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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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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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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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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토벌전6

시작합니다.




DUMMY

발루스가 떠나고 한 달 뒤, 발루스는 자신의 말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부터 발루스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항상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 칼리나이아와 훈련을 할 때도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루스 답지 않은데?”

“응?”

“오히려 인간적이라 좋긴 한데. 요새 생각이 많아진 거 같아. 며칠 전에 여행에서 돌아온 뒤로 그런 거 같은데, 무슨 일 있었던 거야?”

“괜한 걱정을 끼친 거 같군. 별일 아니다.”


칼리나이아의 물음에도 발루스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똑똑.

누군가 칼리나이아의 방문을 두들겼다.


“뭐야, 이 늦은 시간에?”

“혹시 깨어있나?”

“...발루스?”


대충 겉옷을 챙겨 입은 칼리나이아가 방문을 열었다.

방문 앞엔 무장을 한 발루스의 모습이 보였다.


“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나?”

“호오? 이 늦은 시간에? 라이마이 몰래 밀회라도 가지러 온 거야?”


칼리나이아가 어색하게 도발적인 자세를 취해보였다.


“밖에서 기다릴 테니, 대충 무장을 하고 나와라.”


발루스가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자기 말을 하고 뒤로 돌았다.


“하여간 재미없는 놈. 것보다 무장이라니 뭔 소리야?”


*


잠시 후, 무장을 한 칼리나이아와 발루스가 성 뒤쪽의 공터에 서있다.


“비밀작전이라도 있는 거야?”

“그런 건 아니다. 오늘 제대로 못해줬던, 훈련을 시켜주기 위해 불렀다. 검을 들어라.”


쿵.

말을 마친 발루스가 땅에 발을 굴렀다.

그러자, 밑에서 기다란 관이 올라왔고 발루스는 그 안에서 긴 장검을 꺼내들었다.

발루스의 검이 별빛에 반사되며, 단단하고 잘 벼려진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갑자기 본 검까지 꺼내들고? 평소엔 부탁해도 잘 보여주지도 않더니.”

“예전에 알려달라고 했었지. 버스트에 연계기를 쓰는 법. 오늘 알려줄게.”

“지금?”

“그래.”

“하아... 안해.”


칼리나이아가 한숨을 쉬며, 검을 거뒀다.


“전에 알려달라고 하지 않았나?”


쿡.

발루스도 검을 땅에 꽂았다.


“알려달라고 했지. 그 검도 보여 달라고 했고. 같은 대장장이로서 발루스 네가 만든 그 검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으니까. 근데, 둘 다 이런 한밤중에? 이런 공터에서? 말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한 달 전, 4원소 쪽의 용왕을 만나러 갔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발루스가 입을 열었다.


*


한 달 전, 4원소 쪽 용왕을 보기위해 그들의 둥지로 갔다.

목적은 기나긴 냉전의 청산.

또는 온건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

이번 4원소 쪽 용왕이 말이 통하고 온건파라는 소문을 듣고 위협을 무릅쓰고 갔다.


하지만 용왕을 만날 수는 없었다.

둥지로 향하는 모든 길목엔 화룡족이 있었다.

마치 모든 외부세력과 관계를 화룡족을 통해서만 할 수 있게 한 것만 같았다.


그래서 길목에 있는 화룡족에게 길을 터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안 된다는 대답뿐이었다.

냉전을 풀기위한 방문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그 자리에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풍룡장을 만났다.


“버러지가 선을 넘었구나.”

“무슨 소리지? 선을 넘은 기억은 없는데.”

“우린 너희에게 산을 넘으라고 명령한 기억이 없는데 말이지. 말 안 듣는 짐승은 죽여야 하지 않겠나?”

“너희는 변한 게 없구나. 수백 년 전의 죗값을 아직까지도 물으러 하는 건가. 지금 네놈을 보아하니 솔직히 과거에도 우리에게 죄가 있었나 궁금해지는데.”

“이래서 옛날에 다 박멸을 시켰어야 했는데. 살려주니 기어오르는 꼴이라니.”

“더 이상은 못 들어주겠군.”


쿵.

발루스가 발을 구르자, 땅에서 기다란 관이 솟아올랐고 그곳에서 장검을 꺼내들었다.


“들고 있는 그건 용각(龍角)인가. 언젠가 용족 최고의 명검과 검을 맞대보고 싶었지.”

“버러지주제에 명검은 알아보는군. 용각을 지닌 자가 누군지도 알고 있겠지?”


풍룡장이 장검을 겨눴다.

그리고 검의 검집이 꽃잎처럼 흩날렸다.


“싸우기 전에 같은 용장으로서 예의를 갖추지. 철룡장 발루스다.”


척.

발루스가 검을 겨누며 말했다.


“철룡장... 하하... 푸하하하하! 버러지가 용장의 이름이라니! 난 주제도 모르는 놈에게 차릴 예의는 없다. 깔끔하게 그 목이나 내려놓고 가라.”


이렇게 풍룡장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발루스는 풍룡장의 건방진 콧대를 꺾어주려 노력했지만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발루스는 버스트에 이은 무기강화의 연계기를 펼쳤지만, 풍룡장이 휘두르는 맹렬한 바람에 농락될 뿐이었다.


“감히! 그 정도로 용장을 자처하는 거였냐! 끝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구나.”


풍룡장의 한마디 한마디는 발루스의 가슴에 못을 박았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발루스의 모든 공격은 용각의 검집에 막힐 뿐이었고, 반대로 풍룡장의 버스트는 온몸이 찢겨나갈 것 같은 고통을 줬다.


“크윽!”

“벌써 끝이냐. 버러지가 근성까지 하찮구나.”


풍룡장이 조소를 지으며 걸어왔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건가. 어차피 도망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팔 하나라도 가져가주지.’


속으로 생각한 발루스가 검에 마나를 모았다.

심장을 내어주고 팔 하나라도 가져갈 생각이었다.


“왜 이렇게 다들 쉽게 죽으려 하는 건지. 헛되이 목숨을 버리는 건 숭고한 게 아니라 멍청한 거야.”


뒤에서 은발의 여자가 걸어오며 말했다.

발루스와 시이나의 첫 만남이었다.


“네년은... 집나간 개를 여기서 만나는구나.”

“입이 너덜너덜한 건 여전하네. 오늘은 그 입 찢어줄게. 너, 대장장이야?”


시이나가 풍룡장과 한차례 신경전을 펼치고 발루스의 검을 보며 물었다.


“어...”

태어나서 이렇게 얼빵하게 대답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발루스 스스로가 놀랬다.

처음 본 은발의 여자에게 그 정도로 압도된 것이다.


‘이런 젊은 사람에게 이정도의 기백이라니...’

“그 칼 좀 빌릴게. 내가 무기를 안가지고 다녀서.”


시이나는 그대로 천천히 걸어와 발루스의 검을 낚아챘다.

그리고 곧바로 자색의 불꽃을 뿜으며, 풍룡장에게 달려들었다.


발루스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시이나의 자색 불꽃은 그 맹렬했던 풍룡장의 바람을 먹어치웠다.

분노에 휩싸인 풍룡장은 마구잡이로 버스트를 쏟아냈지만, 시이나에겐 어린애의 장난일 뿐이었다.

그렇게 풍룡장이 꼬리를 말고 도망치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


“그리고 시이나가 제안했다. 자신의 길잡이가 되어달라더군. 설산의 지리는 잘 모른다고 말이야. 그렇게 2주 정도를 함께 다녔다. 그리고 내가 여기로 돌아온 날, 며칠간의 시간을 줄 테니 이곳의 생활을 정리하고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더군.”

“그래서 오늘이...”

“그래. 약속한 날이다. 수없이 생각했지만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대체 넌 그날 뭘 본거야?”

“처음 보는 색의 불꽃은 나의 모든 생각을 뒤엎어 버렸지. 바람을... 아니, 그 근원인 마나를 태우는 것처럼 보였다. 말 그대로 인외의 경지였어.”

“그 힘에 매료돼 우리를 떠난다는 거야?”

“그 말도 맞지만 정확히는 그녀가 이곳에 오게 할 수 없다. 너무나도 위험한 존재야. 그녀 단 한명으로도 우리 왕국을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로. 그리고...”


발루스가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곁에 있으면 깰 수 없었던 무언가를 깰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럼 너희에게 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겠지.”

“라이마이. 걔한텐 말 한 거야?”

“탈라스와 라이마이에겐 이미 말했다. 4원소 쪽 녀석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이나라는 존재도 많은 사람이 알아서는 안돼. 그래서 너희 세 명한테만 말한 거다.”


척.

발루스가 검을 뽑아들고 칼리나이아에게 겨눴다.


“그러니 네가 내 뒤를 이어 철룡장이 돼라. 지금의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모든 걸 알려주겠다.”


*


“그렇게 발루스에게 모든 걸 전수받고 내가 철룡장이 된 거야.”


말을 들은 아이릭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시이나의 존재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였다.

자색의 불꽃, 은발의 머리.

순간, 오랫동안 꾸지 않았던 꿈속의 소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시이나라는 미지의 존재가 꿈속의 소녀와 겹쳐 보이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게 느껴졌다.


“아이릭!”

“어, 어. 미안.”


칼리나이아의 외침에 멍해졌던 아이릭이 정신을 차렸다.


“그래서 라이마이 누나도...”

“그래. 발루스가 우릴 떠난 게 괜히 왕국을 바꾸기 위해 밖으로 싸돌아다녀서라 생각한 거야. 난 뭐, 그에 대한 핑계일 뿐이지. 그 멍청한 애는 왕국이 바뀌기 위해 노력하는 게 싫은 거야.”

“뭐,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닌데...”

“심신미약상태라고 생각해. 그나저나 아직 날이 밝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거 같네. 잠이라도 한숨 자둬. 내일은 목숨을 걸어야 할지 모르니.”


말을 마친 칼리나이아가 뒤를 돌아 누웠다.

자신도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많은 생각이든 듯 했다.

아이릭도 더는 말하지 않고 등을 돌려 누웠다.


*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꿈을 꿨다.

설산으로와, 이들의 도움으로 물의 심장을 이용해 얽혀있던 불과 물을 통째로 얼려 빙룡족으로 다시 태어난 이후 처음이었다.


은발의 소녀는 어느 때와 같이 소년인 아이릭을 보며, 환하게 미소지어 보였다.

그리고 소녀의 손에서부터 나온 자색불꽃이 천천히 다가온다.

이 불꽃은 이윽고 아이릭의 몸 안에 들어가 퍼졌다.


따듯한 불꽃이 온몸을 감싼다.

그에 편안함을 느끼던 찰나 불꽃이 점차 강하게 타오르더니 얼어붙은 심장을 태워버렸다.


*


“허억... 허억...”


극심한 고통에 아이릭이 눈을 떴다.

그리고는 바로 자신의 가슴을 바라봤다.

탄 자국이나 고통은 어느새 없었다.


“일어났어?”


먼저 일어나 준비를 마친 칼리나이아가 대검을 붕붕 휘두르며, 물었다.

아이릭이 천장을 바라보자 어느새 햇빛이 뚫린 천장을 통해 쏟아지고 있었다.


“괜찮아? 많이 뒤척이는 거 같던데.”

“오랜만에 꿈을 꿔서 말이야.”

“악몽이었나봐?”

“악몽은 아닌데... 뭔가 조금 다른 꿈이었어. 무언가를 경고하는 듯한...”

“그래서, 컨디션은 어때?”


아이릭이 손에 마나를 모았다.

그러자 이전과는 다른 농축된 힘이 터져 나왔다.


“허어.”

“왜?”

“오히려... 상태가 좋아진 거 같은데?”

“그럼 다행이네. 이제 진짜 놈과 끝을 내러 가야지.”

“그래. 끝을 보자.”


아이릭이 막혀있던 동굴입구에 손을 뻗었다.

쾅!

그리고 거대한 얼음폭풍과 함께 입구가 터져나갔다.


아이릭과 칼리나이아의 눈앞에 우거진 눈의 숲이 보였다.

그리고 주위엔 마석 조각들이 조잡하게 퍼져있다.


“이건...”

“응. 마석 인형들의 잔해 같은데.”

“아마 그 빨간 녀석 짓이겠지?”

“그런 거 같네. 잔해를 따라 가보자.”


아이릭과 칼리나이아는 마석 인형들의 잔해를 따라 길을 걸었다.

그렇게 얼마를 걸었을까.

둘의 눈앞에 넓은 설원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앞에.

붉은 빛의 근원이 서있었다.

근원의 주위에는 십여 개의 마석 인형의 잔해가 보였다.


기릭.

고개를 돌린 근원의 붉은 빛과 아이릭의 눈이 마주쳤다.


“너도 고생 좀 했다 이거냐.”


근원은 수복할 시간도 없이 싸웠는지, 아이릭에게 당한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네가 말한 행복회로란 거 제대로 된 거 같네.”

“응. 사정 봐줄 필요는 없겠지. 박살을 내주마.”


흩날리지는 검집과 함께 아이릭의 검과 근원의 붉은 창이 부딪히며, 근원 토벌전의 마지막 싸움이 시작되었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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