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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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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기송
작품등록일 :
2022.05.25 23:01
최근연재일 :
20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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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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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DUMMY

꿈 속에서 하진은 수연을 다시 만났다. 수연은 이전처럼 생기있는 얼굴로 하진을 보고 인사하며 꼭 껴안아주었다. 감격과 감사함이 온몸을 가득 채웠고, 느껴지는 수연의 체온에 심장이 뛰었다.


“보... 보고싶었어.”


눈물을 참으려고 했는데, 터져버렸다. 수연을 만나고 하진은 자신이 이렇게나 마음이 약하고 잘 우는 사람이라는 걸 새롭게 깨달았다.


“오빠...”


밴 안에서 잠든 채 울고 있는 하진을 누군가가 깨우려 흔들었다. 하진이 눈을 겨우 떴고, 그제야 꿈이 꿈이고, 현실은 지금 눈 앞에 있다는 걸 알았다.


“미안해요. 푹 자게 두려고 기다렸는데... 울어서...”


와락.


하진이 눈 앞의 수연을 당겨 안았다. 이게 현실이 맞나 싶어 가만히 온기를 느껴보았다. 하진의 심장소리가 쿵쿵 울리고 있었다. 수연의 등에 닿은 손으로 수연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었다. 온기도 촉감도 모두 지금이 현실이라는 걸 일깨워주었다.


“보고싶었어요.”


수연이 조용히 천천히 하진을 안은 채 말했다. 하진은 몸을 떼고 수연의 얼굴을 마주했다. 수연의 눈, 코, 입, 어깨, 팔, 손가락까지 천천히 시선을 내려가며 확인했다. 그 시선이 너무 간절해서 수연은 참았던 감격이 울컷 솟아올랐다.


“어디... 아픈데는 없어? 괜찮은거야? 이제?”


제 손을 꽉 잡고 자꾸만 살피고 머리를 쓰다듬는 하진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하고 다정했다. 하진과 마주할 때 하진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수연은 잘 먹고 잘 자고 병원에서 하라는 모든 걸 충실하게 했다.


“응, 이제 다 괜찮대요. 나.”


수연의 대답을 듣자마자 하진이 안도했다. 분명 화상 통화를 할 때 들었던 답이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니 이제 확실히 안심할 수 있었다.


수연이 하진의 볼에 입을 맞추고 웃었다.


“내가 그렇게 걱정이 되서, 투어는 어떻게 마무리했어요?”


하진이 그 말에 한숨을 길게 쉬고는 다시 수연을 끌어안았다.


“몰라. 나도. 정말. 어떻게 했는지.”


하진은 매일 수십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연의 얼굴을 보고 수연을 만지고 마주보고 웃고 싶다는. 그래도 수연이 원하는 게 그게 아니니까,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까 참았다. 그리고 일 잘안하는 남자는 매력없다는 수연의 말을 상기하며 최선을 다했다. 더 많이 연습하고, 실제 콘서트 때에는 여느 다른 콘서트와 달리 더 텐션을 올려 열심히 했다. 그 덕에 팬들은 하진이 평소보다 더 하이텐션이다, 좋은 일이 있나보다 하는 등 반응을 할 정도였다.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수연이 하진의 등을 토닥토닥 거렸다. 그동안 기다린 건 하진만이 아닌데도, 위로하듯.


“괜찮아, 너도 나 보고싶은 거 참았는걸.”


너무 어리광을 부린 것 같아 하진이 수연을 마주보고 웃었다.


“그러네. 나도 어떻게 참았는지 모르겠어요.”


해맑게 웃는 수연의 미소에, 이제 하진은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현실에 있고, 같은 마음이니까.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하진이 수연의 볼을 감싸고 깊게 입을 맞추었다. 그동안 떨어져있던 시간을 보상하려는 듯 강하고 긴 키스였다.




——




3년 후.


미국 빌보드 레드카펫에 네오비와 수연 모두가 있었다. 네오비가 먼저 수연은 뒤쪽으로 입장했다.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대에 다녀오고, 제대 후 첫 앨범이 또 기록을 갱신했어요!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다 팬들 덕분입니다.)


수려한 영어 솜씨로 리포터에게 인사를 하는 연준 곁에 하진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이 웃으며 서 있었다.


네오비의 조금 뒤쪽에는 수연이 다른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수연의 옆에는 제시 하트가 서 있었다.


(한국의 여가수와 듀엣송이 빌보드 연속 15주 2위예요! 1위를 못해서 안타깝겠네요.)


(전혀요! 15주 연속 2위도 감사할 일이죠. 그리고 한국의 여가수는 여기 옆에 있는 한연수씨입니다.)


(안녕하세요, 한연수입니다.)


제시의 소개로 수연이 간단하게 영어로 인사했다.


(오, 영어를 무척 잘하시네요?)


네오비 때부터 리포트들의 인종차별적 뉘앙스의 발언은 쭉 들어왔기에 수연은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웃었다.


(다음엔 한국어를 잘하는 리포터님과 만나보고 싶네요. 한국어를 무척 잘하신다는 칭찬을 저도 할 수 있게요.)


가볍게 받아친 농담이었지만, 리포터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제시가 유연하게 마무리 인사를 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다른 리포터 쪽으로 수연을 데리고 움직였다.


“와, 그렇게 안봤는데, 세구나, 너.”


“응, 나 세요.”


수연이 순순히 수긍하자 제시가 웃음이 터졌다. 기다리던 리포터가 마이크를 들이대며 물었다.


(빌보드를 휩쓸고 다니는 제시! 뭐가 그렇게 즐겁나요?)


(이번에 듀엣곡 같이 한 한연수씨가 재밌는 농담을 잘하거든요.)


(아, 한연수씨, 반갑습니다.)


하진은 슬쩍 수연과 제시 쪽을 보다가, 잘하고 있는 수연을 보고 안심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금방 준기에게 그 행동을 들켰다.


“잘하는데, 뭘 자꾸 걱정해. 제시가 알아서 커버해주는 부분도 있을 건데.”


모두가 군대를 제대한 후 첫 앨범이 빌보드에서 7주 연속 1위를 달성했고, 이번에는 강력한 수상이 예상되는 네오비였다.


“가만 보면, 형이 맨날 안절부절해. 수연이는 알아서 다 잘하는데.”


“그치... 나도 그런 것 같아.”


아니라고 한 번쯤은 부정할 줄 알았는데, 동의하고 기가 죽은 하진을 보니 준기는 웃음이 나왔다.


“우리 누나랑 자리도 나란히 앉고, 대기실도 붙어있대, 형.”


형국이 좋은 소식을 가져오자 하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와, 인터뷰도 그런 얼굴로 좀 해라.”


핀잔을 주는 준기 곁에서 하진이 더 크게 웃었고,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이번 빌보드 무대에는 네오비의 무대 뿐 아니라 제시 하트와 가수 한연수의 무대도 예정되어 있었다. 어제 리허설은 잘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생방송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무대를 할 생각에 수연의 긴장감은 더더욱 높아졌다. 제시 하트와의 듀엣 작업 전 준기가 준 12곡을 가지고 두 번째 앨범을 발매했고, 한국에서는 타이틀 곡으로 4주 연속 1위를 했다. 세계적인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서 반응이 온 건 신기하게도 그 이후였다.


네오비 소속사의 유일한 여가수라는 사실에 호기심이 어린 사람들이 앨범을 듣고 좋다며 인터넷에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빠른 속도로 번져갔다. 수연은 네오비가 겪은 세계적인 유명세라는 걸 자신도 겪을 줄은 몰랐다.


수연의 두 번째 앨범의 타이틀 곡은 빌보드 100위 순위권에 20주 이상 들었고, 한국 여자 솔로가수로는 최장기 기록이였다. 그런 와중에 제시에게서 듀엣 제안이 왔고, 듀엣곡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빌보드 무대에 서게 된 것이었다.


“어떡해... 나 너무 떨려요.”


다른 사람들에겐 초조감을 감추었던 수연은 하진이 대기실에 오자마자 솔직하게 토로했다. 하진이 수연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잘할거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하진의 믿음이 있어서 의미를 찾았고, 힘들 때 버틸 수 있었다. 하진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삶을 이어오거나 열심히 살거나 드라마틱한 경험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었다.


“수연이는 언제나 잘할거라니까!”


뒤따라 들어오던 지형이 한마디 덧붙이자 다른 멤버들도 주르륵 따라 말했다.


“누나, 리허설 그대로 하면 되요. 누나 목소리 여기서 들을 수 있어서 나 너무 설레!”


“긴장할 필요 없어. 잘하던데 뭘.”


“그래, 우리 수연이니까.”


네오비 멤버들의 말이 이어질수록 수연의 얼굴에 미소가 더 크게 번졌다. 이토록 나를 아껴주고 믿어주고 용기를 주는 사람들을 만난 것도 하진의 덕분이다. 수연은 모두에게 감사했다.


(한연수씨, 준비하세요.)


“아, 나 가야겠다.”


수연이 저를 부르는 부름을 듣고는 하진을 향해 속삭이듯 얼굴을 가까이했다.


“응? 왜?”


아주 작은 소리의 입맞춤이었다. 하진이 깜짝 놀라 얼굴이 벌게졌다.


“잘하고 올게요.”


그러더니 네오비 멤버들과도 인사하고 손도 마주치며 파이팅 넘치게 대기실을 나갔다.


“와아, 형, 얼굴 시뻘개.”


“조용히 해라.”


“왜 그래? 그냥 가까이 있기만 해도 그렇게나 좋은 거야?”


“조용히... 하라고.”


멤버들은 찰나의 입맞춤을 못 보았고,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진 하진을 보며 핀잔을 주고 웃었다. 하진은 제 얼굴을 손으로 쓸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그렇게나 좋다...”




----




“사랑해요. 여러분. 잘 자요.”


라이브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인사한 네오비 멤버들이 카메라를 끄고 다시 모여 앉았다. 찰영을 도와주던 스텝들까지 모두 호텔방에서 나가고 멤버들만 남았다.


준기가 트로피를 다시 들고 쳐다보았다.


“와, 진짜 이거 상 맞지? 우리가 받은 거?”


멤버들 모두 군대를 다녀와 처음 내는 앨범에 여러 예측들이 있었다. 이제는 예전만큼의 팬심을 받지 못할거라거나, 나이가 너무 들어 퍼포먼스 질이 떨어질거라거나, 개인 활동은 있었어도 단체활동은 공백기가 길어 이제 그만한 인기를 얻지 못할거라는 등 부정적인 예상이 많았다.


네오비는 그걸 보기 좋게 깨버리고, 올해 빌보드에서 최고의 상이라 부를 수 있는 ‘올해의 가수’상을 수상한 것이었다. 데뷔하고 세운 여러 기록들 중 가장 큰 기록이라 부를 만한 것이라 네오비에겐 역사적인 밤이었다.


준기가 들고 있던 트로피를 지형이 건네받았다.


“무대한 것도, 이것도 다 실감이 아직 안 나네... 신기하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게.”


연습생으로 처음 만나 10년을 넘는 시간을 같이 보낸 일곱 남자는 감개무량했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해 살았지만 그 결과를 이렇게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해보지 않았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리자 하진과 멤버들이 눈을 반짝였다. 문이 조심히 열리고 수연의 모습이 보였다.


“들어가도... 되요?”


“그럼! 얼른 와!”


모두 팔 벌려 수연을 환영했고, 수연이 조심스럽게 꽃다발을 들고 들어왔다.


“새벽에... 근처에 꽃시장이 열린데서 갔었거든요. 혹시 수상하면 주고 싶어서.”


시차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지 며칠 째였는데. 하진은 가슴이 뭉클했다.


“축하해요.”


수연이 꽃다발을 건넸고, 일곱 남자가 서로 눈치를 보는데, 하진이 연준을 툭 밀었다.


“이런 건 리더가 받아야지.”


연준이 웃으며 수연의 꽃다발을 받았다.


“고마워, 바쁜 스케줄 속에 새벽 꽃시장까지 갔다왔다니... 우리가 오히려 영광이야.”


“무대도 너무 멋졌어요.”


“당연하지, 누나! 우리가 제일 멋있었지?”


형국의 말에 수연이 웃었고, 곁에서 준기가 형국에게 자중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무대 후에는 파티도 있고, 인터뷰들도 이어졌는데, 네오비도 수연도 너무 바빠서 이제야 얼굴을 보고 제대로 축하해줄 수 있었다.


“누나 무대도 멋졌어!”


“그래, 우리 수연이가 제일 잘하더라.”


칭찬 일색 속에서 수연의 얼굴에 홍조가 졌다. 하진의 곁에서 수연이 손을 잡고 마주보며 빙긋이 웃었다.


“아무튼 우리 모두에게... 역사적인 날이네.”


준기의 말에 모두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지금 여기에 다시 집중했다. 절대로 잊지 못할 순간의 의미와 감사에 대해 생각하며.


“수연이 왔으니까, 건배 한 번 더 할까?”


수민의 권유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하진이 샴페인을 새로 따른 잔을 수연에게 건네주었다.


“함께여서 고마운 오늘을 위해, 건배!”


네오비 멤버들과 수연이 샴페인잔을 부딪치며 현실을 만끽했다. 준기의 말처럼 모두의 가슴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로 아로새겨지고 있었다.


그리고 하진은 아까의 대기실에서의 일을 갚아주듯 멤버들 몰래 수연에게 속삭이는 척하며 살짝 입을 맞췄다.


“이 다음도 기대해.”


그 후 새빨개진 수연의 얼굴을 보며 영문을 모르는 멤버들이 아프냐며 걱정하고 난리였지만.





끝.


작가의말

수연과 하진의 이후 이야기, 다른 멤버들의 사랑이야기도 외전으로 연재하고 싶은데 역량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이제껏 부족한 작품을 읽어주신 소수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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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 절대 잊지 못할 순간(완결) 22.08.25 29 1 12쪽
98 98. 감사 22.08.24 20 1 11쪽
97 97. 의미 22.08.18 18 1 12쪽
96 96. 지금 여기 22.08.17 18 1 11쪽
95 95. 꼭 해야 할 일 22.08.16 20 1 11쪽
94 94. 아파도 사랑해서 22.08.13 24 1 12쪽
93 93. 결국 들켜버린 22.08.12 18 1 13쪽
92 92. 마지막을 앞두고 22.08.11 18 1 13쪽
91 91. 걱정과 의심과 궁금증 22.08.10 26 1 12쪽
90 90. 혼자가 아니니까 22.08.09 18 1 13쪽
89 89.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 22.08.08 20 1 12쪽
88 88. 배신감을 느끼는 여자 22.08.07 26 1 13쪽
87 87. 참고 또 참다보면 22.08.06 29 1 12쪽
86 86. 고마운 마음들 22.08.05 22 1 15쪽
85 85. 진심이 통할 때 22.08.04 18 1 12쪽
84 84.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 22.08.03 29 1 12쪽
83 83. 둘 다 지지 않아 22.08.02 20 1 13쪽
82 82. 후배와 선배 22.08.01 21 1 11쪽
81 81. 모순의 현실 22.07.31 30 1 11쪽
80 80. 인기의 양면 22.07.30 25 1 12쪽
79 79. 새로운 가족 22.07.29 18 1 13쪽
78 78. 선택의 기로 22.07.28 21 1 11쪽
77 77. 돌이킬 수 없는 22.07.27 26 1 12쪽
76 76. 썸타는 사이 22.07.26 32 1 13쪽
75 75. 버킷 리스트 22.07.25 28 1 12쪽
74 74. 둘이 참 닮았네요 22.07.24 25 1 12쪽
73 73. 뜻밖의 이유 22.07.23 26 1 13쪽
72 72. 믿을 수 없는 사람 22.07.22 28 1 12쪽
71 71. 전환 22.07.21 24 1 12쪽
70 70. 결심의 정체 22.07.20 2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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