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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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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최근연재일 :
2022.08.25 06:00
연재수 :
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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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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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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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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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2. 후배와 선배

DUMMY

둘만의 공간으로 온 수연은 하진이 차려놓은 야식거리에 깜짝 놀랐다. 소화에 부담이 없을 간식 몇 가지가 식탁에 차려져 있었다.


“오빠... 피곤할건데 언제...”


“피곤이라니. 나 다 잘한다고 말한 거 같은데?”


하진의 농담에 수연이 쿡쿡 웃자, 하진이 수연의 손을 부드럽게 다시 잡고 식탁 의자에 앉혔다.


“한실장님이 너 살 너무 빠졌다고 걱정 많이 하셔. 물론 내 걱정이 더 하지.”


“흐음, 그래서 이렇게 차렸어요?”


“여친 위해선 뭔들 못하겠어? 그리고 자꾸 잊어버리는 거 같아서 다시 한 번 말할게. 나 다 잘한다니까?”


하진이 웃으며 두부 샐러드를 한술 떠서 수연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수연이 완연하게 행복한 얼굴로 입을 오물거렸다.


“와, 진짜 맛있어요.”


“입맛에 맞아 다행이야.”


햇살같은 사람. 자주 눈부신 남친 덕분에 수연은 모순 투성이인 현실을 잊을 정도로 행복했다.


“오늘 같은 날은 조금 더 일찍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인기 많은 여친을 둔 죄니까 내가 좀 참아야지 뭐.”


하진의 말처럼 두 사람이 마주하고 이렇게 얘기하고 같이 뭔가를 먹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었다.


“빌보드 가수 남친이 신인 가수 여친한테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요?”


수연이 샐러드를 떠서 하진의 입에도 넣어주었다.


“아, 그런가.”


또 금방 수긍하는 모습에 수연이 웃음을 터뜨렸다. 둘이 있으면 작은 일에도 웃게 된다.


자신에게 잃어버린 일상을 돌려준 하진, 의미를 다시 찾게 해준 하진. 삶에서 이토록 귀한 귀한 사람을 만난 자신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하진은 이번엔 묽은 계란찜을 한술 떠서 수연에게 먹여주었다.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맛있게 먹던 수연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속 불편해?”


놀란 하진을 향해 걸어간 수연이 하진의 무릎 위에 앉아 그를 안았다.


“음... 지금 키스하면, 좀 그렇죠? 음식 먹는 도중이니까...”


볼이 복숭아빛으로 물든 채 마음을 표현하는 수연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하진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전혀. 좀 그런 게 어딨어. 키스는 언제나 환영이야.”


그러자 수연이 촉하고 감질나게 하진에게 입을 맞췄다.


“음, 너무 약한데.”


진지한 하진의 표정에 수연이 웃음이 터졌다. 하진이 그런 수연을 보다가 끌어안았다.


“이젠 내 차례야. 네가 발견한 의미들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거.”


“......”


한마디, 한마디에 새겨진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 속에서도 하진은 수연을 위해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만난 이후 모든 순간, 수연이 기쁠 때도 고통스러울 때도 슬플 때도 매 순간 하진은 곁에 있었다.


수연이 생애 처음 경험하는 모순과 양면의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있는 하진.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서로를 향한 열렬한 애정 고백 후엔 열렬한 키스도 이어졌다. 이번 키스에선 복숭아맛이 아니라 두부 샐러드의 새콤달콤한 맛이 났다.




——




드디어 수연은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다. 네오비가 데뷔한 케이블의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섭외가 있었지만, 네오비가 데뷔한 프로그램이기에 특별하다고 생각해 결정했다.


“아니, 누나, 이왕이면 공중파 나가지.”


정말 오랜만에 피팅 시간이 맞아서 회사에서 만난 네오비와 수연이었다. 물론 그것도 한 시간여밖에 안될 거지만.


오랜만에 만나 피팅을 하면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데 여념이 없었다.


“네오비 데뷔 프로그램이니까, 내겐 그게 더 큰 의미예요.”


희정이 수연이 입은 원피스의 허리끈을 묶는 걸 본 하진이 얼굴을 찡그렸다.


“살이... 얼마나 또 빠진 거야?”


“형, 내가 잔소리 하지 말라 그랬지?”


지형이 곁에서 핀잔을 준다. 다들 걱정하는 건 맞지만, 그래도 다른 스텝들이 있을 땐 조심하기로 했는데.


저도 모르게 그 말을 입 밖으로 낸 걸 안 하진이 입을 일자로 꾹 다물었다.


“우리 수연이, 몸보신 좀 해야 되겠다. 지난번에 그 홍삼이 먹기 좋다 그러지 않았어?”


준기가 일부러 분위기를 밝게 전환하려고 농담처럼 가볍게 말했다. 곁에서 수민도 거들었다.


“가수 활동도 체력인데. 한실장님, 우리 수연이 운동 시간도 규칙적으로 스케줄 잡아주세요.”


“누나, 체력이 국력이야. 그래야 팬들도 더 많이 더 오래 만난다고.”


“그러지말고 전에 말했던 그 기치료 잘한다던 한의원에 가보는 건 어때?”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 멤버들 덕분에 스타일팀 사람들 전체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회사 직원 중 수연과 네오비 멤버들의 친밀감을 가장 가까이서 자주 목격한 사람들이라, 이제는 다들 말리는 걸 포기했다.


수연은 그 속에서 오랜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있었다. 적개심도 질투도 분개도 아닌, 격려와 칭찬과 염려와 고마움을.


“얘들아, 시간 다 됐다. 움직여야 해.”


영민이 의상실로 들어오다 수연을 보고 인사했다.


“오늘은 타이틀 곡 차트 2위던데요. 축하해요, 수연씨.”


“고맙습니다.”


영민이 웃으며 멤버들을 둘러보았다.


“이 녀석들 모이면 요새 수연씨 얘기밖에 안해요. 차트 얼마나 올랐나, 뮤비 조회수는 어떤가, 선플은 어떤 내용이 있나 끝없이 살펴본다니까요.”


수연이 하진을 가장 먼저 마주본 다음 다른 멤버들을 둘러보곤 행복하게 대답했다.


“고마우니까, 나 방송 더 열심히 할게요!”


“응, 누나 우리 방송 모니터링 해줄게!”


“응원봉 들고 직접 가야 하는데, 못가서 진짜 아쉽다.”


아쉬움을 가득 담은 멤버들이 수연에게 인사를 하고 피팅룸을 나갔다. 제일 마지막에 나가는 하진과 수연은 한번 더 눈인사를 했다.




——




음악 프로그램 출근하는 날, 수연은 처음으로 방송국 건물에 입성하는 터라 들뜨기도 했고 떨리기도 했다. 며칠 전 티저용 찰영을 했지만 그래도 방송국으로 움직이는 차 안에서는 아직 실감이 안났다.


처음 출연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생방송이 아닌 녹화라 너무 다행이라고 수도 없이 생각했다.


밴이 멈추고 한실장이 이제 내려야한다고 수연에게 말했다. 길게 심호흡한 수연이 밴에서 내리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한실장이 미리 설명해주어 예상은 했는데, 현실은 늘 예상보다 앞서가는 것 같았다.


“와! 언니! 짧은 머리도 예뻐요!”


“한연수씨, 여기 봐주세요!”


모여있는 팬들의 환호와 기자들의 큰 목소리가 한 데 어울려 더 정신이 없었다. 한실장이 수연의 등을 살짝 두드리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 감사합니다.”


수연은 90도 목례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서 있었다. 그제야 제 가수 예명이 적힌 피켓을 든 사람들도 보였고, 소리치며 응원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수연은 그들을 향해 한번 더 인사했고, 팬들의 함성이 더 높아졌다.


겨우 방송국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한실장이 웃으며 수연의 팔짱을 꼈다.


“직접 사람들 만나는 건 처음인데, 잘했어. 내 말대로 가발 안 쓰니까 새로운 모습이라 팬들이 더 좋아하는 거 봤지?”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뮤직비디오도 다른 영상들도 모두 긴 머리의 가발을 쓰고 찍었는데, 오늘 출근길은 한실장이 가발을 쓰지 말자고 해서 쓰지 않았다.


헤어 스타일 하나 만으로도 함성을 질러주는 누군가가 있다니. 그렇게나 나를 살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수연은 감격스러웠다. 하진 덕분에 생긴 새로운 가족들과 더불어, 자신을 응원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생긴 것이 실감났다.


대기실로 안내 받는 동안 수연은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나중에는 한실장이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였다.


“너 인사하면서 기운 다 뺄래? 그냥 살짝 목례 정도면 되지 뭘 그렇게...”


“안녕하세요.”


한실장이 잔소리하는 도중에 또 인사를 하는 수연이었다. 그렇게 인사를 하며 한참을 걸려 대기실 앞에 도착했다.


‘한연수’라고 이름표가 붙은 대기실. 그 앞에서 적힌 이름을 보며 수연은 잠시 서 있었다.




——




한실장은 이제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하긴 이제껏 누가 수연의 고집을 꺾은 적이 있었나.


제 대기실에서 금방 밖으로 나온 수연은 타 가수의 대기실마다 제 앨범을 들고 인사하러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이제 연예계에 제대로 들어온 거고, 그러면 해야 할 일은 다 해야한다는 고집으로.


내향적이고 수줍은 많은 수연이 씩씩하고도 싹싹하게 인사하고 앨범을 건네는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자니 대단하기도 하고 애잔하기도 했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한연수입니다.”


“와, 이번주 핫데뷔 당사자가 인사왔네?”


데뷔 직후 1위를 찍고 계속 승승장구하는 3년차 걸그룹 ‘럭스플로스(lux-flos)의 막내 쥬디스가 수연 앞에 섰다.


쥬디스가 핑크색 긴 웨이브 머리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며 웃는 걸 보고, 곁에서 한실장이 살짝 긴장했다. 그런 한실장을 알아본 쥬디스가 살짝 목례로 인사했다.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얼굴의 미소는 이제 더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연예계 관계자면 쥬디스의 별난 성격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누군가는 3차원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불같다고 했고, 누군가는 사이코 같다고도 했다. 심지어 같은 그룹의 멤버들도 쥬디스에겐 두손두발 다들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네, 쥬디스 선배님, 앨범도 드리고 인사도 드리려고 왔습니다.”


예의가 깍듯한 수연이 쥬디스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후 수연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최근 활동하는 가수들의 이름, 곡, 발전사 같은 자질구레한 정보들까지 통째로 다 외웠다.


한실장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선배도 제대로 모르는 후배 가수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쥬디스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수연이 내민 앨범을 잡았다.


“언니들! 누가 왔는지 봐봐! 우리 후배 한연수가 직접 인사하러 왔네?”


쥬디스가 뒤를 돌아보며 큰소리를 외치는 모습에 한실장은 왠지 소름이 오소소 돋았다.


“한실장님이 매니저라니. 대단한 후배 가수시네. 우리 지금 막 간식 먹으려는데, 잠깐 같이 있어도 괜찮죠?”


한실장이 어찌 대답할바를 몰라 당황하는데, 수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그럼요.”


그 대답에 쥬디스가 씩 웃는 걸 본 한실장이 불길한 예감에 수연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다. 그 때 쥬디스가 수연의 팔을 당겨 대기실 안으로 끌었다.


“그럼 이따 뵈요, 한실장님.”


탁.


닫힌 문 앞에서 한실장은 잠시 서 있다가 이마를 짚었다.안으로 들어간 수연에 대한 걱정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후... 별 일 없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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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1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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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 지금 여기 22.08.17 15 1 11쪽
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1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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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15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14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16 1 12쪽
90 90. 혼자가 아니니까 22.08.09 12 1 13쪽
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13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1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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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 고마운 마음들 22.08.05 1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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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 22.08.03 14 1 12쪽
83 83. 둘 다 지지 않아 22.08.02 15 1 13쪽
» 82. 후배와 선배 22.08.01 16 1 11쪽
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15 1 11쪽
80 80. 인기의 양면 22.07.30 17 1 12쪽
79 79. 새로운 가족 22.07.29 12 1 13쪽
78 78. 선택의 기로 22.07.28 14 1 11쪽
77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14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17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15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14 1 12쪽
73 73. 뜻밖의 이유 22.07.23 18 1 13쪽
72 72. 믿을 수 없는 사람 22.07.22 17 1 12쪽
71 71. 전환 22.07.21 15 1 12쪽
70 70. 결심의 정체 22.07.20 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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