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김 유하(여주들의 나들이)
외출하고 돌아온 커플이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며
아무 말 없이 각자 방으로 들어간다.
이 모습을 본 김 유하가
그들의 러브스토리를 읽다가. . . 이내 핸드폰을 꺼버리고
아연의 방으로 가 노크를 한다.
"똑똑."
김 유하는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 방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 간다.
청순한 외모와 닮은 방에서 아연이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있다.
김 유하가 아연의 시선이 닿아 있는 침대 천장을 한 번 슥~ 보고,
세린이와 만남에서 톡으로 전하지 못한 감정들을 얘기한다.
"우리 세린이가 나한테 먼저 말을 걸어왔어."
김 유하의 말에 아연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는다.
"뭐?! 정말?
세린이가 그런 아이가 아닌데. . "
김 유하가 화장대 의자를 침대 가까이 가져와 앉는다.
"응.. 우리도 어느 정도 세린이를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봐.
나도 세린이가 먼저 말 걸지 모르고 새벽부터 연습했잖아."
아연이 청춘 드라마에 나오는 여주인공처럼 긴 머리 결을 뒤로 넘긴다.
"그래서 세린이랑 뭐했어"
"음 . . 내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샐러드 집으로 갔어.
거기서 대화를 조금 하고, 헤어졌어. "
"응? 좀 더 얘기해바.!"
"아.. 그러니깐.
정글에 간다면 나를 데려가고 싶데~
흐흐흥
또. .
나에게 꿀 발라 놓은 거 같다고.
세린이도 나한테 말 걸어놓고 살짝 놀라 했어~"
"햐.. 좋았겠다. "
"느낌이 이상해. 세린이랑 있으면 계속 웃게 돼. .
이상해. .
세린이가 나를 정글에 데려가고 싶다고 얘기했지만,
나는 세린이를 내 세상에 데려가고 싶다고나 할까?
우린 대화할 때 같은 맘이었어. "
아연은 침대에 다시 누워 천장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자,
김 유하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어본다.
"너희들 괜찮아?
너야 말로 얘기해봐.
세기의 커플이 왜이리 냉랭해?"
"흣. 운명인 우리에겐 그런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
김 유하가 운명이라는 말에 경멸하는 표정을 짓는다.
"오놉.! 오늘 그 운명! 오늘 한번 교환해 볼까?"
"응? "
"이 세계에 와서 단 한 번도~ 난 놀아본 적이 없어 너무 답답해!
어떻게 생각해? "
아연의 표정의 변화가 없자, 여러 방면으로 자극을 준다
"신기 하단 말이야. 둘이 그리도 찬 바람이 부는데, 매일 붙어 다녀~
아차차. 운명이란 그런 건가?
보이지 않은 수갑을 찬 느낌?!
남들과 어울려 본적 있어?
"어울려 본적? "
아연이 김 유하의 말에 점점 동요되고 있다.
"다른 이들과 어울려 본적이 오래 되긴 했어. ."
"그거 딱 외도 뭐 이런 거 맞지? 운명도 인연도 어쩔 수 없지.
너희에게 주어진 길고 긴 인생!
그럴 줄 알았지. "
김 유하의 장황된 설명에 아연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웃는다.
"뭐지? 그 표정은?
외도가 아닌 거 아니지?
그 수많은 세월 동안? 설마.. "
아연이 일어난다.
"가자. "
아연의 응답에 신이 난 김 유하가
아연의 옷장에서 아연만 소화 할 수 있는 순수한 옷들을 보고 얘기한다.
"오늘은 이런 느낌 말고, 다르게 놀까?"
"응, 그래 다르게"
아연이 반박하지 않고 순순히 수긍한다.
김 유하가 아연을 데리고 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데려간다.
본인 방에 있는 옷들을 아연에게 몇 개 입혀보고 결론을 내린다.
"안되겠다. 나가자."
아연은 다시 본인의 옷으로 갈아 입고
함께 1층으로 내려 온다.
"어 잠깐, 얘기하고 올게. 기다려."
"응? 설마 놀러 가는 거 보고하게? "
"응 "
"노우~
오늘은 이 언니가 보호자니깐 다른 보호자는 없어도 돼~"
"잠깐만 "
다시 아연이 김 유하를 불러 세운다.
"와이~~~??"
"우리 돈 없잖아~"
강 건우에게 건네주지 못한 한 우성의 블랙카드를 꺼내 보여준다.
"아까 주는 거 깜박했어. "
"와우. ."
둘은 눈빛을 교환하며 집을 나온다.
큰 길에서 택시를 잡고, 기사에게 김 유하가 목적지를 얘기한다.
"백화점으로 가주세요~."
"네에~ 손님"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손님들을 확인하고 출발한다.
백화점 앞에 도착한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김 유하와 아연이 오늘 만큼은
같은 마음이 되어 본다.
여자들만의 쇼핑이 시작되었다.
순수하고 청아하고 깨끗한 아연의 외모에 다채로운 색감이 더 해져, 짙어지고 있다.
"너 이런 건 한번도 도전 안 해봤지?"
김 유하가 세렝게티 동물무늬가 들어간 옷을 보여준다.
"뭐 비슷한 무늬로 입어봤어.
옛날에. . . "
"와우~ 정말?"
아연의 말에 의아해 한다.
"역시 오래 산 사람은 틀리구나~"
김 유하의 말에 아연이 웃는다.
김 유하가 물어 본다.
"그럼 오늘 여자들만의 일탈 속에 다른 이의 만남을 앞두고 넌 뭘 입을 거야?"
"난 이거!"
아연이 단박에 오늘 입을 의상을 고른다.
"와우~ "
김 유하가 아연이 고른 의상에 만족하며 박수를 친다.
둘은 명품관으로 내려와 보석으로 치장하고,
짙게 화장까지 마친 아연은 청순 여신에서 고양이 여신이 되었다.
메이크업까지 마친 아연의 모습에 김 유하가 감격을 하며 말했다.
"아시겠지만, 여자의 변신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어.?
어때 아연? "
전신 거울에 비친 아연의 눈빛이 달라졌고, 그런 모습을 김 유하는 즐기고 있다.
"오랜만에 해보니 어색하다. . . 좋아. ."
"좋아~ 가볼까?"
"꼬르륵~"
쇼핑을 열정적으로 한 여자들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그 둘은 함께 웃으며, 일탈을 잠시 접고 아연이 묻는다.
"뭐 먹을까?"
"고기 어때?"
"가자~"
둘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 오늘 집에 들어 가지 말까? "
아연의 파격적인 제안에 김 유하가 냉큼 받아 들인다.
"응?! 어. . 그러자!
누가 보면, 이 언니가 청순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를
어둠의 길로 인도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거
와우 정말 의외인데. "
"우리가 딱 그래 보이긴 해~ "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이담이 잊혀지기라도 한 거야?
아님
취향이 바뀌셨나? "
"내 취향은 바뀌지 않아~ 운명이 거든. "
"아. . . 운명~"
"정말 외도는 한 번도 안 해봤어.?"
"으응."
"그럴 시간이 참 많았잖아
눈 돌릴 시간. 근데도 다른 남자와 없었다고?
와우~ "
아연과 반대성향을 가진 김 유하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과 이럴 수 없다는 표정이 공존했다.
주문한 음식이 서빙되고, 스테이크를 먹으며 그들의 대화는 계속한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