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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만 탱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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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순딘이
작품등록일 :
2022.06.30 21:17
최근연재일 :
2022.07.25 16:5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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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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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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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화

DUMMY

"엔드씨는 가보셨죠? '어린양들의 무덤'"


앙갈라와의 대화가 떠올라 한 질문.

하지만 애매모호한 대답만 돌아왔다.


"가보았지. 하지만 다시 가기에는 너무 오랜만이라 미안해."

"네?"

"그래도 자네들이 선택한 거니 가야겠지."


현무의 마을에서 서쪽으로 갔을 때 오두막집이 하나 보였다.

던전이라고 생각할 만한 장소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일까요? 없는 것 같은데."


엔드씨는 자연스럽게 오두막집으로 들어갔다.


"이곳이네. 지하로 내려가면 있어."


엔드씨의 말대로 오두막집으로 들어갔을 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다.


"들어가겠습니다. 하지도 들어갈 준비 됐어?"

"어."


계단은 한 명씩 내려가야만 했다.


좁은 계단을 다 내려갔을 때 커다란 동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


그리고 보이는 무덤들.


"무덤이 있네요. 이곳에는 이런 게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사는 곳에는 무덤이 있기 마련이지. 이곳도 많이 음산해졌구만."


사람들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오지를 않았나 봐요. 앙갈라가 말했거든요. 보스몬스터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처음부터 없었어. 보스라는 건.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지."

"네? 그러면 왜?"


끼~~~~익.


천장에서 들리는 기분 나쁜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천장에는 수많은 박쥐가 매달려 있었다.


"뭐죠?"

"뱃맨. 박쥐를 모르진 않겠지?"

"알아요. 몬스터인가요?"

"하지만 공격하지는 않을 거야. 이곳이 원래 집이니까. 우리가 건들지만 않으면."


소름 끼치는 소리를 지나치자 동굴이 끝이 나타났다.


동굴의 끝에서 우리는 커다란 무덤을 발견했다.


그리고 무덤 앞에는 주머니가 있었다.


"정말 보상이 있기는 하네요."

"다행이군. 그럼 아직 어린양들이 있다는 소리이니까."


무덤 뒤에서 갑자기 아이들이 나타나 모습을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순서대로 나온 아이들은 갑자기 달려들었다.


방패를 꺼내려는데 엔드씨가 내 손을 잡았다.


"내 친구들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엔드씨를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와.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전 또 던전을 깨러 온 사람인 줄 알고 숨어있었잖아요."

"오랜만이야. 미유. 그런데 식구가 많이 생겼네."

"네. 동생들이 생겼어요."


미유의 뒤로는 초등학생 혹은 유치원생처럼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겁을 먹고 서 있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안 오지?"

"네. 사람들이 올때마다 무덤 뒤에 몸을 숨기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덤 앞에 꼭 돈을 놓거든요."

"그 거북이가 아직도 많이 도와주나 보네."

"네."


거북이라면 분명 현무를 말하는 거였다.


"다행이구나. 아직도 나갈 생각이 없는 거니?"


엔드의 말에 미유가 대답했다.


"아직은요. 저희끼리는 올라갈 수 없잖아요. 현무의 마을도 사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온 거라 더 이상은 저희 같은 아이들을 데리고 갈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여기가 더 편해요."

"마을로 가서 지내는 게 더 편할 텐데."

"아니에요. 가면 또 이상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해 결국 끼어들고 말았다.


"엔드씨.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엔드씨는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가 보고 들은 대로야."

"그러니까 여기는 던전이 맞죠? 분명 앙갈라씨는 이곳에 보스몬스터가 있다고 그랬는데."

"있었지. 그게 나였으니까."

"네?"


미유와 아이들은 무덤가에서 나와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내가 보스몬스터 역활을 한 거지.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쉴 곳이 필요했으니까."

"그게 가능한가요? 아무리 엔드씨라고 해도."

"그래서 현무에게 부탁을 한 거지. 마지막 던전을 깨러 가기 전에. 이곳에서 원래 있던 보스몬스터를 없애 달라고. 그가 이 마을의 관리자였으니까."


그랬었구나. 그래서 앙갈라씨가 그랬었던 거였어.


엔드씨가 마지막 던전을 깬 후로 보스몬스터가 나오지 않았다고.


"그럼 그전에는 보스몬스터가 계속 생겼던 거예요?"

"응. 그랬지. 하지만 나오는 족족 내가 없앴으니까."

"그리고 누군가가 이곳에 오면 그 사람들도 내쫓고?"

"내 모습을 보기도 전에 사람들을 기절 시켰으니 사람들은 엄청 강한 보스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미유는 이번에는 하지의 손을 잡고 무덤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무덤들은 뭐죠?"

"이 곳에서 사라져간 아이들을 기억하려고 만든 거라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갔다.


"진작에 말씀해주시지 그러셨어요?"

"아이들이 없으면 내 추억은 그저 환상일 뿐이니까."

"이 돈은 가져가지 못하겠네요."

"아니야. 이것도 내가 아이들에게 마지막 던전에 가기 전에 주고 간 거니 상관없어. 보상을 받으면 사람들이 금방 사라지니까."


촥. 촥. 촥.


우리가 왔던 곳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기계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들려오는 발소리는 군인들을 연상케 했다.


"누가 오나 봐요?"

"모험가들인가? 아직도 오는 사람들이 있었구만."


엔드씨는 미유를 불렀다.


"미유야. 무덤 뒤에 숨어있을래? 손님이 온 것 같아서 말이야."


그 말에 미유와 아이들은 무덤 뒤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나타난 건 바로 앙갈라였다.


앙갈라의 뒤에는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 중갑을 착용한 채 다양한 무기를 들고 있었다.


"역시 이곳에 있을 줄 알았네."

"네.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여긴 어떻게?"


앙갈라의 시선은 내가 아닌 엔드씨와 하지에게 향했다.


"던전을 알려준 자의 걱정이라고 할까나. 그런데 사신이 두 명이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같이 온 사람들이 무기를 꺼내 우리를 향했다.


"그게 사정이 있어서요. 그리고 이 사람들은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나쁜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앙갈라의 표정에서 살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건 자네 생각이 아닌가? 사신들은 언제나 이세계에서 위험한 법. 그리고 특히 저남자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해 보이고."


엔드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분들은 저랑 같이 파티를...."

"거기까지."


앙갈라는 내 말을 가로막고는 등뒤에 있던 도끼를 꺼냈다.


"자네만큼이나 우리도 살아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야. 하지만 사신들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않나? 지금 죽이지 않으면 나중에 자네의 목숨을 노릴거 야."


하지도 단검을 들었지만 엔드씨만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일부러 저를 여기로 오게 한 건가요?"

"미안하네. 사람들이 많이 없는 곳이 필요했네."


앙갈라는 대답이 끝나는 동시에 하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미유가 갑자기 모습을 나타냈다.


"이분들은 저희를 도와주시는 분이에요. 제발 그만 하세요."


앙갈라의 도끼는 하지의 앞에서 멈추었다.


하지의 단검 역시 앙갈라의 심장에서 멈추었다.


"뭐지? 이 아이들은. 이곳에 사람들이 있었던 건가?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나는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의 자초지종을 설명해야만 했다.


물론 엔드씨의 이야기는 빼고.


"아이들이 있었다니. 그건 몰랐는데. 이곳은 너무 위험한 곳이야. 우리가 데리고 가겠네."


움직이지 않던 엔드씨가 앙갈라를 가로막았다.


"자네를 어떻게 믿지?"

"사신보다는 믿음직하겠지. 어차피 이곳에서 더 이상 사신을 볼 수 없겠지만."


터벅터벅.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던 와중 한 인물이 동굴 저편에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머리의 남자. 중갑 대신 녹색 옷과 바지를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앙갈라는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현무님. 여긴 어떻게?"


현무라고? 그럼 저 남자가 그 거북이?


"그냥 심심해서 왔어. 그리고 현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

"모든 길드장에게는 관리자의 칭호를 붙이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아. 현무가 아니었구나. 현무 길드의 길드장이였어.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동안 현무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래. 마음대로 불러. 그건 그렇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네. 그렇지?"

"아닙니다. 사신들은 저희가 처리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앙갈라에게 다시 소리쳤다.


"그러니까 이 사신들 은...."

"알고 있어. 흥분하지마."


현무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무도 들리지 않게 속삭였다.


"날릴 수 있지?"

"네?"

"꿀밤을 날려줘."

"당신은?"


현무가 뒤를 돌아 앙갈라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하자. 앙갈라와 내기를 해서 이기면 너희들을 모두 보내줄게. 그리고 저 아이들은 모두 우리가 데리고 잘 보살펴줄게. 어때?"

"무슨 내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사신과 붙으면 둘 중 하나는 죽을 테니까 그건 안돼고. 이렇게 하자. 저 검은 방패를 든 사내와 한판 붙는 거지. 그래서 이기면 우리가 내기에서 이기는 거야. 어때? 사신 아저씨?"


엔드씨는 현무의 눈을 바라보고는 미소 지었다.


"나쁘지 않군."

"저 남자가 죽으면 당신도 위험할 텐데."

"믿어야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


현무와 엔드씨는 앙갈라와 나에게 무대를 양보해주었다.


앙갈라는 도끼를 든 채 말했다.


"저번과는 다를 거야. 이 모든 건 자네를 위한 거니까. 이해해주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지켜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요."


앙갈라는 갑자기 입고 있던 중갑들을 벗었다.


"이래야 공평하지."

"감사합니다."


현무는 내기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우리들을 쳐다보았다.


"준비돼면 말해. 앙갈라는 저 힐러인 척 하는 탱커에게 쓴맛좀 보여주고."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왠지 관상이 고집이 세게 생겼잖아."


심호흡을 했다.


앙갈라의 도끼의 강함은 이미 느꼈다. 그리고 내 기술이 통하지 않음도 이미 알고 있었다.


"현무님 전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시작하셔도 됩니다."


현무는 나를 쳐다보았다.


"넌? 시작해도 되겠어?"

"아직이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농구 결승할 때도 이렇게 떨리지는 않았는데. 막상 엔드씨와 하지의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그때 하지가 천천히 다가왔다.


"괜찮아. 너무 떨지 마."

"그래도 내가 지면 네가 위험할 거야."


하지는 미소 지었다.


"난 네가 아니었으면 이미 죽은 목숨이야. 그러니까 지금 죽어도 괜찮아."

"아니야. 지금 죽어도 괜찮은 사람은 한 명도 없어. 됐어. 이제 떨림이 다 사라졌어."


나는 현무를 바라보았다.


"저도 준비가 다 됐네요. 이제 시작해도 됩니다."


현무는 나와 앙갈라에게 다가오더니 소리쳤다.


"그럼 우선 일동 묵념."


모든 사람이 현무를 의아한 듯이 바라보았다.


"여기는 어린양들의 무덤이잖아. 아이들이 놀라지 않게 양해는 구하고 시작하자고."


고개를 숙인 현무를 따라 모두 고개를 숙였다.


'맞아. 이곳은 너희들의 집이겠구나. 미안해. 조금만 시끄럽게 할게.'


고개를 든 순간 현무가 소리쳤다.


"시작."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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