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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최근연재일 :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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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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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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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5. 절대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DUMMY

“수연씨, 나 사실 종일 물어보고 싶었는데.”


화기애애한 저녁 겸 회식 자리에서 팀원 누리가 수연을 보고 물었다.


“네? 뭘요?”


의아한 수연을 보고 망설이던 누리가 손가락으로 수연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그거 뭐냐고요?! 손가락에 그거!!!!”


“네?”


수연이 무슨 말인가 싶어 누리가 가리킨 제 손가락을 보았다.


아뿔사. 둘만의 아파트에서 끼던 커플링을 끼고 출근을 한 것이었다!


아무리 종일 바쁘게 일했다지만 이걸 눈치 못채고 계속 끼고 있었다니.


수연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데, 재이와 팀원 모두가 수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그...”


“남친 얘기 아무리 물어봐도 말 안해주더니! 세상에 커플링을 했어요?!”


수연이 대답도 채 하기 전에 하정이 기쁜 소식이라는 듯 소리를 높였다.


“내가 내가, 간식 보내고, 초밥 보내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어느 잘난 남자가 우리 수연씨 남친 자릴 차지했을까?”


“목걸이도 계속 같은 거 끼고 다니잖아. 그것도 남친이 준 거죠?”


팀원들은 수연이 입도 떼기 전에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신나했다.


뭔가, 순수하게 축하해주는 느낌에 수연은 기분이 좋아졌다.


“뭘 그렇게나 캐묻습니까? 사람이 연애도 하고, 커플링도 하고 뭐 그런거지.”


재이가 맥주를 마시며 쿨하게 말하자, 누리가 쿡쿡 웃었다.


“그쵸, 사람이면 연애도 하고 커플링도 하죠. 우리 팀장님은 언제쯤 사람답게 하실 거예요?”


누리의 농담에 이번엔 모두의 시선이 재이에게 쏠렸다.


덕분에 수연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친에 대해서 꼬치꼬치 깨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걱정되었기 떄문이었다.


재이가 맥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남의 연애에 왜들 그렇게 관심이 많습니까?”


“팀장님이 뭘 모르시네요. 세상에 제일 재밌는 게 남의 연애 얘기예요!”


하정이 웃으며 맥주잔을 들었고 사람들이 건배를 하곤 마셨다.


재이는 굉장히 딱딱해보였지만, 실제 팀원들의 농담도 장난도 잘 받아주는 편이었다. 특히 공식적인 일이 끝난 자리에서는 더욱 편안하게 대했다.


그래서 팀원들은 술자리가 길어져 2차라도 간다치면, 가기 싫다는 재이까지 끌고 가는 때도 있었다.


“아무튼 수연씨 축하해요.”


다시 수연에게로 모두의 고개가 획 틀어졌고, 수연의 볼이 상기되었다.


“뭐, 뭐, 뭐가요?”


하정이 쿡쿡 거리며 웃었다.


“아유, 당황해서 얼굴 빨개지는 것 좀 봐. 우리 더 안 캐물을게요. 그냥, 커플링 낀 거면 그만큼 연인이랑 안정적이란 뜻 같아서. 그거 축하한다고요.”


누리와 다른 팀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또 건배를 했다.


호기심을 누른 진심 어린 축하에 수연은 기뻤다.


지수나 연주, 서대표와 한실장, 그리고 맴버들 외에는 자신의 연애를 아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들 외에 이렇게 축하해준 사람도 없었으니까.


오늘 하진과 배우 은채와의 사진 때문에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고, 그거 때문에 살짝 기분이 나빴는데. 팀원들의 축하에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수연씨, 남친 좋은 사람 맞죠?”


“아, 그럼요. 좋은 사람이예요.”


수줍게 웃는 수연을 보고 다른 팀원 규태가 덧붙였다.


“웃는 거 보니까 좋은 사람 맞나보네요.”


“자자, 수연씨 연애 얘기는 그만하고 다른 얘기 합시다. 당사자 부담스럽습니다.”


재이가 정리하려는데, 누리가 재이를 보고 핀잔을 주었다.


“팀장님, 그럼 팀장님 연애 얘기 좀 해주세요.”


“참, 또 피곤하게 이러시네.”


여러 번 겪어 본 재이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고, 팀원들은 신이 났다. 그 속에서 수연은 그저 기뻐서 미소짓고 있었다.


좋은 사람인 하진과 또 좋은 사람인 팀원들 때문에.





----





“어, 형 왔어?”


다급히 현관으로 들어오는 하진을 보고 주방에서 물을 마시던 형국이 인사했다.


하진도 목이 타서 형국의 물병을 뺏어 단숨에 들이켰다.


“형,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어머니 모셔다드렸어?”


“응.”


물을 마신 하진이 왠지 지쳐서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형국이 그런 하진을 물끄러미 보다가 새 물병을 꺼내 뚜껑을 열며 곁에 앉았다.


“다 잘 해결됐으니까 걱정마.”


“... 알아.”


알아, 아는데, 그냥 마음이.


그래도 무거운 하진의 얼굴을 보던 형국이 갑자기 흥분해서 말했다.


“그 배우님! 콘서트 끝나고 식사하자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한다니까! 왜 하필 어머니랑 오랜만에 외출한 날에 마주쳐가지고!”


하진은 저 대신 화를 내주는 형국을 바라보았다.


달칵하고 방문이 열리더니, 수민도 걸어나와 형국을 거들었다.


“맞아, 형 잘못은 없어. 괜히 그 배우님이 아는 척하고 계속 말 걸었겠지.”


마치 현장에 있었던 사람처럼 말하는 수민의 말에 하진은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지형도 따라 거실에 나오더니 수민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런 공개된 장소에서 계속 말하고 서 있으면 당연히 사람들이 사진 찍을 거잖아, 분명히 노리고 그런거야. 형 조심해. 보통 내기가 아닌 것 같애.”


팀 내에서 제일 둔한 지형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니. 하진도 명심하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수연이는...”


형국이 물을 마시다 말고 대꾸했다.


“누나는 걱정마. 사실 기분은 좀 나쁜데, 그래도 그런 거 안 믿으니까 상관없대.”


영민이 분명 형국이 수연의 사무실까지 찾아갔다고 했었다.


“진짜야?”


걱정스런 하진의 표정에 형국이 제 가슴을 탕탕 쳤다.


“나 못 믿어? 나 괜히 핑계대고 누나 사무실 앞에까지 갔었다니까!”


“그래, 나도 같이 갔었는데, 수연이 타격감 없대. 진형은 자기 밖에 모르니까 괜찮대.”


“뭐?”


수민의 거듭된 증언에 놀란 하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연이가... 멤버들에게 그런 표현을 했다고?


“그치? 형, 놀랍지? 수연이가 직접 그렇게 말했다니까. 나도 듣고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했어.”


“그렇지, 예전 같으면 절대 안할 표현인데.”


지형이 진지한 표정으로 수민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요즘 좀 달라진 것 같아. 좀 더 적극적이랄까? 매사에?”


“맞아 맞아, 원래 멋있는데 더 멋있어지려나봐.”


어우, 저 여동생 바보들.


하진은 웃음이 났다. 지금은 다시 오지 않는다던 수연의 말이 떠올랐다.


“오늘 그 팀 회식이라던데. 형 아직 수연이랑 통화 못했어?”


“응...”


웃던 하진의 어깨가 축 쳐지는 걸 본 형국이 곁에서 하진의 어깨를 감쌌다.


“잊지마. 대범하고 쿨한 남친이 되는 거야. 내가 그랬지? 누나 놓치면 형 인생은 망하는 거라고.”


“야야, 쟤 또 시작이다. 입 좀 막아.”


준기가 물을 가지러 나왔다가 형국을 보며 한심하단 표정을 지었다.


“준기형! 팬클럽 회장 되고 싶은 것 같더니만. 포기 한거야?”


형국의 물음에 준기는 더 어이없단 표정을 지었다.


“니가 넘 과한 거라니까. 진형 좀 그만 들볶아.”


아, 나 요즘 형국이 잔소리에 계속 볶이고 있었던 건가.


하진이 형국을 바라보는데, 형국은 준기의 말에 아랑곳없이 진지하게 손가락을 세우면서 또 말했다.


“절대 잊지마, 쿨한 남친.”


“그만 하래도. 둘이 알아서 해.”


준기가 만류하는데도, 형국의 진지한 눈빛은 여전히 하진에게 향해 있다. 하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그저, 수연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보고 싶을 뿐이었다.




----




하진에게 오늘의 구세주는 역시 재이였다.


3차까지 다 끝난 회식 자리에서 재이는 하진에게 연락을 해 주었다. 덕분에 내내 자지 않고 기다리던 하진은 회식 자리에 수연을 데리러 왔다.


숨을 헐떡이며 룸으로 들어온 하진이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자고 있는 수연을 확인 후, 재이를 보고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야, 내가 너 불러서 보내주려고 지금까지 견디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냐?”


술이 술술 들어간 팀원들이 재이에게 장난을 치기도 했고, 불만을 얘기하기도 하며 재이를 너덜너덜하게 만든 것이었다.


그럼에도 재이는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수연은 주량이 약했고, 취하면 잠들었으니까, 예전처럼 하진을 불러주고 싶었다.


게다가 오늘 하진과 은채의 사진으로 이슈가 된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챙겨주고 싶었었다.


“그 사진은 뭐야?”


하진이 수연에게 다가가 제 외투를 벗어 덮어주는데, 재이가 물었다.


말투가 꽤나 퉁명스러워서 당황한 하진이 재이를 돌아보았다.


재이는 하진의 해명을 기다린다는 듯 마주하고 빤히 하진을 보았다.


하진은 사진 사건은 분명 제 잘못이 맞으니까, 누구에게든 혼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수연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럴 수 있다.


“어머니 모시고 백화점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쳤는데, 얘기가 길어지는 바람에 사진이 찍혔습니다. 이 내용으로 공식 입장 나갔고요.”


“그거야, 나도 당연히 알지.”


“네?”


영문을 모르는 하진 앞에 재이가 한걸음 다가섰다.


“조심하라고.”


재이의 말은 꽤 사납게 들렸다.


“나는 차사고 났을 때 수연씨 어떤지 눈 앞에서 본 사람이야.”


그랬다. 수연이 쇼크가 또 왔고, 공황이 극심해져 입원을 해야 했던 그 때. 재이와 함께 출장을 돌아오던 길에 차사고가 났었다.


“거기다 목숨 걸고 널 구한 수연씨가 어떻게 그 모든 걸 극복하고 이렇게 살고 있는지에 늘 경탄하는 사람이고.”


재이의 말에 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이는 하진을 책망할 수 있다. 그래도 된다.


“그러니까 아주 작은 실수도 하지 말라고. 너를 위해서, 또 수연씨를 위해서.”


“네. 그럴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진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재이가 말했다.


“어느 주차장이야? 도와줄게, 움직이자.”


재이의 도움으로 무사히 주차장으로 와 제 차에 수연을 태운 하진이 재이에게 또 목례로 인사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고마우면 우리팀 막내 많이 웃게 해줘.”


재이가 인사를 하고 멀어져갔다.


하진은 조수석에 앉힌 잠든 수연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운전석에 올랐다.


또 복숭아맛 맥주를 마신걸까? 희미하게 과일 맥주 냄새가 났다.


쌕쌕. 잠든 수연의 숨소리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하진은 수연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



취해서 잠을 못 깨는 수연을 둘만의 아파트로 데려온 하진은 연주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는 연주도 남자친구가 생겼는지 집을 비울 때가 가끔 있어서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하진은 수연을 침대에 눕히고 자켓을 조심히 벗겨주었다.


“으음...”


깨우면 안된다. 오늘 하루 복귀 첫날이라 무지 바빴을 것이 뻔하고, 지금이 새벽 세 시 반이니 무조건 내일 출근을 위해서는 깨선 안됐다.


하진이 조심조심 마지막 남은 자켓의 한 쪽 소매를 다 벗겼는데 수연이 눈살을 잔뜩 찌푸리더니 눈을 깜빡였다.


“어.... 여기.... 오빠?”


“응. 나.”


하진이 웃으며 수연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아... 팀장님이 연락해줬군요.”


“응, 덕분에 우리 여친 잘 데려왔고.”


여친. 남친. 아까 회식자리에서 팀원들에게도 들었던 말이었다.


수연이 손을 들어 하진에게 커플링을 낀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어, 반지... 종일 끼고 있었어?”


“네.”


눈을 제대로 다 뜨지도 못한 수연이 희미하게 웃는 걸 본 하진이 왠지 감격스러워서 수연의 손을 꼭 잡고 이마에 키스를 했다.


“나 오늘 축하 많이 받았어요.”


사진 사건도 있었는데 축하라니.


“커플링은 안정된 연인 사이를 보여주는 거라면서. 다들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술이 덜 깬 채 해사하게 자꾸만 웃는 수연을 보며 하진은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사진은 오빠 잘못은 아닌데, 화는 났어요.”


“응.”


순식간에 비맞은 강아지처럼 풀이 죽은 하진을 보고 수연이 웃음을 참고 말했다.


“그래도, 용서해줄게요. 오빠는 날 너무 사랑해서 절대 그럴 수가 없을 테니까.”


이게 수민이 말한 그거구나. 확신에 가득 찬 음성에 하진은 행복해졌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거야. 용서해줘서 고마워.”


“응, 대답이 틀렸어요.”


“어?”


예상못한 반응에 하진이 당황하는데 수연이 키스를 했다. 복숭아 맛, 첫 키스와 똑같은 맛이었다.


“이런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오빠를 믿으니까 괜찮아요. 절대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


아아.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뢰에 감사할 따름인 하진을 보며 수연이 또 웃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다시... 키스할래.”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을 공고한 연인들이 뜨겁게 또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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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50 1 12쪽
98 98. 감사 22.08.24 33 1 11쪽
97 97. 의미 22.08.18 30 1 12쪽
96 96. 지금 여기 22.08.17 30 1 11쪽
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38 1 11쪽
94 94. 아파도 사랑해서 22.08.13 37 1 12쪽
93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29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30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38 1 12쪽
90 90. 혼자가 아니니까 22.08.09 29 1 13쪽
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32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43 1 13쪽
87 87. 참고 또 참다보면 22.08.06 40 1 12쪽
86 86. 고마운 마음들 22.08.05 34 1 15쪽
85 85. 진심이 통할 때 22.08.04 32 1 12쪽
84 84.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 22.08.03 41 1 12쪽
83 83. 둘 다 지지 않아 22.08.02 30 1 13쪽
82 82. 후배와 선배 22.08.01 33 1 11쪽
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45 1 11쪽
80 80. 인기의 양면 22.07.30 37 1 12쪽
79 79. 새로운 가족 22.07.29 32 1 13쪽
78 78. 선택의 기로 22.07.28 34 1 11쪽
77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43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50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39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4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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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 전환 22.07.21 3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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