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빛을 흡수할것 같은 깊고 어두운 검은 우주 무한에 가까운 별들을 바라보며 한 남자가 자신의 은빛 머리칼을 메만진 뒤 차를 마시며 카드를 뒤짚어 보고 있었다.
“주군께서 타로를 보시다니 조금 의외로군요.”
길고 풍성한 은발을 가진 중성적인 외모의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다과를 담은 웨건을 가져온 여성에게 말을 건넸다.
“굳이 그런 딱딱한 호칭으로 날 부르지말아줘 내 사랑”
남자의 말에 여인 또한 웃으며 그의 등 뒤에서 가볍게 팔을 교차해 안아주며 말했다.
“하여튼간에 응큼하긴 하긴 당신 성격에 그 정도의 응큼함과 사랑스러움이 없으면 이상하긴하지. 좀 어때?”
몸을 기울여 여인의 뺨에 키스를 해준 뒤 말했다.
“글쎄 이 타로는 과거를 바라보는 타로라서 말이지. 우리가 만나기 이전을 추억하는 타로기도하거든. 나의 올랴(Оля)”
그녀는 그런 응큼한 남편을 바라보다 교차한 팔을 풀어준 뒤 다시 떠났다.
“그럼 난 잠시 실례를”
그녀의 말에 다시 타로를 바라보며 자신의 행동들에 대해 복기해나갔다.
“내가 했던 행동들은 과연 옳았다고 할 수 있나?”
잠시 생각에 빠진 채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그의 곁에 보석으로 장식된 멋들어진 순금으로 만들어진 횃대에 새 한마리가 날아와 사뿐히 앉아있다 젊은 남자로 변한 뒤 말했다.
“주군의 선택은 후회하실 상황은 아니셨죠. 러시아제국이 가진 실험적인 상황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당장 언제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나라였잖습니까? 그나마도 주군께서 지시하셨던것들이 옳지못한 것들이었다해도 지도자의 자리에 있다면 그 정도의 더러운 선택은 감내해야할 것이기도 하니까요.”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다는것자체가 모순되었다는것을 말하는 것 같군.”
“군주가 가져야할 덕목 중 하나엔 반드시 도덕심도 필요하겠지만 도덕과 국가의 이익 둘중 하나가 상층한다면 타국을 잡아먹는다는 선택도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하물며 도덕이니 정의니 입만 산놈들이 나불대기엔 시대는 충분히 가혹했으니 그 정도의 선택에 대해 굳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실 필욘 없을겁니다.”
“그러한가? 그렇다고하기엔 자 보게 저놈들이 벌이는 행동들에 대해”
테이블 위에 올려진 홀로그램 투영기를 바라보며 남자는 면면에 비웃음을 가득 띄운 채 말했다.
“독재자놈이 어떻게든 제놈의 잇속을 챙기면서 자신이 질 책임을 두려워하는군요. 절대권력은 부패한다고는하나 추악한 몸부림을 보고있자니 참으로 우습군요. 선택할것이 그렇게 없었던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권력이 천년만년 갈거라 생각하는것인지 참”
만면에 비웃음을 가득채운 채 그들은 차를 마시며 천천히 자신들이 이룩해온 과거에 대해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 * *
1868년 제정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차르스코예 셀로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궁전의 어느 방에선 산통에 의해 고통스러워하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산파들과 의사들은 여성의 땀을 닦아내고 배설물들을 닦아내며 그녀를 지지하고, 그녀가 혹시나 잘못될까 싶어 대기하면서도 순산을 돕고 있었다.
바깥에선 큰 키의 가히 사자조차 때려잡을법한 풍모의 남자가 조바심을 내며 자기 아내의 출산을 기다리다 아내를 위해 신에게 기도를 하고자 마련된 성당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자신의 부모와 마주치게되자 함께 성당으로 들어가 간절한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고, 기도가 어느정도 끝을 맺고 다시금 돌아가니 건강한 남자아이가 태어나 그를 기쁘게 했다.
안색이 헬쓱한 아내를 보며 기쁨에 찬 눈물을 흘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본 그의 부친 차르 알렉산드르2세는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듬직한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알렉산드르! 너는 이제 아버지다! 눈물을 거두고 너의 아내를 위로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네형 '닉사'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껴앉으며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것이야! 축하한다! 너무나도 고생했구나!"
아이의 울음소리와 함께 의사들은 탯줄을 잘라낸 뒤 아이의 몸을 따뜻한 물에 씻기고 물기를 닦아낸 뒤 아이를 어머니의 곁에 뉘인 뒤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그녀는 누구보다도 기뻐하는 자신의 남편에게 한 마디를 해주는 시아버지의 따뜻한 축하를 받으면서도 첫사랑이었던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로마노프'를 생각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히려 할 때 남편은 따뜻하게 입을 열었다.
"고생했어요. 여보 일단은 푹 쉬면서 건강도 회복해야하지 않겠소? 형님이 생각나는구려 당신은 본래대로라면 나에게 형수님이 되어야 했지. 정말··· 이 아이는 형이 생각나게 하는구려 그러니 이 아이는 할아버님과 형의 이름을 따 니콜라이로 명명하고 싶구려. 그러니 아버지 이 아이의 이름은 할아버님과 형의 이름을 따 명명하는것이 어떻겠습니까?"
차르 알렉산드르2세는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을 딴 큰 아들을 생각하며 잠시 상념에 젖어있다 자신의 며느리에게 바톤을 넘겼다.
"흐음 그렇다면 좋겠지만 중요한것은 네 아내의 의견이기도 하니 말이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신의 첫사랑이자, 약혼남이었던 니콜라이를 생각하니 눈물을 흘리려는 그녀를 본 알렉산드르는 손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그녀는 마음을 추스른 채 자신의 아이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좋아요. 니콜라이··· 내 아들 내 사랑"
최소한 그들이 알지 못한것 중에는 천상의 신이 자신의 권능과 능력을 상당부분 잃어버리고 아이의 몸을 본래의 영혼과 함께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관해서는 그 당시 그 누구도 몰랐다.
운명이라는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여실히 보여주기라도 하듯 아이는 눈을 빛내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려 했다.
- 작가의말
프롤로그부터 다시금 부족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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