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전생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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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사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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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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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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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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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1)

잘부탁 드립니다.




DUMMY

"이번에도 너 혼자 할 거야?"


"부탁드릴게요."


"하아..."


강철 길드의 베테랑 각성자 곽필우는 근래에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고민의 시작은 혜성이 들어온 뒤 부터였다. 길드에서 B랭크 이상의 각성자로 보고 키운 혜성이 너무 무리한 행동을 벌였다. 물론 곽필우의 말에 따르긴 했다. 파티 사냥도 그럭저럭 팀웍에 맞춰 하곤 했다. 문제는 가끔가다 말도 안되는 부탁을 한다. 눈 앞에 있는 100마리의 오크 무리를 보고서 혜성은 홀로 검을 손에 쥔재 달려 들기 시작한다. 곽필우와 다른 각성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쉰채 가만히 지켜 보기만 한다. 딱히 혜성에게 악감정이 있어 그런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반대다. 혜성을 좋게 생각하기에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었다. 이건 혜성의 부탁이니까.


스르륵


혜성이 검을 뽑아 들고서 맨 앞에 있는 오크를 향해 크게 검을 휘두른다. 오크는 검을 맞고서 마치 방망이에 맞듯이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아이온 검술


어스 브레이크


콰아아앙


검을 크게 내려 찍어 땅을 부숴 균형을 무너뜨린다. 강한 충격파를 만들고서 오크들 사이로 뛰어 들어 간다.


서걱


혜성의 앞에 있던 오크들의 목이 허공에 날아 오른다. 엄청난 기세로 돌진하는 혜성을 오크들도 가만 두고만 보진 않았다. 충격파에서 벗어난 오크들이 하나 둘씩 혜성을 향해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혜성은 그 공격을 전부 몸으로 받아냈다.


푸욱


칼이 꽃히고 날카로운 도끼의 날을 갑옷으로 받아 치면서 상처를 늘려 간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혜성은 검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처절하게 날뛰고 있었다. 오크들의 공격은 분명 유효했다. 그저 혜성이 그 모든 공격을 무시하고서 달려들 뿐이었다.


"광폭화!"


꾸드득


근육이 부풀어 오르면서 혜성의 움직임이 더 빠르게 변해간다. 혜성은 지금 갖고 있는 검을 하늘 위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등 뒤에 매고 있던 거대한 대검을 양손으로 잡고서 그대로 다시 땅을 내려 찍었다.


"어스 블레이크."


콰아아아앙


처음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충격파가 땅을 울렸고 오크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 틈을 타 혜성은 다시 검을 휘둘렀다. 몸을 회전 시켜 대검을 마치 부메랑 마냥 오크들을 향해 던져 버렸다.


우우웅


촤라라락


둔탁한 소리를 내며 대검은 오크들을 향해 날아갔고 오크들은 속수 무책으로 당할수 밖에 없었다. 혜성의 공격 패턴은 간단하다. 주변에 포위 당했다 싶으면 땅을 내려 찍어 충격파로 균형을 무너뜨리고 다시 달려든다. 그 패턴에서 방어나 회피는 찾아 볼수 없다. 오로지 돌진 한다. 눈 앞에 있는 몬스터들을 향해서.


퍼억


무릎으로 오크의 머리를 찍어올린 혜성은 오크의 몸을 짓 밟아 더 높이 날아 오르기 시작한다. 오크의 몸을 밟고 날아오른 혜성은 검을 다시 양손으로 잡고서 몸을 회전시켰다. 그리고 회전력을 이용해 앞에 있는 오크의 몸을 그대로 반으로 갈라 버렸다ㅣ


서걱


날카로운 절삭음과 함께 두동각이 나는 오크의 몸. 싸늘한 시체가 되어 간다. 그리고 주변에 오크들은 더 흥분해 혜성에게 달려든다. 혜성은 피하지 않고 그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면서 오크들을 빠르게 베어 나간다. 오크들은 하나 둘씩 힘없이 쓰러졌고 혜성은 지친 몸을 이를 악물고서 움직였다.


까득


퍼어억


검을 휘두를 힘이 없으면 주먹을 휘둘러 오크의 몸을 날려 버린다. 그리고 다시 잠깐 회복할 시간을 벌고 다시 검을 잡고 휘두른다. 처절해 보였다. 혜성의 전투 방식은 절대 정상적이지 않았으며 마치 미친 사람 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그야 말로 광전사. 몬스터의 피와 자신의 피를 온몸에 칠해 움직인다. 멈추지 않았다. 힘이 없으면 없는대로 움직였다. 벌써 이런식으로 혜성이 사냥을 시작한지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취이이익."


오크가 도끼를 처 들고서 혜성의 등 뒤에서 달려들기 시작한다. 혜성은 검술을 펼치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주저 앉아 버리고 말았다.


털썩


"아..."


"안돼!"


오크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고 혜성의 목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곽필우가 놀라 전장에 참여 하려고 할때 혜성은 고개를 돌려 이빨로 오크의 도끼를 물어 막아 내었다.


와득


"취이익!"


꾸욱


오크가 놀라 도끼를 빼보려 했지만 빠지지 않는다. 혜성은 이를 악물고서 도끼를 놓치 않았다. 그리고 도끼를 쥐고 있는 오크를 향해 쥐고 있던 검을 날려 버렸다.


푸욱


미간에 검이 꽂힌 오크는 그렇게 힘 없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쓰러졌다. 혜성은 거친 숨을 몰아 쉬고서 그 자리에서 누워 버렸다. 혜성의 주변에는 100마리의 오크 시체가 만들어져 있었다. 단신의 힘으로 오크 100마리와 싸워 승리한 것이다.


"괜찮냐?"


"네...감사해요."


"하아..."


곽필우는 질렸다는듯이 혜성을 바라봤다. 방금의 공격을 막아 내느라 혜성의 입가는 찢어졌고 혓바닥에도 손상이 간 것인지 입 안에서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근데도 혜성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았다. 그저 거친 움직임으로 인해 피로해진 몸을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었다.


"혜선아 치료해줘."


"네."


촤아아악


강철 길드에 3명 밖에 없는 D랭커 성직자가 혜성의 몸을 치료했다. 그녀의 힘으로 완치는 불가능했지만 응급조치 정도는 할수 있었다. 혜선이 매번 치료하는 대상은 혜성밖에 없었다. 파티 사냥을 할 때는 무리하지 않아 부상자가 없었으니까. 이렇게 사냥이 끝날 무렵에 혜성이 날뛰는 일 말고는 그녀가 할 일이 없었다.


"지혜는 오크의 귀를 잘라줘."


"네."


"저도 같이 할게요."


"안돼."


스으윽


몸을 일으키려는 혜성을 보고서 곽필우는 그것을 저지했다. 혜성의 몸은 처참했다. 온몸이 피투성이었고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금만 실수했어도 충분히 목숨을 잃을수 있는 상황이었다. 곽필우는 처음에는 이런 혜성의 행동을 강하게 저지 했지만 이제는 말릴 수도 없었다. 이렇게 곽필우가 지켜보지라도 않으면 혜성은 홀로 이 짓거리를 반복했으니까.


"지원이도 지혜랑 같이 해줘."


"네."


몬스터 러쉬가 발생하고 나서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혜성은 파라다이스에서 활동을 하면서 착실하게 우강철이 말한 업적 루트를 쌓아갔다. 그리고 지혜도 훈련생의 신분에서 벗어나 E랭크의 각성자로서 혜성과 같은 파티에 들어 왔다. 아직은 보조 역할을 맡고 있지만 곧 D랭크로 올라 1인분을 할수 있을 터였다. 옆에 있던 지원도 같은 E랭크의 각성자로 지혜와 마찬가지인 훈련생이었다. 혜성을 포함해 총 5명으로 이루어진 파티는 착실하게 혜성의 업적 루트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래서 달성했어?"


"네 1000마리 사냥에 달성 했어요."


오크를 1000마리 사냥하자 혜성은 업적 달성 보상을 받을수 있었다. 첫 사냥때 한번 그 다음은 100마리를 사냥했을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1000마리를 사냥하자 모든 업적 보상을 받게 되었다.


띠링


오크 1000마리 사냥에 성공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오크 슬레이어>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힘이 2 상승 합니다.


정상적으로 스텟이 오른걸 확인하고서 혜성은 몸을 일으켰다. 포인트도 방금의 사냥으로 3000포인트나 벌었다. 3000만원 이란 돈을 이제 혜성은 스스로의 힘으로 벌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한참 부족했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갑옷하고 무기는 또 바꿔야 겠다."


"아..."


사냥을 하는것도 좋았지만 그만큼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 혜성이 사용하고 있는 무기와 갑옷을 전부 다시 장만한다면 천만원은 써야 했다. 혜성이 너무 오크들의 공격을 무시하고 다 받아낸 결과였다.


"또 돈이 깨지겠네요."


"어차피 버는 돈도 많은 놈이 뭘 그래."


C랭크 각성자인 곽필우 만큼은 아니지만 혜성은 곽필우 다음으로 돈을 많이 벌어 들이고 있었다. 곽필우는 혜성을 C랭크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마나만 쓰지 못했을 뿐이지 전투 능력은 그 이상이라고 느꼈다. 다만 혜성은 너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다. 타인은 조금만 다치더라도 신경을 많이 쓰는 반면 자신의 몸은 소모용을 다루듯이 심하게 다루었다. 신성력이 없었다면 이미 혜성의 몸은 망가졌으리라.


"대충 챙겼으면 가자."


곽필우는 혜성을 보고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순수 스텟만으로 따진다면 혜성은 진작에 곽필우를 넘어 섰다. 하지만 혜성은 마나를 느끼지 못했다. 곽필우는 그것이 안타까웠다. 마나만 사용할수 있었다면 혜성은 이미 C랭크를 넘어 섰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만 더 지난다면 필히 B랭크 이상의 각성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했다. 마나를 사용하지 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스텟의 차이를 월등히 뛰어 넘으니까.


"네."


일행이 모두 곽필우의 뒤를 따랐고 같이 현대로 돌아갔다. 이번 파티 사냥으로 얻은 포인트는 도합 2만 3천 포인트. 수수료를 떼고 배분을 하면 혜성에게 5천 포인트 정도가 들어왔다. 하루 사냥으로 5천만원을 벌게 된 것이다.


"내일은 주말이니까 쉬어. 특히 혜성이 너...무리하지 마라."


"네."


혜성은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는걸 곽필우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최소한의 선은 넘지 말아 달라는 뜻에서 말이라도 해두는 것이었다.


"오늘도 집에 바로 갈거야?"


"네 동생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좋은 오빠네."


지혜는 혜성을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이렇게 대화를 할 때면 전과 다를것 없는 혜성이었다. 하지만 전투에 들어설때는 사람이 달라졌다. 그건 오연태와 소연이 죽고 난 뒤로 더 심해졌다. 마치 귀신마냥 전투에 심하게 몰두했다.


"다음에 보자."


"네 누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혜성은 지혜와 헤어지고 나서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돈은 이제 충분히 있었다. 달에 몇억이란 돈을 벌고 있었고 먹는것 말고는 돈을 쓰지 않아 통장의 잔고는 점점 늘어갔다. 혜성도 혜미도 딱히 사치를 부릴 욕심이 없어 먹는거 말고는 돈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먹을 것을 살 때도 혜미와 혜성은 여전히 싸고 양이 많은 것들을 찾기 일쑤였다.


"음?"


"샘플 좀 받아 가세요."


마트로 가던 중 혜성은 길거리에서 화장품을 팔고있는 가게를 볼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동생이 이제 벌써 중학생인데 한번도 화장을 하는걸 본적이 없었다. 혜미는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혜성은 알고 있었다. 동생이 애써 돈 때문에 외면하고 여러 관심있는 것들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번 받아가세요! 남성들을 위한 올이원 샘플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저기 혹시 중학생들이 자주 쓰는 화장품 있나요?"


"아! 중학생이요? 물론이죠. 스킨 케어 제품을 원하세요? 그게 아니면 색조?"


"둘다 보여 주세요."


"요새 중학생들이 쓰기에 좋은..."


직원은 어차피 사람도 없었고 마지막 타임때라 혜성에게 신이 나서 설명을 다 해주었다. 혜성은 묵묵히 설명을 다 들었고 마음속으로 어떤 화장품이 필요한지 확실하게 정할수 있었다. 설명을 들어 보니 여자 화장품의 종류는 정말 많았고 다 하나같이 필요해 보였다. 혜성이 확실하게 여기 있는 모든 제품을 다 사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오늘 같이 사냥을 했던 혜선이 나타났다.


"여기 있는거 다..."


"혜성아?"


"어? 혜선 누나."


대학교 4학년인 혜선은 성직자로 강철 길드에 들어온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귀족이라 불리는 성직자라 그녀는 높은 몸값에 강철 길드에 스카우트 되었고 강철 길드에서는 혜성과 마찬가지로 혜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둘의 사이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단지 혜선이 혜성을 조금 정신 이상자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


"여기서 뭐해?"


"동생 줄 화장품 좀 사려고요."


"얼마나 사려고?"


"여기 있는거 다요."


그 말에 설명하던 직원과 혜선은 벙찐 표정이 되어 혜성을 바라봤다. 혜성은 지금 뭐가 문제 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직원은 설마 학생처럼 보이는 혜성이 다 산다고 말을 하니 장난인가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혜성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너...하아. 동생 나이 많아 봤자 고등학생 아니야?"


"이제 곧 있으면 고등학생으로 올라가요."


"그럼 이렇게 많이 필요 없어. 내가 골라주는거만 사."


"아! 감사합니다."


"너는 애가...에휴."


혜선은 중간이 없는 혜성의 행동력에 한숨을 내쉬었다. 혜선이 보기에 혜성은 어디하나 나사가 빠진 인간처럼 보였다. 그런 혜선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혜성은 혜선에게 고마워 했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게 좋아하는 혜성의 모습을 보고서 혜선은 혜성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오늘 시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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