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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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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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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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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아이릭

시작합니다.




DUMMY

콰과과광!!!


"으윽.."


엄청난 소음에 10살 남짓의 소년이 눈을 뜬다.

소년은 어떤 방의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방안은 온통 불길에 휩싸였고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개자식! 죽여 버릴 거야!"


갑작스레 들려오는 소리 쪽으로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한쪽 눈을 부여잡은 또래의 소녀가 온몸에 피를 흘린 채 노려보며 온갖 욕을 뱉어내고 있다.


그리고 소리 지르는 소녀의 옆엔...


또 같은 또래로 보이는 소년이었던(?) 것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방안 곳곳에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도 쓰러져 있다.

이미 모두 불에 타거나 방안의 잔해에 깔려 죽은 듯이 보였다.


"6번을, 내 소중한 6번을 돌려내! 돌려내란 말이야!!"


계속되는 소녀의 울부짖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던 소년은 자기 손에 묻은 엄청난 양의 피를 보고 상황을 직시했다.


"아아.. 내가 그런..거야? 내가... 친구들을.. 사람들을.. 흐윽!"


눈물이 쏟아져 나오고 온몸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터져 나오려고 한다.

다시 한 번 방안이 흔들리고 모든 게 무너지려 할 때

누군가 소년을 꼭 끌어안았다.


"저 녀석들은 네가 눈물을 흘릴 가치가 없는 자들이야. 8번, 너는 잘못 없어. 괜찮아"


15살 남짓의 은발 소녀가 따듯하게 미소 지으며, 8번이라고 불린 소년을 바라본다.


"5번 네가 감히! 당장 8번을 내놔! 저 녀석도 똑같이 만들어줄 거야. 눈을 파내고 태워 죽일 거야. 당장 내놔!!"


5번이라 불린 은발의 소녀가 아까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싸늘하게 바라본다.


"7번, 죽이지 않은 걸로 다행으로 여기고 구석에 처박혀 있어. 한 번 더 지껄이면 그 입을 찢어버릴 테니"


피투성이의 소녀는 더 이상 입을 열 수 없었다.

은발 소녀의 손엔 불꽃이 일고 있었으며 그 눈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입술을 깨물고 노려보고 있는 피투성이의 소녀를 뒤로 하고 은발의 소녀는 불꽃을 거둔 뒤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가자 8번, 일어날 수 있겠어?"

"어디로 가는 거야?"

"더 이상 네가 눈물 흘릴 일 없는 곳으로. 아마스가 생각이 있다니 믿어보자"


소녀의 손을 잡고 소년이 일어난다.

둘은 불에 타고 있는 방과 그 안의 소녀를 뒤로 하고 밖으로 나온다.


"지금부터는 빠르게 움직여야 할 거야."


**


방 밖을 나선 소년과 소녀의 앞엔 그야말로 혼돈이라고 불릴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새 하얗던 벽은 피칠 갑과 불길에 그을린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소녀와 소년을 본 사람들은 겁에 질린 채 도망가기 바쁘거나 적대감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여깄다! 5번과 8번이야! 5번은 죽이고 8번은 생포해!"


평소에 말없이 과묵하던 경비원들은 증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달려든다.

달려드는 경비원들을 소녀는 가볍게 피해내면서 손에 불꽃을 두르며 쳐냈다.


"아아악!"


소녀의 손짓 하나에 경비원들은 쓰러져 나갔다.

그들과 소녀의 전력 차이는 누가 보아도 명확할 정도.

경비병들 한둘로는 소녀를 막을 수 없었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갔다.


이질적인 풍경에 소년은 새삼 생각했다.

평화롭다고는 말할 순 없었다.

매일이 고통의 순간이었으니 수많은 실험 속엔 괴로움뿐이었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매일 들었다.

하지만 나만 참아 낸다면 나를 제외하곤 평화로울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참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로 인해 이렇게 된 거구나...그렇다면 내가!"


소년의 온 몸에서 마나가 피어오른다.

이윽고 다시 연구소의 외벽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공기 중의 마나가 떨린다.

제어하지 못하는 힘에 정신이 아득해질 쯤.


"아니 너의 싸움은 여기까지야. 잠시 쉬어. 네가 다시 눈을 뜰 때쯤엔 더 이상 싸울 필요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있을 거야. 고생했어. 지금까지.."


소녀의 손이 소년의 뺨에 닿았다.

그리고 따듯한 무언가가 몸에서 빠져나온다.


'생명인가. 아니 이게 내 마나인가.

지금 이대로 5번에게 몸을 맡기면 다시는 못 볼 거 같아.

그래도.... 따듯해...'


소년의 몸에서 마나가 빠져나가면서 소녀의 따듯한 마음이 흘러 들어온다.


추욱.

소년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정신을 잃었다.


"난폭하게 대해서 미안해."


소녀가 경비병들을 향해 손을 뻗고 불꽃을 만들어 냈다.

붉은 불꽃은 점점 자색으로 변해갔다.


화르륵.



**



"아아악!!"

"어떻게 된 거야!"

"5번 실험체가... 8번을... 커헉!"


지하 연구소가 불타고 무너지며,

연구원과 경비병들은 혼비백산 움직인다.


"실험체가 B 구역 탈출구로 도망 중입니다! 명령을!"

"7번은 확보했나?"

"상처가 심하지만 목숨엔 지장 없습니다."

"일부는 7번을 바깥으로 피신시키고 나머지는 B구역을 봉쇄한다."


경비병들과는 다른 복장의 병사들이 명령과 함께 재빠르게 움직인다.


'5번... 네가 기어코 반기를 드는구나.'


명령을 하달한 연구소장이 입술을 깨문다.



**



"괜찮아, 이제 곧 나갈 수 있어"

연구소 B 구역,

15살 남짓의 은발 소녀가 아이를 한쪽으로 둘러멘 채 달린다.


"찾았다! 아이만 잡아! 여자애는 죽여라!"

병사들이 소녀와 아이를 발견하고 달려든다.


콰광! 화르륵!

병사들의 손에 불꽃이 이르며 소녀를 향해 쏟아낸다.


소녀는 아이를 둘러멘 채로 여유롭게 불꽃들을 피해낸다.

훈련 받은 병사들은 경비병들보다 강했지만 소년의 마나를 받아낸 소녀를 이길 순 없었다.

소녀가 손짓하자 병사들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한 불덩이가 쏟아지며,

병사들을 덮친다.


"아악!"

병사들이 차례차례 쓰러지고 소녀는 B 구역의 입구에 다다랐다.


"도를 넘었다 5번, 이제 끝을 보자"

B 구역의 입구에 연구소장을 비롯한 병사들이 일제히 서서 지키고 있다.


"선은 네가 넘었지 쓰레기 소장씨."

소녀는 아이를 보고 싱긋 웃은 뒤 싸늘하게 소장을 쳐다본다.

그리고 소녀의 몸에서 자색의 불꽃이 조금씩 피어오른다.

자색의 불꽃과 함께 소녀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소녀는 개의치 않는다.


"벌써 자색을 다룰 수 있게 된 건가"

"시작했다. 다들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할 거야"

소녀의 결의에 맞서 소장과 병사들도 마력을 끌어올린다.


콰광!

소녀와 소장의 격돌 직전 소녀의 뒤쪽에서 거대한 불길이 병사들을 집어삼켰다.


"으아악!"

"뭐야! 누구냐!"

"오래 기다렸지?"

소녀의 뒤쪽에서 아직 뽑지 않은 검을 어깨에 얹은 남자가 걸어온다.


"이 정도면 늦은 정도가 아니잖아"

자색 불꽃을 거두며 소녀가 대답한다.


"네놈은! 크라우디아의 잔당, 아마스..."

소장이 눈을 부릅뜨며 남자를 바라본다.


"그래도 한때 네 놈이 모시던 주군이었고 네 상관이었다. 말버릇하고는. 5번, 지금 B 구역밖엔 놈들이 쫙 깔렸어. 나가면 바로 잡힌다. 여기 빠르게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해"

"네가 늦어놓고 길을 잘못 왔다 말하는 거야? 아마스, 잠깐 8번 안고 있어 1분 안에 처리하고 올게"

"아무리 그래도 너라니... 아마스 오빠라고 불러줄래?"

"잘 지켜줘. 아마스 아저씨"


5번이라고 불린 소녀는 다시 한 번 전신에 자색의 불꽃을 띄우며, 소장과 병사들에게 달려든다.


"8번을 놓다니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5번! 전군 이제 사정 봐주지 말고 전력으로 죽여!"

소장과 병사들은 소녀에게 화염구들을 쏟아낸다.


"너희들이 만들어낸 실험체인데도 모르는구나.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소녀의 자색 불꽃이 짙어지며, 소녀는 쏟아지는 화염구 속으로 몸을 던진다.



**



연구소로부터 조금 떨어진 숲 속, 5번이라 불린 소녀와 아마스가 불에 타고 있는 연구소를 바라보고 있다.

소녀는 앉은 채로 누워있는 소년을 손을 잡아주고 있다.

마나가 거의 모두 빠져나갔음에도 소년은 얼굴은 평온이 가득하다.

그 소년을 바라보며 소녀도 미소 짓는다.


"8번한테 해준 만큼의 절반 정도만 나한테도 해주면 안 될까?"


분위기를 깨고 아마스가 끼어든다.


"멍청한 소리 할 정도면 준비는 다 됐나 보네. 아마스 아저씨"

"음. 그냥 너라고 불러"


아마스가 시무룩한 채 대답한다.

5번과 아마스가 일어나 움직일 준비를 한다.


"진짜 바다를 건너려는 거야?"

"응 이 땅엔 더 이상 우리가 있을 곳이 없어. 도박이지만, 성공하면 우린 이 세상에서 지워진 채로 살아갈 수 있어"


아마스가 표정을 굳히고 묻는다.


"정말 같이 가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너도 행복했으면 좋겠어."

"모두 갈 순 없어. 누군가 짊어질 사람은 있어야지."

"그런 거라면 내가!"

"나밖에 할 수 없다는 거 알잖아. 8번을 부탁해. 언젠가... 다시 만날 때 행복한 모습으로 볼 수 있도록."


"아이릭"

"응?"

"오늘부턴 8번이 아니라 아이릭이야. 배신자들에게 죽은 크라우디아님의 아들 이름이야. 이 이름엔 모든 화룡족의 축복이 담겨져 있으니까."

"그래. 좋은 이름이네. 나도 이름이나 지어볼까..."



**



숲을 빠져나오자 시야가 트이며 넓은 바다가 보인다.

그 바다는 온갖 소용돌이와 번개가 치는 세상의 저주를 모두 품은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언제 봐도 살벌하네. 어렸을 때 왜 쳐다도 보지 말라고 했는지 새삼 느껴지네."

"건널 수 있는 거 맞지?"

"그럼! 아마도..?"

"8번, 아니 아이릭한테 무슨 일 생기면 직접 바다를 건너서라도 죽일 거니까"

"무서워서라도 살아서 건너야겠네."


"아니. 너희가 바다를 건너는 일은 없을 걸세"


말을 주고받는 소녀와 아마스의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 목소리는 두 사람의 트라우마와도 같은 목소리.

전 화룡 장을 배신하고 죽이고 본인이 화룡족의 정점이 된 자.


"타르가우스..."


어둠이 걷히고 타르가우스라고 불리는 다부진 체격의 중년 남성이 걸어 나온다.


"나의 온갖 죄악이 한 곳에 모여 있구나. 이 자리에서 다 죽여서 과오를 씻고 싶지만 화룡 장으로서 자비를 보이지. 소년과 검을 내놔라. 나머지는 보내주도록 하지"

'이젠 검까지 탐을 내는 구나. 아니 넌 오늘 무엇 하나 얻지 못할 거야"


말을 마친 아마스가 소년을 뒤에 눕힌 채 소녀와 눈빛을 교환하고 앞으로 나선다.

그리고 검집에서 검을 뽑지 않은 채로 위로 치켜든다.


"이렇게 하는 거였나?"


아마스가 눈을 부릅뜨자 검집이 꽃잎처럼 흩날리며 하얀 검 날을 드러낸다.

그리고

사악!

검을 아래로 긋자 흩날렸던 검집이 거대한 불꽃이 되어 타르가우스를 향해 터져나갔다.

그 거대한 화염은 대지를 태우고 곧바로 타르가우스를 집어 삼켰다.


"어딜!"


시야를 불꽃에 빼앗긴 타르가우스였지만 곧바로 거대한 불길에 손을 뻗어 흡수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거대한 화염이 사그라들고 타르가우스의 손에 응축되었다.


"이... 버러지들이!"


화염이 걷힌 후 타르가우스는 분노했다. 시야에 이미 타르가우스와 아이릭은 없었고 소녀만이 싱긋 웃은 채 서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진거 같네? 이제부턴 나랑 놀아줘야겠어."

"자비는 끝이다. 금방 죽여주도록 하지."


타르가우스가 응축된 화염을 소녀에게 쏟아낸다.



**



콰과광!

어느새 배 위의 아마스가 해변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


"부디 살아만 있어라 5번. 언젠가 데리러 갈 테니까"


소년과 아마스가 탄 배가 바다의 폭풍에 집어 삼켜진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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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요정의 숲1 22.09.08 6 0 12쪽
34 얼음왕국 22.09.07 4 0 12쪽
33 설산의 아이릭 22.09.06 6 0 12쪽
32 1년 뒤에 22.09.05 4 0 13쪽
31 전쟁이 끝난 후에 22.08.25 6 0 13쪽
30 불의 심장 탈환전(완) 22.08.24 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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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불의 심장 탈환전6 22.08.22 4 0 13쪽
27 불의 심장 탈환전5 22.08.19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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