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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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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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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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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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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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후계자 3

DUMMY

“사실 나에게는 형이 있었어. 모든 면에서 뛰어난 형은 가문의 자랑이자 나의 자랑이었지. 백에서 평범한 가문이었던 우리 가문을 형은 백전백승으로 도적들을 소탕해서 백의 군주님의 측근이 되었고 나아가 황제께 발탁되어 중앙에서 장군에 임명되셨지. 그렇게 형은 황제의 제일 장군이 되었고 나는 형을 보좌했단다.”


조조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아버지에게 친형이 있는 것은 진작 알았지만 언제나 친형의 이야기가 나오면 슬픈 얼굴을 하며 말을 하지 않던 아버지였다.


“나라가 무너질 뻔했던 대반란을 완전히 종결시키는 마지막 전쟁에서 나는 적의 꾀에 당해 고립되어 죽을 뻔했어. 하지만 형이 목숨바쳐 구해주고 그 과정에서 크게 다쳐 형은 사망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의 조강은 조건을 응시했다. 아내 원 부인이 다가가려 하자 조강은 손을 들어 안심시켰다.


“아무튼, 중요한 건 형제간에 싸우지 말라.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라.”


아직 조강의 앞에 놓인 접시에 음식은 많이 남았지만, 내려놓은 수저를 더는 들지 않았다.


“건이는 이번에 자숙하기로 하고 조는 나와 함께 황제께 가자.”


갑작스러운 말에 이해가 되지 않아 조조는 눈을 휘둥그레 떠서는 조강을 보았다.


“황제께 간다고요?”


“그래 한에 계신 폐하를 뵈러 간다. 아마 2주는 집을 떠날 테니 철저히 준비해두렴.”


“한에 계신 황제를 뵙는다고요?”


조조는 평소와 달리 훨씬 높은 목소리 톤으로 멍청히 되물었다.


“왜 그러지?”


이번에는 조조의 반복되는 물음에 조강이 물었다. 다른 가족들도 조조의 처음 보는 모습에 이상함을 느꼈다.


“현재 한은 위험합니다. 간신들이 판을 치며 황제를 속이고 충신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조강은 지그시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를 빼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가는 거다. 여러 번 상소를 올렸는데 드디어 유경 형님께 답이 왔다. 황제께서 직접 보자고 하시며 슬하에 아이도 한 명 데리고 오라고 하셨다.”


조조는 눈에 띄게 인상을 썼다. 상황을 봐서 아버지는 물론이고 유경도 죽임을 당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데려온 아이를 인질로 삼기 위해 한에 남기려고 할 것이다.


뜬금없는 아버지의 바보짓에 짜증이 났다.


“신하라면 마땅히 바른말을 하는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네가 그렇게 가고 싶지 않다면 건이나 절이와 가겠다.”


탐탁지 않은 조조의 표정을 보고 조강이 단호히 말하며 다른 형제를 보았다. 조건은 조조의 말에 긴장한 얼굴이고 조절은 아예 손을 내저으며 가고 싶지 않은 의사를 표시했다.


“아닙니다. 제가 따라가 최대한 아버지를 보필하겠습니다.”


조조의 말에 조강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갔다.


곧이어 조조도 식사를 대충 끝내고 준비를 핑계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조조는 어두운 얼굴로 방에 들어와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계획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어둡던 표정이 점차 펴지더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참으려고 했지만 웃음이 멈추지 않고 흘러나와 큰소리를 내며 활짝 웃었다.


천하의 조조가 무엇이 두려우랴?


“재밌네. 어디 한번 이 나라의 수도와 황제 얼굴이나 구경 좀 해볼까.”


벌떡 일어나서는 편하게 입을 옷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을 정복을 꺼냈다.


“그 녀석도 오겠군.”


부모님끼리는 일 년에도 여러 번 청과 녹을 오가며 서로 자주 왕래하지만, 자식들은 교류가 없었다.


“3년 만인가?”


유비의 누이인 유희가 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유비는 이런 자리를 내뺄 녀석이 아니고 오히려 자진해서 올 것이라 예상됐다.


시간이 지나 저녁을 먹고 아버지 조강이 어머니 원 부인과 함께 조조의 방에 찾아왔다.


“준비는 다 됐습니다.”


조강은 미소지었고 원 부인은 어린 아들이 기특하면서도 걱정하는 표정으로 조조의 옆에 앉아 머리를 쓰다듬었다.


“준비를 확인하러 온 게 아니라 일정을 설명해주려고 왔단다.”


조조는 잠자코 바르게 앉아 조강의 말을 기다렸다.


“최소한의 수행원이자 경호원과 함께 강을 넘어 신 지역으로 갈 예정이란다. 날씨가 괜찮으면 나흘이면 신에 도착할 테고 신에서 유경 형님과 만나기로 했어.”


난세에서 군주가 타지역에 최소한의 인원을 데리고 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모든 군주는 황제의 신하일 뿐이고 군주이자 직위가 있어 상하가 확실하다.


“신의 군주도 언제든 환영한다고 했고 그곳에서 하루 정도 머물며 앞으로의 일에 상의하고 빠르면 이틀에서 사흘이면 황궁에 도착한다.”


조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 부인은 일정을 듣고는 걱정되는지 조조의 어깨와 등을 마구 쓰다듬었다.


“괜찮겠니?”


원 부인은 이제 열 살이 된 어린 아들을 먼 타지에 보낼 생각에 벌써 얼굴에는 걱정이 한가득했다.


“늦어도 3주 안에는 집에 돌아올 수 있겠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 기회에 제국의 수도를 제대로 구경하고 올게요.”


어린 아들의 씩씩한 대답에 원 부인은 조조를 힘껏 안아주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올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조강은 오랜 이별이라도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아내를 안심시켰다.


조조를 안은 채 조강의 눈을 똑바로 마주한 원 부인은 남편의 진심이 담긴 눈동자를 보고 그제야 안심했다.


“부자가 할 말이 있어 보이니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요.”


원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조의 이마에 뽀뽀하고는 잘 자라는 말과 함께 먼저 방을 나갔다.


조조는 어머니께 안녕히 주무시라는 문안 인사를 하고 방에 남은 조강을 보았다.


조강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더니 심호흡과 함께 눈을 떴다.


“똑똑한 네가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알고 있단다. 아마 너의 어머니도 같은 것을 걱정하겠지.”


조강은 일어나 창밖을 보았다. 밖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보였다.


“지식인들이 둘 이상 모였다 하면, 이 제국이 머지않아 멸망한다고 떠들어 대고 있어.”


조조는 말을 아꼈다. 조조 또한 그 지식인 중 하나다.


“이번 황궁으로의 출장은 진짜 나라가 멸망 직전인지 아니면 아직 조금의 희망이라도 있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한 길이야.”


조조도 아버지 조강의 생각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조강이 진심으로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고 죽음을 각오하고 황제를 만나겠다는 마음만은 전해져왔다.


“네가 그곳에 남아 인질이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란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렴.”


조강도 조조의 이마에 뽀뽀하고는 방을 나갔다.


조조는 조강의 뒷모습을 보며 아까와 마찬가지로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했다.


처음엔 한에 자신을 남기고 후계자를 형으로 삼으려는 생각인가도 잠깐 했는데 저리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을 보니 괜한 걱정이었나 싶었다.


하긴, 아버지 조강이 그 정도로 어리숙한 인물은 아니었다.


이틀 후 달과 해가 공존하는 시간에 조조는 방을 나섰다.


뒤로 돌아 잠시 떠나게 될 빈방을 흩어보고 앞으로 자신 있게 걸어갔다.


밖으로 나오니 이미 짐이 가득 실린 마차와 경호병들이 저택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조심히 다녀와.”


조건은 아버지와 조조를 배웅하기 위해 가장 일찍 일어나 밖에 나왔다.


“형도 잘 지내.”


조조는 불편한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미소지었다.


“꼭! 아버지 옆에 붙어 있으렴. 이것도 필요할지 모르니 가져가.”


원 부인은 조조에게 묵직한 짐을 건넸다. 조조가 한 손으로 들려다 무거워서 두 손으로 안듯이 들어 올렸다.


“약이야! 복통에 좋은 약도 있고 멀미할 때 먹을 약에 두통, 상처약 등 혹시 모르니까. 약병에 무슨 약인지 다 써놨어.”


원 부인은 한가득 약을 주고도 아직도 부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린 아들이 저 멀리 여행을 간다고 하니 불안함이 가득했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괜한 짐이라고 여겨지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안심이 된다는 생각에 거절하지 않고 받았다.


“기념품 사와!”


언제 나왔는지 어머니의 뒤에서 조절이 졸린 목소리로 당부하자 가족은 다 같이 소리 내 웃었고 조강이 먼저 마차에 타고 조조도 따라 탔다.


곧 마차가 출발하자 남은 가족들은 마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마차가 점점 멀어져 더는 보이지 않는데도 원 부인은 오랫동안 서서 마차가 지나간 길을 지켜보았다.


오랜 시간을 달려 항구 도시 청구의 입구에 도착해 마차에 내리니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었다.


부자는 내리자마자 몸을 쭉 폈다.


마차에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이 고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조는 여유 있는 시간에 읽기 위해 기껏 책을 잔뜩 가져왔는데 흔들리는 마차에서 보려고 하니 멀미가 나 한 글자도 못 봤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군주님!”


한 남자가 부하들과 함께 공손히 조강을 맞이했다.


편하게 기지개를 켜던 조강은 얼른 다시 군주로서 근엄한 모습을 보였다.


“추운데 왜 밖에서 기다리나 안에서 기다리지.”


조강은 남자의 어깨를 잡더니 조조의 등을 살짝 밀어 남자에게 가까이 가게했다.


“조조야 인사드리렴. 나의 전우이자 청구 태수 주치다!”


조조가 고개 숙여 인사하자 주치는 조조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조조가 손을 잡자 주치는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청구 태수 주치가 어린 군주님을 뵙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주치는 조조와 맞잡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자 조강은 주치의 등을 가볍게 두들기고 어깨동무를 했다.


“그만하고 이만 들어가게.”


주치와 조강의 뒤를 따라 조조도 미소를 숨기며 도시에 들어갔다. 주치의 말과 행동이 썩 마음에 들었다.


금강이 바다와 이어진 큰 강이라 그런지 항구 도시 청구는 입구에 들어서자 바닷냄새가 났다.


작가의말

주치 : 손견의 부하이고 손책이 원술의 밑에 있을 때 독립을 권했으며 이후 수십 년간 손 씨 가문을 모십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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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8 시람s
    작성일
    22.08.30 12:37
    No. 1

    조조가 드디어 여정을 떠나네요...
    왠지 조조의 어머니가 영영 떠날 거 같은 느낌...?은 뭐죠?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드링크워러
    작성일
    22.08.31 17:09
    No. 2

    어린 아들이 먼 곳으로 여행을 가는것과 황제가 인질로 삼으면 앞으로 수년간 보지 못할 수도 잇어서 걱정되어서 그렇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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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산악 4 23.05.15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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