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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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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최근연재일 :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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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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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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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믿을 수 없는 사람

DUMMY

“방금... 뭐라고 했어요?”


의상실에서 있던 수연과 하진, 한실장은 뜻밖의 소식에 맞닥뜨렸다.


희정이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제시 하트요! 지난번 미국 가서 콜라보 했다던 그 가수요!”


희정과 스타일팀 일부는 지난 미국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기에 콜라보 작업에서의 잡음을 전혀 몰랐다.


물론 수연과의 스캔들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루머였고 하루 만에 정리되었기에 당사자의 기분도 괜찮을 거라 지레짐작 하고 있었다.


“그래.. 그 제시 말이지.”


한실장의 표정이 마땅치않은 것을 보고서야 희정이 하진과 수연을 살폈다.


한실장만큼은 아니지만, 아까보다 눈썹이 더 축 쳐진 것 같은 게 별로 달갑지 않아 보였다.


희정이 주변을 둘러보니 미국에 같이 갔었던 스타일팀원들이 조심히 살짝 고개를 저었다.


아, 반갑지 않은 손님이 맞는가 보다.


희정이 눈치챘을 땐 이미 늦었다.


피팅에 신나 있던 한실장의 기분이 팍 꺾였다.


“내일 공식 미팅 있는 걸로 아는데... 약속도 없이 여길 왜 와?”


잔뜩 짜증 난 한실장을 보며 팀원들이 몸을 사렸다.


한실장의 말이 맞기는 했다.


네오비나 제시 하트 같은 스타들은 일정 조정 없이 사적인 만남을 회사에서 갖지는 않는다. 물론 그건 보통 사람들의 인간관계에서도 통하는 규칙이다.


“그 사람은 왜 우리 애들 첫 장기 휴가 때 한국 투어를 와 가지고.”


한실장이 수연에게 피팅 하던 하늘색 원피스의 단을 매만지며 말했다.


수연이 한실장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 하진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하진이 얼른 희정을 보고 물었다.


“지금 어디 있대요?”


“아, 마침 대표님과 로비에서 마주쳤다네요. 그래서 대표님 사무실에...”


그 말에 원피스 단을 마무리하던 한실장이 허리를 폈다.


희정의 말 중 단 한마디라도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오늘은 수연에게 준비한 여러 예쁜 의상들을 피팅 하며 기분 좋게 설득해보려고 했는데, 제시가 등장해 다 망쳤다.


“어디, 왜 왔는지 가보자.”


한실장이 손목에 꼈던 받짇고리를 빼며 서늘하게 말하자 수연이 한실장에게 조심히 물었다.


“같이... 가시게요?”


“그럼, 당연하지! 너랑 네오비 다 봤으면 한대잖아?”


“......”


하진과 수연이 서로 마주보았다. 분명 두 사람도 반기지 않는 예고 없는 만남이었다. 그래도 한실장이 이렇게나 반응할 줄은 예상 못했다.


“얼른 가자! 멀리 서 온 사람 기다리게 하면 안되지.”


한실장이 콧김을 뿜으며, 의상실을 가장 먼저 나갔다. 하진과 수연도 한숨을 쉬며 뒤를 따랐다.




----




“아, 저기 오네.”


서대표가 열리는 문으로 들어오는 하진과 수연을 반겼다. 그러다 뒤따라 들어오는 한실장을 보고 얼굴이 굳었다.


“안녕하세요.”


세 사람의 모습을 본 제시가 얼른 일어나 목례로 예의 바른 한국식 인사를 했다.


세 사람은 제시가 별로 달갑지 않은데 제시는 너무 밝고 반갑게 인사를 해서 당황스러웠다.


“흐음... 네, 안녕하세요.”


제시를 가만두지 않으리라 벼루면서 올라온 한실장은 당황함에 일순 인사를 해버렸다.


그런 한실장을 보고 약간의 긴장이 풀린 하진과 수연도 인사를 했다.


“미안해요, 예정된 약속이 아닌데, 갑자기 찾아와서.”


알면서 왜 와?


한실장이 입술을 삐죽거리는데, 서대표가 쳐다보며 눈치를 주었다.


“자자, 일단 앉아요. 오늘 네오비 맴버 중에 회사에 있는 하진이 뿐이라서, 이렇게라도 인사하면 반갑지 뭐.”


서대표는 비즈니스를 해서 그런가, 그런 일을 당하고도 어떻게 저리 넉살이 좋지?


그런 생각을 하며 한실장이 소파에 앉자, 하진과 수연도 나란히 앉았다.


“지난번에, 일이 그렇게 되고 끝나버려서... 그래서 그런지 한국 도착하자마자 생각이 나더라고요.”


제시도 제 감정을 뭐라고 딱히 분명히 표현할 수 없었다. 그냥 생각나고 보고싶었다. 그게 다였다.


“그 때 일은 사과 받았고 잘 정리했으니, 유감 같은 건 없습니다.”


대답을 한 건 수연이었다. 오해의 당사자가 수연이었으니, 수연이 대답하는 것이 맞았다.


하진은 곁에서 바다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제 여자친구에게 또 한 번 감탄했다.


제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 네오비의 맴버가 된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확신이 든다. 수연을 만난 일이라는 걸.


하진이 수연을 바라보는 눈빛을 유심히 보던 제시가 말했다.


“역시, 두 분이 사귀는 사이 맞군요?”


사무실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랐고, 서대표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무슨 그런 말을... 같이 오래 일했으니 친한 건 당연하죠. 우리 회사 식구들은 유난히 가족처럼 지낸다고 업계에서 유명합니다. 하하.”


수연과의 가짜 스캔들 대상이 수연의 진짜 열애를 목도한 것 마냥 구니 서대표의 목이 깔깔해졌다.


서대표가 찻잔을 들어 마셨고, 한실장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요?”


하진과 수연을 가만히 보던 제시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것 때문에 보고 싶었던 건가. 제시 자신도 자기 마음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웠다. 단 하나, 기분이 유쾌하지 않다는 것만 확실했다.


제시의 웃음을 본 수연의 얼굴도 굳었다.


유감없다고 한 말을 취소하고 싶었다. 유감 있다, 지금 당신의 그 묘한 미소에.


“제가 여기 열애설 또 터뜨리자고 왔겠습니까? 긴장 하지 마시죠. 그냥 얼굴 보러 온 겁니다. 인사하려고요.”


방금 전까지 예의바르게 90도로 인사하던 사람 어디 갔나?


지금의 제시는 수연을 오해할 때 보였던 적대감이 느껴지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그 미묘한 변화에 수연은 불쾌감을 느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여기 왜 온 거지?


“내일 미팅 후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직접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이태원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클럽을 통째로 빌렸거든요.”


뭐야, 이 사람... 진짜 뭐지?


수연만이 의문스러운 게 아니었다. 하진 또한 제시의 말도 행동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어 표정 관리가 안되었다.


“얼마 전 국내 연예인들에게도 초청장을 발송했습니다. 저는 반은 한국인이니, 한국에 와서 한국 연예인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거든요.”


제시는 내내 웃고 있지만, 수연은 기분이 찜찜했다.


“꼭 참석해 주실거죠? 물론 사과의 의미로 수연씨도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게 진짜 사과가 맞나? 사과라는 이름을 붙인 이상하고 불쾌한 실험 같은데.


그 때, 하진이 나서서 웃으며 대답했다.


“스캔들이 났던 수연씨가 클럽에 모습을 보이면 여러모로 다른 말이 나오기 쉽죠. 그건 진심으로 사과했던 사람이 하기엔 사려깊지 못한 생각이구요.”


수연이 하진을 바라보았다. 평상시엔 잘 웃고 친절하고 상냥함이 넘치는 하진은, 필요할 때 단호하고 이렇게나 멋진 사람이었다.


그런 수연의 시선을 제시가 놓치지 않았다.


“수연씨가 네오비 공식 통역사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자리에 빠지면 스캔들이 진짜냐 말이 더 나올까봐 그러죠.”


교묘하게 자꾸 말을 꼬고 있는 제시를 보며 수연은 점점 화가 차올랐다. 그 때, 문이 딸칵 열렸다.


“그런 공적인 성격도 사적인 성격도 아닌 애매한 모임에는 제가 가면 충분할 것 같네요.”


연준이 들어오며 모두에게 인사를 했다.


아, 순간 제시의 표정이 잠깐 흐트러지는 걸 하진은 분명 보았다.


“아, 반가워요. 연준씨.”


“네, 제시. 내일 클럽에서 파티라니 기대됩니다. 네오비는 공식 휴가중이지만 맴버 전원 참석하겠습니다.”


연준이 제시와 악수를 하며 웃어 보였다. 제시는 더 이상 수연의 참석을 요구하기 어려워졌다.





----




“뭐야, 진짜 쟤 의뭉스러워!”


제시가 돌아간 뒤 서대표의 사무실에 남은 사람들의 기분은 모두 편안하지 못했다.


선명하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불안함이 느껴졌다.


사람들의 동요를 느낀 연준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세요. 우려할 일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늘 리더다운 연준이 고마우면서도, 이번엔 왠지 자신 때문에 더 골치 아파진 것 같아 미안한 수연이었다.


“쟤 정말 짜증나는 애라고!”


한실장이 불평했고, 서대표가 진정하라는 듯 한실장의 어깨를 도닥였다.


그러자 한실장이 서대표를 보고 발끈해서 소리를 질렀다.


“애초에 당신이 문제예요! 왜 하진이랑 수연이를 불러요?”


“아니...”


서대표가 움찔거리며 놀라자, 한실장이 얼굴을 가까이 하며 화를 냈다.


“그냥 회사에 없다고 하면 되잖아요! 없다고 하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서대표는 거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저기... 여기 회사야... 거기다 애들 앞인데...”


약간은 창피한 서대표가 한실장을 달래는데, 한실장은 그 모습에 오히려 더 분노가 타올랐다.


“비지니스하는 사람이! 그런 것도 임기응변 못하고! 왜 이 사달을 내요?!”


“아... 실장님 좀 진정...”


수연이 만류하는데, 한실장이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 차라리 니가 화를 내! 분명히 이상하게 또 의심스럽게 굴잖아, 그 제시란 놈이!”


그런 한실장을 마주한 수연이 잠시 숨을 고르더니 대답했다.


“모두들 내 편을 들어주잖아요. 내가 화낼 겨를도 없이.”


그 말에 서대표도, 하진도, 연준도, 그리고 한실장도 수연에게 시선을 모았다.


수연은 이 사람들로 인해 느껴지는 기쁘면서도 고마운 복잡한 감정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몰랐다.


분명 제시의 태도와 말에 화가 났는데, 서대표도 한실장도 하진도 연준도 모두 수연의 곁에서 그 묘한 적대감과 의혹을 막아주었기 때문이었다.


한실장의 격분도 수연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다들 고맙습니다.”


수연이 감정이 풍부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부드러운 시선으로 모두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연준과 눈이 마주치자 연준이 찡긋 윙크하며 수연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다.


“야아, 그래도 지금 윙크는 좀 아니지.”


“와, 형, 이런 상황에서까지 질투가 진짜 아니지.”


하진의 질투 어린 투덜거림과 연준의 반박에 모두가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그 바람에 사무실을 에워쌌던 긴장감이 사라졌다.


“걱정마. 우리가 탁 버티고 있으니까.”


연준의 확고한 태도에 수연도 웃고 말았다. 수연의 손을 하진이 꼭 붙잡았다.


시선이 마주치자 벅찬 감동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애워쌌다.


그래, 이렇게나 좋은 사람들이 나를 아껴주고 있다. 나를 위해 나서주고, 싸워주고, 화를 내주고, 버텨준다.


수연도 하진의 손을 꼭 잡으며 하진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




다음날 밤, 네오비와의 미팅 후 제시가 연 클럽 파티엔 국내의 유명 연예인이 가득했다. 거기다 연준이 예측한 대로 클럽 안팎으로 많은 기자들이 와 있었다.


“역시,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네.”


“그래, 왜 그런지 이유를 좀 알고 싶은데, 이제.”


연준과 말을 주고 받은 하진은 손에 든 삼페인으로 가볍게 목을 축였다.


제시가 이번 한국 콘서트에서 콜라보 곡을 공개하고 싶다고 해서, 휴가 중에도 시간을 내어 콘서트 중에 공연도 하기로 했는데.


하진은 맹렬하면서도 싸늘하게 저 멀리 서 있는 제시를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제시에게 직접적으로 이유를 묻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 답이 되진 않을 것이었다.


연준과 하진은 다른 맴버들에게 회사에 제시가 방문해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오늘 파티에 참석하지도 않을 것이고, 공적인 일이 문제가 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멀리 있던 제시가 지형과 형국과 어깨동무를 하곤 걸어왔다.


하진이 이를 꽉 다무는데, 취한 듯 보이는 형국이 웃으며 말했다.


“제시 형도 수연 누나 팬클럽 하고 싶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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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19 1 12쪽
98 98. 감사 22.08.24 15 1 11쪽
97 97. 의미 22.08.18 14 1 12쪽
96 96. 지금 여기 22.08.17 15 1 11쪽
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15 1 11쪽
94 94. 아파도 사랑해서 22.08.13 18 1 12쪽
93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15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14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1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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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14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1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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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16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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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14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17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15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14 1 12쪽
73 73. 뜻밖의 이유 22.07.23 18 1 13쪽
» 72. 믿을 수 없는 사람 22.07.22 18 1 12쪽
71 71. 전환 22.07.21 16 1 12쪽
70 70. 결심의 정체 22.07.20 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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