를 건드리며 악마처럼 웃는 도율을 보는 정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대강 상황은 파악했다.

상황이 파악되자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 소문이 안 좋다던 DN엔터에 들어갔었다는 사실도 몰랐었다.


“내가 매니저 생활을 몇 년을 했는데···.”


이 바닥에선 유명했다.

망나니 조카를 위해서 회사 다 망치고 물 흐리고 다닌다고.

하지만 그게 일반인들의 귀까지 가기는 어려운 과정이었다.


만약 그 소식이 전해진다면 그건 진짜 내부에서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DN엔터 계약서 조항···.”


그들은 조카를 위해서라면 먹이를 놓고 유인해서 잡는다.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갑자기 풀어주는 등, 마치 사냥감을 가지고 논다.


방생된 인간은 도망치기 위해 멀리 도망가지만, 이미 약점은 포식자인 회사에 있었다.


“마약 사건 7건, 폭행 사건 3건, 음주운전 사건 9건.”


그 외에도 많은 사건이 회사에서 일어났고 그 모든 피해자는 단 한 명이었다.

그걸로 그는 정말 많은 인기를 얻었고 호구처럼 너무 착한 사람이라 불리게 된다.


‘강도율.’


촬영장에서 아주 개판으로 하고 항상 술 냄새가 나는 사람이었다.

그런 도율을 보면서 우리들끼리는 그런 이야길 했다.


누가 더한 놈일까.

누가 이길까.


-“넌 뭔데, 내가 소리를 지르는데. 막냐고 묻잖아! 너 진짜 죽고 싶어? 말을 처 하라고!”

-“아, 혹시 퇴물 새X라던 그놈인가? 이야, 퇴물이면서 주연은 다 맡네?”


도율의 입이 열리고 나온 말들은 충분히 거만함의 끝이었다.

내가 누군지 아냐고 말하며 정의를 본다.

가만히 있는 정의를 보며 자신만만하게 웃다가 이마를 손가락으로 쿡쿡 찍었다.


-“아가리가 아주 자유분방하네. 개X가···.”


하지만 상대는 더한 갑질 그 자체인 온정의였다.

그 손가락을 그대로 꺾었고 도율은 빼내려 주먹까지 휘둘렀지만, 안타깝게도 닿지도 못했다.


결국 그 손가락 때문에 병원을 가야했지만, 아파서 온몸을 비트는 그는 저 멀리서만 봐도 추했다.


-“지 선배인 줄도 모르는 빡대가리 새X···. 야, 연기도 지나가는 개X끼가 너보단 잘하겠다. X발 X끼야. 연기하러 온 배우라는 새X가 국어책을 쳐 읽고 앉아있어? X같게.”


오히려 도율은 했던 욕보다 더한 욕을 먹었다.

온정의는 정말 어릴 때 데뷔를 했고 단 한 번도 연기 논란이 난 적이 없었다.

그와 다르게 도율은 정말 잦은 편이었고.


-“야, 매니저. 나 이 새X랑 촬영 못하겠으니까 차 대기 시켜.”

-“잠시만요, 온정의 배우님! 저희 아직 촬영이 안 끝났···.”


아무렇지 않게 차에 올라탄 온정의는 감독이 만류에도 싸늘한 표정을 지우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라고.”


오히려 더 당당하게 쳐다본다.

애초에 자기 의견을 굽힐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차 창문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연기도 못하고 선배도 못 알아보는 병X이랑은 안 찍어. 정 급하면 다른 배우 알아보던가.”


말이 끝나자마자 차를 타고 출발해버리는 온정의였다.

이 싸움에서 처음부터 도율은 온정의를 이길 수 없었다.

절대 갑인 온정의는 굳이 이 드라마가 아니어도 불러주는 곳은 많았다.


“그땐 찍소리도 못했는데.”


이번 작품이 데뷔작인가?

드라마 방영이 쭉 밀렸으니 얼추 맞는 것 같긴 하다.

그동안 온정의가 데뷔했고 그 이후로도 방영이 밀린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계속 밀려서 1년 가까이 지나서 겨우 방영된다.


“그동안 온정의는 순식간에 배우로서 인정받았고···.”


도율은 갓 신인임에도 정말 많은 광고를 찍고 그 이후로 주연을 맡는다.

주연은 맡지만, 그렇게 잘되지 못하는 케이스였던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끝내야 정호가 살 수가 있을까···.”


이미 담배를 다 피우고 자리를 피한 정호를 보며 눈을 데굴 굴렸다.

좋은 방법은 있는데, 당사자가 그만둘 의지가 없다면 어려울 방법이었다.


“그럼 그렇게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입매를 끌어 올린 정의는 여유롭게 집으로 향했다.

그 뒤로, 정호는 끊임없이 졸고 눈을 비비며 어느 날은 일어날 때 괴성을 질렀다.


“형, 괜찮아요?”

“어? 어어···, 괜찮지. 요즘 드라마 찍는다고 내가 너무 힘든가 봐. 악몽을 꾸네.”


괜찮다며 웃는 정호를 보며 입매가 굳는다.

날은 일주일 넘게 오지도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 눈이 붉었다.


“들어보니까 형 찍는 드라마가 같은 소속사 배우분이 주연이라면서요?”

“···뭐, 그렇지?”

“우와, 그럼 저도 보러 가면 안 돼요?”

“촬영장 구경은 괜찮지, 보러 오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드라마는 계속 나오고 주연만 물 먹일 방법은 다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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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운명을 바꾸고 싶다 (1) +1 22.06.16 114 6 12쪽
34 33. 생존을 위하여 (5) +1 22.06.15 86 7 11쪽
33 33. 생존을 위하여 (4) +1 22.06.12 100 7 14쪽
32 32. 생존을 위하여 (3) +1 22.06.11 105 7 12쪽
31 31. 생존을 위하여 (2) +1 22.06.09 117 10 12쪽
» 30. 생존을 위하여 (1) +1 22.06.08 118 8 12쪽
29 29. 사랑받은 아이 (2) +2 22.06.07 118 12 12쪽
28 28. 사랑받은 아이 (1) +2 22.06.06 141 12 11쪽
27 27. 김성현 (2) +1 22.06.05 142 14 13쪽
26 26. 김성현 (1) +1 22.06.05 139 14 16쪽
25 25. 꿈 (2) +2 22.06.04 145 13 12쪽
24 24. 꿈 (1) +2 22.06.03 154 11 12쪽
23 23. 평범한 일상 (3) +2 22.06.02 145 15 11쪽
22 22. 평범한 일상 (2) +2 22.06.02 155 14 11쪽
21 21. 평범한 일상 (1) +1 22.06.01 160 13 11쪽
20 20. 미카엘 (3) +1 22.06.01 160 14 13쪽
19 19. 미카엘 (2) +2 22.05.31 164 15 12쪽
18 18. 미카엘 (1) +1 22.05.31 160 14 12쪽
17 17. 주인공 (3) +1 22.05.30 184 11 12쪽
16 16. 주인공 (2) +1 22.05.30 187 17 12쪽
15 15. 주인공 (1) +1 22.05.29 201 17 12쪽
14 14. 대본 그리고 배우 (2) +1 22.05.29 210 19 12쪽
13 13. 대본 그리고 배우 (1) +1 22.05.28 216 23 11쪽
12 12. 천재 소년 (4) 22.05.28 237 21 13쪽
11 11. 천재 소년 (3) 22.05.27 235 17 14쪽
10 10. 천재 소년 (2) 22.05.27 251 17 13쪽
9 09. 천재 소년 (1) +1 22.05.26 275 20 13쪽
8 08. DNA (2) +1 22.05.26 287 21 12쪽
7 07. DNA (1) 22.05.25 300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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