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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로드 매니저(Road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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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BlueFox
작품등록일 :
2022.06.01 05:27
최근연재일 :
2022.06.02 09:05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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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3
글자수 :
25,073

작성
22.06.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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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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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초보(Beginner) (1)

DUMMY

“짜식! 뭐하는 거야? 왜 이렇게 굼떠! 빨랑빨랑 움직여! 이 바닥에서는 스케줄 못 맞추면 죽음이야! 죽음!”


“선배님! 신입사원에게 기초 교육 같은 거 없습니까? 처음 몇 달은 수습기간이라고 들었는데···”


“기초교육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답은 현장에 있어! 현장에서 머리 깨져 가면서 배우는 게 진짜 교육이지! 안 그래?”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으나,


곧 적응이 되더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직장생활에는 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입사 한지 3시간 째,


입사하지 3일 째,


3달 째,


그 때가 고비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혹은 아무리 하잘 것 없는 회사라도.


그 고비만 넘기면 또 어떻게 적응이 된다더라.


3의 법칙을 발견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이작 뉴턴 못지 않은 대단한 석학이 아닐까?


아니면 말고.




***




바람 엔테테인먼트.


냉정하게 말해서 규모가 큰 회사는 아니다.


아무리 신생업체라고는 하지만 신입인 내 눈에도 어설퍼 보인다.


조직도, 구성도, 업무 매뉴얼까지.


그리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분포도 의아하다.


소위 말하는 밸런스가 맞지 않을 것 같다.


이런 회사가 멀쩡하게 돌아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하긴, 그러니까 나한테 까지 이렇게 쉽게 기회가 돌아왔겠지만.




“일단 신입들은 모두 로드 매니저로 출발하는 거야! 거기서 우리 쪽 일 돌아가는 거 파악하고 사람들 낯 익혀서 인맥을 쌓은 다음에야 기획이나 관리 쪽 일로 갈 수 있어. 알겠지?”


“······”


“혹시 모를까 봐 이야기 해두는건데, 로드 매니저는 기회야!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연예인들이랑 스킨십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겠어? 혹시 아냐? 네가 담당하는 아티스트가 빵 터지게 될지도···”


그것이 생각보다 엄청 어렵다는 것은 금방 배웠다.


그게 쉬웠으면 너도 나도 로드 매니저 한다고 덤벼들겠지.


“지금 힘이 들더라도 버텨! 그럼 기회는 온다니까?”


다른 것은 몰라도 몸이 고달픈 것은 환영이다.


몸이 고달플수록 머리는 맑아지니까.


“야이 신입 새끼! 뭐하냐? 이것 밖에 못해?”


쌍욕을 먹는 것은 다반사다.


원래 회사원이란 대신 욕을 먹거나 아니면 대신 욕을 하거나 하라고 있는 자리니까.


내 나이 또래, 어쩌면 나보다 어린 고졸 출신 선배들에게 쌍 욕을 먹어도 그러려니 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니까.


“아저씨 뭐야! 내가 분명 왼쪽에서 두 번째 캐비닛에 있는 파일 가져다 달랬잖아? 그런 것도 제대로 못해서 밥값이나 하겠어?”


“죄송합니다.”


“하여간 좋은 대학 나오면 뭐하나? 일 머리가 있어야지! 어? 너 지금 나 꼬라본거지?”


“아닙니다.”


“내 눈 속이려 하지 마! 내 눈에는 로드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이니까! 내 짬밥이 얼만데?”


똑 같다.


군대랑.


그리고 내가 전에 다녔던 회사랑.


그래서 조금도 두렵지도, 힘들지도 않다.


단지 그 과정을 다시 겪는 것이 약간 짜증이 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아주 약간.


짧으면 한 달, 길면 석 달이면 선배랍시고 으스대는 저들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상황 판단은 그 때 이후로 미루어두면 된다.


저들에게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을지,


아니면 대등하게 일을 하게 될지,


혹은 내 앞에서 고개를 처박게 만들지.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단 말이다.


“우리 회사 연습생들 예쁘지?”


“네? 아, 뭐···”


“사내 새끼가 솔직해 봐! 이쁜 거 맞잖아? 얼굴은 아기들인데 몸매는 쭉쭉빵빵! 나올 데 확실하게 나오고, 들어가야 할 데 확실히 들어가고!”


“······”


“어때? 꼴리지? 꼴린다고 함부로 들이대다가는 큰일 난다!”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압니다.”


“껄떡댄다고 누가 준대? 제네들 눈 엄청 높아! 웬만한 남자들은 쳐다보지도 않는 애들이니까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


누가 뭐랬나?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다.


회사에서 회사 돈을 건드리면 공금횡령이듯이,


소속 아티스트랑 연습생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선배님들이나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당신들 음흉한 속셈이 가끔은 나한테도 보인단 말이다.


“내가 이 바닥 회사들 돌아가는 거 대충은 아는데 우리 여자 얘들만큼 그런데는 한군데도 없어! S급 대형 기획사들에 꿇리지 않는다니까? 신입 너도 사내 새끼니까 알 거 아냐!”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것이 자꾸 신경 쓰이더라.


“우리 회사 경영진들이 외모 원툴로다가 그냥 뽑아댔거든! 김건호 이사님 알지? 우리 회사 실세! 그분 작품이야. 그 분 말씀이 다른 건 뽑아놓고 가르치면 된다고 하셨어.”


“재능이나 끼 같은 건 보지도 않고 외모만 보고서 연습생을 뽑았다고요? 설마···”


“정말이야. 믿든 안 믿든 그건 네 자유지만.”


이제야 이해가 된다.


내가 느꼈던 위화감이.


하지만 그래가지고 아이돌 그룹이 구성이 될까?


보컬에 랩, 댄스 등 각 부문에 재능 있는 멤버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설마!


그러고 보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 회사의 실세라는 김건호 이사란 양반도 나랑 같은 생각이 아닐까?


이거 재미있는데?



***




그렇게 정신없는 3주가 지났다.


이 바닥 돌아가는 것이 서서히 눈에 보인다.


사람 사는 곳은 거기가 거기니까.


회사란 곳은 이익집단 아닌가?


사람들의 욕망이 보인다.


그들의 욕망을 읽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발 디디고 있는 곳은 자본주의 사회다.


사람을 움직이는 주 동력은 바로 욕망이다.


그 욕망으로부터 달아날지 아니면 편승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나는 그 욕망에 올라타기로 했다.


기꺼이.


돈 냄새를 맡았다고 해도 좋고.


스멀스멀 피어나는 돈 냄새 말이다.




***




“저분이 중견 연기자 이용식 선생님이셔! 인사 잘해!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대단히 까탈스러운 분이야. 괜히 심기 건드렸다 간 그날로 짐 싸야 할 거야! 알았지?”


인사야 뭐.


자신있다.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목소리는 크게.


배꼽인사 말이다.


“야야! 너, 누구한테 꼬리 치고 다니냐? 선배님들 재끼고 나대지 마! 너, 아티스트들이랑 친분 쌓아서 그걸 밑천으로 뭔 일 벌이려고 그러는 거지? 선배들 눈에는 다 보여! 괜히 아티스트들한테 아는 체 하고 다니지 마! 알았지?”


“······”


언제는 인사가 제일 중요하다더니,


이제는 인사성이 밝다는 이유로 이렇게 갈군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거야!


씨발!


욱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지만,


참았다.


저들이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눈에 보이더라.


그러니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그래서 참아 줄 생각이다.


당분간이지만.




***




“류현강 씨? 나 처음 보는 건가? 내가 김건호야. 그냥 김 이사라고 부르면 돼!”


크지 않은 키에 바싹 마른 몸매.


눈매는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남자.


나이는 30대 후반?


아니 40초반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측이다.


이 남자가 김 이사였다.


면접 인터뷰만 보고서 나를 뽑았다는 남자.


그의 눈에서 욕망을 보았다.


어쩌면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힘들지 않아? 이 바닥이 은근 거칠어. 노가다 판이랑 비슷하다니까? 쌍욕은 기본이고 주먹질도 다반사야.”


“괜찮습니다. 재미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래도 3주 넘게 버틴 거 보니까 근성은 있네! 나랑 커피 한 잔 할까? 내 방에서 말이야!”


조금은 긴장이 된다.


진짜 입사 시험은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더라.



***



향긋한 아메리카노의 향.


오랜만에 맛보는 제대로 내린 커피다.


기껏 믹스 커피나 예상하고 있었는데.


입이 호강한다.


“커피향 괜찮지?”


“네. 훌륭합니다.”


“내가 친구한테서 원두 직접 받아온거야. 내 단골 가게에 로스팅까지 특별히 부탁했지. 내 취향에 맞춰서. 어때? 유니크하지?”


“······”


“그러고 보면 우리 네 일이 커피랑 닮았어. 사람도 타고난 품성이 중요하잖아? 거기다 정성 어린 손품이 더해져야 명품이 나오는 법이지. 명품은 유니크 해야 해. 유니크 함이 없는 물건은 오래 못 가는 법이지! 후훗!”


아무렴 사람을 커피에다 비할까?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굳이 직장 상사에게 시비를 걸만큼 내가 어리석은 놈은 아니다.


“류현강 씨, 일 잘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 성실하고, 배우려는 열의도 있고.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는 편이지. 하하하!”


이 사람이 김건호 이사다.


실세 이사.


“아직 선배님들께 배우는 중입니다.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내 앞에서는 쓸데없는 겸손은 떨지 않아도 돼. 이 바닥 인간들 곤조 같은 게 있거든? 외부인들에게 텃세도 심하고 말이야. 밥그릇 싸움이 심할 거야. 자기 밥그릇 건드린다고 생각하면 개들도 예민해지는 법이니까.”


“텃새 까진 모르겠습니다. 아직 제가 서툰 건 사실이니까요. 점점 나아질 겁니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나도 고생 꽤나 했지. 나도 처음부터 이 바닥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


“아! 나도 S그룹 출신이야. 장준하 씨랑 마찬가지로. S물산 알지? 나는 S물산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없어진 S영상단에서 영화 일을 시작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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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보(Beginner) (3) 22.06.01 5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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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Beginner) (1) +1 22.06.01 75 8 9쪽
1 반도의 흔한 면접 시험 22.06.01 93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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