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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성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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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서
작품등록일 :
2022.06.20 2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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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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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수 :
46,019

작성
22.06.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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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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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화

DUMMY

[퀘스트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 : 23:10]


나는 두 손에 눈을 한가득 쥐어 얼굴에 비볐다.

굳어버린 피딱지가 조금이나마 떨어지고, 그 대신 꽃가루가 내 얼굴에 조금 묻었다.

눈앞의 우두머리 늑대는 숨을 거뒀다.

그 덕분에 나는 8을 뛰어넘고 곧바로 레벨 9를 달성했다.


꾸드득. 콰아아-


“쿨럭.”


레벨업을 했으니 이렇게 몸이 뒤틀리면서 회복되는 과정도 당연한 것이긴 한데......


'이거 진짜 회복 맞나?'


어떻게 늑대한테 가슴팍 긁혔을 때보다 지금이 더 아프단 말인가.

입에서 검은 피가 조금 흘러내렸다.

온몸의 피가 제멋대로 춤추며 파도를 치는 느낌.

그 여파인지, 세상이 핑그르르 돌고 기침이 멈추지를 않았다.


“크으으......”


숨이 턱 막힌다. 안 그래도 위험구역의 화생방 체험판 공기 때문에 역겨웠는데. 게다가 꽃가루도 더럽게 많아서 호흡하기 힘들었는데!

나는 나약한 몸에서 도망치려는 정신줄을 억지로 잡고, 동작 하나하나를 의식하며 숨을 쉬었다.


“습. 스읍......”


우두머리를 잃은 늑대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다. 눈빛을 보니, 내가 쓰러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직 정신을 잃어도 될 때는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상태창을 읊조렸다.


[레벨 : 9]

[투자 가능한 스텟 : 4]


뭔가 더 길게 적혀있었지만,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스텟 하나니까.’


어떤 스텟에 투자할지 고민은 없었다.

어차피 선택지도 세 개밖에 없고.


“힘이랑 민첩에 반반씩 투자.”


우드득. 두근. 두근.

근육이 꿀렁거리며 더욱 존재감이 커졌다.

원래도 탄탄한 몸이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넘어섰다.

그런데도 몸은 더 가벼워졌다. 정말로 게임 속 캐릭터가 된 기분이다.

음.

진짜 나 빙의한 건가? 그럼 이건 무슨 게임이야?


“크르릉!”


순간 빈틈이 보였는지 늑대 몇 마리가 내게 이빨을 들이밀었다.

늑대의 눈빛이 말을 거는 듯 했다.


‘빈틈을 보였구나! 인간!!’

‘보스의 복수다!’


“......”


나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래. 지금 중요한 건 그딴 게 아니다.


“어우 진짜!!!”


나는 맨 앞에서 달려오는 두 마리 늑대의 머리를 낚아채듯 움켜쥐고 박치기시켰다.

으드득, 하고 뼈 부러지는 감촉이 손목을 통해 저릿하게 느껴졌다.

늑대와 나의 레벨 차이는 4. 레벨과 스텟의 차이 덕분인지, 아주 쉬웠다.


“깨갱!!”


그놈을 시작으로 모든 방향에서 나머지 늑대들이 시뻘건 눈빛으로 달려들었다.

가진 무기가 없었기에, 놈들을 상대하는 동작은 아주 간단했다.

어떤 놈은 목을 조르고, 어떤 놈은 불에 탄 자동차의 파편으로 찔러서. 아니면 저편에 떨어졌던 못총을 주워서 힘으로.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위험구역에는 먼지 대신 노란색 꽃가루가 뿌옇게 흩날렸다.

“......후우.”


마지막으로 내게 달려들던 늑대까지 전부 처리하고,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콜록. 콜록. 어우 진짜.”


공기가 더럽게 따가웠다. 심지어 너무 격렬하게 움직여서 꽃가루까지 자욱했다.

어쨌든, 그 덕분에 위험구역에는 한 마리의 늑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졌다.


“얘는 아직 살아있네.”


[수컷 달빛늑대 LV 5]


그 한 마리는 처음에 내가 던진 못총을 맞고 쓰러졌던 놈이었는데. 아직 죽지 않고 스테이지 구석에서 숨만 헉헉거리고 있었다.


“흐음......”


첫 퀘스트에서 급하게 죽였던 인면조가 생각났다.

나는 놈의 외형을 가만히 바라봤다.


「테이머(Tamer) 성좌가 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흐음......”


「테이머(Tamer) 성좌가 테이밍 마스터의 길을 제시하려 합니다!」


“끼잉......”


갑자기 늑대가 고개를 휙 들어 나를 쳐다봤다.


“어우 씨발 깜짝이야!”


나는 곧바로 늑대의 목을 확 비틀었다.


「테이머(Tamer) 성좌가......」


죽기 직전인 줄 알았는데 살아있었네 이거.

이런 기습을 준비하다니. 확실히 몬스터는 맞다는 건가.


「테이머(Tamer) 성좌가 스테이지를 떠났습니다.」

「SSS급 헌터 성좌가 편안해합니다.」


어쨌든, 마지막 남은 몬스터까지 삼도천으로 보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오?”


레벨 10을 달성했다.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어쨌든, 관찰한 결과 깨달았다.

놈의 몸에도 약간이지만 내 주먹과 검에서 일렁거리던 파란색 뭔가가 보였다.

물론 양은 작았다.


“레벨 차이 때문인가?”


싸우면서 알았다. 레벨의 차이는 너무나도 직관적이었다.

1 정도의 차이라면 내가 우두머리 늑대와 안전구역에서 싸웠을 때처럼 어떻게 해볼 겨를이라도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차이가 클 때는 그렇지 않았다.


[퀘스트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 : 22:58]

[히든 이벤트를 클리어 하셨습니다! - 예비 플레이어 중 레벨 10을 10등 이내로 달성하기]

[이벤트 보상으로 상태창에 ‘성좌’ 관련 내용이 추가됩니다!]


성좌인지 뭔지가 추가된다고 하는데, 별로 지금 나한테는 와닿지 않았다.

그저.


“......씨발.”


이제 한 시간 지났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


싱글 퀘스트를 수행하는 플레이어는 보통 1차 퀘스트에서 죽거나, 미진한 성장으로 인해 관심을 끌지 못한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튜토리얼에서는 같은 동족을 잡는 게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니까.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지성한이라는 예비 플레이어는 특이했다.

그는 조금의 경험치라도 더 얻기 위해 안전구역 바깥으로 나가서 디버프 없이 몬스터를 사냥했다.

그 와중에 체력이 4%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레벨업하며 사냥을 이어나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강렬하고도 처절한 사냥들. 지성한의 행동들은 소백산맥 스테이지 성좌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바바리안 성좌 : 오오오오!!!! 이 방의 모든 성좌들에게 고한다! ‘고행의 탑’을 정복한 성좌인 내가 저 남자와 함께 이번 탑을 정복하겠노라!」

「SSS급 헌터 성좌 : 지랄한다. 이 야만인 새끼가. 어디 콩키스타도르 성좌는 없나? 저 새끼 좀 쫓아내게. 어쨌든, 내가 처음부터 침 뱉어놓은 애니까 데리고 갈 생각 하지 마라.」

「대마법사 성좌 : 끌끌끌, 바보끼리 잘들 노는군. 1차 퀘스트 때를 못 봤나 보지? 마법은 상상력이야. 저놈은 마법에 재능이 있다. 내가 성좌로 붙어서 꽃잎을 잡아 뜯어주기만 하면 돼.」

「천마 성좌 : 혀가 더럽게 길구나. 본녀는 조금 더 저 사내를 지켜볼 생각이다.」

「대마법사 성좌 : 네 생각은 아무도 안 물어봤다.」

「빙의자 성좌 : 할배, 그나저나 꽃잎 하니까 생각났는데 저 꽃 뭐야? 원작에도 없던데?」

「대마법사 성좌 : 네가 읽은 알량한 책에 나오던 탑이랑 다른 탑은 전부 다르다고 몇 번을 말하냐. 그것보다 나도 몰라! 어이, 시에르. 저거 뭐냐?」


[몰라여 저도.]


「대마법사 성좌 : 튜토리얼의 요정 따위가...... 이 나에게 말대꾸?」


튜토리얼 가이드 요정, 시에르는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어차피 탑 바깥에서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 못하는 게 성좌들이다.

게다가, 괴팍한 성좌와 실랑이를 벌이기엔 지금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건......’


[긴급 : 울진 스테이지에서 요정 사망사고 발생. 이레귤러 플레이어 식별.]


그녀의 눈동자는 스테이지 관리창의 긴급문자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요정은 생각했다.


‘이건 기회야.’


어디 스테이지에서 요정이 죽었다? 어차피 자신이 죽은게 아니니 상관없다.

그것보다, 저런 거대한 일이 일어난 덕분에 자신의 스테이지의 상황이 묻힐 것이다.


‘운이 좋군.’


지성한은 시에르가 엄선해서 보낸 몬스터들을 전부 처리했다. 심지어 경험치 통으로 삼아서 말이다.

안 그래도 갑자기 솟아난 꽃 때문에 스테이지 폐쇄각 잡고 있었는데, 지성한이 갑자기 매드무비까지 찍어버리니 시에르 입장에서는 속이 탔기 마련.

그런데 때마침 ‘탑’의 시선이 저편을 향해 옮겨갔다.

성좌들도 지금 떠드는 5명을 빼면 전부 불난리 구경하러 스테이지를 떠났다.

갑자기 지성한이 각성해서 이 스테이지를 부수고 그녀의 날개를 찢는 일이 생기는 게 아니면 아무도 이런 산골 스테이지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그냥 적당히 퀘스트를 진행하면 아무도 모르리라.


시에르는 늑대와의 싸움을 끝낸 지성한을 바라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나 지성한이 이거랑 3차 퀘스트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4차 퀘스트인 스테이지 배틀에서 울진 스테이지랑 싸우는 것만 안 걸리면 되겠네 뭐.’


물론 거기까지 가지도 못하겠지. 그리고 지구에 스테이지가 몇 개인데, 하필이면 딱 걸리겠어?

시에르는 그렇게 생각하며 쫑알거리는 대마법사 성좌를 블라인드 시켰다.


***


첫 번째 몬스터 웨이브를 전멸시킨 뒤, 나는 안전구역으로 돌아왔다.


“스읍. 하. 스으읍......!”


어우, 이제야 살 거 같네.

철지난 화생방 훈련에 눈물 콧물 다 흘렸는데 거기에 꽃가루 폭탄까지. 늑대 몬스터보다 숨 쉬는 게 더 죽을 맛이었다.


[히야, 어떻게 다 잡으셨네요? 축하드려요! 편안히 쉬고 있으시면 제가 몬스터 소환할 게요! 이번 거보다 훠어어얼씬 쉬울 테니까 걱정 마시고 쉬세요!]


“아.”


이제야 좀 숨 돌리려고 했는데, 요정이 또 쪼르르 달려와서 시비를 털어버리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년 얼굴색도 왠지 좋아 보인다.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계속 쫑알거리면서 쉬라는 걸 보니, 내가 잠들거나 하면 바로 몬스터를 소환해서 기습할 속셈인 것 같다.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었다.

요정은 무시하고, 현재 내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상태창!”


【지성한(예비 플레이어)


레벨 : 10

힘 : 29 민첩 : 24 마력 : 5

투자 가능한 스텟 : 6(레벨 10 보너스 스텟 2가 추가됐습니다!)

스킬 : 없음

업적 : <이계와 최초 조우자> <위험구역의 학살자>

상태 : 당신을 돕는 모 성좌가 있습니다.

획득한 보상 : 생명의 증표(사용 후 30분 안에 사망 시, 부활합니다./탑에서만 사용 가능)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성좌 :

1. SSS급 헌터 성좌

2. 대마법사 성좌

3. 천마(天麻) 성좌

4. 바바리안 성좌

5. 빙의자 성좌

* 현재 성좌의 퀘스트를 수행하실 수 있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길어졌네.”


맨 마지막 줄의 ‘성좌의 퀘스트’는 유일하게 반짝거리며 클릭해달라 외치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내 옆에는 요정이 와있다. 그렇다는 말은 당장 몬스터가 올 일은 없다는 말이니, 나는 마음 편하게 클릭해봤다.


【‘성좌의 퀘스트’를 고르실 수 있습니다.


1. SSS급 등급측정

2. 폭발형 마법사의 길

3. 천마신교

4. 바바리안 리퀘스트

5. 빙의자(예정)를 위한 특혜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


1. 】


“음......”


이름만 봐서는 뭔 소리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의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 요상하게 ‘1.’만 있고 쓰여진 건 없다.

알아 먹을 수가 없는 내용들 뿐이었다.

마음속으로 나작신을 불렀지만, 지금 뭐가 바쁜 건지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이것저것 눌려보다가 어쩔 수 없이 요정에게 물었다.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


[네! 뭐죠? 이래 봬도 저 가이드랍니다? 물어보면 대답 정도는 해 줄 수 있죠!]


“그...... 성좌의 퀘스트라는 게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이야?”


[아, 저희는 예비 플레이어님들의 상태창은 안 보여서 몰랐네요! 간단해요! 당신을 평가하는 성좌님들이 내리는 서브 퀘스트 같은 거예요!

일종의 도전과제인데, 그걸 클리어하면 튜토리얼 중에 성좌의 능력을 체험으로 사용해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신중히 선택하세요. 딱 하나만 선택할 수 있거든요!!]


요정은 계속해서 떠벌거리며 성좌가 무엇인지, 그 성좌라는 놈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했다.


“......”


그러나 내게는 저 벌레의 말이 와닿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퀘스트 목록


1.

2. SSS급 등급측정

3. 폭발형 마법사의 길

4. 천마신교

5. 바바리안 리퀘스트

6. 빙의자(예정)를 위한 특혜】


“그,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고?”


[네! 어떤 퀘스트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쉬운 거 선택하는 걸 추천 드릴게요! 어차피 어려워서 못 깨요! 그리고 당신 이번 메인 퀘스트도 아직 못 깼잖아요! 그냥 누워서 주무세요!]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며.


......버근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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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좌가 너무 많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 8화 22.06.30 43 1 13쪽
8 7화 22.06.28 46 2 14쪽
» 6화 22.06.27 52 1 13쪽
6 5화 22.06.25 60 3 11쪽
5 4화 +1 22.06.24 71 4 12쪽
4 3화 +1 22.06.22 84 6 13쪽
3 2화 22.06.21 85 8 14쪽
2 1화 +1 22.06.20 111 8 11쪽
1 프롤로그 22.06.20 117 8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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