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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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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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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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38화

그리고 내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고, 펄펄 끓는... 그날 우리는

신오쿠보 코리안타운의 숙희 식당에 가서 혓바닥을 데어가며 김치찌개를 실컷 먹었

다. 그리고 스에마쓰 아야코는 나에게 떠나지 않는 뇌쇄적(惱殺的)인 눈으로 동태눈깔

처럼 흐리멍덩한 내 눈을 먹었다. 흐리멍덩한 동태눈깔로 게슴츠레 웃으면 그녀는 전율이 오는지 몸서리쳤다. 물론 다분히 장난기도 있지만... 두껍게 자른 돼지고기 살점을 젓가락에 집어 내 입에 내밀면 얼마나 당혹스러웠던지... 우리가 숙희 고모라고 부르는 식당 주인이 지나가며 싫지 않은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는 어쩌라고 하며

같이 입술을 내밀었다. 숙희 고모는 장난으로 나가라고 했고 우리는 깔깔 웃었다.

이럴 때는 내가 꼭 엄마 품에 안긴 아기 같았다. 아야코가 날 아기 취급한 것이

아니라 내 느낌이 포근한 엄마 가슴에 안긴 것이 아타락시아(ataraxia)를 느꼈다.

아야코는 언제나 날 존중했고 예의를 다했다. 그러면서도 둘 사이가 연인(戀人)임을 행동으로 은연중에 상기시켰다.

솔직히 말해서 내 눈에 안경 이런 거 따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때도 스에마쓰 아야

코 미모는 천상계 미모였다. 절세가인이니, 홍안화수(紅顔禍水)니, 경국지색이니, 경성지색이니, 어떤 이름을 다 갖다 붙여도 스에마쓰 아야코를 천박한 세속적인 여자로

전락시키는 것 같이 모욕적이었다. 그래서 내가 천상계 미모라고 하는 것이다.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상대가 미녀이거나 미남이라는 말이지, 추녀나 추남보고 첫눈에 반했다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 아닐까... 우선 잘생겨야 혹하지, 조선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도 며느리를 뽑을 때 미모가 먼저고 덕이 뒤라고 하지 않았던가, 몰라 누가 뭐라고 하든, 어쨌든 스에마쓰 아야코가 내게 먼저 추파를 노골적으로 던졌으니 안 받아 줄 이유도 없고, 솔직히 나중 스에마쓰 아야코가 팜므파탈로 변할지 소시오패스로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나중 일이다. 나도 첫눈에 반했다. 뿅 갔다. 자기를 구해줘서 의무감에서 아야코가 널 좋아하는 거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잖아? 에라이 악담을 해라, 악담을...


- 선생님, 여기서 음식물을 먹어도 되나요?

- 네, 얼마든지 드세요, 여긴 그렇게 하려고 꾸민 곳입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도 드시죠? 하코야 메밀소바입니다,

저놈이 미친 듯이 좋아하거든요.

- 아닙니다, 근무 중에는 먹지 않습니다... 많이 드십시오.


엄마가 의사 선생님께 물은 것을 작은아버지가 통역하고 의사 선생님이 흔쾌히 승낙했다. 의사 선생님은 5천 병상의 스에마쓰 글로벌 종합병원의 원장이자 아야코 아버지의 절친이었다. 그러니까 스에마쓰 교수의 부탁으로 직접 나의 주치의(主治醫)가 돼 준 거였다. 황족이나 그룹 총수가 아니면 눈도 깜짝 안 한다는 일본 의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뇌(腦)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 노벨 의학상에 빛나는 그분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다. 그러나 이분도 나중에 자연 알았지만 스에마쓰 아야코를 학문적으로 힘에 겨워했다. 아야코가 도쿄 의대 다닐 때 아야코가 다니자키 준이치로 교수에게 ‘뇌신경 전달물질에 관한 심층적 연구’ 논문에 관해 물은 게 아니라 반대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생이 그 논문에 골치 아픈 문제가 있는데 해결을 부탁한다고 아야코에게 정중히 물어서 해결했다고 했다. 이것도 다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다. 아야코가 내 앞에서 천재성이나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조심했다. 난 당시 아야코가 그렇게 다방면에 뛰어난지 몰랐다. 일본 오자마자 숙모한테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다.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서 고독하게 숙모 집에서 숙식하며 일본어와 편입 공부 그리고 무술을 배웠다. 내 태어나고 그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었다. 정말 코피 흘러가며 배웠다. 숙모의 개인 교습에다 지적 능력(知的 能力) 또한 뛰어난 숙모의 족집게 지도하에 내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고 했나, 딱 그랬다. 비록 코피는 흘렸지만, 체력은 문제없었다. 모두 엄마 덕이었다. 고1 때 집 한 채 값을 날려가며 나에게 먹인 각종 보약 등 몸보신 약이 크게 뒷받침했다. 숙모는 뿌리부터 머리까지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출신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게이오기주쿠 물만 먹었다. 야쿠자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학벌이었다. 숙모의 외할아버지가 전설적인 야쿠자 오오니시 마사히로(大西政寬)였다. 외할머니는 미모로 유명한 게이샤(기생)였고 둘 사이에 난 딸이 숙모의 엄마였다. 마사히로의 예쁘고 귀여운 귀공자 같은 외모에 절세미인 외할머니 사이에 난 숙모의 엄마는 미모가 워낙 출중에 뭇 남성의 애간장을 녹였다. 남편 즉 숙모의 아버지가 전설적인 주먹 야나가와 지로(양원석)라는 말도 있고 미치이 히사유키(정건영)라는 말이 떠돌았는데 그건 누구도 알 수 없었다. 베일에 싸였다. 그래서 온갖 소문이 더 무성했다. 아무튼 윗대의 미모를 물려받은 숙모의 아름다움은 야쿠자 세계는 물론 대학가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당시 ‘메탈자켓’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냉혈낭(冷血娘)이었다. 메탈자켓이라는 별명은 당시 숙모가 게이오 대학 금속과(金屬科)를 다녔기에 그랬다. 한 번은 게이오 대학 중량급 유도선수와 검도 선수, 럭비 선수가 숙모를 어찌해보려고 야심한 밤 여대생기숙사에 침입했다가 낭심을 부여잡고 피칠갑을 한 채 엉금엉금 기어서 나온 적이 있었다는데, 그때, 스탠리 큐브릭 영화 “풀 메탈 자켓‘ 이름에서 따와 ’메탈 자켓‘이라는 별명이 생겼다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었다. 동시에 숙모가 허벅지 양옆에 칼을 차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었다. 왜냐하면 기숙사 침입자들의 몸에 수십 개의 칼자국이 있었기에 그랬다. 그 사건 뒤로 숙모를 멀리서 바라보며 흠모할 뿐 대시하는 남자는 없었다. 숙모가 전남편 야쿠자 두목과 어떻게 해서 결혼했고 작은아버지와 다시 재혼했는지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겠다.

가쿠슈인에 입학이 외부적으로는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었지만, 실력으로는 무난하게 편입 시험을 통과했다. 편입 직후 쥰페이와 사귀었고 둘은 악동이 되어 천방지축 싸돌아다니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아야코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누가 말해 주지도 않았고, 내 눈에 띄지를 않았다. 그때는 매일 매일 하늘을 나는 거 같이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여자는 관심도 없었고 뒷전이었다. 솔직히 말해 다 예뻤고 그래서 모든 여고생에게 주눅이 들었다. 또한 쥰페이하고 다니면 여자보다 더 재미있는 게 많았기에 그랬고 누가 날 거들떠보기나 하겠어 하는 생각에 곁눈질도 안 했다. 그때부터 1년 몇 개월이 나의 황금기였고, 이게 행복이구나 몸소 느꼈고 깨달았던 시절이었다.


- 이리와 쥰페이 학생, 같이 먹자.

- 네, 어머니.


오지랖도 넓은 놈, 쥰페이는 우리 패밀리를 보자마자 나랑 똑같이 어머니, 아버지, 삼촌, 숙모, 동생이라고 불렀다. 동생들도 나 이상으로 따랐다. 한 가족이 되었다. 동네 꼬치 친구처럼 말이다. 쥰페이가 어머니가 건네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선뜻 받았다. 쥰페이도 메밀소바를 미친 듯이 좋아했다. 쥰페이 덕으로 도쿄 시내 메밀소바 맛집을 다 돌아다녔다.

쥰페이 자슥... 고마운 친구... 넌 남자인 내가 봐도 잘생긴 놈이야, 185의 늘씬한, 상체는 짧고 하체는 긴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체지방 7%의 다부진 몸매, 이목구비(耳目口鼻)가 뚜렷한 서구적인 얼굴, 그리고 우수에 젖은 눈빛, 내가 여자라면 작업을 벌써 걸었을 매력적인 놈... 근데 왜 편지는 나보고 갖다주라고 하냐, 킥...

노무라 쥰페이(野村 純平)는 내가 가쿠슈인에 편입(編入)하여 처음 등교했을 때 시비를 건 인물이었다.

쥰폐이가 내 책상 위에 놓인 책을 가지고 마구 구기고 찢어서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는 등 찧고 까불었다. 소위 말해 쥰페이는 가쿠슈인의 짱이었다. 애들이 쥰페이를 피했고 겁을 냈다. 성제한테 학폭 당할 땐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때 조몽대가 아니다, 특히 나는 한국 사람이다. 넌 일본 놈이고, 한국 사람은 일본 놈한텐 무조건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숙명의 라이벌 민족인 거 모르냐? 붙어서 숙모한테 배운 실력이 어느 정돈지 은근히 시험하고 싶은 전의(戰意)가 타올랐다.


- 손에 빵꾸 난다...

- 빵구 날 때 니 대가리도 빵꾸 난다.


쥰페이 왼손이 뒷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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