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지만 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in세인
작품등록일 :
2022.06.01 09:27
최근연재일 :
2022.06.27 06:45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809
추천수 :
104
글자수 :
271,404

작성
22.06.14 22:35
조회
9
추천
0
글자
16쪽

나만의 흔적 <5>

DUMMY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


보경은 술을 한잔 마시고 붉어진 뺨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것도 찾고 좋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 보경은 물끄러미 수현을 바라보고 배시시 웃었다. 티 없는 순수한 미소였다. 술은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어린아이로 만든다. 수현은 그런 점이 좋았다.


“있지.”


보경은 운을 떼며 입을 열었다.


“나 전생에 참 힘들게 살았나 봐. 착하게 생긴 남자에게 고백을 받고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남편은 곁을 떠나고 혼자서 딸아이를 키웠어. 힘들게 사는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파. 그래서 전생의 나처럼 힘든 미혼모와 한 부모 가정을 돕고 싶어.”


보경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전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불확실한 과거의 기억 따위가 지금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수현은 잠자코 보경의 말을 들었다. 그러자 보경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여전히 전생은 안 믿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 당황한 수현이 물었다.


“너 표정에 지금 다 써져 있거든?”


보경은 손가락으로 수현의 얼굴을 가리켰다.


“에이 재미없어. 그럼 이제 내 얘기가 끝났으니까 지금부터는 수현의 이야기 타임! 재밌는 이야기해줘.”


“재밌는 이야기라.”


수현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건설 현장 고정 근무. 주말에는 가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주말에 단기 아르바이트 없으면 쉴 수 있지만, 오랫동안 집돌이 생활하다 보니 취미를 공유할 친구도 없다.


애초에 취미도 없지만.


그나마 주말에 하는 일이라고는 재우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정도뿐이었다. 술을 마시며 하는 얘기는 시시한 잡담에 가까웠기에 보경은 좋아할 것 같진 않았다. 생각해 보니 재밌는 일이 일어날 상황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수현은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어.”


“뭐야, 넌 일한다는 사람이 무슨 재밌는 일이 하나도 없냐?”


“건설 현장에서 재밌는 일이 있을 리 없잖아.”


수현은 보경의 술잔에 술을 채워주었고 술잔을 비운 보경이 입을 열었다.


“건설 현장이면 막노동이야?”


막노동이라는 단어가 민감하게 들렸다. 직업에 귀천은 없으나 건설 현장 근로자 즉 막노동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조금 창피했다.


하지만 창피하다는 기분이 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28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면서 남에게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수현을 가장 창피하게 만들었다. 씁쓸해진 입안을 달래기 위해 수현은 술을 마셨다. 달게 느껴진 술이 오늘따라 유난히 쓰게만 느껴졌다.


“아, 있다.”


“뭔데 뭐야?”


보경은 흥미로운 옛날이야기를 들을 기대에 찬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였다.


“별거 아니야. 화기 감시 작업한 적이 있어. 교량 위에 올라가서 용접사가 용접하면 불꽃이 튀어 불이 나지 않나 감시하는 작업인데, 내가 간식으로 먹을 빵을 봉투 담아뒀어. 누가 들고 갈 일 없겠다고 바닥에 내팽개쳤는데 나중에 먹으려고 하니 안 보이는 거야.”


“그래서, 그래서?”


취기 때문인지 흥분한 보경이 수현의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봤지. 그런데 아무도 없는 거야.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저 멀리서 까마귀 2마리가 검은색 봉투를 물어뜯고 있는 거야. 나는 걔들이 뭐하나 싶어서 지켜봤지. 그런데 그 봉투에서 내가 들고 온 빵이랑 간식을 꺼내더니 그걸 물고 도망갔어.”


이야기를 끝냄과 동시에 보경은 입에 물었던 만두를 떨어뜨렸다. 수현은 떨어진 만두를 집어 보경의 앞접시 위에 다시 올려놓았다.


“야, 그 얘기 실화야?” 보경은 정색하며 물었다.


“어? 응.”


짤막한 대답을 마치고 수현도 만두를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보경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수현은 바라보며 말했다.


“너, 혹시 바보야? 크흡, 아니 병신이야? 머리에 무슨 충격받았어? 어떻게 사, 사람이 크흡


까마귀 아오 큽, 까마귀한테 빵이랑 간식을 뺏기냐고 꺄하하하.”


보경은 뭐가 그렇게 웃긴지 새된 목소리로 배를 잡고 방바닥을 뒹굴었다. 이 이야기가 그렇게 재밌나?


“야, 너도 그 상황에 있었으면 손쓸 틈 없이 당하고 말았을걸? 까마귀가 빵을 들고 갈 줄 누가 알았겠냐고.”


보경은 아직도 배를 움켜쥐고 있었다. 아무래도 술기운은 재미없는 얘기도 즐겁게 들리는 효과가 있나 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까마귀한테 털리냐? 너 IQ 테스트해봐. 두 자리 나올 거 같은데. 두 자리가 뭐야? 한자리 나올 거 같아.”


보경은 결국, 웃다가 눈물을 보였고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그러고는 양손을 등 뒤 바닥에 대고 몸을 살짝 기울였다.


“아, 진짜 오랜만에 웃었네. 또 재밌는 이야기 없어?”


“미안하지만 더 이상 기억나는 건 없어.”


“그게 끝이야? 너의 인생에서 기억나는 순간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니잖아. 그냥 아무 이야기나 상관없어. 대단한 것도 필요 없어. 기억에 남는 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기억에 남는 나의 이야기라. 수현은 술을 마시면 뭔가 더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 떠오를 때까지 마셨다. 놀랍게도 세잔 정도 마시자 기억이 떠올랐다.


“딱 한 번 놀러 갔어.”


수현은 공장일을 그만두고 해방된 기분을 느끼며 여행을 떠났다.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지 않아 가까운 여행지인 경주로 갔다. 자유롭게 유적지 관람을 하고 밤에는 야경이 예쁜 동궁과 월지를 찾았다.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동궁이 웅장함을 뽐냈고 물에 반사된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산책로처럼 조성된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고 수현은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 마침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파티가 열렸고 수현은 그 파티에 참여했다.


술과 사람들이 있어, 밤은 뜨거웠고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고 했던 수현은 다음날도 남았고, 그 다음날도 남았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3일째가 되던 날 수현에게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괴로움이 생겼다.


‘이렇게 살면 안 돼.’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올랐고 수현은 정신과 병원을 찾았다. 이상하게도 치료는 소용이 없었고 약을 먹어도 졸리기만 했다. 수현은 괴로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잊고자 일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일하는 동시에 정신적인 고통은 사라졌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수현은 병원 생활을 했는데 3일째가 되던 날 또다시 그 괴로움이 찾아왔다.


수현은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진통제를 먹으며 일을 했고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 이후로 수현은 단 한 번도 3일 이상 쉬어 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를 잠자코 듣던 보경의 얼굴이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심리적인 문제인 거 같은데 병원은 가봤어?”


“여러 병원을 가봤지만 별다른 치료는 받지 못했어. 병원비가 아까워서 그만뒀지.”


“병원비 신경 쓰지 말고 치료 제대로 받아볼래? 내가 도와줄게.”


“됐어. 정신과 치료비는 비싸기만 해. 너 미혼모 기관 설립할 거라며 한 푼이라도 아껴서 좋은 일에 써. 나는 내가 알아서 할게.”


“고집 피우지 말고 제발 도울 수 있게 해줘.”


“왜? 왜 나를 도와주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 친구 사이에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잖아. 안 그래? 내가 보기에는 너는 돈 때문에 망가져 있어. 돈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고 돈을 벌기 위해 기계처럼 일하는 생활이라고. 그 인생을 바꾸려면 넌 치료받아야 해.”


술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을 포용하는 넓은 아량을 가지게 해준다. 수현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보경에게 숨겨둔 진실을 풀기로 마음먹었다.


“이해할 수 없겠지. 하지만 난 저주에 걸렸어.”


“뭐?” 술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믿기 어려운 내용에 보경이 되물었다. 말도 안 되는 얘기겠지. 하지만 수현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입을 멈추지 않았다.


“믿기 힘들겠지만 난 3일만 쉬어도 깊은 공포와 괴로움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무슨 일이든 하고 있지. 나는 그 공포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일하는 것뿐이야. 이해 안 되지?”


“그게 어떻게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 그건 형벌이나 다름없잖아.”


“몰라, 만약 전생이 있다면 나는 전생에 큰 죄를 지었나 봐. 그것도 아주 큰 천벌을.”


보경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그렇게 살 거야? 형벌 받는 죄인처럼 돈만 버는 인생을 살 거야? 그게 네가 원하는 삶이야?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바뀌어야 해. 그 과정은 괴로울 수도 있어 언제까지 이렇게 살고 싶은 건 아니잖아. 어떻게 일만 하는 게 인생이라고 할 수 있어. 그건 지옥이지 안 그래?”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는 수현을 향해 보경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치료받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자. 한 번뿐인 인생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시간으로 돈을 살 수는 있지만 돈으로 시간을 사지는 못해. 나에게 중요한 건 시간이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힘들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나는 정말 기뻐.”


보경은 열변을 토하고 수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속마음을 믿지 못하는 보경에게 살짝 실망했다. 진실을 말하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있었는지 보경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의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음으로써 후련했다. 마치 오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처럼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반응 없는 수현의 모습에 보경 역시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것에 실망하고 한숨을 작게 토했다. 수현을 바라보며 “나, 잠시 바람 좀 쐬러 갈게.” 하며 보경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시간이 꽤 지난 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두 사람이 돌아왔다.


“미안 늦었어. 돌아오는 길에 재우 오빠가 넘어졌거든 그래서 좀 늦었어.”


재우는 엉덩이를 붙잡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다희는 늦게 왔다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봉투에서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꺼냈다.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나눠마시고 술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재우는 내일 출근을 위해 먼저 자리를 떠났다.


“다음에 보자.”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형.”


수현은 재우를 배웅하러 현관문까지 같이 나섰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 재우를 향해 수현이 외쳤다.


“이 우산 형 거 아니야?”


수현은 바닥에 놓인 검은색 우산 가리켰다.


“그거 내 거 아니야. 다희 거야.”


재우는 빈손으로 문밖을 나섰다. 재우가 떠나고 곧이어 다희도 집을 나서려 현관에 서 있었다. 다희는 문득 바닥을 내려다보고는 수현에게 물었다.


“재우 오빠 우산 안 들고 갔어?”


“누나 거라면서 놓고 가던데요?”


“이 오빠가 정말...”


다희는 우산을 들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수현은 무슨 일인가 하며 떠나는 다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추워. 문 닫아.”


보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수현은 열린 현관문을 닫고 거실로 돌아왔다. 술자리를 정리하려고 하는데 보경은 남은 술을 마저 다 마시자며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잘 시간은 멀었고 남은 술이 얼마 없기에 같이 술자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캔맥주를 다 비우고 술자리 분위기가 절정에 도달할 무렵 한껏 술에 취한 보경은 어깨를 드러냈다. 수현은 살짝 보인 그녀의 몸에 조금이나마 흥분을 느꼈다.


아니, 살짝 아니 그게 아니고 절대 그녀를 보고 흥분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몸이 아름답다고 느꼈을 뿐이다. 수현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캔맥주를 입에 물고 있던 그녀가 멈춘 채 윗눈질로 이쪽을 보았다.


“너, 뭘 그렇게 기분 나쁘게 빤히 쳐다보냐?”


보경은 맥주를 단숨에 마시고 “카야.” 하는 기분 좋은 음색을 냈다.


“왜~ 내가 예쁜 거야?”


분명 예쁘다. 하지만 속마음을 들키기 싫어 “으이구.” 하고 머리를 쥐어박는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했다.


“아얏! 왜 때려! 너도 한 대.”


감정이 실린 보경의 주먹이 수현의 머리를 딱 하고 때렸다. 맞은 머리를 매만지며 수현은 다시 보경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사소한 장난에서 시작된 싸움은 이내 격렬한 몸싸움으로 번졌다. 얼마간의 몸싸움 끝에 서로 흥분된 숨소리를 고르며 싸움은 멈췄다. 수현은 보경의 몸 위를 덮치며 양손을 붙잡고 있었다. 보경의 옷이 쓸려 내려가 가슴골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시선을 황급히 돌려 보경의 얼굴을 본다. 술기운인지 보경의 눈이 조금 풀려있었고 그 밑으로 매혹적인 입술이 수현의 눈에 들어왔다. 그 입술에 시선을 뺏긴 수현은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때 보경은 아픈 신음소리를 내었다.


“아파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야?”


앙칼진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움켜쥐었던 손에 힘을 뺐다.


“미, 미안.”


수현은 황급히 사과하고 쥐었던 손을 풀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보경은 수현의 몸을 바짝 당겼다.


“사과만 하고 가기야?”


그녀는 자신의 이마를 문질렀다.


“나, 이마가 아파 호 해줘.”


보경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장난을 쳤다. 수현은 시선을 회피하며 약을 들고 올게, 라고 했지만, 보경은 다시 한번 수현의 몸을 바짝 당겼다.


“호 해줘.”


보경은 머뭇거리는 수현을 빤히 바라보며 재촉했다. 보경의 시선에 어쩔 수 없이 이마에 입김을 불었다. 기분이 좋은지 보경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수현의 입김이 잦아들자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떴다. 그 순간 반짝이는 보경의 눈과 마주쳤다. 요염한 보경의 눈동자에 최면이 걸린 듯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 오늘 하고 싶은 게 생겼어. 그걸 찾게 돼서 지금 너무 기뻐.’


수현은 오늘 보경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주려고 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찾으면 보경이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찾는 것을 관뒀다. 그런데 오늘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니 수현은 그녀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생겼다. 그런 생각을 한 수현의 몸이 멋대로 움직였다. 양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고 천천히 입을 맞췄다.


“뭐야?” 의외의 행동에 놀란 보경이 물었다.


“미안, 술 기운에 실수를...”


끝까지 말할 틈을 주지 않고 보경은 그를 끌어당겼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입술을 포개고 키스했다. 감미로운 감각에 눈을 감고 서로를 탐색했다. 달콤한 키스 후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다. 다시 한번 키스하려는 그 순간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수현은 일어서서 인터폰을 확인하자 누구인지 금방 파악이 되었다. 다희였다.


“무슨 일이에요?”


“내가 겉옷을 놓고 왔지 뭐야. 겉옷 좀 갖다 줄래?”


수현은 거실을 확인했다. 소파 위에 있던 다희의 겉옷을 발견하고 가져다주었다. 옷을 받은 다희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희가 집으로 가는 것을 확인한 수현은 거실로 돌아왔다. 보경을 찾았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어디 갔나 싶어 보경의 방을 열어보니 그녀는 이부자리 위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수현은 자신의 입술을 만져보았다. 감미로운 그녀의 온기가 느껴졌다. 키스하던 순간 느꼈던 황홀한 기분을 또 느끼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난생처음 느낀 감정이었다.


하지만 수현은 보경에게 다가가지 않고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후회할 짓을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간도 늦었어. 내일 출근해야지.”


수현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모두가 떠난 술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한부지만 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5 에필로그 22.06.27 12 0 9쪽
44 시한부 사랑 <6> 22.06.26 8 0 10쪽
43 시한부 사랑 <5> 22.06.24 7 0 11쪽
42 시한부 사랑 <4> 22.06.23 7 0 14쪽
41 시한부 사랑 <3> 22.06.22 7 0 11쪽
40 시한부 사랑 <2> 22.06.22 10 0 11쪽
39 시한부 사랑 <1> 22.06.21 13 0 14쪽
38 이기적인 사랑 <8> 22.06.18 10 0 9쪽
37 이기적인 사랑 <7> 22.06.17 8 0 14쪽
36 이기적인 사랑 <6> 22.06.17 10 0 11쪽
35 이기적인 사랑 <5> 22.06.16 10 1 9쪽
34 이기적인 사랑 <4> 22.06.16 10 1 14쪽
33 이기적인 사랑 <3> 22.06.15 9 0 12쪽
32 이기적인 사랑 <2> 22.06.15 9 0 15쪽
31 이기적인 사랑 <1> 22.06.14 11 0 9쪽
» 나만의 흔적 <5> 22.06.14 10 0 16쪽
29 나만의 흔적 <4> 22.06.14 9 0 12쪽
28 나만의 흔적 <3> 22.06.14 9 0 14쪽
27 나만의 흔적 <2> 22.06.13 10 0 13쪽
26 나만의 흔적 <1> 22.06.13 11 0 10쪽
25 두 사람 <8> 22.06.12 10 1 20쪽
24 두 사람 <7> 22.06.12 12 1 12쪽
23 두 사람 <6> 22.06.11 10 1 15쪽
22 두 사람 <5> 22.06.11 10 1 12쪽
21 두 사람 <4> 22.06.10 11 1 22쪽
20 두 사람 <3> 22.06.10 10 0 16쪽
19 두 사람 <2> 22.06.09 10 0 14쪽
18 두 사람 <1> 22.06.09 12 1 9쪽
17 호스피스 <3> 22.06.08 10 0 17쪽
16 호스피스 <2> 22.06.08 10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