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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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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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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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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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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93. 결국 들켜버린

DUMMY

수연의 마지막 방송과 네오비의 첫 방송의 리허설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무대 아래에서 네오비 멤버들이 모여 수연의 리허설을 모니터링 해주고 있는데, 뒤늦게 도착한 럭스플로스의 쥬디스도 그 곳에 나타났다.


타이틀곡의 리허설을 마치고 내려오는 수연의 손을 쥬디스가 붙잡고 조용히 물었다.


“너, 괜찮아?”


데뷔 앨범이 히트한 가수로 한 달 넘게 한 강행군이었으니 탈이 나지 않으면 이상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잘 버티고 있다 생각했는데, 하필 마지막 음악 방송일에 컨디션 난조라니.


아무렇지 않은 척 애쓰고 있었지만 역시 모두를 속이기는 어려운가 보다. 수연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쥬디스가 하는 수 없이 손을 놓았다.


“누나, 완전 잘했어! 최고야!”


오늘도 형국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 영상이 아닌 실제로 수연의 무대를 본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라 멤버들 모두가 감격했다.


“신인 가수 아닌 것 같아.”


“수연이 목소리 너무 듣기 좋아.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거 같애.”


수민의 표현에 다들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하진이 수연의 곁에서 잠시 눈을 마주치고 조심히 손을 살짝 잡았다가 놓았다.


수연이 살짝 제 목걸이를 만졌다. 수연의 목에는 목걸이가 걸려있었는데, 하진이 선물한 것이었다. 본래 목걸이 달린 팬던트 외에 두 개의 반지가 같이 걸려 있었다.


오늘은 마지막 방송이니까 리허설에서만 하고 있으려고 가지고 온 것이었다. 목걸이를 만지니 긴장감이 조금 가셨다.


하진도 있고 준기도 있고 네오비 맴버들도 있으니 오늘 자신은 잘 해낼 것이다. 아니 해내야만 한다.


한 번 더 속마음으로 다짐을 한 수연이 멤버들에게 칭찬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다.


쥬디스도 리허설 무대를 같이 모니터링 해주며, 오늘 고음 부분은 애드립이 더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와, 우리 후배가수랑 친한 줄 몰랐네요.”


준기가 의외라는 듯 눈을 크게 뜨는데, 쥬디스가 새침하게 대답했다.


“그렇죠. 뭐, 나도 의외니까.”


“네?”


쥬디스의 뜻모를 대답에 네오비 멤버들이 의아하게 바라보았고, 쥬디스와 수연은 눈을 맞추고 웃었다.




----




네오비의 리허설 무대가 끝나면 하진과 듀엣 리허설 순서였다. 쥬디스는 자신의 리허설을 준비하기 위해 대기실로 갔고, 수연은 네오비의 리허설 무대를 바로 밑에서 보았다.


“역시... “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멋이었다. 상큼한 댄스곡도, 미디엄 템포의 타이틀곡도 다 네오비 만의 멋이 깃들어 있었다. 진짜 가수가 어떤 면을 갖춰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달까.


그런 수연을 지안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걸 수연은 몰랐다. 그저 무대 위 네오비와 하진의 모습에 감탄하고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무대를 감상하고 있던 수연이 갑자기 휘청거렸다.


“수연아! 괜찮아?”


곁에서 한실장이 수연의 팔을 붙잡았다. 아까 분명 약을 먹었는데, 팔이 더 뜨거워져 있었다.


“너-“


“오늘이면 끝나잖아요. 나 잘할 수 있어요.”


그러고 보니 이마에 땀이 배어나와 있었다. 한실장은 세심하게 수연을 살피지 않은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한실장과 수연의 모습을 지안이 한나도 놓치지 않은 채 보다가, 네오비의 무대가 끝난 것을 알고 시선을 정리했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한실장이 수연에게 말했다.


“그럼 앉아서라도...”


“누나! 우리 무대 완전 찢었지?!”


한실장의 말은 리허설을 끝내고 내려온 형국의 말에 덮혔다. 수연이 눈짓으로 한실장에게 신호를 주고는 형국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응, 완전 찢어놨어요. 정말이야.”


형국은 수연과 같이 하는 음악방송에 그저 들떠있었다. 다른 멤버들도 오늘 새 앨범의 첫 방송이라 형국과 비슷한 상태였다. 모두 모니터링을 하느라 화면을 들여다보는데, 하진이 수연의 곁에 살짝 와 섰다.


“약 먹었어?”


소근거리는 목소리에 수연이 놀라지 않은 척 웃었다.


“응. 걱정하지 말라니까요.”


컨디션 관리를 못해서 한실장도 하진도 마음 편하게 방송을 하지 못하게 만든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거기다 곧 듀엣 무대인데.


수연은 웃으며 하진에게 모니터링 하라고 눈짓했다. 한숨을 쉰 하진이 멤버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다른 멤버들의 수정 화장을 위해 가까이 대기하고 있던 스타일리스트 지안의 주의는 온통 수연과 하진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한실장이 수연에게 다가와 팔을 잡았다.


“너, 잠시 가서 주사라도 맞고 오자.”


“이제 하진오빠랑 노래 리허설해야 하잖아요.”


한실장이 잡은 다른 쪽 팔의 체온도 뜨거웠다. 왜 하필 오늘 같은 날에 이런 걸까. 어제 찰영에서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춥다고 했는데, 좀 더 내가 챙기지 못해서 이렇게 되었나.


오만 생각을 다 하는 한실장의 머리를 들여다본 듯 수연이 말했다.


“실장님이 같이 현장에 계셔 주셔서, 저 활동 지금까지 잘한 거예요. 안 그랬음 진즉 멘탈 관리 못해서 나가 떨어졌을걸요?”


웃으면서 나를 위로하는 네가, 나는 그저 안타까워 속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단 말이야...


왜인지 목이 메였다. 수연이 가수가 되길 원했던 건 한실장이었는데, 막상 수연이 가수가 되니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힘든지 모르겠다.


아이처럼 품 안에만 안고 있지 못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괴로움 따위 상처 따위 수연이 더 이상 겪지 않길 바랬다. 그랬는데 1위를 하는 날, 또 공황에 심한 두통까지 오지 않았나. 이제 활동기가 빨리 끝나길 가장 바라는 사람은 아마 한실장 자신일 것이었다.


수연이 한실장에게 팔짱을 끼며 기댔다.


“엄마처럼 걱정하고 잔소리 해주셔서, 좋아요. 저.”


그 말에 한실장이 놀라 수연을 바라보는데, 수연은 무대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실장의 눈에 그득 눈물이 고였다.




----




“미쳤나봐, 진짜, 이건 미쳤어.”


하진과 수연의 리허설을 구경한 쥬디스가 온갖 험한 말로 제 감격을 표현하고 있었다.


네오비 멤버들도 준기도 두 사람의 무대가 너무 흐뭇하고 좋았다며 감동을 표현했다.


수연은 마치 꿈같은 현실이 이뤄진 게 이상하게 여겨졌다. 방금 저 위에서 나와 오빠가 같이 노래를 한 게... 맞나 싶었다.


“처음 맞춰본 건데... 이렇게... 완벽할 수가 있나?”


연준이 모니터링을 하며 또 감탄했다.


순수한 응원이 가득해서 수연은 기뻤다. 그 속에서 컨디션 난조 따윈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꼈다.


수연은 하진을 바라보았다. 하진은 순간 제 걱정스러운 표정을 거두고 웃었다. 그런 두 사람의 행동을 쥬디스도, 주변에 서 있던 지안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




“네, 오늘 한연수씨의 마지막 무대는 곧 새 앨범으로 무대를 장식할 네오비 하진씨와의 듀엣이라고 하네요!”


“앨범에만 들어있다는 히든 트랙의 노래, 지금 만나보시죠!”


하진과 수연의 듀엣곡의 녹화가 시작되었다. 수연의 목소리는 밤하늘을 가르는 은하수처럼 아름답고 넓게 펼쳐졌다. 그리고 하진의 목소리는 그 가운데 빛나는 북극성처럼 돋보였다.


녹화는 총 두 번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무대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서 몰입해서 듣게 되는 무대였다.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리지?!”


무대 밑 팬들의 감탄과 함성도 높아져만 갔다.


두번째 무대 중 곡이 고조되는 부분에서 수연이 살짝 몸이 흔들린 걸 하진 외에는 아무도 눈치를 못챘다.


“와아아아!”


노래가 끝나자, 함성이 더 크게 터져 나왔다. 수연과 하진은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하고 팬들에게 손인사를 하며 무대 뒤쪽으로 내려왔다.


“너, 괜찮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염려, 하진이 수연의 손을 붙잡았다. 수연의 몸이 여리게 떨리고 있었다.


“나 괜찮아요. 고마워요. 같이 무대 한 거 나 절대... 못 잊을 것 같아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수연의 얼굴을 보며 하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한실장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큰 담요로 수연의 몸을 감쌌다.


“하진아, 걱정 말고 남은 녹화 잘해. 알았지? 내가 수연이 챙겨서 데리고 갈 테니까.”


“... 아... 네...”


다른 네오비 멤버들은 준비를 하느라 하진과 수연의 무대를 직관하지 못했는데, 그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하진이 멀어져가는 수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영민이 다가와 하진에게 말했다.


“준비해야지, 또.”


“아... 네.”


겨우겨우 발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수연의 모습은 금세 다른 스텝들에게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고 그렇게 발을 돌리던 하진을 뒤따르던 지안은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꽉 깨물었다.




----




“아...”


“정신이 들어?”


수연이 눈을 깜빡거렸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팠다.


“병원이야, 여기.”


눈을 제대로 떠 보니, 정말 병원 천장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응급실 침상 같았다. 곁에서는 안색이 파랗게 질린 한실장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과로에 감기래. 링거 다 맞으면 집에 가도 된대.”


이런 일이 생길까봐 얼마나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썼는지 모른다. 하진이 들으라던 운동 수업도 열심히 들었었고, 바쁜 와중에도 회사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으려 애썼다.


그랬는데도, 결국.


“걱정끼쳐서 죄송해요.”


“...엄마 같다며. 엄마는 원래 딸 걱정을 평생 하는 거잖아.”


그 말에 수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수연은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창가 쪽으로 돌렸다.


“네오비... 컴백 무대는요?”


수연의 물음에 한실장이 옅게 한숨을 토하곤 대답했다.


“녹화 엄청 잘했대. 준비한 대로 다 했대. 하진이한테는 감기로 먼저 퇴근했다고만 얘기했어.”


수연이 한실장을 바라보자, 한실장이 여리게 웃었다.


“이제는 녹화 끝났다니까, 나중에 만나면 솔직하게 얘기해줘. 너랑 내가 말 안한다고 모를 애가 아니잖아.”


누구보다 걱정하고, 누구보다 두려워했을 게 분명한 사람이었지만, 누구보다 응원하고 누구보다 믿어준 게 하진이었다.


오늘이 가수로서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날인데, 아끼는 사람들에게 걱정만 끼친 스스로가 정말로 싫어졌다.


수연이 한숨을 쉬며 팔로 눈을 가리는 걸 본 한실장이 잠시 숨을 내뱉었다가 이불을 다시 올려 덮어주었다.




----





“설마 연수랑 사귀어요?”


“뭐?”


모든 녹화가 다 끝나고, 이제야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쥬디스가 하진을 복도에서 붙잡더니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하는 말이 이런 거라니.


“무... 무슨 소리하는 겁니까?”


하진이 정신 차리고 당황한 기색을 비치지 않으려는데, 쥬디스가 입술을 비틀며 웃었다.


“하, 사귀는 거 맞구나?”


쥬디스는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꽤 오래 네오비의 통역사로 일한 수연이었으니, 맴버 중 누군가와 연애를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걸 이런 식으로 알게 된 게 기분이 나빴다.


수연이 오늘 리허설 때 목에 건채 계속 만지작 거리던 목걸이. 거기 걸린 알록달록한 빛의 반지. 쥬디스는 녹화가 다 끝날 때쯤이 돼서야 그 반지가 왜 낯이 익었는지 기억해 냈다.


쥬디스가 단골로 가던 공방, 그 공방 한 켠에 붙어져 있던 사진. 쥬디스가 묻자 사장이 아무 생각없이 하진의 이름을 꺼냈다가 다급히 입을 다물었던 그 사진 속에 있던 반지였다.


거기다 오늘 리허설에 녹화를 하며 보였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하진와 수연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짜증나. 그래서 듀엣도 했어요?”


좋은 선배라고 수연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는데. 자신과는 친분도 없는데 반말을 섞어가며 사생활을 캐묻는 태도가 하진에게는 영 좋은 사람 같지 않게 느껴졌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하진을 보며 그래도 날라리는 아니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자, 쥬디스는 그런 생각이 든 스스로에게도 짜증이 났다.


“좋은 애예요.”


“......”


“착한 애란 말이야.”


쥬디스가 초조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하진은 수연이 왜 쥬디스를 좋은 사람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경고하는데... 상처주지마요. 상처주면 내가 가서 들이받아 버릴 거니까.”


“...... 그럴 일 없습니다.”


“장담하지마요! 세상에 장담할 일은 없다고!”


쥬디스가 날카롭게 말하며 하진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세게 여러 번 찔렀다.


“절.대.로. 상처주지 말라고.”


그리고 하진의 뒤를 내내 몰래 따라다니던 지안이 문 뒤쪽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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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18 1 12쪽
98 98. 감사 22.08.24 1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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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15 1 11쪽
94 94. 아파도 사랑해서 22.08.13 18 1 12쪽
»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15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14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16 1 12쪽
90 90. 혼자가 아니니까 22.08.09 12 1 13쪽
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13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13 1 13쪽
87 87. 참고 또 참다보면 22.08.06 16 1 12쪽
86 86. 고마운 마음들 22.08.05 1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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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 22.08.03 14 1 12쪽
83 83. 둘 다 지지 않아 22.08.02 15 1 13쪽
82 82. 후배와 선배 22.08.01 15 1 11쪽
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15 1 11쪽
80 80. 인기의 양면 22.07.30 17 1 12쪽
79 79. 새로운 가족 22.07.29 12 1 13쪽
78 78. 선택의 기로 22.07.28 14 1 11쪽
77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14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17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15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14 1 12쪽
73 73. 뜻밖의 이유 22.07.23 18 1 13쪽
72 72. 믿을 수 없는 사람 22.07.22 17 1 12쪽
71 71. 전환 22.07.21 15 1 12쪽
70 70. 결심의 정체 22.07.20 1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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