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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멸망할 세상의 회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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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디다트
작품등록일 :
2022.05.30 17:23
최근연재일 :
2022.06.29 1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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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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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화. 구원자 (1)

DUMMY

1.

공항은 언제나 테러 위협에 노출됐다.

당연히 테러 낌새가 느껴지면 곧바로 대테러부대가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제주국제공항도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러운 몬스터의 등장으로 인한 상황이 전달되는 순간 대기 중이던 대테러부대가 움직였다.

총을 비롯해 충분한 무장을 한 상태로.


“저거 뭐야?”


물론 무장을 했음에도 제주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사태 앞에서 경찰특공대원들도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그들에겐 무기가 있었다.

MP5,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강력한 무기가.


투투!


그런 MP5의 총탄 앞에서 오크나 고블린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크어!

끼에!


도망치는 것.

사실 그건 굉장히 무서운 일이었다.

빠르게 총의 위력을 파악하고, 도망친다는 판단을 내린다는 것, 그건 짐승들과 비교 불가능한 수준의 상황 판단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일이었으니까.

심지어 오크와 고블린들은 소통이 가능했다.


끼르르! 끼르르!

크르, 크르!


그들은 다른 곳에 있는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렸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몬스터를 상대해본 이라면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한시라도 빨리 남은 잔당들을 추격해 제거하거나 혹은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지를 바로 골라야 할 정도로 위험한 일.


“괴물들이 물러납니다.”


그러나 경찰특공대에 그런 경험 따윈 없었다.


“좋아.”


오히려 그들은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럼 이제부터 시민들을 대피시킨다.”


몬스터가 사라진 틈을 노려 시민들을 안전한 공항 밖으로 대피시킬 절호의 기회로 보일 뿐.

동시에 안심했다.


“경계하고, 위험한 게 있으면 주저 없이 사살해라.”

“네.”


총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고.

두려워할 건 없다고.


크르르!

“저기 거대 늑대가 있습니다!”


사자만 한 덩치의 늑대가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발포!”


리더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경찰특공대원들이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도망쳐!


동시에 근처에 있던 시민들은 놀라며 도망쳤다.

혹시 모를 유탄, 총알에 다칠지도 몰랐으니까.

또는 저 괴물이 총탄에 맞고 죽기 전에 발악을, 아주 위험한 몸부림을 칠지도 몰랐으니까.

경찰특공대원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투투투!


그러나 빗발치는 총성에 검은 늑대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푹푹푹!


마치 모래주머니에 총을 쏘는 것처럼.


‘어?’


그 광경에 모두의 사고가 정지했다.

이런 광경이 나올지는 상상조차 못 한 탓.

당연히 사고가 정지한 경찰특공대원들은 반응하지 못 했다.


크르르!


시체바라기가 움직였다.


2.

시체바라기가 경찰특공대원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했다.

경찰특공대원들은 제대로 된 반항조차 못 했다.

그러나 그 광경을 본 이들 중 그 누구도 경찰특공대원을 나무라는 이는 없었다.


- 총이 안 통해?


총 말고 다른 무기로 저 괴물을 상대할 방법 따윈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해내지 못 했으니까.

그럼 남은 건 하나.


‘도망쳐야 해.’


박윤준, 그는 그 남은 방법을 떠올렸고 바로 실천에 옮기고자 했다.


‘저걸 어떻게 잡아? 못 잡아. 총도 안 통하는 괴물은 못 잡아!’

“박윤준 씨.”


그런 그의 발목을 잡은 건 정호영이었다.


“잘 찍어주세요.”

“네?”


그 말과 함께 정호영이 움직였다.

총이 떨어진 곳을 향해서.


- 그냥 움직이네?


그런 정호영은 숨을 죽인다거나 자세를 낮춘다거나 조심스럽게 움직이거나 그러지 않았다.

시체를 먹고 있는 시체바라기와 거리가 10여 미터 남짓함에도 정호영은 무시하고 지나갔다.

둘 사이에 이렇다 할 장애물이 없음에도.


- 미친 거 아니야?

- 저게 구원자라고?

- 역시 그냥 미친놈이었어!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물론 정호영은 알았다.


‘시체바라기는 시체에만 관심이 있다.’


시체바라기에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인간 따위에 관심은 없어.’


더욱이 시체바라기는 2레벨 몬스터, 1레벨 몬스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런 시체바라기에게 정호영이란 인간이란 존재는 사자로 따지면 까마귀 같은 것에 불과했다.

있든 말든 관심의 영역이 아니라는 의미.


“시체바라기의 약점은 두개골 속에 있는 핵입니다.”


그런 시체바라기가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하나였다.

자신을 향해 공격이 오는 경우.


“그러나 시체바라기의 두개골은 매우 단단하며, 가죽 역시 질깁니다. 돌격소총으로도 유효한 타격을 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두개골을 부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화력이 필요합니다.”


그 순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MP5를 든 정호영이 곧바로 자세를 잡고 총구로 시체를 먹고 있는 시체바라기를 겨누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체바라기는 반응을 하지 않았다.


툭!


그러나 정호영이 지척에 있던 시체를 발로 건드리는 순간, 그 순간 시체바라기가 정호영을 향해 눈을 돌렸다.

시체바라기, 그 말처럼 시체를 먹는 시체바라기에게 시체를 건드린다는 것은 제 가장 소중한 것을 건드리는 것과 같았으니까.


크르르!


그 소중한 것들인 놈에게 시체바라기는 조금의 자비도, 기회도, 시간도 주지 않았다.

정호영에게 바로 달려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투투!


정호영이 방아쇠를 당겼다.


투투!


짧게 두 번.

그 총성과 함께 정호영을 노리고 움직이려던 시체바라기가 갑자기 실 끊어진 인형처럼 쓰러졌다.


- 뭐야?

- 총 안 통하는 거 아니었어?


그 광경에 넋을 잃은 이들에게 정호영이 말했다.


“그러니까 눈을 노리십시오.”


3.

눈을 노려라.

정호영이 공략법을 알려주는 순간 모두는 경악했다.


-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 진짜 미래에서 온 건가?


눈이 약점이라는 것을 과연 어떻게 알고 있을까?

물론 경악을 하는 부분은 하나 더 있었다.


- 아니, 그게 노린다고 돼?


자신을 향해 달려들려는 그 무시무시한 괴물의 두 눈을 정확하게 사격으로 맞힌다?

재능의 영역이 아니었다.


- 무슨 수십 년 간 사격기술이라도 연습한 건가? 목숨 걸고?


그 이상의 영역.


‘살아남으려면 쏠 줄 알아야지.’


정호영이 회귀하기 전 보내온 20년이란 세월은 그런 영역이었다.


‘인간의 목숨보다 총알이 귀하니까.’


물자가 제한된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헌터들은 일회용품인 노예들에게 절대 넉넉한 탄약을 지원해주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각성 못 한 평범한 인간이 무술 같은 걸로 몬스터를 상대할 수 있을 리 만무.

그러니까 살아남기 위해서는 극도로 효율적인 사격 실력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도 못 하면 10년도 못 버텼지.’


정확히는 살아남은 이들은 사격 실력이 좋은 이들밖에 없었다.

그런 세상에서 정호영은 20년을 버텼다.

물론 정호영은 알았다.


‘총의 위력을 모르는 놈이니까 먹히는 수법이지만.’


조금 전 총을 경험하긴 했으나 큰 위협이라 느끼지 않은 시체바라기이기에 총을 경계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그게 아니라면 총을 보는 순간 즉각적으로 대응했을 테고, 그럼 더더욱 사냥하기 힘들었을 터.

비단 시체바라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모든 몬스터가 그랬다.

인류와 싸우면서 그들은 인류에 대항하는 방법을, 인류를 사냥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끔찍해진다.’


더 골치 아픈 건 이런 식으로 학습을 마친 몬스터들이 그 학습된 정보를, 방법을 홀을 넘어온 다른 동료들에게 알려준다는 점이었다.

그게 이유였다.

헌터라는 막강한 존재 그리고 현대 병기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진 인류가 아포칼립스 세상을 마주하게 된 건.

어쨌거나 지금은 아니었고, 그게 정호영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구석이었다.


‘그러니까 그 점을 최대한 이용해야 해.’


정호영이 박윤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체바라기와 조우하신 분들은 일단 주변에 시체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시체가 있다면 움직여도 좋습니다. 최대한 시체에 접근하지 않으면서. 또한 달리지 마십시오. 전력 질주를 해도 시체바라기는 신경 쓰지 않겠지만 주변 몬스터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말해줬다.


“무엇보다 체력은 최후의 보루일뿐더러, 대부분의 몬스터를 상대로 전력 질주를 한다고 해서 도망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혼자라면 더더욱. 차라리 가만히 서서 그 몬스터가 배가 부르길 기도하십시오.”


아낌없이.

그 말에 채팅창의 반응이 달라졌다.


- 진짜 미래에서 온 건가?

- 본인을 회귀자라고 부른다고?

- 회귀자가 아니야! 구원자라고 했어!

- 아무리 봐도 개소리 같은데?

- 개소리? 지금 보여준 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

- 구원자 님! 우리를 구원해주십시오!


이제까지와 다르게 적지 않은 이들이 정호영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믿음이 확고한 건 박윤준이었다.


“보셨죠? 구원자 님께서 이룩한 기적을 보셨죠?”


조금 전까지 겁에 질려 있던 박윤준이 호들갑을 떨었다.

연기가 아니었다.

그는 보고 있다. 이 괴물들이 나와 만든 광경을.

군대 제대 이후 정말 오랜만에 총소리도 들었고, 괴물이긴 하지만 총에 맞은 생물체가 어떤 꼴이 되는지 난생 처음 봤다.

심지어 그런 총을 가소롭게 여기는 괴물마저 봤다.

그런데 그런 괴물을 지금 여기 정호영이 잡았다.

눈앞에서.

일절의 거짓 없이.


“지금 라이브 방송 보시는 분들은 구원자 님이 하시는 말씀을 기억해두십시오! 살고 싶으면 구원자 님을 믿으십시오!”


그건 호들갑 따위가 아니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었다.

동시에 생존본능이기도 했다.


‘구원자 님은 이걸 원하실 거야.’


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마저 순식간에 죽어버리는 이 상황에서 박윤준이 기댈 수 있는 건 정호영 뿐이니까.

살아남으려면 그가 원하는 대로 쇼를 해줘야 한다는 의미.


“그럼 구독 좋아요 댓글······ 아, 죄송합니다. 멘트가 자동으로 나왔네요.”


그런 박윤준의 모습에 정호영은 무어라 말하지 않았다.


‘좋아.’


바라던 반응이었으니까.

자신을 구원자로 믿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생존율이 늘어날 테니까.

물론 정호영은 잊지 않았다.


‘헌터들에게 내 가치를 어필해야 해.’


결국 자신의 목숨줄을 쥔 건 헌터뿐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정호영은 이 순간 헌터들이 가장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을 말해줬다.


“몬스터를 사냥하실 경우에는 꼭 몬스터가 가진 물건들을 확인해보세요.”

- 물건들?

“아티팩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아티팩트의 존재!

헌터들은 각성하게 되면 저마다 서클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그 서클이 있어야만 몬스터들처럼 아티팩트에 담긴 힘을, 일명 마법을 쓸 수 있었다.

그 마법이 헌터들을 헌터들로 만들어줬다.

헌터들의 목숨보다 귀하다는 의미.


“제가 회귀하기 전에는 많은 이들이 몬스터를 잡고 아티팩트의 존재를 몰라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몬스터가 등장하고 초창기에 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도망치기 바빴다.

싸우더라도 그 싸움은 대개 무자비한 화력을 앞세운 무차별적인 전투들이 많았다.

아티팩트가 성할 리 없는 전투, 혹여 성하더라도 폐허 속에 묻힌 것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탐색 마법을 가진 이들이 그것을 발견해서 썼다.


‘영국의 빅 벤과 뉴욕 엠파이어 빌딩의 잔해 밑에 텔레포트와 불사 마법이 걸린 아티팩트가 묻혀 있었지.’


그중에는 말도 안 되는 것도 있었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잡을수록 더더욱 좋은 아티팩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그런데 지금 정호영은 그 사실을 알려줬다.

어찌 보면 아쉬운 일이었다.

남들은 보물인지 모르고 있는 걸, 보물이라고 말해주는 격.

그러나 정호영은 아쉽지 않았다.


‘헌터도 아닌 내가 좋은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어봤자 독일 따름이다.’


돼지 목에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있으면 어떻게 될까?

바로 목이 잘릴 터.

하지만 트러플을 발견하는 돼지처럼 아티팩트가 어디 있는지 안다면?

누군가 목을 자르려고 해도 그걸 막아줄 터.

그러니까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었다.


“오크나 고블린들은 아티팩트를 보통 착용합니다. 그리고 시체바라기 같은 몬스터들의 경우에는 뱃속이나 혹은 이빨 사이에 아티팩트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놈의 이빨 사이에도 아티팩트가 있었지.’


그렇기에 정호영은 말했다.


“이 녀석은 이빨 안에 아티팩트가 있습니다. 오른쪽 어금니, 그 부근에 금색 반지 모양의 아티팩트가.”


숨김없이.


“3서클 마법인 후각 강화 마법이 걸려 있는.”


그렇게 말과 함께 정호영이 시체바라기의 입을 벌렸고, 박윤준이 그 안을 카메라로 찍었다.

그러자 모두는 볼 수 있었다.


- 진짜네?

- 오른쪽 어금니에 반지가 있다!


마치 마술 같은 광경을.


- 이걸 어떻게?

- 사기야! 이건 사기야!

- 마술 트릭이라고!

- 구원자 님만 믿습니다!


그 사실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박윤준도 마찬가지였다.


“지, 진짜입니다! 이거 짠 거 아니에요! 제가 주작 방송 좀 했지만 이건 진짜입니다!”


처음 보는 몬스터, 그런데 그 몬스터를 사냥하는 방법은 물론 그 몬스터 입 안에 있는 것까지 알아차린다?

기겁해야 마땅한 일.

물론 정호영은 달랐다.

그의 표정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양날의 검이다.’


이로써 정호영의 가치는 올라갔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노예의 가치일 뿐이었다.


‘헌터가 아닌 이상 뭘 해도 노예일 뿐.’


마법을 쓸 수 있다, 헌터가 가지는 그 능력은 회귀자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뒤집을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당장 지금 정호영의 앞에 있는 아티팩트만 해도 그랬다.


- 그런데 후각 강화가 무슨 의미가 있어?

- 저딴 게 마법임?


후각 강화.

마법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정호영은 알았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몬스터가 넘치는 세상에서 후각 능력이 좋다는 게 얼마나 생존에, 사냥에 유리한 것인지.


‘눈은 카메라나 드론, 망원경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후각은 다르지.’


특히 인간은 기본적으로 시각 정보에 너무 치중하고는 했고, 그래서 시각 정보에 잡히지 않는 몬스터를 상대로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몬스터들은 그 점을 놓치지 않았고, 그렇기에 더더욱 후각 능력은 중요했다.


‘내가 이걸 쓸 수 있었다면······.’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정호영은 참담해졌다.

이 엄청난 것이 자신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이었으니까.


‘만약은 없다.’


그러나 그 참담함을 정호영은 삼켰다.

그는 언제나 현실을 직시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지금도 다를 건 없었다.

그는 뭘 해도 노예일 뿐.

동시에 정호영은 준비해야 했다.


‘이제 도금이 벗겨진다.’


그가 지금은 회귀자로, 구원자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일 뿐.

그가 헌터가 아니라는 게 알려지면 모두가 그를 이용해 먹으려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으려고 달려들 테니까.

그러니 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해야 했다.

그 각오를 품은 채 정호영이 아티팩트에 손을 가져갔다.

그 순간이었다.


“윽!”


정호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시체바라기의 입 안에서 손을 뺐다.


“어? 구원자님?”

- 뭐야?


그 사실에 놀라는 박윤준과 시청자들.

그러나 그 누구보다 놀란 건 정호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지금 이 현상은 세상에 오로지 한 부류들밖에 느끼지 못 하는 현상이었으니까.


‘마력 컨택트 현상인데?’


서클을 가진 자들.


‘아.’


그 순간 정호영은 제 오른손등에 볼 수 있었다.


‘서클이다.’


검은 동그라미 하나를.


‘내가 헌터가 됐다.’


감히 예상치 못 한 일.

기쁜 일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에 정호영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이제까지의 계획은 자신이 헌터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서 세운 것들이었다.

노예, 그러니까 헌터들 입장에서 초식 동물이라는 가정.

경쟁자가 아닌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본다는 가정.


‘위험해.’


그런데 정호영이 헌터라면?

이제는 이야기는 달라졌다.

그는 가장 위험한 경쟁자가 된다는 의미.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호영은 여기서 헌터가 된 것에 분노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단지 고민할 뿐이었다.

달라진 상황에 맞는 방법을.

여기서 정호영은 떠올렸다.


‘지금 제주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마녀 이혜지다. 그년이라면 날 보는 순간······ 내가 헌터라는 걸 아는 순간 날 죽일 거다.’


지금 가장 큰 위협이 무엇인지.


‘하지만 내 힘으로 그녀를 죽이는 건 불가능해.’


그 순간이었다.


“이제 제가 구원자라는 걸 믿어주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 부탁?

“지금부터 제가 이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름? 갑자기 이름은 왜?

“인류를 종말로 이끈 배신자들을 죽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 배신자라고?


정호영의 말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당연했다.


- 그럼 죽여야 하는 거 아니야?

ㄴ 죽인다고? 뭘 믿고? 저거 그냥 정신병 걸린 미친놈이라고!


정호영이 회귀자라고 믿는 것보다 그냥 과대망상환자가 한 헛소리가 운 좋게 몇 번 맞아떨어졌을 확률이 더 높았으니까.


- 저 자가 구원자잖아! 미래에서 온 구원자!

ㄴ 그걸 믿냐?

ㄴ 미래에서 온 건 맞잖아! 회귀자 지식 못 봤어? 저건 회귀 안 하고서는 모르는 지식이야!

ㄴ 회귀자인데 오히려 마왕 같은 거면? 인류를 종말로 이끈 당사자면?


혹여 정호영이 회귀자라고 믿어준다고 해도 그게 곧 그가 구원자라는 증거가 될 수는 없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죽여 달라는 살인청부는 현 시대에서 상식인들에겐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정호영도 그 정도는 알았다.


‘어차피 너희들은 그들을 못 죽여.’


그리고 지금 여기서 채팅을 치는 인간들 중에 정호영이 알고 있는 그들을 죽일 수 있는 자는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있었다면 인류가 그렇게 참담하게 무너지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


“제가 있는 제주도에 이혜지란 여인이 있을 겁니다. 그분을 찾아서 제보해주십시오.”

- 배신자의 이름인가?

“아니, 그분은 배신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을 꺼낸 이유는 간단했다.


“미래에 저와 함께 배신자를 처단할 구원자입니다.”


작가의말

이번 주인공은 제가 평소 쓰던 주인공처럼 매우 힘들고, 어렵게 스펙업을 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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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화. 몬스터 출몰 10분 전으로 회귀하다 (3) +16 22.06.05 12,349 494 15쪽
3 1화. 몬스터 출몰 10분 전으로 회귀하다 (2). +24 22.06.04 13,391 521 13쪽
2 1화. 몬스터 출몰 10분 전으로 회귀하다 (1). +34 22.06.04 14,634 556 16쪽
1 프롤로그. +50 22.06.04 17,242 62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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