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마존은 무림맹에 실망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소종
작품등록일 :
2022.07.05 18:01
최근연재일 :
2022.09.05 18:03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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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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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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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8화. 종막(終幕)

DUMMY

소진의 검에 잘려나간 마산침, 이내 수 백개의 세침으로 갈라지더니 호량의 전신을 난자할 기세로 날아가고 있다.


!


호량은 느닷없이 등장한 마산침에 반응조차 하지 못했는지, 멍하니 자신을 향해오는 죽음을 바라볼 뿐이었다.


"호량..! 피해!...."


절체절명의 순간에 들려오는 고함!


"양준, 네 이놈!!!!"


철마의 철마검세(鐵魔劍細), 삼식 혼천세(惛天細)


호량의 어깨 너머로 스쳐가는 중후하나 경쾌한 검기, 그러나 충격적인 것은 검기의 두께에 있었다. 족히 한척은 되어 보이는 두께의 검기가 호량에게 날아들었던 마산침과 마주하여 천천히 으깨나가고 있었다.


콰가각..


두 명 절대 마(魔)가 자신을 한계 짓지 않고 내보인 절기, 다만 애초에 검마 양준의 마산침은 일대 다수에 특화된 전술기였기에 철마의 집중된 기운에는 당해내지 못했다.


결국 채공의 기운에 짓이겨진 세침이 모두 사라졌을 때, 역할을 다한 혼천세가 그의의 의지에 따라 사라졌다.


"양준!! 감히 사공자의 처소에서.. 그것도 나의 제자에게 살수를 펼쳐?! 니가 정녕 미친게로구나!"


감정을 잘 내비치지 않는 철마였으나, 찰나의 순간 죽음을 마주한 충격으로 주저앉아버린 호량을 본 순간 분노의 감정이 그의 정신을 지배했다.


허나.. 이 곳 누구보다 당황한 것은 검마 양준, 그래도 말속에는 녹아들지 않았는지 뻔뻔한 말투


".. 말씀을 삼가시오, 감찰원주. 저놈이 감히 나에게 선수를 펼쳐 예를 가르치려 한 것일 뿐. 쯧.. 제자 교육을 어찌 시켰길래.."


"뭣이?! 네놈이 정녕!!"


당장이라고 일검에 베어낼 기세의 채공을 슬쩍 가로막는 소진, 다 생각이 있다는 듯 그를 바라보는 소진의 한쪽 눈이 슬쩍 감긴다.


'감찰원에서 이곳까지 당도하기에 필요한 시간은 약 한 식경.. 그런데도 뇌아의 쪽지를 보고 더 가까운 곳에서 달려온 나와 비슷하게 도착했다는 것은.. 이것은 분명 장호의 판이다'


소진은 이것이 장호가 마련한 상황이라 판단했다. 검마가 이성을 살인멸구하는 것을 채공이 확인케 하는 것. 그것을 위해 소진에게 주어진 역할은 역시, 연기였다.


"그보다, 검마. 왜 이곳에 있지? 주인도 없는데 객이 이리 날뛰면 쓰나, 보아하니 내 수하에게만 손을 쓴 건 아닌 것 같은데?"


눈 짓으로 기둥과 문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별채 건물을 가리킨다. 그러나 양준은 아랑곳 하지 않고 소진을 쏘아보며 오히려 훈계했다.


".. 단지 사공자가 깨어난 후로 따로 인사조차 나눈 기억이 없어 마음이 쓰여 찾아왔거늘.. 갑자기 살의를 담아 공격하다니. 공자께서 이리 홀대하여 이 몸이 오히려 난감할 따름이외다. 수하 관리도 교주의 덕목이오."


'수하 관리라..'


"그래, 유념하도록 하지. 그럼 이제 내 질문에 답할 차례인것 같은데? 왜 저 곳을 박살 낸 것이지?"


양준이 뭐라고 하던 상관이 없다는 듯 소진의 손 끝은 흔적만 남은 별채를 향한체 자초지종을 묻고, 양준은 표정의 변화 없이 그 질문에 답했다.


"이곳에 감히 감찰원의 흑조장 양위를 암살한 자가 있다고 하여 내 직접 벌하였소. 비록 방계라 하나, 감히 양가의 사람을 해한 자를 두고 볼 순 없소!"


"...그것이 어찌 검부주의 몫입니까..! 그것은 감찰원이!!"


조금은 정신을 차린 호량이 분개하며 소리치자 채공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말린다. 그리고 소진은 뻔뻔하게 양위의 복수를 위한 정의로운 행동인 양 행동하는 양준을 비웃으며 다시 물었다.


".. 가문의 복수를 위해 감찰원이 직접 조사하고 있는 피의자를 살해하였다는 것인가?"


"그렇소! 나는 오히려 묻고 싶소. 감히 양가의 사람을 해한 자를 왜 이곳에서 치료하고 있소이까? 그리고 나는 공자.. 양가가 직접 조사한 결과, 흑조장 양위를 살해한 이성은 삼공자의 수하인 척 잠입한 살수로 판명됐소. 혹시..."


'살수?.. 저 미친놈이 이렇게 막 나간다, 이거지?'


소진과 살막의 관계를 짐작하고 있는 양준의 한 수, 그의 논리대로라면 소진은 자신의 수하를 연행한 흑조장을 살수에게 살해토록 하였고, 상처 입은 그를 치료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것은 살수와의 관계를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흑조장 양위가 살수에게 죽임을 당함으로 장호가 풀려나는 반사 이익을 본 소진에게는 치명적인 한 수였다.


"지금.. 내가 양위를 죽이라 삼공자의 수하인 이성에게 사주하였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렇지 않소이까! 자식과도 같은 양가의 아이를 잃은 내 입장에서 생각해 보시오! 사공자와 살수의 관계... 그리고 저런 놈을 치료하고 있는 사공자도.. 분명히 죄를 따져야 할 것이오!"


양준은 마치 자식을 죽인 자를 거두고 또 치료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내뿜는 증오의 눈빛을 닮아있었다. 모두가 허상인 것을 앎에도 펼쳐내는 명연기에 모두가 말문이 막힌 기막힌 상황


그 때!


"아이고, 이 양반이 빨리오라니까! 왜 이렇게 늦습니까!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 했다구요!"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 무색하게 어이없이 등장하는 장호가 소진을 나무랐다.


'참나, 정말 웃긴 놈이야'


"괜찮으면 됐지 뭘 그래. 너 정신 차릴 때 까지 저놈 잡아두느라 힘들었다"


....


저 놈? 검마는 평생에 누군가가 자신을 저리 부른 적이 있었나 깊게 고민해보았으나, 역시나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이승에 남아있지 않을 터


".. 공자. 말을 가려하시오.. 참는 것에도 한계가..!!"


그런 양준의 경고를 재차 잘라내는 장호,


"검마 어르신, 제가 아무리 밉다 하더라도.. 제가 쪽잠이나마 잘 수 있었던 별채를 부수는 것은 너무하신 처사 아니십니까?


하다 못해 소진도 아니고 그의 수하가 자신의 말을 가로막는 것에 양준의 얼굴이 흉신악살의 그것처럼 찡그려지고 당장이라도 검을 뽑아낼 듯 기세가 흉포해졌다.


..? 쪽잠?


".. 네놈은 내가 그리도 우스워 보이더냐. 내가 저 별채에 인기척도 파악하지 않고 힘을 썼다 말하고 싶은것이냐? 건방진.."


"그렇습니까? 검마 어르신, 그렇게 자신하신다면.. 저기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아, 공자님, 공자님은 아시겠죠?"


'연기하라더니, 자기가 더 잘하는구만'


지금 소진의 처소는 장호의 장기판, 소진과 양준, 그리고 채공과 호량, 소영까지도 모두가 장호의 머릿 속의 상대와 주고받는 기물처럼 그의 예측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지금이 장호가 마련한 판의 절정, 최고의 배우가 드디어 등장한다.


"글쎄.. 내눈에는 방금 검마가 양가의 사람을 살해한 살수 취급했던.. 이성으로 보이는데?"


!!


어느새 소영의 부축을 받고 멀리서나마 이 관경을 모두 목격한 이성, 그의 피륙에 아직 남아있는 상흔은 방금 검마가 지워내려한 자신의 목숨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생체기에 불과했다.


쓸모가 없어진 사냥개를 삶으러 간 자신을 막아선 소진의 절대적인 무공을 마주하였을 때도, 자신의 목숨보다 자신의 주인에게 그의 전력을 알려야 한다 생각했던 자신이 오히려 삶아질 사냥개 였다는 사실에 그의 삶은 의미를 잃었다.


"..검마....어르신.. 제 충성의 댓가가.. 이런 것 입니까?.."


소영의 부축을 받았음에도 덜덜 떨리는 그의 육신이었나 그 눈빛에는 살기가 형형한다.


....


'이런 젠장..!! 분명 미약한 인기척을 느꼈거늘.. 저기 서 있는 저놈은 도대체 뭔가!'


양준이 이 곳에서 둔 한 수는 사방이 포위되어 집을 내주어 버린 사석(死石)이 되어 그의 숨통을 조여온다.


"양준, 네놈을 연행하겠다. 죄목은 흑조장 양위에 대한 살인 사주와 사공자 소진에 대한 모함, 그리고..."


채공이 조목조목 양준의 죄목을 읊고, 소진이 나서 한몫 거든다.


"감히 내 처소에서 살수를 펼쳐낸 불경(不敬)! 감찰원주는 즉시 저자를 연행하시오"


"뭣들 하느냐!, 당장 양준에게 금마석을 채우도록!"


채공의 외침에 소진의 처소 너머 대기하고 있던 감찰원 수하들이 일제히 날아든다. 감찰원 전력의 삼할 이상이 이곳에서 혹시 모를 양준의 난동에 대비하고 있던 것.


그렇기에 이것은 양준에게 완벽한 외통수


"허허.. 제법 짜임새 좋은 연극이었소, 채공.. 그리고.. 사공자"


격앙된 양준의 목소리와 대비되는 차분한 눈빛. 그는 무력시위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끝이라 생각하지 마시오. 감히 이 나를!! 적으로 돌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소. 두고 보시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손목에는 금마석 수갑이 채워진다. 양위가 차고 있던 수갑과 비교가 되지 않는 두께와 질감, 검마를 억압하기 충분해 보인다.


모든 절차가 끝나자 양준은 수십의 감찰조원의 삼엄한 포위 속에 자리를 뜨는데..


"근데.. 그거 아냐, 검마"


?


소진의 처소를 벗어나 대문이 닫히기 직전 소진이 양준에게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안무서운 사람이 둘이 있다고 하지. 첫 번째는 후회하게 해주겠다는 놈.. 그리고 두 번째는 두고 보자는 놈.. 어라? 그러고보니 네놈은.. 둘 다인가?"


...


"이런 개..!"


끼이이익 - 쿵


소진의 마지막 한 마디를 끝으로 시끌벅적 했던 소진의 처소에 고요가 찾아온다.


"휴.. 드디어 한 방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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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자격(資格) 22.09.03 453 11 13쪽
46 46화. 거부할 수 없는 조건 22.08.31 455 12 9쪽
45 45화. 뜻 밖의 운명 22.08.30 476 12 10쪽
44 44화. 하늘을 베어낸 검 22.08.26 541 10 16쪽
43 43화. 귀마고 22.08.23 543 12 9쪽
42 42화. 뜻밖의 성과 22.08.22 547 11 7쪽
41 41화. 영약을 찾아서 22.08.21 576 13 9쪽
40 40화. 재도약 22.08.20 621 15 9쪽
39 39화. 자충수(自充手) 22.08.19 628 14 10쪽
» 38화. 종막(終幕) 22.08.17 642 15 10쪽
37 37화. 일촉즉발(一觸卽發) 22.08.16 649 14 9쪽
36 36화. 난입(亂入) 22.08.15 667 12 8쪽
35 35화. 확전(擴戰) 22.08.14 681 13 10쪽
34 34화. 반격의 서막 22.08.13 701 13 9쪽
33 33화. 혼돈속의 진실 22.08.12 719 13 8쪽
32 32화. 새로운 국면 22.08.11 726 15 11쪽
31 31화. 목숨을 건 내기 22.08.06 809 12 8쪽
30 30화. 분란의 원흉 22.08.05 807 15 8쪽
29 29화. 돌아온 전쟁터 22.08.04 818 16 9쪽
28 28화. 밝혀진 비밀 22.08.04 826 18 10쪽
27 27화. 마협객(魔俠客) 호준 22.08.03 824 20 11쪽
26 26화. 감추고 싶은 비밀..? 22.08.02 888 20 8쪽
25 25화. 집으로.. 22.08.01 933 20 9쪽
24 24화. 마(魔)의 강림 22.07.31 942 18 10쪽
23 23화. 살막의 형제 22.07.30 975 16 8쪽
22 22화. 이어진 인연 +1 22.07.30 948 18 7쪽
21 21화. 옛 친우와의 재회 +1 22.07.27 1,058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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