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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드라마

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최근연재일 :
2022.08.25 06:00
연재수 :
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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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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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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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7. 돌이킬 수 없는

DUMMY

앨범을 완전히 준비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수연은 자켓 찰영과 뮤직비디오 찰영이 끝나고도 앨범 발매를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거기다 회사에서는 계약서를 그대로 적용해 ‘얼굴 없는 신예 여가수’의 컨셉으로 앨범을 홍보했다. 회사 가수들의 플랫폼에서 처음으로 타이틀 곡의 티져를 공개하고, 데뷔 앨범에 대한 리뷰를 기사로 냈다.


수연은 생각지도 못한 대응이었다. 거기다 예상보다 너무 많은 관심이 몰려 수연이 당황할 정도였다.


“얼굴없는 가수라는 게 또 하나의 컨셉으로 이용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준기의 작업실에 마주 앉은 수연이 한숨을 토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얹은 준기의 음악을 공개하는 데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목소리 외에 아무 것도 대중과 공유하지 않기로 약속도 했다.


그런데 그런 컨셉은 오히려 대중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언젯적 마케팅을 지금 하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네오비를 배출한 회사에서 배출할 솔로 여가수의 데뷔를 기대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가수가 수연이라는 것을 언급하는 일도, 유출하는 일도 금한다는 비밀 유지 공지까지 내려왔다.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니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반응에도 좀 집중해주면 좋겠는데?”


준기가 수연을 달래며 수연의 눈 앞에 태블릿을 내밀었다. 티저 영상 아래에 달린 댓글들이 보였다.


-와, 목소리 봐! 딱 들어도 꿀이다, 꿀!


-찾았어요. 내 인생의 노래.


-얼굴 안 보여도 알겠다. 예쁠 것 같아. 목소리 들으니 딱 알겠잖아.


-노래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전곡 공개 기다려요.


칭찬과 격려의 댓글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읽으면서 수연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걸 보고 준기가 웃었다.


“내가 말했지? 네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그 말에 잠시 생각하던 수연이 조용히 대답했다.


“나는 오빠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한 건데...”


준기가 손으로 쓱쓱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만든 이 음악들은 네 목소리 아니면 안된다니까.”


준기의 음악과 수연의 목소리의 조화가 사람들을 기대감에 차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앨범 자켓 찰영도 뮤직비디오 찰영도 다 했고, 티저 영상까지 공개되었어도 수연은 아직 실감이 안났다.


똑똑. 노크에 이어 문이 빼꼼 열렸다. 그 사이로 하진이 얼굴을 쏙 내밀었다.


“잠깐, 들어가도 됩니까?”


준기에게 장난스럽게 정중하게 물은 하진을 보며 수연은 웃음이 났다.


“안 들어오라고 하면 안 들어올건가?”


준기의 대답에 하진이 웃으며 들어와 문을 닫았다.


“당연히 아니지.”


“오빠, 운동 다 끝났어요?”


수연이 눈을 반짝이며 하진에게 손을 뻗었다. 그 손을 하진이 잡으며 수연의 옆자리에 앉았다.


“응. 나 잘했지? 칭찬해 줘.”


“응, 잘했어요.”


두 사람을 보던 준기가 눈살을 찌푸렸다.


“둘이 연애질 하라고 작업실에 부른 거 아니거든?”


“질투나면 너도 연애해.”


하진이 준기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하자 준기가 미간을 더 찌그러뜨렸다.


“아니, 뭔 질투래? 그냥 형이 너무 호들갑이라 그래.”


“사랑은 원래 그런거야. 준기 너도 나중에 알게 될거야.”


“어우, 그만 안해?”


준기가 질색하는 걸 보던 수연이 준기에게 말했다.


“오빠도 언젠가 이럴 거예요. 분명히.”


“뭐? 나는 형처럼은 절대 안할건데?”


준기가 쿨하게 대답하는데, 수연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으음, 내가 아는 준기 오빠는 절대로 하진 오빠처럼 할 걸요? 아니, 더 할 걸요?”


“뭐라고?”


기가 막혀 말을 못 잇는 준기에게 하진이 물었다.


“근데, 우리 왜 불렀어? 할 얘기 뭔데?”


"음, 일단 들어봐."


준기가 차분하게 컴퓨터를 만지더니 곡 하나를 재생했다.


“앗, 이거 그 때 그 선물!”


지석이 도와줘서 하진이 만들어 준 선물이었다. 수연과 하진이 같이 만들고 불렀던 그 노래.


“이 노래, 내가 좀 편집했는데.”


그러고 보니 약간 달라진 곳이 군데 군데 들렸다. 근데, 지금 이 노래를 왜 들려주는걸까?


“흠, 뭐, 나도... 선물이야.”


“네?”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수연을 보고 준기가 약간 쑥쓰러워하며 대답했다.


“내가 앨범에 히든 트랙으로 넣자고 했거든. 이 노래.”


“... 아.”


처음엔 무슨 말인지 와닿지 않았고, 그래서 잠시 숨을 멈추고 생각했던 수연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준기야, 너...”


하진이 감격해 준기를 안으려고 양손을 뻗는데, 준기가 몸을 움직여 피했다.


“히든 트랙이니까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제공 안 될거야. 나름 안전장치라고 생각했어.”


“......”


수연이 더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고 준기의 말만 듣고 있자 준기는 당황했다.


“어...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이게 선물이 아닌거야?”


당황한 준기는 수연의 기색을 살피며 땀이 뻘뻘 났다. 기뻐할 줄 알았는데, 이 작은 아이의 걱정을 더한 거면 어떡하지...


그런데, 하진이 아니라 수연이 갑자기 준기를 껴안았다.


그 행동 때문에 준기도 하진도 더욱 당황했다.


“... 고마워요.”


목소리가 울먹거렸다. 그제서야 준기는 웃을 수 있었다. 준기가 손을 들어 수연의 등을 살짝 토닥토닥 두드렸다.


“내가 고마워. 큰 결심 해줘서. 너와 내가 만든 노래를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해 줘서.”


수연이 준기를 마주 보는데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하진이 그 모습에 손수건을 꺼내 옆에서 들고 있으면서 안절부절했다.


“오빠는... 어때요?”


조심스레 묻는 모습에 하진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히 너무 좋지! 너무 고맙고! 수연이가 좋으면 더 좋고!”


쩌렁쩌렁 작업실이 울릴 정도의 확신에 찬 목소리. 준기가 손으로 귀를 막으며 또 얼굴을 찌푸렸다.


“형, 작게 말해도 다 들려.”


“알아. 그래도 내 감격이 전달되려면 크게 말하면 더 좋잖아.”


뭐라는 거야? 준기는 웃음을 그치지 않는 하진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수연의 앞에 있는 하진은 정말 어이상실하게 만드는 행동을 많이 했다. 준기는 그게 지나친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도 하진은 개의치 않았다. 하진이 그렇게 제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가끔은 바보처럼 굴어도 수연은 해맑게 웃기만 했다.


“너 지금 나 보면서 바보같다고 생각하지?”


준기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느껴져?”


수연의 손을 잡고 있던 하진이 고개를 탁 돌리더니 준기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바보 같은 건 너야.”


“형은 또 무슨 뜻모를 소리를 해?”


분명 준기가 하진을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하진이 준기를 한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준기는 그 눈빛이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다.


“대체 왜 그렇게 보는데? 기분 나쁘게.”


“에휴... 찐사랑을 모르는 널 내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야지 어쩌겠어?”


티격태격 하는 두 사람을 보며 수연은 그저 웃기만 하고 있다.


“수연아, 형 좀 말려봐. 어휴.”


준기가 질색하는데, 수연이 덧붙였다.


“내가 아까 말했잖아요. 준기 오빠가 더 할 거라니까요?”


커플이 합심해서 왜 이러냐, 준기가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자, 말도 안되는 이야기 그만 하시고, 볼 일 끝났으니까, 두 분은 이만 나가시죠.”


준기가 손을 휘저으며 수연과 하진을 작업실에서 나가라고 표현했다.


하진과 수연은 더 크게 미소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갔다. 그리고 문을 열기 전에 수연이 고개를 돌리더니 한 번 더 말했다.


“고마운 준기 오빠, 나중에 꼭 나한테 연애 상담해요.”


“아, 그럴 일 없다니까?”


“세상에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그건 내가 잘 알아요.”


의미심장한 말을 한 수연이 작업실 문을 열고 하진과 나갔다.


탁, 문이 닫히는 소리에 준기가 의자에 앉아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하진과 어울리더니, 수연마저.


“연애 상담? 허.”


서울로 올라와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연애 따위에 시간을 들일 틈은 없었다. 생활비를 위해 알바를 하면서 연습생 생활을 해야 했고, 그런 준기에게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질 여유 따윈 없었다.


하진과 수연의 사랑을 응원하지만, 지금도 자신에게 그런 마음이 생길 여유는 없었다.


스타가 된 뒤에는 그 전보다 더 초조할 때가 많았다. 남들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고, 칭송하는 사람만큼이나 깎아내리려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런 날들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은 건 멤버들 덕분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훨씬 더 현실에 대한 감각과 대처 능력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은 음악 외에 다른 영역에 제 에너지를 투자할 여유가 없었다.


“내가?연애라니.”


다시금 중얼거린 준기가 피식 웃으며 다시 컴퓨터 앞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




----




티저 공개 일주일 뒤, 드디어 타이틀곡 음원과 뮤직비디오도 공개되었다.


일주일은 내내 사원으로 돌아가 생활하던 수연이었지만, 공개 시간이 다가오자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형국이 단언했던 대로 티저 영상이 이미 100만뷰를 거뜬히 돌파했기 때문이었다. 네오비가 속한 회사의 가수이기 때문일 것이었다.


수연은 노래만 공개하면 모든 것이 다 편안할 거라고 큰 착각을 했었다.


이제는 이 일이 제 인생에 얼마나 큰 파장을 가지고 올 지 예측할 수 없었다.


신상을 공개하지 않으면 음악이 화제가 되더라도 ‘네오비의 준기’라는 타이틀에 더 시선이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연은 그게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아가고 있었다.


-수연씨! 티저 영상 오늘 100만 돌파했어!


회사 내에는 시기하는 사람도, 축하하는 사람도 모두 공존했다. 팀원 중에서 자신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은 순수하게 축하해주었고, 복잡한 심경인 사람들은 그 전과 달리 수연을 대할 때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끔 복도에서 특혜라며 욕하고 수군거리는 목소리도 들었다.


누군가는 큰 소리로 이 회사의 신인 여가수가 이런 여자라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어떻게 수년간 연습한 사람들을 두고 이런 식으로 앨범을 내는 꼼수를 쓰냐면서 욕했다.


그래서 사원으로 일하면서도 수연은 사원이 아닌 대접을 받을 때가 많았다.


이 모든 걸 돌이킬 수 없는 걸 수연이 알아챈 순간을 하진도 놓치지 않았다.


-두려워?


지난밤, 하진이 수연을 꼭 끌어 안은 채 작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목소리 안에 담긴 걱정, 자신의 두려움을 나누겠다는 다짐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수연은 왠지 울먹거리게 됐다.


-많이요.


그러자 하진은 수연을 꼭 안아주었다.


-괜찮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괜찮아. 네가 어떤 결정을 해도 괜찮아. 내가 같이 있을게. 그게 뭐든 네게 필요한 걸 다 할게.


수연의 가슴 속에 차오르는 긴장감이 하진의 말을 떠올리자 조금 내려갔다.


어떤 순간에도, 하진을 생각하면서 수연은 진정하고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두려움과 불안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라운지가 있는 층에 섰고, 수연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네오비 멤버들, 서대표와 한실장이 라운지에서 곧 공개될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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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18 1 12쪽
98 98. 감사 22.08.24 1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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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 지금 여기 22.08.17 15 1 11쪽
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15 1 11쪽
94 94. 아파도 사랑해서 22.08.13 18 1 12쪽
93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14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14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16 1 12쪽
90 90. 혼자가 아니니까 22.08.09 12 1 13쪽
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13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13 1 13쪽
87 87. 참고 또 참다보면 22.08.06 16 1 12쪽
86 86. 고마운 마음들 22.08.05 1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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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 22.08.03 14 1 12쪽
83 83. 둘 다 지지 않아 22.08.02 15 1 13쪽
82 82. 후배와 선배 22.08.01 15 1 11쪽
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15 1 11쪽
80 80. 인기의 양면 22.07.30 17 1 12쪽
79 79. 새로운 가족 22.07.29 12 1 13쪽
78 78. 선택의 기로 22.07.28 14 1 11쪽
»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14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17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15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14 1 12쪽
73 73. 뜻밖의 이유 22.07.23 17 1 13쪽
72 72. 믿을 수 없는 사람 22.07.22 17 1 12쪽
71 71. 전환 22.07.21 15 1 12쪽
70 70. 결심의 정체 22.07.20 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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