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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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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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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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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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50화

- 성공을 위해!

- 성공을 위해!


모두 술잔을 입에 갖다 댔다. 나는 내려놓은 술잔을 선의가 입에 대기 전에

얼른 옆으로 치웠다.

왜? 선의가 눈으로 말했다.

안돼, 넌 아직 어려... 내가 눈으로 답했다.


- 아주 막연하고 어떻게 보면 황당하기도 하지만 대략적인 우리 프로젝트의 방향을

내 아들 몽대가 잘 설명했으니 모두 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각자 맡은 역할에 최 선을 다합시다. 분명 쉽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엄청난 난관에 봉착할 겁니다. 사리 사욕을 채우려는 정치권과 탐관오리(貪官汚吏)부터 무지막지한 암흑세계까지

하이에나처럼 달려들 겁니다. 물리치고 이겨내 반드시 성공하여 세상의 판을 다시 짭시다, 새로운 질서로 새로운 세계를 만듭시다!

- 만듭시다!!


모두 베아트리체의 건배사에 환호성을 지르고 호응했다.

모두 술에 입만 대고 잔을 내려놓았는데 아버지만 술을 단숨에 삼켰다.

엄마와 나는 술이 약한 편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말술을 드시지는 않지만 나름 술이

세다. 나는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술이 약했다. 아버지는 만취하면 주사(酒邪)를 부리거나 한 말 또 하는 횡설수설(橫說竪說)은 하지 않는 대신 어느 순간 죽은 듯이 고꾸라져 잤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걸 아버지를 닮았는지 나도 어느 정도 술이 한계에 도달하면 나자빠져 잤다. 지금 마시는 술이 얼음을 넣었다고 해도 2잔째다. 스에마쓰 아야코 집에서 미래의 장인 장모가 될지 모르는, 그 어려운 자리에서, 스에마쓰 아야코 아버지와 엄마 앞에서 2잔 먹고 고꾸라졌듯이 슬슬 신호가 왔다. 장광설을 늘어놓을 땐 긴장을 해서 괜찮았지만, 지금은 게슴츠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가야 한다. 화장실에... 나는 눈을 몇 번 깜빡거려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가려고 일어섰다. 그런데 눈이 번쩍 뜨이는 전혀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

베아트리체가 나에게 다가와 손을 벌려 안았다. 아이구, 내 새끼, 사랑해, 고생이 많겠다, 하며 속삭였다. 그리고 돌아가며 한 사람씩 진심을 바쳐 포옹(抱擁)했다. 일종의 순수한 마음으로 프리 허그(free hug)하듯이... 아버지는 어쩔 줄을 모르다가 베아트리체에게 안기고는 황송해서 거의 혼절하듯 털석 자리에 앉았다. 우리 일곱 명은 돌아가며 도원결의(桃園結義)하듯 안았다. 엄마 차례가 되었다. 나는 엄마를 덥석 안고 수밀도 가슴이 터지도록 안고 흔들었다. 엄마는 숨이 턱턱 막혀도 기분이 좋은지 정신없다며 괜히 그만하라고 앙탈을 부렸다. 수진 누나는 안겨서 말없이 그 큰 눈으로 내 눈을 삼킬 듯이 쳐다보았다. 나는 쑥스러움에 엉큼하게 수진 누나 허리 밑으로 손이 내려가 그 유명한 엉덩이를 만지려다 눈치를 챈 수진 누나가 내 손등을 꼬집었다. 아야, 비명을 지르고 수진 누나를 내려놨다. 모두 깔깔거렸다. 이시하라 유우는 내 앞에서 달달 떨었다. 이 순진한 여자, 성추행했다고 억지 부려 날 파렴치범으로 몰던 그 기세와 당당함은 어디 가고 왜 이렇게 쑥스러워하고 떠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나도 민망하고 쭈뼛거려졌다. 포옹(抱擁)하자니 그렇고 안 하자니 그래서 머뭇거려지고 어색해졌다. 그때 선의가 뒤에서 갑자기 나를 밀었다. 찰나였다. 유우와 포옹하고 불에 덴 것 마냥 화들짝 놀라 떨어졌다. 서로 머리를 주억거리고 바로 다음 동작으로 선의를 안으려고 하자 선의가 비켜나며 한마디 던졌다.


- 죽을래?

- 알았어...


내 대신 이시하라 유우가 얼른 선의와 포옹했다. 근데 여운은 남았다. 수밀도 가슴이 주는 풍만함과 탄탄한 몸매의 요염함이...


- 잘 부탁해...

- 저도요...

- 몽대씨는 엄마가 둘인데...

- 스스로 돕지 않을까요, 하늘이...


선의는 유우의 의중을 알아차리고 서로 간절히 원하면 이뤄지리라, 암시했다.

유우는 고맙다는 말 대신 더욱더 꽉 선의를 껴안았다.

선의는 유우의 등을 위로하듯 살며시 쓰다듬었다.

나는 취하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해서 잰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로 가면서 나는 생각했다. 왜, 유우는 떨었지? 그냥 남들처럼 잘해봅시다, 자연스럽게 허그 하면 될 텐데 부끄러워하냐? 그러니 나도 괜히 부자연스러워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겠고, 내우 하냐? 일본에서도 그런 문화가 있냐? 거기도 사람이 사니까 있겠지, 허 참... 그 알쏭달쏭하네... 동료를 넘어 이성(異性)으로 발전하면 안 될 텐데... 선의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안 돼, 안 돼... 근데 선의가 유우에게 보인 행동은 또 뭐야? 에이 모르겠다.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근데 누가 그랬나,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지랄 염병, 혼자서 장구 치고 북 치고 다하네, 떡 줄 사람 생각도 안 하는데, 킥킥, 근데 왜, 유우가 민망해하지? 고분에서 있었던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소름이 끼쳤나? 그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기나? 모르지, 비상한 인간들 심리는 유리컵 같을 수도 있으니까... 아이고 머리야, 취기(醉氣)인지 모르겠지만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 어디에요?


민교의 카톡이었다.


- 중요한 곳...

- 창원?

- 응...

- 면담?

- O...

- 넌?

- 텐프로...

- 잘한다.

- 영업이 아니고 초청...

- 초청?

- 성제...

- 뭐?! 미쳤어?

- 공갈, 협박, 애걸에, 거머리 입장도 있고 해서...

- 그 새끼 왜 내려왔어?

- 무슨 프로젝튼가 시크리튼가...

- 시크리트 프로젝트겠지...

- 그런 거 같아요...

- 암튼, 조심해... 악마들이니까...

- 씨, 눈물 날란다... 이 손 안 치워?!


핸드폰이 꺼졌다. 민교가 소리를 친 거 보니 성제인지, 거머린지

민교의 허리를 잡은 것 같았다. 킥킥킥 웃음소리까지는 들렸으니...

신경이 쓰였다. 왜? 라고 톡을 해도 답장이 없었다. 조금 있다가...

라고 조금 후에 톡이 왔다.

추행의 주범은 성제였다. 이번에는 추행의 음흉보다는 장난에 가까웠다고 했다.

갑자기 뒤에서 성제가 장난친다고 허리를 잡았기에 놀라 민교가 소리를 친 거라고 했다. 날 안심시키려고 한 말인 것 같기도 한데 그 말을 믿기로 했다.

비록 술집은 텐 프로가 나오는 살롱이지만 초청된 사람들은 부산에서 힘께나 쓰는 유명인사들 부부 동반이라 성제가 개차반 짓은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성제 엄마와 아버지 장제갈에다 여당의 거물들, 고위층 인사들도 있었다고 했다. 그때 극도로 예민해서 그랬다고 했다. SD 소속 가수들과 배우들이 시중을 들었다고 했다. 늙은이들이 마누라 몰래 어린 여자 연예인에게 짓궂은 행동을 해 불쾌했는데, 반면에 일부 연예인들은 연줄을 만들려고 과도하게 스킨십(skinship)을 보여줘 그게 더 불쾌했고 눈살을 찌푸렸다고 했다. 신인 아이돌 그룹 여자아이들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민교가 그날 사고 친 이야기를 자초지종 톡으로 했다.

웨이터가 와서 누가 부른다고 해서 거머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보았다. 키도 크고 잘생긴 중년의 남자였는데 당 최고위원이고 3선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 날 모르겠어?

- 모르겠는데요...


민교가 차갑게 말했다.

남자가 안경을 벗으며


- 나야, 창길이...

- 아, 예...


지금은 은퇴했지만, 당시 내나라당 대표의 보좌관이었다.

손버릇이 안 좋다고 텐 프로에서는 소문난 놈이었다.


- 옆에 앉지...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별일 있을까 하는 생각에 민교는 옆에 앉았다.

민교가 옆에 앉자마자 창길이라는 자가 민교에게 가슴이 더 커졌다,

실리콘은 공업용이냐? 공업용은 부작용이 많다는 등 수작을 부렸다.

민교가 일어서며 그자의 귀싸대기를 때렸다.

안경이 날아갔다.

일시에 분위기는 얼음이 됐다.


- 아니 이년이... 어디서...

- 어따대고 더러운 수작이야, 수작이... 니 마누라 어디 있어?!

조루(早漏)주제에, 올라오기 전에 싸는 인간이 어따대고 개지랄이야!


여기저기서 손으로 입을 막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민교는 하이힐을 벗어가 그자의 머리를 찍으려고 시늉만 하고 나왔다.

창졸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 최고위원은 아니 이년이... 그 말만 되풀이했다.


- 내 안경...


극도의 부동시(不同視)였던 최고위원이 바닥을 더듬으며 안경을 찾았고 성제가 아주

기분 나쁜 표정으로 민교를 노려보며 안경을 주워 최고위원에게 줬다. 최고위원 와이

프는 그 광경을 보고 붉으락푸르락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긴 드레스를 밟고 넘어졌

다. 또 장내는 웃음이 터졌다. 이번에는 대놓고 노골적으로 웃었다. 거머리만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민교는 그곳이 질식할 것 같았다. 꼬투리를 찾다가 그 창길이라는 최고위원이 걸린

거였다. 뒤에 내가 그 사건에 관해 묻자 최고위원이 성희롱적 발언은 했어도 성추행

은 하지 않았다고 민교가 말했다. 오바이트가 날 것 같은 그곳을 빨리 벗어나려고 호

시탐탐 기회를 노렸는데 재수 없게 그 최고위원이 걸려든 거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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