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마을 잡화점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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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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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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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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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군이 되다-7

DUMMY

“아··· 안녕하세요.”


“말을 돌려받으러 왔나요?”


단우는 어제 영주가 주었던 말을 떠올렸다. 안그래도 가게 뒤쪽에 묶어두기는 했는데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해 하던 참이었다. 차라리 영주가 돌려받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아 아닙니다. 영주님께서 말은 선물로 주신거라고 하셨습니다.”


“선물로 받기에는 너무 과한데··· 그런데 어쩐 일로”


단우는 생각해 보면 던컨에게 받은 것이 많다는 것을 떠올리며 에녹의 방문 목적을 물었다. 말을 받아갈 것이 아니라면 그가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자신과는 다르게 평범한 청년으로 보이는 에녹이 버나튼에서 쿠란까지 오려면 빨라도 반나절은 족히 걸렸을 것이다.


“저··· 저를 시동으로 삼아주세요!!!”


단우는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시동이라면 단우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기사의 옆에서 그를 보필하며 기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저는 기사가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주님께서 기사란 부여받은 직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셨습니다. 그날 저희를 구해주시려 오우거를 막아서시던 모습은 저에게는 어떤 기사보다 더 기사셨습니다.”


“아니 그건 그럴 수가···.”


“압니다. 저도 제가 시동을 하기에 나이가 많고 귀족의 자제인것도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받아만 주신다면 옆에서 어떤 일이든 하겠습니다.”


만류하려는 단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녹이 단우를 향해 애원했다. 하지만 단우는 그가 나이가 많다거나 출신이 어떻다거나 하느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로디니아에서 기사를 희망해서 시동부터 시작하는 모험가들이 많지만 그들 중에 실제로 어린 사람은 없었다. 당연히 귀족도 아니었다.


“그런 게 아니라···.”


“당연히 저를 기사로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럴 생각이 없···”




“좀 들어! 남이 말을 하면 좀 들어”


단우는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잘라먹는 녹을 참지 못하고 테이블에서 동전을 집어 던졌다. 에녹은 갑자기 느껴지는 통증에 놀라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서 단우를 바라봤다.


“이런 건 또 왜 못 피하고 난리야”


에녹이 동전에 맞자 놀란 건 단우도 마찬가지였다. 동생놈들이 맨날 가볍게 피해대다 보니 무의식 중에 당연히 동전은 피해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던진 것이었다.


“아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다 알겠는데 나는 기사가 아닐 뿐만 아니라 그냥 잡화점 주인이라니까. 너가 생각하는 것처럼 멋들어진 삶이 아니야”


“알고 있습니다. 저도 단우님이 잡화점을 하고 계시다는 걸 알고 당황했었죠. 그런데 지금 마을 사람들이 단우님을 뭐라 부르는 줄 아십니까? 영웅이랍니다.”


에녹은 아침부터 단우를 어떻게 찾아야 할 지 고민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쿠란 마을 사람들 중에 단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잡화점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놀랐지만 그보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단우를 영웅으로 대한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다. 물론 동생들과 모니카, 레이첼 또한 그건 마찬가지였다.


“어제 쿠란의 영주가 마을을 버려두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백작님께 봉토로 이 마을을 수여받은 기사지요. 헌데 지금 마을의 진정한 기사는 누구입니까?”


“단우! 단우! 단우!”


옆에서 듣고만 있던 모니카가 호들갑을 떨며 단우를 연호하자 단우는 체념했는지 에녹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버나튼의 영주가 너를 아는 것 같은데, 귀족도 아니고 사병도 아닌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단우는 던컨이 자신에게 말을 내어줄 때 콕 집어 에녹을 불렀던 것을 기억했다. 당시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은 아니었다. 던컨이 아무리 좋은 영주라 한들 마을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고 있을 리 없었다.


더군다나 에녹이 별다른 징표도 없이 말을 가져 올 수 있었다는 것도 일반적인 주민으로는 어려운 일이었다. 심지어 방금 하는 말을 들어보면 영주와 사담도 나누어 본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영주님의 미니스테르십니다.”


“미니스 뭐? 그게 뭔데”


단우는 처음 들어보는 단어에 모니카를 살짝 쳐다봤지만 모니카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쉽게 생각하시면 영지의 관리를 돕는 가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사병으로 편제되긴 합니다만 지금은 전쟁 중이 아니니까요”


“뒤를 이어야 하는 건 아닌가?”


단우는 에녹의 부친이 던컨과 가까운 관계인 것을 알자 에녹을 돌려보내는 쪽으로 다시 생각이 기울기 시작했지만 에녹은 손사레를 쳤다.


“세습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미 친형이 영주님의 사병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버님께도 말씀드리고 온 것입니다”


“그래서 나한테 싸우는 법을 배우고 싶다는거야?”


“그게··· 사실 저는 몸 쓰는데는 그렇게 재능이 없어서요. 저는 그냥 단우님께 도움이 되고 싶어서 찾아온 것입니다. 필요하신 일은 말씀만 해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


단우는 잠시 에녹을 주민들과 함께 훈련시킬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렸다. 다른마을 출신의 에녹을 징집시키는 게 복잡하기도 했을 뿐더러 단우는 이번 반란이 주민들의 손으로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었다.


단지 영주를 죽이기만 하는 것이었다면 동생들과 함께 암살을 시도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성공률이 높았다.


“모니카한테 잡화점 일부터 배워. 안 그래도 모니카 때문에 직원을 하나 더 구하려고 했는데 잘 됐네.”


“정말요? 감사합니다 단우님”


에녹은 잡화점 일이나 배우는 것이 뭐가 그리 고마운지 연신 감사인사를 해대었다.


“어디 감히 존함을 부르고 있어! 사장님이라고 해!”


“네 선배님!”


모니카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에녹에게 텃세를 부렸지만 에녹은 보기보다 친화력이 좋은 편이었다.





“이번 일, 마족과 연관성은 없다는 거죠?”


조세희는 아침부터 대전에 내려와 이종족 팀의 강석찬을 닥달중이었다. 그는 오크부서의 팀장으로 오크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위대하신 어머니였다.


조세희는 가끔 오크들이 자신들의 어머니가 이렇게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우락부락한 사내라는 걸 알면 얼마나 놀랄까 생각했지만 오크라면 더욱 좋아할지도 몰랐다.


“마족은 무슨요. 저희도 당황스러워요. 인간팀 입장에서야 단순히 오크들이 인간을 습격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저희도 나름 습격을 당한 입장이라서요”


사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것은 인간 뿐이 아니었다. 오히려 강석찬은 억울한 입장이었다. 브리든 산맥에서 자기들끼리 세력을 유지하던 오크들이 한순간에 밀려나 인간을 습격했다.


인간팀 입장에서야 오크들이 전멸시킨 마을만을 생각하겠지만 피해는 인간보다 오크가 훨씬 많이 입었다.


오크들이 한꺼번에 행동한 것이 아니었던지라 작은 규모의 마을을 찾은 몇 무리를 제외하면 오크가 인간을 죽인 수 보다 죽어나간 오크의 수가 몇배는 많았다.


“엘프인가요?”


조세희는 오크들의 세력다툼이라면 당연히 떠오를 만한 존재를 언급했다. 두 종족은 비슷한 영역에 삶의 터전을 가졌음에도 가치관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 등의 차이로 앙숙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엘프는 아닙니다. 재수없는 놈들이긴 해도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놈들이라서요.”


강석찬은 시도때도 없이 오크들을 괴롭히는 엘프를 떠올리며 잠시 짜증이 났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자신들이 파악한 바로는 오크들을 습격한 것은 엘프들이 아니었다.


“오크들을 공격한 건 정령들입니다.”


“정령들이요?”


조세희는 처음으로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정령들은 로디니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가끔씩 자신들과 친해진 이들을 위해 힘을 빌려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들의 모습조차 잘 보여주지 않는 편이었다.


“정확하게는 산의 정령들인데 아무래도 누군가 그들을 오염시킨 것 같아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난폭하게 변해서 오크들을 공격했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글쎄요. 어쩌면···”


강찬석은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조세희는 그가 무슨말을 하려고 했는지 충분히 알고있었다. 자신도 강찬석의 말을 듣자마자 떠오른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라면... 인간이라면 그런 일을 벌일 수도 있었다.


조세희는 결국 상황에 정확한 실체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한 채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물론 오크들이 마족과 결탁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었지만 강찬석의 말이 모두 진실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물론 강찬석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은 풍기는 분위기로 모든 것을 규정지을 수 없었다.


“삼촌?”


서둘러 본사로 돌아가려는 조세희는 택시에서 내리는 의외의 인물에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


“세··· 세희야”


“오늘 수현이 보러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자신의 딸을 보러 간다고 했던 조성환이 대전에 내려와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조성환의 딸은 미국에서 유학중이었다.


“이종족 팀에 볼일이 있어서··· 너는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크팀에 물어볼게 좀 있어서요. 김기사님은 어디 가시고 택시를 타고 오셨어요? 차 안 가지고 오셨으면 기다렸다가 모셔다 드릴까요?”


“아냐 아냐 좀 오래 걸릴거야. 먼저 올라가거라.”


“그럼 올라와서 뵈요”

조세희는 왠지 자신을 피하려는 듯한 조성환이 의심스러웠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돌아섰다. 자신에게 말해 줄 만한 건이었다면 이미 자신을 붙잡고 한참을 이야기했을 사람이었다.


반대로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말하지 않을 사람이기도 했다. 그녀가 보기에 그는 지금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설마 수현이한테 무슨일이 있나”


조세희는 방금 전 조성환의 표정이 너무나 불안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경우는 그의 딸이 관련되어 있을 때 뿐이었다.


더구나 오늘은 그가 딸을 만나러 간다고 했던 날이었기에 그녀는 더더욱 조성환이 수현이 때문에 대전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키워나갔다.


“수현이도 못 본지 1년이 다 되가네.”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유학갔다는 소리만 들었지 따로 배웅도 못해줬었기에 직접 수현이를 만난 지도 꽤 되었다. 조세희는 너무나 예뻤던 사촌 동생을 떠올리며 본사로 차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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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린든빌 마을-7 22.07.21 23 0 12쪽
44 린든빌 마을-6 22.07.20 28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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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린든빌 마을-4 22.07.18 25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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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반란군이 되다-3 22.07.02 5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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