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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성좌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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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서
작품등록일 :
2022.06.20 21:26
최근연재일 :
2022.06.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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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6,019

작성
22.06.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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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화

DUMMY

【지성한(예비 플레이어)

레벨 : 10

스킬 : 파이어볼(1서클/ 1회 사용 가능) 급속냉동(1서클/1회 사용 가능) 경험치 2배의 축복(고유, 히든/사용 후 5시간 유효)

현재 상태 : 빙의자 성좌의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앞으로 튜토리얼 퀘스트마다 무작위 히든피스가 생성됩니다!】


***


「반가워요! 저는 이 세상의 공략법을 아는 유일한 성좌, 빙의자 성좌예요!」

「나중에 배후성으로 저를 선택하신다면 메인 스테이지에서도 히든피스를 구하실 수 있어요!」

「이번에는 경험치 2배 스크롤인데, 다음에는 더 어마어마한 걸로 준비해 드릴게요!」


나는 다섯 개의 성좌 퀘스트 중 ‘빙의자 성좌’의 퀘스트를 클리어했다.

얻은 특전은 두 개. 하나는 이후의 튜토리얼 퀘스트에서도 무작위 히든피스를 얻을 수 있게 됐다.

4차 퀘스트에서 죽을 수도 있는 내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구미가 당기는 특전.

그리고 다음 특전은 그리 큰 특전은 아니었는데, 별 건 아니고 성좌가 내게 보내는 전언(傳言)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 무슨 특전을 사용하셨길래 성좌의 퀘스트를 중복해서 받을 수 있었던 거죠?」

「그리고 멸망도 대비하셨던 건가요? 설마 회귀자? 아니면 저처럼 빙의자???」


성좌의 전언은 내 시야의 오른쪽에 반투명한 문자로 계속해서 올라왔다.

덕분에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는데, 만약에 퀘스트에서 적당한 히든피스가 없다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까 직접 만들어서 대충 던져놓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마 상당히 고위급 성좌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건 그거고......


‘너무 말 많으시네.’


빙의자 성좌는 거의 5초에 한 번씩 전언을 보냈다. 이 정도면 전언이 아니라 그냥 악질 채팅 수준이다. 심지어 초반의 몇 번을 빼고는 전부 알맹이도 없는 쓸데없는 이야기들.


‘혹시 블라인드 처리나 대화창 사이즈 줄이는 건 안 되나?’


「만약에 다른 성좌들의 퀘스트들까지 중복해서 클리어하시면 어떤 업적이 생길지 궁금하네요! 클리어 응원할게요!」


“아, 네. 감사합......”


다른 성좌들?

불현듯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다른 성좌 퀘스트도 클리어하면 그 성좌들의 채팅도 추가되는 건가?

......만약 그러면 시야 한쪽 가리고 사는 건데.


‘그나마 목소리가 들리는 건 아니라서 다행이네.’


안 그래도 지금 옆에서 빽빽거리는 요정 때문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진짜, 뭔가 구린 것만 없었어도 늑대 주둥이만큼 툭 튀어나온 입 한 대 때렸다.


빙의자 성좌의 채팅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거의 혼자서 시야 반쯤을 가릴 수준.

......어디 과묵한 성좌는 없나?


***


[퀘스트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 : 21:58]


히든피스를 찾고 원래 있던 안전구역으로 돌아올 때 쯤, 요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음! 성한 씨. 성한 씨가 딴짓하는 사이에 몬스터가 소환됐네요! 어마어마한 숫자예요! 지금이라도 4차 퀘스트로 바로 보내드릴까요? 어차피 성좌 퀘스트 하나는 클리어했잖아요!! 당신은 타협하는 방법을 깨달아야 해요!]


“......대답할 가치도 없다 진짜.”


이제 클리어까지 남은 시간은 22시간 정도.

나는 이번에 상대할 몬스터를 떠올렸다.

등장할 적은 고블린 군단.


‘레벨 차이가 심해서 어렵지 않겠지만, 요정이 또 무슨 장난을 쳤을지 몰라.’


기본적인 건 일대 다수지만, 중간 중간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체력의 분배.


‘한 방에, 빠르게 처리해서 내 힘을 조금이라도 비축해놔야 해.’


그렇다면 이 상황에 가장 좋은 방법은 마법으로 한 방에 쓸어버리는 건데.


‘이 1서클 마법 두 개를 어떻게 써야 잘했다고 소문날까.’


나는 빙의자 성좌가 하는 말과 저편의 식물, 그리고 툴툴거리는 요정을 한 번씩 바라보면서 작전을 떠올렸다.

진득한 마력이 느껴진 건 그때였다.


-피슈웃!


군청색의 마력탄 하나가 굉음을 내며 내 옆으로 떨어졌다.

규모는 작았지만, 만약 정통으로 맞았다면 상당히 아팠을 것이다.


‘시작인가.’


나는 마력탄이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푸른색의 마력이 넘치는 곳에서 이질적인 색깔을 띠는 마력의 흐름이 포착됐다.


[이제 낙장불입이에요! 진짜 못 바꿔요! 잘 죽으세요! 전 스테이지 폐쇄할 준비할게요!]


「당신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세요.」


요정은 내 멸망을 기원하듯 꺄르르거렸고, 빙의자 성좌는 등급 평가하는 심사관마냥 거드름을 피웠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꽃가루에 손을 문지르며 생각했다.


‘미안한데 내 원픽 성좌는 이미 정해져 있어서.’


이윽고, 화살 비와 함께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


“케륵.”

“인, 간. 죽인다 케륵!”


초록색의 피부와 1미터를 조금 넘는 듯한 키. 그리고 살육에 굶주린 새빨간 눈동자와 뾰족한 귀까지.

나작신이 말했던 대로, 이번 몬스터는 ‘군단’이라 불릴 만한 숫자의 고블린들이었다.


맨 앞줄의 고블린들은 낡아빠진 방패를 들고 있다. 뒤 열의 놈들은 활을 쏴대고 있고, 몇몇 고블린은 아예 흉갑까지 완벽히 갖춰 입은 채 거대한 창을 휘두르며 전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쓸모를 짐작할 수 없는 몽둥이를 들고 거적데기를 두른 고블린도 몇 마리 보였다.


숫자는......

잘 모르겠다. 그냥 더럽게 많아 보인다.


「300마리 정도네요! 조금 많은 거 같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하네.


“흐읍! 씨발!”


나는 화살을 피하기 위해 안전구역 안을 지그재그로 뛰었다. 화살 몇 개가 팔을 스쳤다. 더럽게 아팠다.

그래도 늑대에게 물렸을 때에 비하면 그리 아프지는 않았다.


“끄으읍......!”


팔뚝에 벌어진 상처를 눈으로 훑었다. 뼈는 안 보이고 살만 적당히 파인 걸 보니 얕은 상처다.

나는 이빨을 꽉 깨물고 놈들의 이마에 적힌 레벨을 확인했다.


[고블린 전사 LV 5]

[고블린 궁수 LV 5]

[고블린 기사 LV 7]

[고블린 메이지 LV 7]


늑대 때랑 비교해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레벨. 차라리 방금 전의 늑대랑 비교해보면 낮다고 봐도 되겠지만.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그리고 저놈들은 방금 늑대들보다 조직적이겠지.’


나작신은 고블린 군단에 대한 파훼법도 설명해줬었다.


‘조직적이지만, 어차피 한 번 웨이브마다 100마리 정도씩 몰려서 올 것이다. 첫 몬스터 만났을 때 우두머리 늑대를 안전구역 바깥에서 잡아서 레벨업을 했다면 상대하는데 어렵지는 않을 거다.

가장 중요한 건 고블린 기사들을 먼저 잡는 것. 놈들만 미리 잡으면 나머지는 오합지졸일 것이다’


문제는 나작신이 말했던 파훼법은 100마리를 상대할 때 기준이라는 문제가 있다.

지금도 통용될지 모르겠다. 벌레 같은 요정 년이 심술을 부린 덕에 세 번의 웨이브가 겹쳐서 300마리 군단으로 와버렸으니까.


‘그렇지만 나도 그냥 레벨만 높은 건 아니지.’


내 무기가 두 주먹뿐이었다면 상당히 큰일이었겠지. 그러나 아니다.

지금 내 무장은 못총(탄약 없음) 하나와 일회용 마법 두 개, 그리고 고블린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스텟. 화룡점정으로 ‘비인간형 몬스터 대상 데미지 증가’까지 있다.


‘해볼만 해.’


방금 얻었던 스크롤을 꺼냈다.


“일단 싸우기 전에 경험치 증가부터 받아볼까.”


나는 망설임 없이 스크롤을 부욱 찢었다.

새파란 빛이 흐르며 내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지금부터 5시간 동안 얻는 모든 경험치가 2배가 됩니다!]


“케르르륵!”

“이 새끼들이?!”


나를 향해 고블린 전사들이 앞장서서 달려든다.

맨 앞으로는 방패를 든 고블린, 그리고 뒤를 이어 잘 벼려진 창을 든 고블린 기사들까지.

거의 1대 100이 넘는 숫자 차이.

그러나 놈들의 레벨은 안전구역으로 들어오자마자 3과 4의 레벨로 바뀌고, 온몸의 힘이 줄어든다.

고블린 기사 하나가 내게 창을 집어던졌다.


‘고맙다!’


나는 공중에서 그걸 캐치하듯 잡고, 코앞에서 더러운 손톱을 휘두르는 고블린들을 향해 휘둘렀다.


“케르륵!”

“케악!”


방패가 짓이겨지고 고블린이 쓰러진다.

빠르게 올라가는 경험치. 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나와 놈들의 레벨 차이는 두 배 이상. 압도적이었고, 방금 늑대들을 상대할 때보다 쉬웠다. 정말 말 그대로 잡몹만 상대하는 느낌. 가끔 날아오는 마력탄과 화살만 조심하면 문제는 없었다.


‘이거, 바바리안 성좌 퀘스트 쉽게 깨겠는데?’


차라리 마법 한 번 못써보고 다 잡아서 마법사 성좌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나는 너무 휘둘러서 부러져버린 창을 바로 앞의 고블린에게 박아버리고, 놈이 들고 있던 검을 잡아들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거, 너무 쉽다.


수상할 정도로.


***


「바바리안 성좌 : 오오! 조금 있으면 육탄전으로 처치한 몬스터의 수가 50마리를 넘는다! 내가 저 사내와 함께 탑을 정복하리라!」

「SSS급 헌터 성좌 : 아 왜 시시하게 안전구역에서만 싸우냐. 그런데 쟤 창은 잘 쓰는데 검은 잘 못쓰네. 레벨 딸렸으면 죽었어.」

「대마법사 성좌 : 어차피 마검사로 키울 것도 아니다! 무기는 못써도 돼.」

「천마 성좌 : 그것보다 요정아. 큰소리 떵떵 친 거 치고는 몬스터 웨이브가 너무 쉬운 것 아니더냐? 하품이 나는구나.」

「빙의자 성좌 : 지금 내 플레이어가 목숨걸고 사투 벌이고 있는데 하품이 나와요?!」

「SSS급 헌터 성좌 : 쟤가 왜 네 플레이어냐. 어차피 성좌의 퀘스트만 끝난 거지 아직 배후성 선택하려면 한참 남은 거 모르냐 이 얍샵아?」

「빙의자 성좌 : 허, 얍삽이요?! 히든피스랑 기연은 정당한 거라고요!!!」

「SSS급 헌터 성좌 : 내가 쟤 배후성되면 일단 히든피스로 얻었던 거 전부 뱉게 할 거다 진짜.」


요정 시에르는 지성한이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지성한이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였지만, 숫자가 숫자인 지라 상당히 치열했다.

바로 옆의 성좌 채팅창에서도 치열한 (입)전투는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에르는 이제 이 한심이들을 컨트롤하는 것은 포기했다.


지성한은 군인이 아니라 용병이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싸웠다.

검이 부러지면 상대의 방패를 뺏어서 찍어버리고, 고블린 한 마리를 통째로 들어서 후방의 궁수들에게 집어던지기도 하고, 창으로 한 번에 고블린을 세 마리 찔러서 꼬치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레벨은 벌써 12.

누군가가 시에르를 본다면 예비 플레이어에게 경험치를 퍼줘 버린 호구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계획이 다 있었다.


‘후후훗. 전부 계획대로야! 그렇다면 지금쯤 시도해볼까?’


전투가 일어난 지 벌써 삼십분.

그녀는 두 손을 들어 보랏빛의 마나를 만들어냈다.

그 마나는 먼지처럼 흩어지며 고블린 메이지들에게로 흘러들어갔다.

시에르의 눈매가 호선을 그렸다.

그를 당황시킬 거짓말을 혀 위에 올렸다.


[지성한 씨! 이걸 어쩌죠?! 비상 상황이에요! 스테이지의 마나가 어긋나서 몬스터 변이가 일어났어요!]


물론 자작극이지만, 예비 플레이어인 지성한이 알면 뭐 어쩔 건가.


「SSS급 헌터 성좌 : 진짜 쟤도 고생이다. 나였으면 그냥 죽인다.」

「대마법사 성좌 : 뭘 어떡하겠나. 요정들의 규칙상 ‘예비 플레이어가 자신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아니면 먼저 공격할 수가 없다는데.」


요정의 외침을 들은 지성한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도 보인 것이다.

이질적인 보라색의 마나. 마치 별빛처럼 반짝이는 그것들은 고블린 메이지들에게로 흡수되고 있었다.


[고블린 메이지가 진화합니다!]

[고블린 네크로맨서 LV 9]

[고블린 시체들이 LV 7 스켈레톤으로 부활합니다!]


“스켈레톤?”


방금 가슴을 꿰뚫었던 고블린이 희번덕거리며 일어났다.

지성한은 잠깐 당황했다.

그의 표정을 본 시에르는 낄낄 웃으며 그를 조롱했다.


“이런! 네크로맨서! 그런데 또 한국인들은 네크로맨서에 환장한다면서요?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죽어도 해골병사로 살 수 있어요!! 고블린 군단의 인간 스켈레톤, 낭만적이네요!!”


「SSS급 헌터 성좌 : 솔직히 네크로맨서 못 참기는 하지.」

「빙의자 성좌 : 흠, 성한 씨 근데 별로 당황하지 않는 거 같은데?」

「천마 성좌 : 호오, 뭔가 계획이 있는 건가. 역시 파천의 싹이로다.」


안타깝게도 시에르는 성좌 채팅창을 보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스켈레톤 고블린을 지긋이 응시하는 지성한에게만 꽂혀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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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22.06.30 43 1 13쪽
8 7화 22.06.28 46 2 14쪽
7 6화 22.06.27 5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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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1 22.06.24 7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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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22.06.21 84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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