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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성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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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서
작품등록일 :
2022.06.20 2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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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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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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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019

작성
22.06.2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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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DUMMY

부탄가스, 폭죽, 뿌려놓은 휘발유, 자동차의 엔진까지.

그 모든 것이 합쳐져 하늘에 불꽃을 만들어냈다.


내 붕붕이는 마치 폭죽처럼 펑 터지며 하늘의 별이 되어 사라졌다.

물론 혼자 사라진 건 아니다.


차의 보닛에, 창문에, 트렁크에 발톱을 박아 넣었던 인면조 몬스터들도 폭발에 직통으로 휘말렸으니까.

그리고 나도.


“씨바아알!”


강렬한 폭풍(爆風)에 온몸이 뒤집혔다.

몸이 가눠지지 않는다.

나는 그대로 땅을 향해 흩날리며 추락했다.


쿵!


“끄으으......”


거의 아파트 4, 5층 높이에서 떨어졌지만, 바닥은 푹신한 눈이 깔려 있었기에 고통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작전은 성공했다.

일단 몬스터는 잡았고, 살아남았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몸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끄악! 끄아아아!!!”


나는 눈 만난 맬러뮤트처럼 눈밭에 몸을 비벼 온몸의 불을 꺼트렸다.

폭발을 피해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요정이 내게 다가왔다.


[저기, 괜찮으세요?]


입꼬리가 묘하게 씰룩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주 내가 장난감이지?

그리고 괜찮을 리가 있나. 조금만 늦었어도 빌런 투페이스 될 뻔 했는데.

나는 대답없이 계속 눈밭에 몸을 비볐다.

뜨거워 죽을 것 같다.


[그, 원래 요정이 튜토리얼에 관여하면 안 되기는 하는데요. 조금 미안한 것도 있고 해서 말해드릴게요. 튜토리얼 퀘스트 클리어하면 몸 다 회복돼요. 퀘스트 계속 진행하세요. 포기하지 마시고.]


데굴데굴 구르던 몸이 딱 멈췄다.

미안한 게 있다고? 나 싸우는 거 보면서 쳐 웃던 놈이?

아니. 일단 그것보다.


“다 잡았잖아.”

[하나 살아 있어요.]


요정이 저편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나보다 상태가 더 나빠 보이는 인면조 한 마리가 낑낑거리고 있었다.

내가 처음에 예초기로 갈았던 그놈이다.

죽음이 현재 진행형으로 가까워져 가는 상태. 놈은 삼도천 커트라인에 두 다리를 걸친 채로 셔플댄스를 추고 있다.


“......”


바닥에 떨어진 못총이 보였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간단했다.


[혹시 못 움직이세요?]

“‘못’ 움직여도 ‘못’ 발사할 수는 있어.”

[......]


「당신의 유머에 성좌들이 분노합니다!」

「소드마스터 성좌가 스테이지를 떠났습니다.」


엉기적거리며 기어가 못총을 쥐었다.

남은 못은 3개 정도.

충분하다.

바로 인면조를 향해 방아쇄를 당겼다.

파캉! 파캉!

이미 벌어져 있던 상처에 두 개, 그리고 목덜미에 하나를 박으니 그놈의 숨이 멈췄다.


[소백산맥 스테이지(싱글)의 튜토리얼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최상위 예비 플레이어 : 지성한]

[최하위 예비 플레이어 : 지성한]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요정이 나를 보며 히죽 웃었다.


[축하드려요. 이제 상처 다 나을 거예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온몸이 갑작스럽게 뜨거워졌다.


“......?”


방금전보다도 심한 작열통이 온몸에 인다.

눈동자에 맺힌 세상이 핑그르르 돈다.

마치 마약이랑 사약을 동시에 먹은 기분.

정신이 혼미해지고,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크흑, 켁, 켁!”


나는 강렬한 고통을 느끼며 눈 덮인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당장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몸의 상태.


"끄으으."


온몸의 상처들이 사라진다.

머리가 천천히 제기능을 되찾았다.

그런데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기서 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혹시 그대로 퀘스트를 진행해버리나?

아니면 스테이지를 종료처리 해버리나?

그것도 아니라면.


“......”


역시 사람은 죽을 위기를 겪어야 강해진다더니. 오랜만에 내 머리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나는 곧바로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


“그엑.”


못난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기 직전, 허공의 문자가 바뀌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불가능 난이도 수준의 퀘스트를 클리어하여 추가보상이 주어집니다.]

[지구의 모든 예비 플레이어들이 튜토리얼 1차 퀘스트를 마쳤습니다.]

[지구에 마나가 주입됩니다!]

[2차 튜토리얼 퀘스트까지 남은 시간 : 00:14:54]


요정이 내 곁으로 날아와서 나를 톡톡 건드렸다.


[흠...... 기절해버렸네? 뭐, 튜토리얼 끝나고 치유되면 기절하는 거 평범하니까.]


나는 그녀의 말대로 기절했다.

정확히는 기절한 척.


예상대로, 이년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자, 이제 좀 떠들어 봐봐.

아까전부터 계속 누구랑 떠들었잖아 너.


***


[하하! 맞아요. 원래 튜토리얼은 같은 사람끼리 죽이면서 신파극 찍는 맛인데, 이 남자는 그런 게 없어서 아쉽긴 하죠. 인면조 위장이 너무 뻔했긴 했나 봐요.]


요정의 목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들려왔다.


‘이걸 노렸지.’


방금 전 목숨 걸고 싸우고 있을 때, 요정은 허공에 대고 계속 떠들어댔다.

마치 뭔가를 중계라도 하는 것처럼.

그리고 지금은 내가 완전히 기절한 줄 착각한 건지, 아예 내 머리에 앉아 떠들어댔다.


[음, 그래도 뭐. 이렇게 나약하게 쓰러진 걸 보니까 회귀자 같은 이레귤러는 아닌 것 같네요. 그런 애들 탑에 들어가면 골치 아프니까요!]


대체 누구랑 저리 정겹게 떠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짐작이 가는 놈은 있다.


‘분명 성좌라고 했었지.’


요정이 몇 번 언급했던 성좌가 내가 아는 그 판타지소설 속 성좌인가.

그런데 내 안에 살던 나작신도 원래 이름이 성좌 신 아니었나? 그럼 걔도 성좌인가?


[아, 그래요. 제가 1차 퀘스트 난이도 너무 어려운 걸로 주기는 했었죠. 그래서 ‘탑’에서 적당한 추가보상 줬잖아요!]


이 씨발. 어쩐지 더럽게 어렵더라.


‘그래도 추가보상이 들어왔다는 건 좋고.’


어차피 지난 일이니 넘어가고. 그것보다 계속 탑 탑 거리는 걸 보니까 튜토리얼 끝나면 탑으로 가는 것 같은데.


‘상황 보니까 내가 튜토리얼에서 하는 거 보고 좋은 성좌랑 계약하는 스토리인가 보네.’


[깨워야 하지 않냐고요? 뭐, 자기가 쓰러졌는데 어쩔 거예요. 그것보다 다 다른 스테이지로 가시네?

히히, 다른 스테이지에서 일어나는 살인파티에 비하면 여기는 너무 담백하기는 하죠. 그러면 2차 퀘스트 난이도 드래곤 잡기 같은 거로 올릴까요?]


뭐 씨발? 드래곤?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입술이 움찔했다.


[농담이죠.]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 폭발하면서 무기도 다 잃어서 남은 건 짤막한 대검(帶劍) 한 자루뿐인데, 드래곤은커녕 대형 도마뱀만 튀어나와도 승리를 짐작하기 힘들 것이다.


[2차 퀘스트는 버티기로 해야죠. 원래는 죽은 인간들 부활시켜서 좀비랑 싸우는 건데, 이 남자는 혼자 있으니까 다시 몬스터 소환해야겠네요.

기대된다고요? 저도요. 원래 버티기 미션은 그게 진짜 재밌잖아요. 종료 한 시간 전에 안전구역 사라지는 거. 이 남자는 혼자니까 시간 반쯤 지나면 바로 꺼버리는 걸로 하죠.]


“......”


저런 잔혹한 말을 해맑은 목소리로 하다니. 분노로 이가 갈린다.


‘그래도 좋은 정보 고맙다.’


대충 룰이 짐작이 간다. 몇 시간 동안 몬스터 튀어나오고, ‘안전구역’이라는 곳에서는 몬스터 못 들어오고 그런 거겠지.


‘그런데 종료 전에 없어진다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


몇 초 동안 요정이 말없이 부스럭거리더니, 갑자기 내 귀에 대고 나팔을 불었다.


“으어어아악!”


나는 일부러 천박한 비명을 내지르며 일어났다.

마치 자다 깬 것처럼.


[10분 쓰러져계셨으면 됐죠?]


나는 멍청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제 튜토리얼은 끝난 건가?”


내 멍청한 물음에 요정은 어림도 없다는 듯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설마요. 이제 시작이지. 각설하고, 대충 시간도 됐으니 바로 시작하면 되겠네요!]


그녀가 주문을 외우듯 양팔을 휘젓더니, 이윽고 하늘에 새로운 문자가 새겨졌다.


[소백산맥 스테이지(싱글)의 2차 퀘스트 : 24시간 버티기]

[퀘스트 시작까지 남은 시각 : 00분 21초]


“......꿀꺽.”


1분도 남지 않았군.


[아 참, 성한 씨가 쓰러져있던 시간이 좀 길었잖아요? 그래서 이제야 말씀드리는 건데, 지구에 마나가 들어왔고 성한 씨는 몬스터를 잡아서 레벨 업 하셨어요. 한번 상태창을 외쳐보세요!]


......이건 한 방 먹었다. 성좌들이랑 수다 떨 때 그런 내용도 좀 떠벌거려 주지!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상태창...... 아오 씨발!”


욕설이 같이 튀어나와 버렸다.

분명히 상태창같이 생긴 놈이 튀어나오기는 했다. 힘이나 민첩 이딴 게 적힌 푸른색 홀로그램 창이 떠오르긴 했으니까.

그러나 그것과 동시에 떠오른 문자 때문에 상태창이 가려졌다.


[2차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24시간 동안 살아남으세요! 지정된 구역을 벗어날 시 지속 데미지를 입습니다.]

[퀘스트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 : 23:59]


순식간에 새하얀 눈밭에 빨간색의 장판이 덧입혀졌다.

마치 하얀 빙수에 새빨간 시럽을 흩뿌린 것처럼 전체적으로.

눈이 따가울 정도의 붉은색. 다행히도 내 발밑의 10평 정도 되는 공간은 하얀색이었으나, 딱 그뿐이었다.


[아하핫! 1차 퀘스트 때는 대기 중에 마나가 없어서 몬스터들이 약했던 거랍니다? 이번에 나올 친구들은 조금 강할 거예요. 그리고 성한 씨는 혼자니까 안전구역에도 몬스터가 들어올 거고요! 그래도 디버프는 걸릴 거랍니다!]


대신 그만큼 당신도 레벨업 했으니까 상관없겠죠! 요정은 그렇게 덧붙이며 날개를 파닥거려 위로 올라갔다.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안전구역이 안전하지 않다는 건가.’


상관없다. 어차피 버티는 중에 사라질 구역일 뿐.


‘일단 그것보다.’


얼핏 스치듯 본 상태창 상의 내 레벨은 7이었다. 그리고 레벨이 오른 만큼, 분배할 수 있는 스탯도 있었다.


“......”


그러나 한가롭게 하나하나 고민하며 스탯을 올리고 있을 시간은 없을 것 같다.

지금 눈앞의 땅이 갈라지고 있으니까.


***


“아니 뭐가 튀어나오려는 거야.”


내 발밑의 땅까지 균열이 일어났다.

나는 황급히 뒤로 몇 걸음 물러나 균열의 중심을 응시했다.


「SSS급 헌터 성좌가 난이도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대마법사 성좌가 난이도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천마 성좌가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쿠오오오-


균열의 중심은 내 쪽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다. 그러니까 안전구역 바깥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쳐도 균열 자체가 너무 큰데?’


거의 몬스터가 아니라 건담이 튀어나올 수 있을 정도의 구멍.

설마 요정 미친년이 게이트라도 열려는 건가?

진짜 드래곤? 농담이라며 씨발 새끼야.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쿠구구궁거리는 소리가 커진다.


「테이머(Tamer) 성좌가 미지의 괴수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균열이 펑 터지고, 사방팔방으로 흙과 눈이 흩뿌려지며 압도적인 크기의 몬스터가 솟아오른다.


“아니 이건......!”


땅을 뚫고 창공의 저편까지 높게 뻗어진 놈의 원통형 몸은 마치 지렁이, 아니. 동양의 용을 연상케 한다.

곧이어 괴수의 머리 부분이 갈라진다.

주먹 쥔 양손을 활짝 펴듯, 열 갈래로 갈라지는 입.

방금 혈투를 벌였던 인면조가 칠면조 수준으로 보이는 기괴함.


“하. 하하.”


나는 깨달았다.

저건 용이나 지렁이가 아니다.


초록색 몸통은 줄기.

팔이라 생각했던 것은 가지와 잎사귀.

그리고 갈라진 입은 열 장의 꽃잎이다.

눈앞의 저건 식물. 그중에서도 꽃이다.

그러니까, 진짜 꿈에 나오면 불 키고 자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그로테스크하게 생긴 괴물 꽃.


“......꿀꺽.”


하나는 확실했다.

내가 쥔 이 대검으로는 이길 수 없다.

힘겹게 물리쳤던 절망감이 다시 스멀스멀 뇌속에 뿌리내리려 한다.


“아 진짜.”


욕설과 패배감이 울컥 튀어나오려 하던 그때.


『성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야.』


-끼기기긱.


꽃봉오리가 천천히 고개를 비튼다.

기괴한 소리가 이어지고, 나와 요정이 있는 앞에서 움직임이 멈췄다.

하나하나가 풍차의 날개만 한 꽃잎은 피처럼 빨갛다.

마치 라플레시아 꽃을 연상케 하는 기괴한 놈은 우리를 바라보는 듯했다.


“......뭐야?”


나를 부르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탑 외부의 성좌가 당신을 응원합니다.」


『도와주러 왔어.』


나는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다.

수 년동안, 일주일에 세 번은 밤마다 만났었으니까.


'나...... 작신?'


내게 멸망을 예언해줬던 자그마한 신.

그분이 너무 거대해져서 나타났다.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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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좌가 너무 많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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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화 22.06.30 43 1 13쪽
8 7화 22.06.28 46 2 14쪽
7 6화 22.06.27 52 1 13쪽
6 5화 22.06.25 61 3 11쪽
5 4화 +1 22.06.24 71 4 12쪽
» 3화 +1 22.06.22 85 6 13쪽
3 2화 22.06.21 85 8 14쪽
2 1화 +1 22.06.20 111 8 11쪽
1 프롤로그 22.06.20 117 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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