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잘 부탁드립니다.
프롤로그.
***
[지금 이세돌 선수가 좀 열세인 상황인데요... 아 돌을.. 던진 것 같은데요.]
세기의 대결이라고 불리던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
인간의 대표로 나선 이세돌은 280수만에 마지막 5번기에서 기술의 대표로 나선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패배를 시인하는 돌을 올려놨다.
복잡한 지능 대결의 끝판왕인 바둑에서 결코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바둑을 좋아하는 일반인과 프로기사들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 충격만큼이나 세상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열광했고 또 열광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이라도 열릴 것처럼..
그리고 이런 붐을 타고 제 2의 알파고는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각자 자기만의 인공지능을 개발했지만... 내 피부에 와 닿는 건 없었다. 딱 하나만 빼고..
“이번에 새로 나온 게임 크로스 컨트리라고 알아?”
고등학교 동창이자 불알친구인 창식이에게 수화기 넘어 들려온 게임 크로스 컨트리.
“아니. 몰라. 왜?”
일요일 오후.
방구석에 누워서 티비 채널만 돌리던 나는 별 감흥도 없이 대답했다.
“야 이 게임이 주요 몬스터나 퀘스트에 AI 시스템을 개별 적용해서...”
그 뒤로 창식이는 어쩌구 저쩌구 했지만 당최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사실 별로 관심이 없으니, 생각 없이 들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래도 한 가지 내 귀에 쏙 박히는 말은 AI.
마침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AI에 대한 보도는 약간이나마 내 흥미를 잡아 당겼다.
손에 들려있던 리모컨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허리를 세웠다.
“그래서. 같이 하자고?”
내 목소리에 긍정의 어조가 들어있다고 생각했는지, 창식이는 게임회사 광고주처럼 목소리에 확고한 확신을 담아 말했다.
“응. 나도 이제 막 시작했는데 생각보단 재밌어. 너도 같이 할래?”
쓰윽 치고 들어오는 창식이의 말에 그저 웃음만 나왔다.
내가 창식이를 모를까?
분명 저 새끼 친구 초대 같은 걸로 뭔가 콩고물을 먹으려고 나를 끌어들이는 것이 분명하기는 했지만,
AI로 만든 게임이라..
별로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살짝 고민은 있었다.
그래도 어릴 적 같이 불알까지 까놓고 지내던 창식이에 대한 의리 조금과, AI에 대한 흥미 조금 그리고 이제 막 취업에 성공한 내 스스로에 대한 보상 조금을 합쳐서 그저 가벼운 취미거리로 창식이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 게임을 했던...
.
.
.
6년이 지난 지금.
분명이 마왕 소환서를 얻고, 소환가능 시간이 조금 남아서 기다리다 잠시 잠들었는데..
왜..내가 여기에 들어와 있는 거지?
그것도 본캐도 아닌 서브캐로...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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