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무당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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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호옷
작품등록일 :
2022.05.22 05:36
최근연재일 :
2022.12.2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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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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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2화 납골당(3)

DUMMY

“아니, 어쩌다가 애가 실종된 거야...”

기춘이형의 목소리에서 짜증이 많이 묻어나왔다.


“아니... 화장실 가야 되는데, 너무 무섭고 해서 깨워서 같이 갔어... 내가 용무 보는 사이에 나래는 세면대에서 기다렸었는데... 문 열고 나왔더니 사라져버렸어...”

설희 누나가 미안한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휴, 얘는 또 호기심 발동해서 여기 안 구경하고 있겠지. 다 같이 찾으러 가보자.”


이거... 심각성을 모르고들 있군.


“야 민식! 일어나! 이런 상황에 잘도 자네.”


그제야 민식이형은 일어났다.


우리는 후레쉬를 들고 영안실 밖으로 나왔다.


기춘이형이 선두, 설희 누나가 두 번째, 내가 세 번째, 마지막이 민식이 형.


“야 박나래!”

지하복도에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기춘이형의 목소리.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우리는 계단을 지나쳐서 왼쪽 복도로 갔다.

왼쪽 역시 문들은 잠겨 있었다.


ㄲㅣㅇㅣ익...


왼쪽 복도 끝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래야!?”

반사적으로 나는 외쳤다.


우리는 복도 끝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래야...?

복도 끝에 와서 살짝 열린 문틈에 대고 설희 누나가 말했다.


갑자기 기춘이형이 오른발로 문을 팍! 차버렸다.

문이 활짝 열리고.

후레쉬를 안에 비추는데.


“!”


또 마네킹 10개가 있었다.

이번에는 쓰러지지 않고 횡렬로 쭉 서 있었다.


“아니... 무슨 이렇게 마네킹이 많아.”

기춘이형이 말했다.


하지만 방 안에 나래는 없고.


“1층으로 가보자.”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지하 복도 가운데에 도착하여 1층으로 올라갔다.

1층에 도착하자,


ㄲㅣㅇㅣ익...


2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박나래!!!”

“나래야!!!”


우리의 목소리가 2층을 강하게 울려대지만 반응은 없다.


나는 후레쉬로 다시 한번 2층을 대충 훑어봤다.


2층의 강당은 농구공 크기만 하고.

가운데는 대기석으로 보이는 가로 의자가 10개 정도 있고,

오른쪽 벽면에는 몇 개의 문,

왼쪽 벽면은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2m 간격으로 있고,

맨 끝의 정면은 그저 벽으로 막혀있다.


우리는 오른쪽에 붙어 걷기 시작했다.


첫 번째 문은 닫혀 있고,

두 번째 문이 열려 있었다.


두 번째 문 위에 달린 푯말을 후레쉬로 확인하는데 –화장로-라고 쓰여 있다.


시신을 불태워서 유골을 만드는 장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납골당 화장로에서 관망한 적이 있다.


“박나래!!”

“나래야..”


우리는 화장로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전면창이 나왔다.


후레쉬로 전면창을 비추자,

전면창 너머에는 대형 난로가 자리 잡고 있고.

대형 난로 앞에는 컨테이어 벨트.

컨테이어 벨트는 6m 정도로 난로의 입구와 이어져 있다.


“뭐... 뭐야...”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난로 옆에 마네킹이 나래를 헤드락 건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나래의 두 팔은 바닥에 축 늘어지고, 고개는 푹 숙이고,

다리는 흐물거린 채 마네킹의 팔에 나래의 목이 붙잡혀 있었다.

딱 봐도 죽은 듯 한데...


“아휴, 나래 쟤는 저기서 저렇게 리얼하게 장난을 치고 있네.”


이 심각성을 모르고 기춘이형은 무작정 안으로 들어갔다.


“형! 안 돼요!”

말리려고 나도 기춘형을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팍!


문이 닫혀 버렸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데... 문은 열리지 않는다.


“젠장...”


나머지 셋이 전면창을 통해서 안의 상황을 주시한다.


기춘이형은 나래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곧 마네킹에 다다라서 나래의 목을 잡고 있는 마네킹의 손을 떼어내려는 기춘이형.

멀리서 봐도 안간힘을 쓰는 것 같은데, 마네킹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급기야 기춘이형은 마네킹을 발로 차는데, 미동도 없는 마네킹.

할 수 없이 기춘이형은 나래의 머리를 잡고 살짝 드는데, 나래의 얼굴이 질려있다...

뒤로 주춤하다가 결국 엉덩방아를 찧는 기춘이형.

그러더니 사색 된 얼굴로 이쪽으로 나오려고 허둥지둥 뛰어와 문손잡이를 잡고 돌리는데.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뭐야... 이것 좀 열어봐봐!!!”


나는 문에 다가가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는데, 아예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발로 마구 차지만 쇳덩어리를 차듯 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드드득...

드드득...

안에서 들리는 기이한 소리.


나는 다시 전면 창으로 가서 안의 상황을 살폈다.


나래는 바닥에 쓰러져 있고, 마네킹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네킹은 문 쪽으로 다가오고, 기춘이형은 컨테이어 벨트 쪽으로 피하는데,

갑자기...

컨테이어 벨트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난로의 가운데 뚜껑이 열리며, 화르르, 안에 불길이 솟았다.


마네킹은 천천히 기춘이형에게 다가갔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기춘이형이 주먹으로 마네킹을 세게 치는데, 역시나 마네킹은 꿈쩍도 안 한다.

주먹에 뼈에 금이 갔는지, 기춘이형이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주먹을 마구 흔드는데,

그때 마네킹의 두 팔이 기춘이형의 배를 백허그 한다.


“살려줘!! 어떻게 좀 해봐!!”


기춘이형은 어쩔 줄 몰라 하고.


나는 주위를 살펴 작업용 삽을 발견한다.

그 삽을 들고 냅다, 전면창에 날리지만 전면창은 꿈쩍도 안 한다.

계속 내리쳐도 마찬가지...


기춘이형은 마네킹의 품에서 발버둥 치면서 빠져나오려고 하지만, 마네킹의 불가항력 힘에 의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마네킹은 기춘이형을 안고 컨테이어 벨트에 올라탔다.


“어떡해...”

설희 누나는 눈을 질근 감고 고개를 숙였다.


민식이 형은 무표정으로 전면창을 바라보고 있고.


나는 책상위에 있던 철로 된 스탠드를 들어서 다시 한 번 냅다 전면창에 던지지만, 역시나 유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제발... 제발! 살려줘!!!”

컨테이어벨트 반쯤 와 있는 마네킹과 기춘이형.

기춘이형은 마구잡이로 몸부림치고 있다.

거북이가 뒤집힌 것처럼.


“어떻게...”

설희누나는 울먹이고 있고.


젠장...


나는 이렇다 할 말이 없이 멍하니 바라만 볼 뿐이다.


난로의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가를 반복하고.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는 괴물같이 보이는 난로.

컨테이어 벨트는 괴물의 혀, 난로의 입구는 괴물의 입.

빌어먹을 컨테이어 벨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동했다.

괴물은 이동하는 그 짧은 순간에도 공포란 공포를 다 느끼게 하려는 듯 먹이를 음미하고 있었다.


3m. 기춘이형과 난로의 거리.


“제발!!! 제발 좀!!!”


기춘이형의 절규가 내 귓속을 다시 파고들었다.


이럴 수 없어...

이럴 수 없다고!!!


나는 다시 한번 삽을 가지고 전면 유리창을 갈겼다.


그러자, 이번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나는 더 힘을 주어서 계속 세게 내리쳤고.


와장창창-


전면창이 박살 나버렸다.


나는 바로 뛰어넘어서 들어가는데,


“으아아악!!”


이미 기춘이형의 두 다리가 불구덩이 속에 그만...

마네킹과 같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기춘이형의 상반신을 끌어내리려는데, 마네킹의 악력이 얼마나 센 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젠장...


“으아아악......”


계속 난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춘이형.


나는 그만 기춘이형의 몸에서 손을 떼고 눈을 감아버린다.


“으아아아... 아아아... 아아... 아......”


기춘이형의 비명소리가 끊겼다.


철컥-


나는 눈을 떴다.


굳게 닫힌 난로의 문.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난로 안의 불길도 꺼져있고.


“어떻게 해... 어떻게...”


설희누나의 흐느낌이 내 귓속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빌어먹을 민식이형은 이 상황에서 멀뚱히 서 있었다.


저러니까 사람들이 싫어하지! 젠장!

어쨌든 이럴 때가 아니야!!!


“튀어요!!”


나는 빠르게 밖으로 나가서 설희누나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민식이 형도 얼른 쫓아와요!”


우리는 –화장로-에서 빠져나와서 1층으로 내려가려는데...


ㅌㅏ박ㅌㅏ박...

밑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나는 밑을 슬쩍 보았다.

마네킹 4개가 횡렬로 계단을 가득 메운 채 올라오고 있었다.

그 뒤에 마네킹 인체 해부 마네킹 4개가 올라오고 있고.


젠장...


“왜 그래.. 희재야...”

설희 누나의 목소리는 매우 떨리고.


“그것들이 오고 있어요... 피해야 해요.”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가운데에 있는 의자를 발견하고는 설희 누나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우리 셋은 의자 뒤편에서 바닥에 엉덩이가 닿을랑 말랑, 앉아 숨을 죽였다.


ㅌㅏ닥ㅌㅏ닥...


올라오는 소리는 점점 커지고.

우리 셋은 고개를 빼꼼히 빼서 계단의 상황을 살폈다.


10개의 마네킹들이 2층으로 올라와서,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우리를 찾는 듯했다.


“저것들... 대체 뭐야... 어떻게...”

설희 누나가 흐느끼며 말했다.


“끝났어. 이제 다 끝났다고.”

여태껏 아무 말도 없던 민식이형이 말했다.


“끝나긴 뭘 끝나요! 우린 살 수 있어요!”


마네킹들은 우리가 왔던 오른쪽 벽면을 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마네킹들이 –화장로-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검지손가락으로 쉿- 표시를 하며 왼손은 내저으며 전진, 하자고 신호를 보냈다.

우리는 조심스레 일어나서 슬금슬금 이동했다.


여전히 마네킹들은 화장로 안에 있고.


우리는 계단에 무사히 도착해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다행히 마네킹들은 없다.


1층에 도착해서 우리가 들어왔던 복도로 뛰어가는데.


팍!


갑자기 왼쪽에서 문이 열리고.

순식간에 마네킹 손이 설희누나의 손을 잡고 안으로 끌어들였다.


팍!


바로 닫히는 문.


“으아아악!!!”

설희누나의 비명소리...


나는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마구 돌리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젠장...


ㅌㅏ닥ㅌㅏ닥...


마네킹들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미안하지만... 이기적이지만...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


할 수 없이 나와 민식이형은 건물 입구로 뛰어갔다.


입구 현관문을 열려는데...

문은 열리지 않는다.


“휴... 끝났어. 이제 다 끝났어.”


민식이 형이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후... 희재야 미안하다... 너까지 끌어들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무... 무슨 말이에요?”

“내가 일부러 이곳으로 여행지를 선택했어. 일기예보도 예상했고, 비를 피해서 이곳으로 올 줄 알았지... 내 계획대로 된 거야.”

“그런 말도... 그럼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았다는 거예요!!”

“그래... 후...”


이 망할 것이...

하지만 지금 와서야 붙잡고 욕을 하면 뭐 하는가.


“민식이 형... 뭐예요. 여기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어차피 마지막이니까... 여기 원장이 아까 우리가 잤던 시체관리실 관리인도 도맡아 했어. 그 원장... 해골 성애자였어... 그래서 시체가 화장로에 들어갈 때 교묘하게 마네킹으로 바꿔치기하고 분장시켜서... 난로에 넣었지. 후... 거기에 동물 뼈로 유골 가루를 만들었고. 결국 여기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지. 이상한 소리들이 들리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결국... 폐쇄한 거야. 그 이후로 여기에 놀러 온 사람들 모두 실종되거나 죽은 채로 발견됐지. 후...”


“...형, 인간 맞아요?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런 곳에 일부러...”


“같이 하늘로 가는 거야... 친구란 그런 거야... 같이 하늘에서 만나면 된다. 그래도 희재 너는 나한테 잘해줘서 고마웠다.”


그때...


팍!... 팍!... 팍!... 팍!... 팍!... 팍!...


갑자기 복도 양옆에 있던 문들이 열렸다.

그리고는 각각의 문에서 마네킹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까 전에 냄비에 물 떠다 준 것 고마웠다... 어쩌면 새벽이 되면 살 수 있을지도 몰라... 잘해봐라.”


민식이형이 형이 담배를 버리고 뛰기 시작했다.


“야!! 이 귀신들아 쫓아와 봐! 와서 나한테 해코지 해봐!!!”


민식이 형은 1층 복도 끝으로 달렸다.


그러자 문에서 나온 마네킹 절반 정도가 민식이형을 따라가고.

2층에서 내려온 마네킹들 중 절반도 민식이 형을 따라갔다.


포대... 하얀 가루... 그게 원혼들의 매개체일지도 몰라...

지하로 가야 한다.


나는 일어나서 달리기 시작했다.

느린 마네킹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달리고 달렸다.


살아야 한다.

반드시...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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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216화 라스트(18)- 완결 - +4 22.12.24 246 6 26쪽
215 215화 라스트(17) 22.12.24 153 3 26쪽
214 214화 라스트(16) 22.12.23 170 4 19쪽
213 213화 라스트(15) 22.12.22 140 4 17쪽
212 212화 라스트(14) 22.12.21 194 4 29쪽
211 211화 라스트(13) 22.12.20 140 4 23쪽
210 210화 라스트(12) 22.12.19 154 4 21쪽
209 209화 라스트 (11) 22.12.18 153 4 16쪽
208 208화 라스트(10) 22.12.17 145 4 20쪽
207 207화 라스트(9) 22.12.16 156 4 13쪽
206 206화 라스트(8) 22.12.15 158 4 20쪽
205 205화 라스트(7) 22.12.14 170 4 14쪽
204 204화 라스트(6) 22.12.13 158 4 17쪽
203 203화 라스트(5) 22.12.12 162 4 17쪽
202 202화 라스트(4) 22.12.11 201 4 15쪽
201 201화 라스트(3) 22.12.11 177 6 16쪽
200 200화 라스트(2) 22.12.09 180 5 15쪽
199 199화 라스트(1) 22.12.08 189 5 15쪽
198 198화 예상하지 못한(6) 22.12.07 178 4 17쪽
197 197화 예상하지 못한(5) 22.12.06 186 3 17쪽
196 196화 예상하지 못한(4) 22.12.05 181 4 15쪽
195 195화 예상하지 못한(3) 22.12.04 179 4 14쪽
194 194화 예상하지 못한(2) 22.12.03 179 3 16쪽
193 193화 예상하지못한(1) 22.12.02 176 4 16쪽
192 192화 역공(11) 22.11.30 181 4 14쪽
191 191화 역공(10) 22.11.29 173 4 11쪽
190 190화 역공(9) 22.11.28 172 5 18쪽
189 189화 역공(8) 22.11.27 196 4 17쪽
188 188화 역공(7) 22.11.26 185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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